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및 문화 콘텐츠 사이트 삼천세계

유키노시타「히키가야군, 지금부터 티컵을 사러 가지 않을래?」

雪ノ下「比企谷君、今からティーカップを買いに行かない?」


원작 |

역자 | 일각여삼추

17


337: ​◆​G​U​L​J​i​9​6​a​o​S​z​S​ ​2​0​1​3​/​0​9​/​0​7​(​土​)​ ​0​1​:​1​4​:​0​4​.​3​3​ ​I​D​:​e​L​c​l​z​f​I​K​0​


계산을 마치는둥 마는둥하며 허둥지둥 가게에서 빠져나왔다.

이제 이 서점에는 못 오겠네…….


쓰러질 것 같은 몸에 억지로 힘에 불어넣고 걷기 시작한다.

그런데 유키노시타는 어디에 있는 거지?


나 그 녀석 번호나 메일 주소 아직 모르지.

아직 나와 유키노시타는 서로 연락처를 교환하지 않은 상태다.

내가 유키노시타에게 연락을 취하는 건 고르고 13에게 컨택트하는 것보다도 어렵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그 녀석은 극도의 방향치란 말이지.

멀리 가면 돌아올 수가 없을 것이다.

그러니까 아주 화난 게 아니면 가까이에 있겠지.


아니, 가까이 있어줘.

미아 센터에 찾으러 가는 건 정말이지 사양이다.


338: ​◆​G​U​L​J​i​9​6​a​o​S​z​S​ ​2​0​1​3​/​0​9​/​0​7​(​土​)​ ​0​1​:​1​6​:​0​6​.​4​6​ ​I​D​:​e​L​c​l​z​f​I​K​0​


이것저것 생각하고 있으니 가게 맞은 편 트인 곳에 있는 아크릴판 벽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아직도 부끄러워고 있는 유키노시타를 찾았다.

휴하고 안도를 하면서 한 발자국씩 다가갔다.

몇 발자국쯤 남았을 때 유키노시타는 아직 어렴풋이 상기된 얼굴을 들었다.


「히, 히키가야 구……」


「유키노시타, 아까는 장난이 지나쳐서 미안하다. 저녁 살 테니까 기분 풀어주지 않을래.」 


말을 마친 난 유키노시타의 대답을 듣지 않고 몸을 돌려 내려가는 에스칼레이터 쪽으로 향했다.

유키노시타는 두고 가지 말라는 듯 종종걸음으로 내 왼쪽에 섰다.

필사적으로 쫓아오려는 유키노시타의 옆모습에는 언제인가 웃음이 돌아와 있었다.

342: ​◆​G​U​L​J​i​9​6​a​o​S​z​S​ ​2​0​1​3​/​0​9​/​0​7​(​土​)​ ​0​7​:​4​7​:​1​1​.​2​3​ ​I​D​:​e​L​c​l​z​f​I​K​0​


에스칼레이터 앞으로 오자 유키노시타는 옆에서 떨어져 내 뒤에 붙었다.


서점에서의 일을 돌아보았다.

뭐, 확실히 내가 잘못했지. 살짝 건들거렸기도 했고.

그렇다고는 해도 그렇게 획 바뀌는 건 아니지 않나.

무심코 쓴웃음을 짓고 말았다.


유키노시타는 장난을 싫어한다. 메모해야지.

마음속으로 확실히 적어두었다.


메모라고 하니 유키노시타는 살생부를 적고 있을 것 같군.

*잘못된 타이밍에 화를 터뜨리거나 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역주 : ​何​か​の​拍​子​に​怒​り​を​ぶ​ち​ま​け​ら​れ​た​り​し​な​け​れ​ば​い​い​な​ぁ​。​)​


그리고 보니, 나도 「절대로 용서하지 않을 사람 리스트」 쓰고 있었지.

이건 유키노시타가 보기 전에 확실히 처분해 두지 않으면 위험하다.

343: ​◆​G​U​L​J​i​9​6​a​o​S​z​S​ ​2​0​1​3​/​0​9​/​0​7​(​土​)​ ​0​7​:​5​8​:​4​4​.​3​7​ ​I​D​:​e​L​c​l​z​f​I​K​0​


에스칼레이터를 타고 내려가자 다시 내 오른편으로 유키노시타가 왔다.

그때였다.


「에취!」


나도 따라서 재채기가 나왔다.


「에취!」


무심코 둘이서 얼굴을 마주보며 웃고 말았다.

진짜 이 녀석의 웃는 얼굴에는 볼 때마다 매료되어 버리는구나.


「여기 사방이 뚫려서 좀 춥네」 


「응, 냉기가 흘러들어 오는 것 같네」



냉기라고 하면…….



「맞다……, 사이제에 가기 전에 한 군데 들렀다 가고 싶은 곳이 있는데」 


344: ​◆​G​U​L​J​i​9​6​a​o​S​z​S​ ​2​0​1​3​/​0​9​/​0​7​(​土​)​ ​0​8​:​0​8​:​2​1​.​7​1​ ​I​D​:​e​L​c​l​z​f​I​K​0​


     ×   ×   ×   × 


여성복 가게들이 죽 늘어서 있는 구역에 왔다.


「코마치한테 선물이라도 사려고?」 


「금방이면 되니까 잠깐 기다려줘」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고 가게 안으로 쑥 들어간다.

유키노시타는 나답지 않은 행동에 놀랐는지, 멍하니 가게 앞에 서있다.


어울리지 않게 여자 손님밖에 없는 곳으로 밀고 들어왔지만 그런 걸 신경쓸 때가 아니다.


유키노시타를 기쁘게 해주고 싶다.

유키노시타를 놀라게 해주고 싶다.

유키노시타가 눈치채기 전에 속도를 내서 빨리 사가자.

345: ​◆​G​U​L​J​i​9​6​a​o​S​z​S​ ​2​0​1​3​/​0​9​/​0​7​(​土​)​ ​0​8​:​1​7​:​3​1​.​4​6​ ​I​D​:​e​L​c​l​z​f​I​K​0​


가능한 한 냉정하게 행동할 생각이었지만 힐끔힐끔 이쪽을 향하는 시선을 느낄 때마다
자신의 엉뚱한 행동을 조금씩 자각하게 됐다.

나, 뭘 하고 있는 걸까.

표정에 드러내면 가게 안 여자 손님들이 싫어할 것 같아서, 마음속으로 쓴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보면 여름에 유키노시타와 이 에스칼레이터를 타고 왔을 때는 마음이 불편해서 허둥지둥대기만 했었지.

점원한테 수상한 사람 취급당하고 신고당하기 일보직전이 됐을 때 유키노시타가 와서 도와줬었지.

그때,


「오늘 하루는 연인 행세를 하는 것을 허가할게」 


라는 말을 들었지.

지금은 어느 사이인가 내 오른쪽에 착 달라붙는 게 유키노시타의 자리가 됐다.

나도 유키노시타도 몹시 달라졌구나.


잡동사니가 있는 가게 앞을 슬쩍 본다.

계절상품이 손수레에 실려서 가게 앞에 늘어져 있다.

유키노시타는 무언가 신경 쓰이는 게 있는 듯 턱에 손을 대고 손수레를 힐끗 보고 있다.

346: ​◆​G​U​L​J​i​9​6​a​o​S​z​S​ ​2​0​1​3​/​0​9​/​0​7​(​土​)​ ​0​8​:​1​9​:​3​5​.​0​5​ ​I​D​:​e​L​c​l​z​f​I​K​0​


조금은 시간을 벌은 것 같지만 그렇게 끌어서는 안 되겠군.

점원에게 말을 걸어 사려고 했는 걸 말하자 코너까지 안내해 주었다.


재빨리 선반을 바라보자 청초한 느낌의 병을 하나 발견했다.

그걸 가볍게 집어 들고 계산대를 향해 서둘렀다.


유키노시타는 아직 특별행사 손수레에 있는 것들을 가만히 보고 있었다.

댓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