슬슬 바빠져서 주기가 좀 길어질 것 같습니다.
214: ◆GULJi96aoSzS 2013/08/31(土) 22:27:17.68 ID:cC0+AqpK0
휴우…….
일요일인데 왜 이런 시간까지 학교에 있는 거냐, 나.
지금 시각은, 18시 55분.
곧 동지(冬至)를 맞이할 무렵이다.
창 밖을 보니 밤의 장막이 완전히 내렸다.
오늘은 학교에서 알선해준 센터시험 대비 객관식 모의시험으로 아침 8시 지나서 등교했다.
3교과 3과목 사립 문과에서 급하게 국립 문과로 옮긴 나는 5교과 7과목에 이르는 긴 싸움에서, 겨우 해방되었다.
이제 안되겠다, 눈뿐만이 아니라 머리까지 죽은 거 같다.
이런 자학네타가 생각날 만큼 정말 지쳤다.
이대로 책상에 푹 엎드려 자고 말 정…
「히키가야, 이제 슬슬 돌아가라」
내 수면을 방해한 건, 담임인 히라츠카 선생님이다.
「나는 지금부터 너희들 답안지를 체크해서 예비고에 발송하는 일이 남아있어서 말이지. 그러니까 빨리 하교하거라」
다른 애들은 내가 멍하니 있는 사이에 벌써 다들 하교했다.
215: ◆GULJi96aoSzS 2013/08/31(土) 22:29:02.10 ID:cC0+AqpK0
그럼 나도…….
답안지를 세어보는 히라츠카 선생님을 교실에 남겨두고 나는 복도로 나왔다.
보통은 떠들썩함으로 가득 찬 복도에는 나 혼자 밖에 없다.
억지로 사람들과 교제하는 것을 포기하고 외톨이의 길을 추구하는 나에게 있어서는 최고의 시추에이션이다.
다시 보니 피곤함도 싹 사라져, 오히려 상쾌한 기분이었다.
계단을 내려가 현관으로 향한다.
이미 나 이외의 학생은 하교한 거겠지.
현관 홀은 전기가 필요 최소한으로 드문드문 켜져 있었다.
그 희미한 빛 사이로 인영이 하나, 오도카니 있었다.
설마 보이면 안 되는 것이 보이는 건 아니겠지…….
순간 겁 먹었지만, 아무리 유령이라도 나 같은 비뚤어진 외톨이한테 볼일이 없을 터이다.
이왕이라면 리얼충을 홀려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그 인영이 기억에 있는 인물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건 유키노시타 유키노 - 사람 만나기를 싫어하는 내가 그 전부를 받아들일 수 있는 단 한 명의 인물이다.
이런……, 여동생인 코마치를 잊고 있었네.
216: ◆GULJi96aoSzS 2013/08/31(土) 22:31:33.55 ID:cC0+AqpK0
「어머, 히키가야군. 이렇게 늦게 우연이네.」
뭐가 어머 우연이냐?
이런 시간에 어둑어둑한 현관에서 서성거리는 네 쪽이 꽤 기특한걸.
그렇게 생각하며 말을 건다.
「유키노시타, 너야말로 이런 곳에서 우두커니 서서 뭐 하는 거야」
「너, 너의 결과가 신경 쓰여서, ……기다리고 있었어」
내가 다가서자 얼굴을 피하며 점점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그렇게 답했다.
틀림없이 욕을 들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던 나는 갑자기 두근두근 시추에이션에 당황해서 순간 답할 말을 잃어버렸지만,
「결과 말이지……, 집에 가서 더 공부해야지……」
하고 어떻게 말을 이었다.
217: ◆GULJi96aoSzS 2013/08/31(土) 22:33:58.77 ID:cC0+AqpK0
현관을 나오니 어둠이 펼쳐져 있었다.
평소라면 여기서 헤어져 자전거 주차장으로 향한다.
하지만 오늘은 그렇게 하면 안 되겠지.
갑작스레 국립문과를 목표로 하게 된 나의 수험과목은 국어, 사회, 영어의 3교과 3과목에서 국어, 사회 2과목, 수학 2과목, 이과, 영어의 5교과 7과목으로 늘어났다.
그런 나를 걱정해 유키노시타는 기다리고 있던 것이다.
그리고 유키노시타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다.
「저기, 유키노시타. 같이 채점 하지 않을래」
220: ◆GULJi96aoSzS 2013/08/31(土) 22:48:16.90 ID:cC0+AqpK0
오늘은 일요일이다. 게다가 마침 저녁 시간대다.
분명히 패밀리 레스토랑은 가족손님으로 붐비고 있겠지.
그래서 찻집에 가기로 했다.
여기는 어딘지 대를 이어 내려오는 찻집인 듯 했다.
나이 먹은 마스터는 레코드를 턴테이블 위에 느긋한 움직임으로 놓았다.
그리고 천천히 돌아가는 모습을 확인하고는 조용히 레코드에 바늘을 떨어뜨렸다.
지지직…… 하는 소리가 난 뒤 재즈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분위기 좋은 곳이네」
「어, 그렇네」
재즈의 음색이 너무 시끄럽지도 않고, 너무 작지도 않게 딱 알맞은 음량으로 울린다.
상쾌한 배경음악에 몸을 맡기고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고 싶어진다.
221: ◆GULJi96aoSzS 2013/08/31(土) 22:50:20.19 ID:cC0+AqpK0
「그건 그렇고, 히키가야군. 이런 가게 잘 아는 거 같은데……」
응?
여기 온 건 오늘이 처음인데…….
유키노시타의 표정이 갑자기 험악해졌다.
「설마……, 다른 여성하고……, 왔다거나 하는 건…… 아니겠지」
뭐……, 이거 뭐냐?
나를 뭘로 보는 거야?
222: ◆GULJi96aoSzS 2013/08/31(土) 22:52:07.86 ID:cC0+AqpK0
지금까지 과거의 아픈 체험을 몸을 도려내는 마음으로 얘기해왔는데, 대체 나한테서 어떤 인물상을 품고 있는 거야?
애당초, 평소 내 외톨이 모습을 계속 봐서 알잖아…….
히라츠카 선생님의 메일에 있던「정말로 사랑은 맹목적이네요」란 말을 그대로 너한테 돌려주마.
「뭘 어떤 식으로 생각하면 그런 생각이 솟아나는지 나한테 좀 가르쳐줘」
질렸다는 시선을 보내며 답하자,
「……그러네. 히키가야군인 걸. ……안심했어」
하고 안도한 표정을 지은 후 극상의 웃음을 보였다.
223: ◆GULJi96aoSzS 2013/08/31(土) 22:54:11.56 ID:cC0+AqpK0
뭐……, 그게……, 나도 유키노시타의 과거에는 흥미가 있다.
나와 같이 지금까지 남녀교제라고는 없었겠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신경 쓰이지 않는다.
다만……, 나와 같이 과거의 일을 그다지 자세하게 밝히지 않는 유키노시타.
집안 일은 한 마디도 하지 않는다…….
지금까지는 신경 쓰지 않아왔지만, 아무래도 괜찮으니까 유키노시타를 좀 더 알고 싶어졌다.
하지만 이 녀석은 이제부터 긴 시간에 걸쳐 사귀게 될 테니까, 조금씩 이야기를 들려주겠지…….
그런 걸 생각하고 있으니 느닷없이 불안이 스쳐 지나갔다.
……설마 그런 때가 오기도 전에 안녕이라는 건 아니겠지…….
224: ◆GULJi96aoSzS 2013/08/31(土) 22:57:06.58 ID:cC0+AqpK0
가게 안의 분위기에 흠뻑 빠져들고 말았다.
이런 곳에서 채점이라는 촌스러운 짓은 할 수 없다.
컵을 기울인 채로 창 밖을 바라보고는 길을 걷는 사람들의 모습을 멍하니 쳐다보거나, 때때로 무심결에 시선이 마주쳐서 허둥대며 획 돌리기도 하며…… 둘만의 시간을 보냈다.
시계를 봤다.
언제까지도 이 분위기에 젖어있고 싶지만, 이러기 위해서 오자고 한 게 아니고 말이지…….
아주 무거워 져버린 허리를 들어 일어나기로 했다.
229: ◆GULJi96aoSzS 2013/09/01(日) 02:08:23.74 ID:8u/6m7Hj0
언제인가 유키노시타와 유이가하마하고 3명이서 공부모임이란 걸 했던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장소를 옮겼다.
피크 시간대를 지난 거 같아, 기다리는 일 없이 자리로 안내 받았다.
식사를 주문한 다음, 드링크바에서 마실 것을 확보했다.
조금 걱정이 되어 유키노시타의 모습을 관찰하고 있었더니, 드링크바에서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게 된 듯 하다.
그럼, 채점을 시작할까.
수학을 생각하면 조금 마음이 무거워지지만.
230: ◆GULJi96aoSzS 2013/09/01(日) 02:09:53.39 ID:8u/6m7Hj0
우선은 지금까지 내 수험과목이었던 사립 문과 3교과부터 같이 채점하기로 했다.
유키노시타는 승부하는 일이 되면 가령 가위바위보라도 뜨거워진다.
「히키가야군한테는 질 수 없지…, 후후후……」
이미 무언가가 각성한 듯 하다.
이게 에비나였으면「부후후(腐腐腐)」였겠지만.
하여간 무섭다니까. 장난 아니게 무서워…….
231: ◆GULJi96aoSzS 2013/09/01(日) 02:10:59.52 ID:8u/6m7Hj0
처음으로 국어 채점부터 시작했다.
188점이었다.
이건 꽤 자신이 있었지만, 유키노시타에게 4점차로 졌다.
「……위험했네. 히키가야군한테 졌으면 일생의 불찰이었어」
안심하고 가슴을 쓸어 내린 유키노시타는 내 얼굴을 보고는 흐흥하고 콧소리를 냈다.
뭔가 열 받네, 이 녀석.
9
214: ◆GULJi96aoSzS 2013/08/31(土) 22:27:17.68 ID:cC0+AqpK0
휴우…….
일요일인데 왜 이런 시간까지 학교에 있는 거냐, 나.
지금 시각은, 18시 55분.
곧 동지(冬至)를 맞이할 무렵이다.
창 밖을 보니 밤의 장막이 완전히 내렸다.
오늘은 학교에서 알선해준 센터시험 대비 객관식 모의시험으로 아침 8시 지나서 등교했다.
3교과 3과목 사립 문과에서 급하게 국립 문과로 옮긴 나는 5교과 7과목에 이르는 긴 싸움에서, 겨우 해방되었다.
이제 안되겠다, 눈뿐만이 아니라 머리까지 죽은 거 같다.
이런 자학네타가 생각날 만큼 정말 지쳤다.
이대로 책상에 푹 엎드려 자고 말 정…
「히키가야, 이제 슬슬 돌아가라」
내 수면을 방해한 건, 담임인 히라츠카 선생님이다.
「나는 지금부터 너희들 답안지를 체크해서 예비고에 발송하는 일이 남아있어서 말이지. 그러니까 빨리 하교하거라」
다른 애들은 내가 멍하니 있는 사이에 벌써 다들 하교했다.
215: ◆GULJi96aoSzS 2013/08/31(土) 22:29:02.10 ID:cC0+AqpK0
그럼 나도…….
답안지를 세어보는 히라츠카 선생님을 교실에 남겨두고 나는 복도로 나왔다.
보통은 떠들썩함으로 가득 찬 복도에는 나 혼자 밖에 없다.
억지로 사람들과 교제하는 것을 포기하고 외톨이의 길을 추구하는 나에게 있어서는 최고의 시추에이션이다.
다시 보니 피곤함도 싹 사라져, 오히려 상쾌한 기분이었다.
계단을 내려가 현관으로 향한다.
이미 나 이외의 학생은 하교한 거겠지.
현관 홀은 전기가 필요 최소한으로 드문드문 켜져 있었다.
그 희미한 빛 사이로 인영이 하나, 오도카니 있었다.
설마 보이면 안 되는 것이 보이는 건 아니겠지…….
순간 겁 먹었지만, 아무리 유령이라도 나 같은 비뚤어진 외톨이한테 볼일이 없을 터이다.
이왕이라면 리얼충을 홀려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그 인영이 기억에 있는 인물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건 유키노시타 유키노 - 사람 만나기를 싫어하는 내가 그 전부를 받아들일 수 있는 단 한 명의 인물이다.
이런……, 여동생인 코마치를 잊고 있었네.
216: ◆GULJi96aoSzS 2013/08/31(土) 22:31:33.55 ID:cC0+AqpK0
「어머, 히키가야군. 이렇게 늦게 우연이네.」
뭐가 어머 우연이냐?
이런 시간에 어둑어둑한 현관에서 서성거리는 네 쪽이 꽤 기특한걸.
그렇게 생각하며 말을 건다.
「유키노시타, 너야말로 이런 곳에서 우두커니 서서 뭐 하는 거야」
「너, 너의 결과가 신경 쓰여서, ……기다리고 있었어」
내가 다가서자 얼굴을 피하며 점점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그렇게 답했다.
틀림없이 욕을 들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던 나는 갑자기 두근두근 시추에이션에 당황해서 순간 답할 말을 잃어버렸지만,
「결과 말이지……, 집에 가서 더 공부해야지……」
하고 어떻게 말을 이었다.
217: ◆GULJi96aoSzS 2013/08/31(土) 22:33:58.77 ID:cC0+AqpK0
현관을 나오니 어둠이 펼쳐져 있었다.
평소라면 여기서 헤어져 자전거 주차장으로 향한다.
하지만 오늘은 그렇게 하면 안 되겠지.
갑작스레 국립문과를 목표로 하게 된 나의 수험과목은 국어, 사회, 영어의 3교과 3과목에서 국어, 사회 2과목, 수학 2과목, 이과, 영어의 5교과 7과목으로 늘어났다.
그런 나를 걱정해 유키노시타는 기다리고 있던 것이다.
그리고 유키노시타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다.
「저기, 유키노시타. 같이 채점 하지 않을래」
220: ◆GULJi96aoSzS 2013/08/31(土) 22:48:16.90 ID:cC0+AqpK0
오늘은 일요일이다. 게다가 마침 저녁 시간대다.
분명히 패밀리 레스토랑은 가족손님으로 붐비고 있겠지.
그래서 찻집에 가기로 했다.
여기는 어딘지 대를 이어 내려오는 찻집인 듯 했다.
나이 먹은 마스터는 레코드를 턴테이블 위에 느긋한 움직임으로 놓았다.
그리고 천천히 돌아가는 모습을 확인하고는 조용히 레코드에 바늘을 떨어뜨렸다.
지지직…… 하는 소리가 난 뒤 재즈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분위기 좋은 곳이네」
「어, 그렇네」
재즈의 음색이 너무 시끄럽지도 않고, 너무 작지도 않게 딱 알맞은 음량으로 울린다.
상쾌한 배경음악에 몸을 맡기고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고 싶어진다.
221: ◆GULJi96aoSzS 2013/08/31(土) 22:50:20.19 ID:cC0+AqpK0
「그건 그렇고, 히키가야군. 이런 가게 잘 아는 거 같은데……」
응?
여기 온 건 오늘이 처음인데…….
유키노시타의 표정이 갑자기 험악해졌다.
「설마……, 다른 여성하고……, 왔다거나 하는 건…… 아니겠지」
뭐……, 이거 뭐냐?
나를 뭘로 보는 거야?
222: ◆GULJi96aoSzS 2013/08/31(土) 22:52:07.86 ID:cC0+AqpK0
지금까지 과거의 아픈 체험을 몸을 도려내는 마음으로 얘기해왔는데, 대체 나한테서 어떤 인물상을 품고 있는 거야?
애당초, 평소 내 외톨이 모습을 계속 봐서 알잖아…….
히라츠카 선생님의 메일에 있던「정말로 사랑은 맹목적이네요」란 말을 그대로 너한테 돌려주마.
「뭘 어떤 식으로 생각하면 그런 생각이 솟아나는지 나한테 좀 가르쳐줘」
질렸다는 시선을 보내며 답하자,
「……그러네. 히키가야군인 걸. ……안심했어」
하고 안도한 표정을 지은 후 극상의 웃음을 보였다.
223: ◆GULJi96aoSzS 2013/08/31(土) 22:54:11.56 ID:cC0+AqpK0
뭐……, 그게……, 나도 유키노시타의 과거에는 흥미가 있다.
나와 같이 지금까지 남녀교제라고는 없었겠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신경 쓰이지 않는다.
다만……, 나와 같이 과거의 일을 그다지 자세하게 밝히지 않는 유키노시타.
집안 일은 한 마디도 하지 않는다…….
지금까지는 신경 쓰지 않아왔지만, 아무래도 괜찮으니까 유키노시타를 좀 더 알고 싶어졌다.
하지만 이 녀석은 이제부터 긴 시간에 걸쳐 사귀게 될 테니까, 조금씩 이야기를 들려주겠지…….
그런 걸 생각하고 있으니 느닷없이 불안이 스쳐 지나갔다.
……설마 그런 때가 오기도 전에 안녕이라는 건 아니겠지…….
224: ◆GULJi96aoSzS 2013/08/31(土) 22:57:06.58 ID:cC0+AqpK0
가게 안의 분위기에 흠뻑 빠져들고 말았다.
이런 곳에서 채점이라는 촌스러운 짓은 할 수 없다.
컵을 기울인 채로 창 밖을 바라보고는 길을 걷는 사람들의 모습을 멍하니 쳐다보거나, 때때로 무심결에 시선이 마주쳐서 허둥대며 획 돌리기도 하며…… 둘만의 시간을 보냈다.
시계를 봤다.
언제까지도 이 분위기에 젖어있고 싶지만, 이러기 위해서 오자고 한 게 아니고 말이지…….
아주 무거워 져버린 허리를 들어 일어나기로 했다.
229: ◆GULJi96aoSzS 2013/09/01(日) 02:08:23.74 ID:8u/6m7Hj0
언제인가 유키노시타와 유이가하마하고 3명이서 공부모임이란 걸 했던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장소를 옮겼다.
피크 시간대를 지난 거 같아, 기다리는 일 없이 자리로 안내 받았다.
식사를 주문한 다음, 드링크바에서 마실 것을 확보했다.
조금 걱정이 되어 유키노시타의 모습을 관찰하고 있었더니, 드링크바에서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게 된 듯 하다.
그럼, 채점을 시작할까.
수학을 생각하면 조금 마음이 무거워지지만.
230: ◆GULJi96aoSzS 2013/09/01(日) 02:09:53.39 ID:8u/6m7Hj0
우선은 지금까지 내 수험과목이었던 사립 문과 3교과부터 같이 채점하기로 했다.
유키노시타는 승부하는 일이 되면 가령 가위바위보라도 뜨거워진다.
「히키가야군한테는 질 수 없지…, 후후후……」
이미 무언가가 각성한 듯 하다.
이게 에비나였으면「부후후(腐腐腐)」였겠지만.
하여간 무섭다니까. 장난 아니게 무서워…….
231: ◆GULJi96aoSzS 2013/09/01(日) 02:10:59.52 ID:8u/6m7Hj0
처음으로 국어 채점부터 시작했다.
188점이었다.
이건 꽤 자신이 있었지만, 유키노시타에게 4점차로 졌다.
「……위험했네. 히키가야군한테 졌으면 일생의 불찰이었어」
안심하고 가슴을 쓸어 내린 유키노시타는 내 얼굴을 보고는 흐흥하고 콧소리를 냈다.
뭔가 열 받네, 이 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