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및 문화 콘텐츠 사이트 삼천세계

유키노시타「히키가야군, 지금부터 티컵을 사러 가지 않을래?」

雪ノ下「比企谷君、今からティーカップを買いに行かない?」


원작 |

역자 | 일각여삼추

29



542: ​◆​G​U​L​J​i​9​6​a​o​S​z​S​ ​2​0​1​3​/​0​9​/​1​5​(​日​)​ ​1​6​:​2​0​:​0​4​.​7​4​ ​I​D​:​u​h​z​e​D​Y​Y​e​0​


「나, 나, ​나​…​…​도​…​…​그​래​.​」​ 

한심하잖아. 겨우 이 말을 똑바로 하지 못하다니.

이제부터 중요한 말을 할 테니까 마음을 가라앉혀야지…….


「지금부터 선물 사러 가지 않을래?」 

후하고 한숨 돌리고 나서 유키노시타에게 이렇게 고했다.


「응, 그래……. 그렇게 하자.」 

유키노시타도 들뜬 목소리로 흔쾌히 승낙했다.

543: ​◆​G​U​L​J​i​9​6​a​o​S​z​S​ ​2​0​1​3​/​0​9​/​1​5​(​日​)​ ​1​6​:​2​2​:​2​5​.​4​5​ ​I​D​:​u​h​z​e​D​Y​Y​e​0​


솔직히 말해 그런 건 100엔 샵 아무데서나 사면 괜찮지만 그건 더미고 실제로는 다른 목적이 있다.


그게, 그게, 말이지……. 유키노시타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고 싶은 거다.

거기에 말이지……음, 내일은 데, 데이트를……하자고 권유해보려 하고 있다.

으악, 생각하는 것만으로 부끄러워…….

그, 그런 것이다.
  

「그런데 히키가야 군, 어느 가게에 갈지는 정했어?」 

544: ​◆​G​U​L​J​i​9​6​a​o​S​z​S​ ​2​0​1​3​/​0​9​/​1​5​(​日​)​ ​1​6​:​2​6​:​4​6​.​7​0​ ​I​D​:​u​h​z​e​D​Y​Y​e​0​


     ×   ×   ×   × 


​케​이​세​이​츠​다​누​마​(​京​成​津​田​沼​)​에​서​ 두 역을 흔들리는 전차 안에서 보내고 난 뒤 버스를 타고 평소 만나는 곳으로 갔다.

그저 옆에 앉아 있을 뿐 시종 아무 말 없이 보내는 행복한 한때이다.

리얼충들은 모르겠지만 외톨이 동지에게는 이런 시간도 필요한 법이다.


유키노시타와 함께 이곳을 방문하는 건 이걸로 몇 번째일까?

귀찮아서 안 세보지만.

츠다누마의 파르코도 상관없지만 그쪽은 젊은이들로 넘쳐 피곤하다.

그리고 리얼충 비율이 라라포트보다 훨씬 높다.

그리하여 리얼충인지 상관없이 남녀노소 모이고 또 익숙한 라라포트로 왔다.

545: ​◆​G​U​L​J​i​9​6​a​o​S​z​S​ ​2​0​1​3​/​0​9​/​1​5​(​日​)​ ​1​6​:​3​2​:​3​0​.​2​2​ ​I​D​:​u​h​z​e​D​Y​Y​e​0​


3일 연휴 마지막 날이면서 동시에 크리스마스 이브 전날이라 그런지 통로는 손님으로 북적거렸다.

산타 모습을 한 채 크리스마스 마지막 장사를 위해 큰 소리로 호객 행위에 열중하는 점원이 근처에 있었다.

그 근방을 적당히 피해 100원 샵에 도착했다.


「히키가야 군, 100엔 샵이라면 꼭 여기 아니라도 괜찮을 거라 생각하는데.」 

아무것도 눈치 채지 못한 유키노시타는 왜하는 시선을 동시에 보냈다.


「코마치한테도 뭔가 선물하려고 생각해서 말이야. 그리고 수열 문제집도 얇은 걸로 1권 사가려고.」 


「……그래. ​코​마​치​한​테​도​…​…​말​이​지​.​」​ 

마지막의 「말이지」 부분에 이상하게 힘을 줘서 말하는 유키노시타.

그렇게 노려보지도 마라.

코마치를 구실로 삼아 너한테 줄 선물을 사는 것뿐이니까.

애초에 요 며칠간 동기강습 끝나면 밤까지 너하고 계속 둘이서 있었잖아.

그러니 어떻게든 너한테 줄 선물을 사려고 나도 필사적이라고.


처음으로 같이 보내는 크리스마스 이브인데 본인 눈앞에서 선물을 사는 건 아무리 그래도 좀 아니잖아?

546: ​◆​G​U​L​J​i​9​6​a​o​S​z​S​ ​2​0​1​3​/​0​9​/​1​5​(​日​)​ ​1​6​:​3​4​:​0​7​.​0​3​ ​I​D​:​u​h​z​e​D​Y​Y​e​0​


「뭐, 아무튼 그런 거다. 그리고 요 수일 수학에 빠져 살다보니 정신붕괴할 거 같아서 같이 그 홍차 마시러 가고 싶기도 하고.」

그 홍차라는 건 샹파뉴 로제 – 나와 유키노시타의 거리가 지금처럼 가깝게 된 계기였던 홍차다.

둘이서 그 홍차를 홀짝거릴 때의 평온함은 각별하다.


「그, 그래……. 그렇다면 괜찮지만…….」 

조금 토라졌던 유키노시타의 표정이 확 밝아지며 붉은 빛을 띠었다.


이제, 유키노시타에게 줄 선물을 어떻게 몰래 살까.

547: ​◆​G​U​L​J​i​9​6​a​o​S​z​S​ ​2​0​1​3​/​0​9​/​1​5​(​日​)​ ​1​6​:​3​6​:​1​9​.​4​0​ ​I​D​:​u​h​z​e​D​Y​Y​e​0​


둘이서 100엔 샵에 들어가자 자연스레 다른 방향으로 걷기 시작했다.

슬프도다, 외톨이의 습성이여.

하지만 오늘은 그러는 게 더 좋다.

유키노시타와 가게 바로 근처 벤치에서 다시 만나기로 약속했다.

아무리 유키노시타라도 미아가 되지는 않겠지.

유키노시타라면 틀림없이 구멍이 뚫어져라 상품을 쳐다보거나, 잡아당기거나, 때굴때굴 굴려서 강도를 확인하고 있겠지.


그렇다면 나는 속도전이다.

별 상관없는 선물 고르느라 시간 낭비할 필요는 없다.

그거야 말로 인생 낭비다.

뻥튀기와 주스, 래핑 봉투를 가지고 재빨리 계산을 마쳤다.

548: ​◆​G​U​L​J​i​9​6​a​o​S​z​S​ ​2​0​1​3​/​0​9​/​1​5​(​日​)​ ​1​6​:​4​0​:​4​6​.​5​7​ ​I​D​:​u​h​z​e​D​Y​Y​e​0​


여기부터가 진짜지.


그렇다고는 하지만 부모님이 적당히 골라 사온 옷을 입고 있는 나다.

패션 센스라고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다.

그러니 화려한 가게에 들어가면 어울리지 않는 파티에 나타난 바보 같은 심경으로 사람 이목이 신경 쓰여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

그래서 그런 가게는 잘 모른다.


내가 알고 있는 몇 안 되는 가게에 갈 수밖에 없다.


그렇게 도착한 곳은 유키노시타한테 준 무릎 덮개를 산 패션잡화 가게였다.

크리스마스 이브 전날이라 그런지 흑심과 망상을 깔끔한 옷차림으로 감춘 남자들도 몇 명인가 있어 나만 튀어 보이지 않는 것 같아 조금 안심했다.


자기 일을 별로 이야기하고 싶어 하지 않는 유키노시타라 취향을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요 수 주 간 장시간 같이 다닌 경험에서 볼 때 선물하면 좋아할 듯한 물건이 하나 떠올랐다.


이번에는 그녀의 청초한 이미지에 맞는 물건을 시간을 들여 찾았다.

555: ​◆​G​U​L​J​i​9​6​a​o​S​z​S​ ​2​0​1​3​/​0​9​/​1​5​(​日​)​ ​2​1​:​0​0​:​2​7​.​9​5​ ​I​D​:​u​h​z​e​D​Y​Y​e​0​


     ×   ×   ×   × 


유키노시타에게 줄 선물과 코마치에게 줄 선물을 산 나는 유키노시타와 만나기로 한 장소로 향했다.

수많은 커플이 앞에서 뒤로 흘러간다.

평소에는 이 시간이 되면 그게 너무나 싫어 스쳐 지나간 커플의 수만큼 비굴해졌다.

그건 가볍게 번뇌의 수를 상회해 버린다.

이미 제야의 종이라도 불식하지 못할 레벨이다.

그 때문에 이번 겨울방학 초반은 특히 히키코모리가 되는 시기였다.


하지만 지금은 상쾌한 기분이다.

여름방학에는 히라츠카 선생님과 코마치한테 속아서 끌려간 치바 마을 건으로만 만났지만 지금은 이렇게 매일 유키노시타와 둘이서 농밀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모레 동기강습도 끝나지만 그 다음에도 매일 만나는 게……, 아니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유키노시타와는 변함없이 연락처를 교환하지 않은 사이지만 나와 유키노시타를 가로막고 있는 이 마지막 벽도 이제 곧 무너지겠지.

댓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