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및 문화 콘텐츠 사이트 삼천세계

유키노시타「히키가야군, 지금부터 티컵을 사러 가지 않을래?」

雪ノ下「比企谷君、今からティーカップを買いに行かない?」


원작 |

역자 | 일각여삼추

22


433: ​◆​G​U​L​J​i​9​6​a​o​S​z​S​ ​2​0​1​3​/​0​9​/​1​0​(​火​)​ ​1​8​:​2​2​:​1​7​.​7​9​ ​I​D​:​+​p​m​Q​Q​8​i​y​0​


     ×   ×   ×   × 


「벡터 공식을 하나도 못 외웠네. 바보야?」 

아까 내 행동으로 신경이 곤두선 유키노시타 유키노는 퍼붓듯이 나를 매도했다.


우리는 지금 입시학교 바로 근처 역 남쪽 입구 옆 맥도날드에 있다.

오늘도 유키노시타의 비수와 같은 매도를 구석구석 당하고 난 뒤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컵을 받침 접시에 조용히 올려놓았다.

434: ​◆​G​U​L​J​i​9​6​a​o​S​z​S​ ​2​0​1​3​/​0​9​/​1​0​(​火​)​ ​1​8​:​2​3​:​2​4​.​6​2​ ​I​D​:​+​p​m​Q​Q​8​i​y​0​


설마 유키노시타가 입시학원 앞에서 잠복하고 있을 줄은 생각 못 했다.


아니, 뭐야 이거? 너 스토커냐고?

무서운걸, 진짜로.


유키노시타에게서 히라츠카 선생님과 같은 공포를 느낀 나는 절대로 이 녀석에게 휴대폰 번호와 메일 주소를 알려주지 않아야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435: ​◆​G​U​L​J​i​9​6​a​o​S​z​S​ ​2​0​1​3​/​0​9​/​1​0​(​火​)​ ​1​8​:​2​4​:​4​6​.​4​4​ ​I​D​:​+​p​m​Q​Q​8​i​y​0​


「네 말대로 수학 공부를 시작한 이래 벡터는 아직 손 안 댔으니까 말이지.
지금부터 오늘 분 복습하고 센터 수학 예습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게 말하고 유키노시타에게는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교과서와 노트를 꺼내 번갈아 검토하기 시작했다.



유키노시타에게는 미안하지만 5일 간의 동기강습을 헛되게 하고 싶지 않다.
어차피 내일 문과 수학 강좌 같은 건 설명을 들어도 제대로 이해 못한 채 한 귀에서 한 귀로 흘리게 되겠지.

그렇지만 오늘 이렇게 복습해두면 내일은 이런 나에게도 이해할 수 있는 게 하나둘쯤 생길지도 모른다…….

사고를 이쯤으로 해두고 노트에 연필을 날리기 시작했다.

436: ​◆​G​U​L​J​i​9​6​a​o​S​z​S​ ​2​0​1​3​/​0​9​/​1​0​(​火​)​ ​1​8​:​2​7​:​5​0​.​6​0​ ​I​D​:​+​p​m​Q​Q​8​i​y​0​


「저, 저기……, 히키가야 군……」 

겁먹은 말투로 유키노시타가 말을 건다.


「왜?」 

시선을 고정시킨 채 대답했다.


「이, 이거, 줄게……」 

연필심 앞에 초점을 맞춘 내 시야가 순간 희미해졌다.

유키노시타는 테이블 위로 달팽이가 기듯 천천히 명함 사이즈 크기의 단어 카드를 내밀었다.


「이거 어디에 쓰는 거야?」 

수학 공부 중에 갑자기 단어 카드를 들이민 까닭에 머리가 혼란스러웠다.


「이 카드를 보면 종이가 크잖아. 그러니까 여기에 공식을 써두면 짧은 시간에 확인할 수 있으니 편리해」 

아까까지의 매도와는 다르게 얌전한 말투가 된 유키노시타는 나에게 어떻게 다가오면 좋을지 몰라 곤혹스런 표정으로 설명했다.

어찌된 일인지 내가 화내고 있다고 오해한 듯하다.

437: ​◆​G​U​L​J​i​9​6​a​o​S​z​S​ ​2​0​1​3​/​0​9​/​1​0​(​火​)​ ​1​8​:​2​9​:​0​3​.​0​9​ ​I​D​:​+​p​m​Q​Q​8​i​y​0​


일부러 나에게 이 단어 카드의 사용법을 알려주러 입시학원 앞에서 기다린 유키노시타를 쓸쓸히 돌려보낼 수는 없다.


「땡큐. 바로 써볼게」 

가능한 한 밝은 목소리로 대답하고, 링에서 카드를 빼내 공식을 적기 시작했다.

유키노시타가 휴하고 안도의 한숨을 쉬는 게 들렸다.

아까 일단 사과하긴 했지만 유키노시타를 이렇게까지 신경 쓰게 했으니 보상이 필요하겠지.

438: ​◆​G​U​L​J​i​9​6​a​o​S​z​S​ ​2​0​1​3​/​0​9​/​1​0​(​火​)​ ​1​8​:​3​0​:​1​4​.​7​4​ ​I​D​:​+​p​m​Q​Q​8​i​y​0​


연필을 날리던 손을 딱 멈추고 유키노시타 쪽을 쳐다봤다.


「미안한데 다시 수학 가르쳐주면 안 될까. ​그​리​고​…​…​괜​찮​으​면​…​…​,​ 같이 기분전환 하러 가줬으면 하는데」 

유키노시타는 확 꽃이 만개하는 듯한 미소로 고개를 끄덕였다.


「응, 나도 그럴 생각이었어」 

그렇다. 유키노시타 유키노가 이 미소를 보여주는 게 나는 좋다.


「유키노시타, 미안한데 부탁이 하나 더 있는데」 

443: ​◆​G​U​L​J​i​9​6​a​o​S​z​S​ ​2​0​1​3​/​0​9​/​1​1​(​水​)​ ​1​9​:​2​4​:​2​2​.​9​2​ ​I​D​:​l​p​C​u​w​c​b​f​0​


     ×   ×   ×   × 


「히키가야 군, 기다렸어」 

유키노시타가 번호표를 가지고 돌아왔다.

테이블 위에 그걸 두고 나는 정면에 앉았다.


아까는 유키노시타의 심문을 받게 된 까닭에 점심을 시킬 여유도 없어 커피밖에 시키지 않았다.

지금부터 생각하기만 해도 머리가 아파오는 벡터를 공부할 테니 일단 배를 채워두고 싶다.

유키노시타에게 부탁해 두 명 분의 주문을 한 것이다.

444: ​◆​G​U​L​J​i​9​6​a​o​S​z​S​ ​2​0​1​3​/​0​9​/​1​1​(​水​)​ ​1​9​:​2​5​:​5​2​.​7​9​ ​I​D​:​l​p​C​u​w​c​b​f​0​


「히키가야 군, 공식은 이제 다 옮겨 적었어?」 

단어 카드, 아니 수학공식 카드를 링으로 엮어 연필 옆에 둔 것을 눈치 챈 모양이다.


「그게, 한 번에 다 적어도 어차피 머리에 들어오지 않으니까 오늘 나온 분만 적고 엮어 놨어」 


「그래, 그럼 오늘 거 복습하면 되겠네」 

그렇게 말하고 자리에서 일어난 유키노시타는 내 쪽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내 자리 끝에 앉더니 꼼지락꼼지락 엉덩이를 움직여 접근한다.


가, 가까운데.

무심코 유키노시타와 반대쪽으로 몸을 젖히며 서둘러 엉덩이를 움직인다.

445: ​◆​G​U​L​J​i​9​6​a​o​S​z​S​ ​2​0​1​3​/​0​9​/​1​1​(​水​)​ ​1​9​:​2​7​:​2​5​.​6​9​ ​I​D​:​l​p​C​u​w​c​b​f​0​


「어이어이, 갑자기 옆에 앉다니 어떻게 된 거야?」 

살짝 수줍어하며 빠른 말투로 이렇게 묻자 유키노시타는 소곤거리며 대답했다.


「그게, 옆에 안 앉으면 가르쳐주기 힘들잖아……」 

확실히 그건 그렇지만, 갑자기 그런 걸 당하면 두근두근거리잖아.

그리고 두 명이서 마주보는 자리에 있으면서 옆에 나란히 앉는 건 좀 이상하지 않아?


하지만 그런 생각과는 정반대의 말을 입에 올리고 말았다.


「그렇네. 그럼 부탁한다……」 

나는 겨우 이렇게 짧은 말을 하다 혀를 깨물 뻔했다.

나 너무 마음이 약한걸.


「어, 음……」 

내 긴장이 전해진 것인지 유키노시타의 목소리가 점점 작아져 거의 들리지 않게 되었다.

446: ​◆​G​U​L​J​i​9​6​a​o​S​z​S​ ​2​0​1​3​/​0​9​/​1​1​(​水​)​ ​1​9​:​2​9​:​1​8​.​2​4​ ​I​D​:​l​p​C​u​w​c​b​f​0​


     ×   ×   ×   × 


유키노시타 유키노의 설명은 역시 이해하기 쉽다.

논리정연한데다 쓸데없는 단어나 추상적인 표현은 전혀 쓰지 않는다.

보통 그렇게까지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할까 싶을 정도로 나를 매도하니까 이건 별로 힘들지도 않겠지.

왠지 분하지만 사실이니 어쩔 수 없다.


벡터를 이용한 삼각형 면적 구하기 공식은 좀 전에 카드에 적었으니 기억하고 있지만 그걸 어떻게 사용하는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이 공식을 변형하면 문제를 풀 수 있다.


유키노시타가 그런 방법을 가르쳐 준 덕분에 어떻게든 예제를 끝마쳤다.
곧바로 이 변형식도 카드에 적었다.

댓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