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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와 합리적 사고의 구사법

Harry Potter and the Methods of Rationality


원작 |

역자 | 송장의간장

조정 문제 4화


미네르바와 덤블도어는 서로의 능력을 합쳐 현재 퀴렐 교수가 서서히 올라가고 있는 휘황찬란한 단상을 생셩해냈다; 중심부는 단단한 나무로 이루어졌지만, 표면은 대리석이 빛을 반사했고, 네 개의 기숙사를 나타내는 보석이 박힌 백금이 덮었다. 물론 그녀나 현 교장이 호그와트의 창립자는 아니었지만, 고작 몇 시간만 마법을 유지하면 되는 일이다. 평소 같았다면 미네르바도 몇 안되는 행사에서 대규모 변신술을 기쁜 마음으로 사용했을 것이다; 그녀도 나름 예술적인 감각이 있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마치 제 무덤을 파버린 듯한 우울한 기분만이 들뿐이었다.

하지만 미네르바는 기분이 조금이나마 나아졌다. 비록 폭탄이 터지기 일보직전까지 가기는 했다; 하지만 덤블도어가 이미 자리에서 일어서 따스하게 박수를 치고 있는 이상, 감히 그 앞에서 난동을 부릴 간 큰 인간은 없으리라.

그리고 폭발할듯한 장내의 대기가 삽시간에 풀어져갔고, 그 대신이라고 하기에는 뭐하지만 대다수의 머리속에 하나의 푸념이 새겨졌다: 이게 무슨 소리야!

블레이즈 자비니는 선샤인의 이름으로 자결했다. 전투는 254대 254대 254라는, 그야말로 기가 막힌 점수로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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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뒤에서 등장 순서를 기다리던 소년 소녀 세 명이, 분노와 악의에 가득 찬 눈빛으로 서로를 노려보았다. 미끼에 걸린 생선 마냥 호수에서 끌어올려졌고, 온난화 주문이 12월의 메마르고 차가운 공기보다 약했는지 아니면 기분 탓인지 모르지만, 온 몸이 푹 젖어있다는 사실에 불쾌감이 더욱 더 솟구쳤다.

“됐어 이제,” 그레인저가 내뱉었다. “이제 지긋지긋하다고! 더 이상 배신자는 용납 못해!”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야, 그레인저 양,” 드레이코가 냉엄하게 선언했다. “장난은 이제 끝이야.”

“그래서 뭘 어떻게 할건데?” 해리 포터가 쏘아붙였다. “퀴렐 교수님은 첩자를 금지하지 않을거라고 하셨잖아!”

“우리가 직접 금지시키면 돼,” 드레이코가 음울하게 말했다. 사실 말을 한 그조차도 그 말이 무슨 의미인지 몰랐지만, 일단 입 밖으로 토해내자 서서히 쓸만한 계획이 구상되어가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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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는 정말 훌륭하게 건설되었다, 물론 일시적인 건축물이었지만; 이 무대를 만든 사람들은 스스로의 부가 만든 환상에 자화자찬을 하는 것이 아니라, 건축과 시각적인 미에 대해서 뭘 좀 아는 모양이다. 모든 학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마땅히 자신이 서야 할 곳에 선 드레이코의 자리에는, 반짝거리는 에메랄드 가루가 비처럼 내리며 축하를 했다; 드레이코가 눈짓한 자리로 다가가 선 그레인저는, 래번클로의 사파이어로 축하를 받을 것이다. 그리고 해리 포터는, 드레이코가 바라보지 않고 있었기에 알 도리가 없었다.

퀴렐 교수는…깨어났다고 해야 하나, 어쨌든 그런 뒤, 보석이 박힌 백금의 단상에 비스듬하게 기대고 있었다. 호그와트 전교생이 침묵 속에서 기다리는 동안, 적나라하게 쇼맨쉽을 발휘한 방어술 교수가 세 장군이 소원을 적은 세 양피지를 내포한 세 편지 봉투를 주도면밀하게 쌓아올리며 정돈해나갔다.

마침내 퀴렐 교수가 편지 봉투에서 시선을 떼고 올려다보았다. “뭐,” 방어술 교수가 입을 열었다. “이거 상당히 불편한 자리로군요.”

관중들 사이에서 웃음소리가 작게 터져나왔지만, 그것도 삽시간에 멎었다.

“모두들 제가 과연 어떤 결정을 내릴지 궁금해하실 겁니다.” 퀴렐 교수가 말했다. “허나 그런 의문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저는 오로지 공평성만을 따지니까요. 하지만 그 전에 먼저 짧게 한가지 연설을 하고픈 마음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도 전에, 말포이 군과 그레인저 양이 모두에게 할 말이 있다는군요.”

드레이코가 눈을 껌벅거렸고, 그레인저와 재빠르게 눈빛을 주고받았다 ─ 내가 해도? ─ 응, 어서 가 ─ 그리고 드레이코가 목을 가다듬었다.

“그레인저 장군과 저는 이 말을 하고 싶습니다,” 확성기로 모두에게 제대로 전달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 드레이코가 최대하게 정중한 목소리를 냈다, “앞으로 우리는 결코 배신자의 도움을 용납하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그 어떤 전투에서라도 포터가 우리 둘의 군대에서 발생된 배신자를 포섭했다는 사실이 발각될 경우, 연합해서라도 그를 박살낼 것을 다짐합니다.”

그리고 드레이코가 증오어린 시선으로 ‘살아남은 아이’를 쏘아보았다. 엿이나 먹어라, 카오스 장군!

“저도 말포이 장군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의 옆에 서있던 그레인저의 강인한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우리는 배신자를 이용하지 않을 것이며, 만약 포터 장군이 이용할 경우, 그를 우선적으로 전장에서 제거할겁니다.”

가만히 지켜보던 학생들이 저마다 웅성거렸다.

“아주 좋다,” 방어술 교수가 씨익 웃었다. “이만하면 깨달을 때도 됐지, 허나 다른 어떤 장군들보다도 먼저 이 사실을 알아차린 것은 축하받아 마땅할 일이다.”

그 말의 의미를 인식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말포이 군, 그레인저 양, 훗날에는 부탁을 하기 위해 내 집무실을 먼저 찾기 전에, 내 도움 없이도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먼저 찾아보도록. 이번만큼은 퀴렐 점수를 감점하지 않겠지만, 다음에는 50점 가량을 앗아갈 거다.” 퀴렐 교수가 유쾌하다는 듯이 웃었다. “그리고 이들의 말에 느낀 감상은 무엇이지, 포터 군?”

해리 포터의 시선이 그레인저에게 머물더니, 이내 드레이코를 향했다. 그의 표정은 차분하기 그지없었지만, 드레이코는 그가 속내를 숨기고 있다는 것을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

마침내 해리 포터가 정갈한 목소리로 단호하게 말했다. “카오스 군단은 여전히 배신자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전장에서 뵙도록 하죠.”

드레이코는 경악으로 얼굴이 일그러지는 것을 느꼈다; 관중들 사이에서도 탄성이 터져나왔고, 드레이코는 심지어 가장 앞줄에 있던 해리의 카오틱 병사들마저 망치를 얻어맞은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광경까지 목격했다.

그레인저의 얼굴은 분노로 얼룩져있었고, 가면 갈수록 더욱 일그러졌다. “저기 말야 포터 군?” 선생님처럼 날카로운 어조로 그녀가 해리를 그 커다란 눈동자로 노려보았다, “혹시 일부러 나를 화나게 하려는 걸까?”

“물론 아니야,” 해리 포터는 차분함 그 자체였다. “항상 그러진 않을거야. 나를 이기면 이긴거지. 하지만 때로는 협박만으로는 되지 않는 것도 있어, 선샤인 장군. 너는 내게 동의를 구한 것이 아니라, 그저 네 이념을 강제하려고 했지; 그리고 이념을 상대에게 강요하기 위해서는, 실제로 그를 완벽하게 패배시켜야 해. 보다시피, 나는 호그와트의 가장 빛나는 학업 유망주인 헤르미온느 그레인저와, 루시우스의 아들이자 가장 고결하고도 유서 깊은 말포이 가문의 자손인 드레이코가, ‘해리 포터’라는 공공의 적을 제거하기 위해 힘을 합치지는 못한다고 봐.” 해리 포터가 유쾌하다는 듯이 웃었다. “아니면 드레이코가 자비니에게 했던 것처럼, 루시우스 말포이에게 편지를 써 과연 무슨 생각을 할지 알아보는 방법도 있지.”

“해리!” 그레인저가 경악성을 터뜨렸고, 관중들이 헛바람을 들이켰다.

드레이코는 휘몰아치는 격노를 애써 억눌렀다. 해리의 입장에서 공공장소에서 그런 발설을 한건 정말 어리석은 행동이었다. 만약 해리가 입을 싹 닫고 행동에 옮겼으면 실제로 먹혔을 가능성도 있었다, 드레이코도 미처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지는 못했으니까. 하지만 이제는 만약 아버지가 반응을 보인다면 그가 해리의 계획대로 조종당하는 것 같이 보일 것이다─

“우리 아버지, 말포이 경이 그리도 쉽게 네 뜻대로 움직일거라고 생각한다면,” 드레이코가 냉엄하게 선언했다, “큰 오산이다, 해리 포터.”

그리고 말을 끝내자마자 드레이코는 의도와는 상관없게 그가 자신의 아버지를 이 관계에 연루시키고 말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마 이 소식을 들으면 매우 불쾌해하실 터, 허나 이제는 돌이킬 수 없다…나중에 사과를 하고, 미숙함에서 비롯된 실수였다고 드레이코는 사과를 하기로 다짐했지만, 그래도 그가 정말 그런 말을 해버렸다는 사실 자체가 상당한 충격이었다.

“그러니 어디 한번 만인의 악당인 카오스 장군을 무찔러 봐,” 여전히 흥겨운 기색이 역력한 해리가 말했다. “너희 둘이 연합을 하면 난 못당해내겠지 ─ 너희들이 진짜로 힘을 합친다면 말야. 하지만 내 생각에는, 너희들이 시작하기도 전에 충분히 내분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봐.

“아니, 그 전에 우리가 널 박살낸다!” 드레이코 말포이가 외쳤다.

그리고 그의 곁에서, 헤르미온느 그레인저가 굳은 의지로 끄덕였다.

“음,” 충격적인 대화에 찾아온 침묵이 길어지자 퀴렐 교수가 입을 열었다. “본래 나의 의도와는 관계없이 대화가 흘러갔군.” 방어술 교수는 다소 흥미롭다는 표정을 지었다. “사실 말하자면, 나는 네가 웃으며 그들의 선언에 동의를 하고, 진작에 이 수업에 대한 내 의도를 깨달았지만 흥을 깨지 않기 위해 잠자코 있었다고 말할 거라고 생각했다 포터 군. 그래, 안타깝지만 이 연설도 이러한 나의 예견을 바탕으로 구상했지.”

해리 포터가 어깨를 으쓱였다. “기대에 못 미쳐 죄송하게 됐습니다.” 그는 그저 그렇게만 말해두었다.

“아니, 상관없다,” 퀴렐 교수가 고개를 저었다. “이 또한, 나름 괜찮겠지.”

그리고 세 장군들에게서 등을 돌리며, 단상 위에 위풍당당하게 선 퀴렐 교수가 수백의 관중들을 대면했다; 늘상 짓던 여유로운 미소가 마치 가면이 벗겨지듯이 삽시간에 사라졌고, 그가 다시 입을 열자 확성기를 사용한 것처럼 거대한 음성이 정신을 뒤흔들었다.

“해리 포터가 아니었다면,” 그의 목소리는 12월의 대기처럼 메마르고 차디찼다, “‘그 사람’은 승리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완전한 정적이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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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할 여지조차 없이,” 퀴렐 교수가 이어갔다. “어둠의 마왕은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고 있었습니다. 그와 감히 대적할 오러들의 수는 가면 갈수록 급감했고, 맞서 싸우기 위해 일어난 자경단은 처참하게 사냥을 당했죠. 일개 어둠의 마왕과 50명 가량의 죽음을 먹는 자들이, 무려 몇 천으로 이루어진 국가와 맞서 승리하고 있었단 말입니다. 그야말로 어이없다는 말로 표현할 수 조차 없죠! 그런 초월적인 무능함을 도대체 어떻게 설명한단 말입니까!”

덤블도어 교장은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다; 그리고 관중들은, 의문어린 표정이었다; 허나 칠흑같은 침묵은 변함없이 지속되었다.

“도대체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이제 알겠습니까? 오늘 여러분 모두가 직접 확인했을 터. 저는 배신자의 존재를 허가했고, 장군에게 그들을 제지할 방도를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결과는 보시다시피 이렇게 됐죠. 교활한 계략과 교활한 배신이 판을 쳤고, 끝내 전장에 마지막으로 남은 병사가 자살까지 해버렸습니다! 내분이 일어난 이 세 세력이, 끈끈하게 결속력으로 단결한 하나의 외부 세력과 맞붙는다면, 누가 승리할지는 뻔하디 뻔하죠.”

단상의 앞으로 몸을 기울인 퀴렐 교수의 목소리는 강렬하고도 엄숙하기 그지없었다. 그가 오른 팔을 팽팽하게 펴고, 쭉 뻗었다. “분열은 곧 약점으로 이어지고,” 방어술 교수가 말했다. 쭉 뻗은 그의 손이 다음 순간 주먹을 강하게 움켜쥐었다. “단결은 최대의 강점이 됩니다. 아무리 판단력이 부족했더라도, 어둠의 마왕은 그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지식을 바탕으로, 그를 역사상 가장 흉악한 어둠의 마왕으로 거듭나게 해준, 간단한 발명품을 창조해냈죠. 여러분의 부모님 세대는 단 하나의 어둠의 마왕, 그리고 배반은 곧 죽음으로 이어지고, 무능함이나 도태는 곧 끔찍한 고통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이 각인된 50명 가량의 죽음을 먹는 자들과 전쟁을 했습니다. 표식을 받았다면 그 어느 누구도 어둠의 마왕의 마수에서 빠져나올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그 표식을 받는 이상 그들은 그 누구보다 더 끈끈하게 단결되어, 수십으로 분열된 국가와 맞선다는 것을 알았기에, 죽음을 먹는 자들은 기꺼이 표식을 받아들였습니다. 어둠의 표식의 막강한 무력으로 인해, 겨우 어둠의 마왕 한 명과 50명 가량의 죽음을 먹는 자들이 국가 전체를 거의 전복할 수 있었던 겁니다.”

퀴렐 교수의 음성은 차갑고 딱딱했다. “여러분의 부모님 세대는 힘을 합칠 수 있었습니다. 허나 그렇게 하지 않았죠. 예르미 위블이라는 자가 국가 전체를 향해 한가지 선포를 하고자 했습니다, 비록 ‘영국의 표식’을 제안할 정도로 깨어있지는 않았지만. 예르미 위블은 스스로의 최후를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죽음으로써 시민들이 각성하기를 고대했죠. 그래서 어둠의 마왕은 그와 그의 가족들을 본보기로 삼았습니다. 살가죽밖에 남지 않은 그들의 유해는 오로지 ‘두려움’이라는 감정만을 불러왔고, 그 이후 아무도 그에 대해 언급하는 이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의 부모님 세대는 그들의 추악하기 짝이 없이 비겁한 행각에 대한 대가를 치루고 말았을 겁니다…그 당시 고작 한 살밖에 되지 않았던 한 아이가 없었다면.” 퀴렐 교수의 표정은 멸시에 가까웠다. “각색가는 그걸 ‘데우스 엑스 마키나’라고 칭했을 겁니다, 그 구원을 받아 마땅한 인간군상들이 아니었으니까요. ‘이름을 불러서는 안 될 그 사람’이 비록 승리할 자격이 없었을지는 몰라도, 여러분의 부모님 세대는 패배해도 할 말 없었다는 것을 명심하십시오.”

방어술 교수의 목소리는 강철처럼 울려퍼졌다. “그리고 이것만은 알아두십시오: 여러분의 부모님들은 무지하기 짝이 없었다는 사실을! 이 국가는 여전히 분열되어있고 나약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그린델왈드와 ‘그’의 폭풍이 휘몰아친지 고작 몇십년이 지났다고? 여러분의 세대에서 정말로 과연 또다른 위협이 찾아오지 않는다고 확신할 수 있습니까? 오늘 이 날에 여러분이 직접 그 참혹한 결과를 두 눈으로 똑똑히 보고도, 부모님 세대가 저지른 과오를 또다시 반복할 예정입니까? 적어도 제게는 암흑의 시대가 재림할 때 여러분의 부모님들이 어떻게 행동할지 뚜렷하게 보이는군요! 지금 이 자리에서 그 잔인한 시대에 그들이 과연 무엇을 배웠는지, 확실하게 말해두도록 하죠! 그들은 해리 포터가 구해줄 때까지 비겁하게 벌벌 떨며 숨어지내는 방법을 배운겁니다!”

덤블도어 교장의 눈빛에는 의문이 가득 담겨있었다; 학생들은 방어술 교수를 당혹함과 경악, 그리고 분노어린 시선으로 올려다보았다.

퀴렐 교수의 눈빛은 그의 목소리처럼 냉기가 뚝뚝 떨어졌다. “명심하고, 또 명심하십시오. ‘이름을 불러서는 안 될 그 사람’은 이 나라를 영원토록 그의 손아귀에 쥐어, 지배하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한 줌의 잿더미가 아니라, 멀쩡히 살아남은 국가를 통치하고자 했죠! 역사상 완전히 미쳐버려, 오로지 살육만을 궁극적인 목표로 두던 어둠의 마왕이 전혀 없던 것은 아닙니다! 심지어 국가 간의 전쟁도 밥먹 듯이 벌어졌단 말입니다! 헌데 여러분의 부모님은 고작 반백명, 그것도 나라를 생포하려고 했던 자들에게 엉망진창으로 압도당하고 있었습니다! 만약 수적으로 우세하고, 오로지 파괴만을 추구하는 세력에게 공격을 당한다면, 얼마나 빨리 굴복해버릴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있습니까? 제가 예견 하나 해보죠: 다음 위협이 찾아올 때, 루시우스 말포이가 여러분에게 그를 추종하지 않으면 멸할 것이며, 유일한 희망은 오로지 그의 힘과 잔혹함뿐이다라는 주장을 펼칠 겁니다. 그리고 비록 루시우스 말포이가 그 말이 사실이라고 믿을지라도, 실은 절대로 사실로 거듭날 수 없는 망발에 불과합니다. 어째서냐? 어둠의 마왕이 사멸했을 때, 루시우스 말포이는 통솔력을 발휘해 곧바로 뿔뿔이 흩어진 죽음을 먹는 자들을 규합하는 대신, 배신에 배신을 거듭하며 채찍에 얻어맞은 개새끼마냥 신나게 도주했기 때문입니다! 루시우스 말포이는 마왕이나 진정한 ‘어둠’이 되기에는 그릇이 터무니 없이 작죠.”

드레이코는 주먹을 새하얗게 변해버릴 정도로 강하게 쥐었다. 그의 눈가에는 눈물과, 분노, 그리고 주체할 수 없는 수치심이 고여있었다.

“아니오,” 퀴렐 교수가 단언했다, “여러분을 구할 인물은 루시우스 말포이가 아닐 겁니다. 그리고 이것이 지극히 제 주관적인 견해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 믿음이 마모되어 가겠죠. 이것은 권유가 아닙니다, 제자 여러분들. 다만 한 국가가 어둠의 마왕처럼 강력하며, 고귀하고 선한 지도자를 추대해, 그의 ‘표식’을 받아들일 경우; 그 국가는 어둠의 마왕을 벌레 마냥 짓밟을 수 있을 것이며, 변함없이 분단된 우리의 마법 세계는 뼈도 못추릴 것이라고 단언합니다. 그리고 한 거대한 단체가 우리를 몰살하기 위해 전쟁을 선포할 경우, 오로지 단합한 마법 세계만이 그 포화 속에서 생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 장소에서 경악성이 터졌다, 대개 머글 태생들이었다; 녹색으로 손질된 망토의 학생들은 그저 어리둥절한 얼굴이었다. 이번에는 해리 포터가 주먹을 새하얗게 변해버릴 정도로 강하게 쥘 차례였다; 그리고 옆에 서있던 헤르미온느 그레인저는 분노와 참담함으로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굳은 표정의 호그와트 교장이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별다른 말은 없었다; 허나 그의 의도는 분명했다.

“과연 어떤 위협이 다가오고 있는가, 저는 말하지 않습니다,” 퀴렐 교수가 얼굴을 굳혔다. “허나 역사 속의 사건들을 발판으로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나가지 않는 이상, 여러분의 일생은 결코 평화롭지만은 않을 터. 그리고 만약 훗날 여러분이 오늘 이 세 개의 세력처럼 한 지도자의 표식을 받아들이지 않고 서로 의심과 분쟁을 지속한다면, 언젠가 차라리 어둠의 마왕이 살아 지배했더라면 좋았을 거라고 한탄할 것이고, 해리 포터가 태어난 날을 영원토록 저주하고 후회하며 살아가게 될─”

“그만!” 알버스 덤블도어가 고함을 질렀다.

침묵이 내려앉았다.

퀴렐 교수가 느릿하게 고개를 돌려, 마법이 발하는 격노로 일그러진 알버스 덤블도어를 응시했다; 그들의 시선이 허공에서 마주치자, 호흡마저 멈춰버린 학생들은 알 수 없는 압력이 그들을 서서히 짓누르는 것을 느꼈다.

“당신 또한, 이 나라를 져버렸지요,” 퀴렐 교수가 입을 열었다. “그리고 그 위협은 분명히 접근하고 있다는 것을, 저보다 당신이 더 잘 알고 있을 겁니다.”

“학생들의 귀에 그러한 연설은 적합하지 않다,” 알버스 덤블도어가 흉악스러울 정도로 언성을 높이며 일갈했다. “그렇다고 교수의 입에서 감히 나올 말도 아니다!”

그러자 퀴렐 교수가, 메마르기 그지없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어둠의 마왕이 비상하자, 성인들의 귀를 위한 연설이 족히 수십 개는 만들어졌을 겁니다. 그리고 성인들은 박수와 환호를 내질렀고, 좋은 오락거리였다며 즐겁게 집으로 돌아갔죠. 허나 어찌됐든 말씀에 따라, 교장님께서 꺼려하시는 연설은 앞으로 일절 하지 않겠습니다. 제 수업은 지극히 단순하죠. 배신자에 관한 규칙은 건들지 않고, 교수님들의 도움을 마냥 기대할 수만은 없을 때 과연 학생들이 어떻게 행동하여 자기 처신을 할지 지켜보겠습니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몸을 향한 퀴렐 교수는, 마치 압도당한 분위기를 불식이라도 하는 듯이 입꼬리를 말아올리며 씨익 웃었다. “허나 지금 당장은 배신자를 그리 나무라지 않았으면 좋겠군요,” 퀴렐 교수가 말했다. “그저 재미를 추구한 것뿐이니까.”

그대로 서있는 퀴렐 교수의 비틀린 미소에 긴장된 공기가 서서히 풀려나가자, 다소 어색한 웃음소리가 퍼지더니, 이내 점차 소란스럽게 번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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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렐 교수가 셋이 각각의 소원을 적어넣은 봉투를 꺼내는 와중에도, 드레이코의 사고는 수천가지의 의문과 두려움으로 소용돌이쳤다.

마법이 서서히 고갈되어간다는 사실보다 달까지 여행이 가능한 머글이 더욱 위협적이라는 견해는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던 것은 물론이고, 그의 아버지도 그 흐름을 멈추기에는 다소 부족하다는 것도 외면하고 싶은 진실이었다.

그리고 정말로 괴이한 것은, 바로 해리는 ‘가능할 것’이라는 퀴렐 교수의 입장이었다. 물론 말마따나 방어술 교수는 직접적으로 권유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연설에는 해리 포터의 이름이 몇 번이나 언급되었다; 아마 몇몇은 드레이코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을 터.

개가 풀 뜯어먹는 소리였다. 반짝이를 뿌린 소파를 왕좌라고 이름붙인 또라이─

─허나 스네이프와 정면으로 맞서 승리한 녀석이지, 간사한 목소리가 속사였다. 지배력을 펼칠만한 강대한 마왕으로 성장할 수도 있어, 우리 모두를 구원할 그런─

해리는 머글의 손 안에서 자랐다고! 뼛속까지 잡종이나 다름없어, 결코 양부모들을 져버리지 않겠지─

그는 그들의 비법과, 비밀을 구사할 수 있어; 머글의 과학을 사용해, 우리 쪽과 손잡아 그들과 맞설 수 있지.

하지만 만약 거절하면? 녀석이 너무 나약하면 어떡하지?

그렇다면, 내면 속의 목소리가 클클 웃었다, 네가 그 자리를 차지해야겠지. 안 그런가, 드레이코 말포이?

그 순간 퀴렐 교수가 첫번째 봉투를 열자, 순식간에 소음이 멎었다.

“말포이 군,” 퀴렐 교수가 말했다, “네 소원은…슬리데린이 기숙사 우승컵을 차지하는 거로군.”

잠자코 있던 관중이 의문섞인 웅성거림을 자아냈다.

“네, 교수님,” 그의 목소리가 확성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은 드레이코가, 또렷한 목소리로 긍정했다. “그것이 허락되지 않는다면, 슬리데린 기숙사를 위해 다른 무언가라도─”

“기숙사 점수를 불공평하게 선사하지는 않을 것이다,” 퀴렐 교수가 말했다. 그가 고민하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손가락으로 볼을 두드렸다. “허나 네 소원을 이루어주기 어렵기에, 오히려 흥미로워지는군. 어째서 그런 소원을 적었는지 한번 말해주지 않겠나, 말포이 군?”

백금과 에메랄드로 빛나는 단상을 등지며, 드레이코는 관중들을 말없이 응시했다. 모든 슬리데린이 드래곤 군대를 응원한 것은 아니었다, 살아남은 아이나, 심지어 그레인저를 후원한 ‘반 말포이’ 파벌도 분명히 존재했다; 그리고 그런 파벌들은 오늘 자비니의 업적을 칭송하겠지. 고로 그는 그들에게 슬리데린은 말포이를 의미하고, 말포이는 곧 슬리데린을 의미한다는 것을 똑똑히 각인시켜주어야 했다─

“아뇨,” 드레이코가 말했다. “저들도 슬리데린이니, 이해할 겁니다.”

관중들, 특히 슬리데린들 사이에서 웃음소리가 터져나왔다, 개중에는 심지어 반 말포이 파벌에 속한 이들도 있었다.

아부란 지극히 달콤한 것이다.

퀴렐 교수를 향해 다시금 몸을 돌린 드레이코는, 창피해서 죽겠다는 듯이 얼굴을 발갛게 물들인 그레인저의 표정을 발견하고는 두 눈을 크게 떴다.

“그리고 그레인저 양은….” 퀴렐 교수가 말했다. 봉투가 찢어지는 소리가 났다. “그래, 네 소원은…래번클로가 기숙사 우승컵을 차지하는 것, 이라?”

관중들이 대소하고, 드레이코 또한 너털웃음을 내뱉었다. 그레인저가 저럴 줄이야.

“어, 그러니까,” 사전에 암기해둔 연설의 시작점을 찾아 헤메는 듯이 그레인저가 말을 더듬었다, “제 말은, 그게….” 그녀가 크게 숨을 들이켰다. “제 군대는 모든 기숙사 출신의 사람들로 이루어져있었고, 결코 그들의 노력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예요. 하지만 그래도 기숙사 그 자체도 뭔가 가치가 있어야만 한다고 생각해요. 단지 다른 세력에 속해있다는 것만으로도 같은 기숙사에 배정받은 학생들이 서로를 향해 저주를 퍼붓는 건 너무 슬픈 광경이었죠. 같은 기숙사의 학생들은 서로에게 등을 맡길 수 있을정도로 신뢰를 형성해야 한다고 봅니다. 애초에 그것이야말로 고드릭 그리핀도르, 살라자르 슬린데린, 로웨나 래번클로, 그리고 헬가 후플푸프가 호그와트에 총 4개의 기숙사를 만든 이유니까요. 저는 선샤인 장군이지만, 그 전에 래번클로의 헤르미온느 그레인저이고, 8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기숙사에 속한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여깁니다.”

“훌륭하군요, 그레인저 양!” 

해리 포터는 인상을 썼고, 드레이코 또한 움찔거렸다.

“흥미로운 관점이로군, 그레인저 양,” 퀴렐 교수가 말했다. “하지만 슬리데린이 래번클로를 사귀고, 그리핀도르가 후플푸프와 연을 맺을 수 없는 것은 아니지 않나. 같은 기숙사의 친구들과, 같은 군대에 속한 친구들을 전부 신뢰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지 않은가?”

그레인저가 시선을 학생들과 교수들에게 머물렀지만, 끝내 침묵을 고수했다.

짐짓 끄덕인 퀴렐 교수는, 다시금 단상에 올라가 마지막 봉투를 뜯었다. 방어술 교수가 양피지를 들어올리자, 드레이코의 옆에 서있던 해리 포터가 초조하게 온 몸을 긴장시켰다. “그리고 포터 군의 소원은─”

별안간 퀴렐 교수가 입을 꾹 닫고 양피지를 뚫어져라 응시하자, 정적이 일었다.

그리고 퀴렐 교수의 표정이 사라졌고, 양피지가 소리없이 불길에 타올랐다. 불길은 짧고도 강력해, 얼마 안가 오로지 잿더미만이 남아 그의 메마른 손에서 맥없이 공기 중으로 흩어져버렸다.

“난 분명히 가능한 소원으로 국한하라 했다, 포터 군,” 갈증마저 느껴질정도로 메마른 목소리였다.

기나긴 침묵이 내려앉았다; 드레이코의 옆에 선 해리는, 다소 경직된 표정이었다.

도대체 무슨 소원을 빌었기에 저딴 반응이 나온단 말인가?

“부디 네가,” 퀴렐 교수가 말했다, “다른 소원을 미리 준비해왔기를 빌도록 하지.”

다시금 침묵.

마침내 해리가 크게 심호흡을 했다. “준비해오지 않았습니다,” 그가 말했다, “하지만 이미 다른 소원이 떠올랐군요.” 해리 포터가 관중들에게 온 몸을 향하고, 또렷하고 강렬한 목소리로 말했다. “사람들이 배신자를 두려워하는 이유는 바로 그들이 끼치는 피해 때문입니다, 가령 병사의 소모나 비밀의 누설 말이죠. 하지만 그건 위험성의 고작 일부에 불과합니다. 배신자를 두려워하는 자들이 내놓는 방책은 오히려 주인을 향해 칼을 겨누고는 합니다. 오늘 선샤인과 드래곤에게 그와 비슷한 전략을 사용했고요. 저는 배신자들에게 최대한 직접적인 피해를 입히라고 명령하지는 않았습니다. 그저 최대한의 혼란을 일으켜 교란을 시키고, 그들을 방지하기 위해 장군들이 가장 대가가 큰 선택을 하게끔 유도하도록 했죠. 고작 몇 명의 배신자를 하나의 국가가 퇴치하퇴 할 때, 때때로 배신자들을 처단하기 위해 국가가 저지르는 일들이 더욱 치명적일 수도 있다는 관점은 생각해볼만한 가설인 것 같습니다, ‘치유’가 ‘질병’보다 더 해롭다는─”

“포터 군,” 방어술 교수가 말을 끊었다, “네 주장이 틀렸다는 건 역사가 말해주고 있다. 네 부모님 세대는 결코 지나치게 규합한 것이 아니라, 규합할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넌 태어나지 않아 모르겠지만, 이 나라는 무너지기 직전까지 내몰린 상태였지. 어디 한번 네 래번클로 룸메이틀에게, 어둠의 마왕의 손에 가족을 잃은 적이 있는지 물어보아라. 아니, 아예 물어보지 않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이겠지! 그래서, 원하는 소원이 무엇인가, 포터 군?”

“실례가 아니라면,” 알버스 덤블도어의 목소리는 다시금 온화해져있었다, “우리 ‘살아남은 아이’의 말을 끝까지 들어보고 싶군요. 무엇보다, 전쟁을 멈추는 건 우리들보다 일가견이 있으니까요.”

그 말에 웃은 건 지극히 소수였다.

짐짓 덤블도어를 응시하던 해리 포터는, 이내 고심하는 듯이 눈을 깔았다. “퀴렐 교수님의 말씀이 틀렸다는 게 아니에요. 지난 전쟁에서 사람들은 협동하지 않았기에 국가가 고작 수십 명에 의해 전복될 뻔했고, 네, 그건 정말 어리석기 그지없었습니다. 그리고 다음에도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면, 할 말이 없을 정도로 바보인거죠. 하지만 한 번 일어난 전쟁은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대한 문제는 바로, 적들도 바보가 아니라는 것. 분단한 세력은 분명 취약한 점이 있습니다; 허나 규합을 시도하려 하면, 또다른 취약점과 위험, 대가를 감수해야 하며, 적들이 바보가 아닌 이상 그 부분을 반드시 노릴 겁니다. 단순하게 생각할 일이 아니라구요.”

“단순함은 네 생각보다 훨씬 더 추앙받아 마땅한 전략이다, 포터 군,” 방어술 교수의 메마른 목소리가 일갈했다. “부디 오늘 사람들을 규합해 적과 맞서는 그 ‘간단한’ 방법보다, 복잡하기 이를데 없는 전략을 택하여 비롯된 오만가지의 위험을 겪고 깨달은 것이 있기를 빌도록 하지. 그리고 지금 나누고 있는 이 대화가 네 소원과 직결되지 않는다면, 나는 심히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못할 것이다.”

“네,” 해리 포터가 말했다, “협동심의 가치를 상징하는 소원을 떠올리기란 결코 쉽지 않았어요. 허나 협동심의 문제성은 오로지 전쟁에서뿐만이 아니라, 언제 어디서나 항상 고려해볼만하죠. 만약 모두가 같은 규칙 속에서 생활하고 있는데, 그 규칙이 너무나도 엉터리라 그 사실을 깨달은 한 사람이 다르게 행동을 시작한다면, 그는 결국 규칙을 어기는 셈이 되요. 허나 모두가 다르게 행동하려고 마음만 먹는다면 할 수 있죠. 사람들에게 통일성을 부여하는 것도 이와 일맥상통합니다. 군중심리에 따라 가장 먼저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마치 군중에 반하는 것처럼 보이죠. 그리고 정말 모든 사람들이 언제 어디서나 규합해 사고나 신념이 통일되어버린다면, 규칙이 얼마나 어처구니 없어도 절대 바꿀 수가 없게 됩니다. 고로 사람들이 잘못된 방향으로 협동할 경우 일어나는 현상을 상징하기 위해, 제 소원은 바로 호그와트의 퀴디치 경기에서 스니치를 없애는 겁니다.”

“뭬라?” 수백의 경악성이 터져나왔고, 드레이코의 입은 저도 모르게 떡하니 벌어졌다.

“스니치의 존재는 경기를 망친다구요,” 해리 포터가 설명했다. “다른 선수들의 노력을 부정하는 셈이나 매한가지니까요. 차라리 경기에 제한 시간을 두는 게 몇 배는 더 설득력 있습니다. 여러분이 자연스럽게 보고 겪으면서 자랐기에 당연스럽게 여기는 것중 하나에요, 그게 실은 얼마나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똥 같은지도 모르고─”

허나 그맘때쯤 항의섞인 폭동과 아우성이 휘몰아치기 시작했기에, 해리 포터의 목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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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동이 진압된 것은 대략 시작한지 15초 후, 태양처럼 밝은 화염이 호그와트의 가장 높은 첨탑에서 치솟아올라 천둥소리를 자아낸 뒤였다. 덤블도어에게 저런 능력이 있을 줄이야, 드레이코는 순수하게 충격을 먹었다.

압도당한 학생들이 저마다 위축되어 조용하고 조심스럽게 자리에 앉았다.

퀴렐 교수가 주저없이 웃어재꼈다. “뭐, 그렇게 하도록 하지 포터 군. 소원은 접수했다.” 그리고 방어술 교수는 다소 고의적이게 말을 멈추었다. “물론, 난 단 ‘한가지’의 소원만을 약속했지. 너희 셋이 받을 선물은 그 하나가 전부다.”

반쯤 예상하고 있었던 말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레이코는 충격에 입을 멍하니 벌렸다; 그리고는 그레인저와 재빠르게 눈빛을 주고 받았다. 그나마 동료라고 신뢰할 수 있는 서로였지만 현재 그들의 소원은 완벽하게 상반되는 것─

“그 말씀은,” 해리가 말했다, “우리 모두가 하나의 소원으로 단결해야 한다는 건가요?”

“아, 그렇게까지 바랄수는 없겠지,” 퀴렐 교수가 말했다. “너희 셋에게는 공공의 적이 없지 않나?”

그리고 그때, 순간 드레이코가 착각했나라고 느낄 정도로 방어술 교수의 눈빛이 아주 잠깐동안 덤블도어를 향했다.

“아니,” 퀴렐 교수가 말했다, “내 말은, 하나의 계략으로 그 세가지의 소원을 전부 성취해주겠다는 거다.”

혼란스러운 관중들이 침묵했다.

“그건 불가능해요,” 드레이코의 곁에서 해리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심지어 저라도 불가능하다구요. 개중 두가지는 완벽하게 상반되는데, 논리적으로 불가능─” 그리고 별안간 해리가 입을 꾹 닫았다.

“내게 가능함과 불가능함을 논하기에 너는 아직 너무 어리다, 포터 군,” 퀴렐 교수가 메마르게 웃었다.

그리고 방어슬 교수가 잠자코 지켜보고 있던 학생들을 향했다. “사실 말하자면, 여러분들 모두가 오늘의 교훈을 깨우쳤으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집으로 돌아가, 남아있는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도록 하십시오, 그런 날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모르니. 불행하게도 제 가족들은 전부 어둠의 마왕에 의해 세상을 떠난지 오래이니 그럴 수는 없겠군요. 그럼 방학 이후에 뵙도록 하겠습니다.”

할 말을 잃은 듯한 관중들에게서 등을 돌리며, 퀴렐 교수는 단상에서 걸어내려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방어술 교수가 나지막히, 드레이코들에게만 들릴 정도로 속삭였다, “허나, 포터 군만은 당장 내 집무실로 따라오도록.”
​이것이 바로 ​기​승​전​스​니​치​(​.​.​.​)​

전투는 결국 블레이즈 자비니의 변덕으로 무승부.

그리고 오랜만에 간지 퀴렐의 연설이 나왔군요. 그리고 이어지는 해리의 반박. 둘 다 각각의 논리가 있고, 둘 다 맞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딱히 누가 옳고 그르다는 말은 못하겠지만, 퀴렐의 강박관념이 얼핏 보이는 듯 하군요. 아무리 그래도 애들한테 저런 말을 ㅜㅜ

그리고 난데없이 피해를 보는 호그와트의 퀴디치 ​팬​들​.​.​.​퀴​디​치​에​서​ 스니치를 뺄 생각을 한 사람은 아마 이 작가님 밖에 없을 겁니다...무슨 약을 하셨길래 이런 생각을. 호그와트 학생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해리는 몰매 맞아 죽어도 할 말 없음...

개강을 맞아서 여러모로 피곤하네요. 하지만 다음화는 빨리 올리겠습니다. 이번 챕터만 끝나면 용기의 대가를 번역할 생각... 그리고 디아블로도(하지만 조아라에는 없음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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