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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와 합리적 사고의 구사법

Harry Potter and the Methods of Rationality


원작 |

역자 | 송장의간장

과학적 방법 3화




전략의 기초는 조앤 롤링에게 향하는 길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모든 길이 조앤 롤링에게 향하게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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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실제로 과학자가 아니라는 사실에 죽음을 먹는 자는 초조해지기 시작했고, 드레이코는 해리 포터 같이 발하는 방법을 떠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써댔다.

“포터 박사님, 어 그러니까, 여기에 작성하신, 어어, 관찰 결과를 설명할 이 이외의 방법들이 더 필요─”

“정말입니까?” 포터 박사가 말을 끊었다. “가령 무엇인가요? 집요정들이 마법을 강탈하고 있다, 라거나 말입니까? 제 자료들은 모두 단 한 개의 결론만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말포이 박사님. 이 이외의 대체 가설은 존재하지 않아요.”

필사적으로 뇌를 가동시키며 드레이코는 만약 그가 덤블도어의 파벌에 속해있을 경우, 그들이 마법사의 몰락을 설명하기 위해 어떤 이유를 댈것인지 고심했다. 지금껏 단 한번도 그런 고민을 해본 적은 없지만….

“만약 제 자료들이 나타내는 결과를 다르게 해석할 수 없다고 판단되신다면, 제 기사를 출판하셔야 할겁니다 말포이 박사님.”

포터 박사가 짓고 있는 저 묘한 비웃음을 끝으로 드레이코의 이성줄이 끊겼다.

“호오?” 말포이 박사가 퉁명스럽게 ​말​했​다​. ​

“어째서 마법 자체가 이 세상에서 서서히 고갈되어가고 있다고는 단정짓지 못하는 겁니까?”

시간이 정지했다.

드레이코와 해리 포터가 너나 할 것 없이 동시에 충격과 공포에 가득찬 얼굴을 주고받았다.

그리고 해리 포터의 입에서 만약 머글들이 주변에 있었다면 기겁을 할 정도로 악랄한 욕설이 폭포처럼 쏟아져나왔다. “이런 제기랄! 어째서 그 생각을 못했지!” 해리 포터가 말했다. “어째서 그 생각을 못 했을까. 마법 자체가 소멸해가고 있다니. 젠장, 젠장, 젠장!”

해리 포터의 목소리에 서린 다급함과 초조함은 금방 드레이코에게도 전염되어갔다. 미처 생각지도 못한채, 드레이코의 손은 망토 안으로 파고들어가 지팡이를 꽉 쥐었다. 그는 말포이 가문만은 안전할 것이라고 여기고 있었다, 적어도 4대의 혈통을 확신할 수 있는 순수한 가문이랑만 피를 섞으면 문제 없을 것이라고 여기고 있었다. 허나 마법의 종말을 막을 방법이 전무할 것이라는 생각 따위는 추호도 해보지 않았다. “해리, 어떻게 해?” 공황 상태에 빠진 드레이코가 물었다. “어떻게 해?”

“입닥쳐 말포이, 생각좀 해보게!”

몇 분 지나지 않고, 벌떡 일어선 해리는 그가 조금 전 가짜 기사를 써내려갔던 양피지 두루마기와 깃펜을 근처 책상에서 낚아채고는, 신들린 듯이 무언가를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우리가 확인하면 돼,” 단호한 목소리로 해리가 말했다, “만약 정말로 마법이 서서히 소멸해가고 있다면 소멸의 정확한 속도와 완벽한 종말까지 남은 시간을 알아낼 것이고, 그리고 어째서 마법이 고갈되어가고 있는지, 그리고 그 해결법을 수색할거야. 질문 하나 하지 드레이코. 마법사들의 힘은 천천히, 그렇지만 꾸준히 하락세를 보였니, 아니면 급격하게 하락한 분기점이 존재했니?”

​“​모​…​모​르​겠​어​…​.​”​

“너는 호그와트의 네 창시자들과 비견되는 자들은 역사상 존재하지 않았다고 했었지. 그러면 이 하락세는 적어도 8세기 동안 진행되고 있었다는 거군. 혹시 5세기 정도 전에 갑작스럽게 마법사들의 힘에 문제가 생겼었다거나 그런 이야기를 들은 기억은 없어?”

드레이코가 필사적으로 떠올리기 위해 머리를 굴렸다. “어릴 적부터 항상 멀린보다 뛰어난 마법사는 전에도 이후로도 없을 것이고 그 이후로는 호그와트의 네 창시자들과 비견되는 자는 전무할 것이라고 들으며 자라왔어.”

“좋아,” 해리가 말했다. 그의 손은 미친듯이 무언가를 써내려가고 있었다. “머글들이 마법의 존재를 믿지 않기 시작한 건 대략 3세기 정도 전이기 때문에, 나는 그것과 무슨 연관성이 있을거라고 짐작하고 있었어. 그리고 1세기 하고도 반이 지잔 뒤, 머글들은 마법의 존재 하에서는 작동하지 않는 기술을 개발하고 사용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어쩌면 그 반대로도 작용할 수 있을거라는 추측을 했지.”

격노의 감정을 띄운 드레이코가 의자에서 화산과도 같은 기세로 일어나더니, 분노로 점칠되어 있는 나머지 인간의 언어로 들리지 않는 고함을 지르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모든 건 머글들 때문─”

“그 입 닥쳐!” 해리가 일갈했다. “너는 네 자신이 내뱉은 말도 기억 못하는 거니? 이 하락세는 최소한 8세기 정도 지속되었고 그 때 머글들은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았어! 우리는 진실을 밝혀내야 해! 물론 머글들과 이 사건이 무슨 연관성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네가 무턱대고 그들을 비난하고 힐난했다가 자칫 잘못해서 진실을 알게 될 기회를 영영 잃어버리게 된다면,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난 너는 네 지팡이가 그저 나무토막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현실을 자각하게 되고 말 것이라고!”

드레이코가 기어이 숨을 멈추고 말았다. 마법사들은 언젠가 스스로의 손으로 자신의 지팡이를 부러뜨릴 것이라고 그의 아버지가 곧잘 연설에서 말했었지만 드레이코는 지금껏 그 말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희박했고, 일어난다고 하더라도 그와는 상관없으니까. 허나 지금의 상황을 보니, 갑작스럽게 너무나도 현실적인 문제로 다가왔다. 그저 평범한 나무토막. 드레이코는 지팡이를 꺼내고 정확하게 목표물을 겨누고는 주문을 외웠는데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 끔찍한 상황을 멍하니 생각해보았다….

그런 일이, 모두에게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더 이상 마법사도, 마법도 없을 것이다, 영원히. 그저 먼 옛날 조상들이 부릴 수 있었던 신비의 전설을 후세들에게 재미삼아 들려주는 머글들만이 남을 뿐이다. 어떤 머글들은 말포이라고 불리울 것이며, 그의 가문은 역사에 그저 그 뿐으로 남게 될것이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드레이코는 어째서 죽음을 먹는 자들이 존재하는지 깨닫게 되었다.

그는 항상 죽음을 먹는 자들은 그저 어른이 되면 자연스럽게 거듭나는 것이라고 굳게 믿고만 있었다. 지금에서야 드레이코는 어째서 그의 아버지와 아버지의 친구들이 목숨마저 걸고 언젠가는 다가올 악몽을 필사적으로 저지시키려 하는지 이해했다. 세상에는 도저히 두고만 볼 수는 없는 일들이 있는 법이다. 하지만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필연적으로 일어날 일이라면 어떻게 되는 것인가. 그 희생들, 덤블도어에 의해 사그라든 친우들, 영원토록 떠나버린 가족들, 만약 그 모든 것들이 그저 헛수고에 불과했다면….

“마법은 결코 고갈되지 않아,” 드레이코가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사시나무 떨리듯 흔들리고 있었다. “그건 너무 불공평해.”

손을 갑작스럽게 멈춘 해리가 그를 올려다보았다. 그의 얼굴에는 노한 기색이 역력했다. “네 아버지가 ‘인생은 불공평하다’라고 말해주지 않던?”

확실히 드레이코가 ‘공평’이라는 단어를 언급할 때마다 아버지가 매번 말해주던 문구였다. “하지만,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기에는 너무 잔인─”

“드레이코, 내가 ‘타르스키의 진리론’라고 일컫는 수법을 네게 소개할게. 네가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따라 매번 그 양식이 바뀌어. 이번 경우에는 아마 이렇게 사용되겠지: 만약 마법이 세계에서 소멸되어가고 있다면, 나는 마법이 이 세계에서 소멸되어가고 있다고 믿을 것이다. 만약 마법이 소멸되어가고 있지 않다면, 나는 마법이 소멸되어가고 있지 않다고 믿을 것이다. 내가 원치 않을 수도 있는 믿음에 쉽사리 애착을 주지 말도록 하자. 만약 우리는 마법이 고갈되어가고 있는 세계에 살고 있는거라면, 우리는 그것을 믿어야 해, 그래야 무엇이 도사리고 있는지 깨달을 수 있고, 그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핸 대책을 도모할 수도 있으며, 최악의 경우에는 남겨진 시간동안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의할 수도 있지. 그저 믿는 것을 거부한다고 해서 그 일이 일어나지 않는 건 아냐. 고로 우리가 던져야 할 유일한 질문은 마법의 고갈 유무이며, 만약 그것이 일어나고 있는 세계가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라면 우리는 그것을 믿어야 해. ‘젠들린의 진리론’에 따르면: 진실은 언제나 진실이기에, 그것에 굴복한다고 상태가 악화되는 것은 아니다. 이해하겠어, 드레이코? 나중에 확실하게 암기했는지 시험해볼거니까 기억해둬. 진실이 아닐 수도 있는 무언가를 믿을 경향이 보이기 시작할 때마다 속으로 되뇌이는 문구야. 아니, 이 참에 네 스스로 한번 말해봐. 진실은 언제나 진실이기에, 그것에 굴복한다고 상태가 악화되는 것은 아니다. 말해.”

“진실은 언제나 진실이기에,” 주체할 수 없이 떨리는 목소리로, 드레이코가 따라했다, “그것에 굴복한다고 상태가 악화되는 것은 아니다.”

“만약 마법이 소멸해가고 있다면, 나는 마법이 소멸해가고 있다고 믿을 것이다. 만약 마법이 소멸해가고 있지 않다면, 나는 마법이 소멸해가고 있지 않다고 믿을 것이다. 말해.”

구역질이 입가까지 솟아오르는 것을 필사적으로 억누르며, 드레이코는 그 말을 반복했다.

“좋아,” 해리가 말했다, “명심해 둬, 어쩌면 우리가 완전히 잘못 짚었을 수도 있으니, 반드시 네가 믿으라는 법은 없어. 가장 먼저 우리는 도대체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먼저 연구해야 해, 그래야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과연 어떠한 세계인지 확신할 수 있으니까.” 해리는 고개를 돌리고 다시금 연신 손을 놀려가며 열심히 무언가를 써내려가고는, 양피지를 드레이코도 볼 수 있게 가까이 당겼다. 상체를 책상 쪽으로 숙인 드레이코는 해리가 녹색의 불빛을 양피지에 비추는 것을 느끼며 그것을 읽어내려갔다.

관찰 결과:

마법의 힘은 호그와트의 설립 당시보다 확연하게 약해져 있는 상태임.

가설:

1. 마법 자체가 서서히 고갈되어가고 있다.

2. 머글 그리고 스큅들과의 상호 교배를 통해 마법사들의 힘이 약해지고 있다.

3. 강력한 마법 주문이 역사의 저편으로 소실되어가고 있다.

4. 마법사들은 아이들에게 맞지 않는 식사를 제공하고 있거나, 혈통을 제외한 다른 무언가가 그들의 힘을 하락시키고 있다.

5. 머글의 기술력이 마법과 충돌하고 있다. (800년쯤 전부터?)

6. 강력한 마법사일수록 적은 후손을 남긴다. (드레이코 = 외동? 강력한 마법사들, 즉 퀴렐 / 덤블도어 / 어둠의 마왕이 자손을 남겼는지 조사할 것.)

실험:

“얼추 됐군,” 해리가 말했다. 그의 숨소리는 조금이나마 차분해져 있었다. “자, 만약에 정말 당혹스럽기 그지없는 문제에 직면해서 도무지 무엇부터 시작해야 될지 알 수 없을 때, 가장 현명한 선택은 바로 가장 단순한 실험들을 시험해, 당장 도출할 수 있는 결과부터 얻어내는 거야. 우리는 이 가설들을 구분할 수 있을 아주 간단한 실험들을 생각해내야 하지. 적어도 그 실험으로부터의 결과가 각각의 가설마다 확연한 차이점을 보이게 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어.”

드레이코는 그 목록을 아연하게 바라보았다. 별안간 생각해보니 그는 외동인 순혈들을 상당히 많이 알고 지내고 있었다. 그 자신은 물론이고, 빈센트, 그레고리 등, 거의 태반이 외동이었던 것이다.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강의 두 마법사인 덤블도어와 어둠의 마왕 또한 해리가 예견한 대로 자손을 남기지 않았다….

“다른 건 몰라도 2번과 6번을 구분해내는 것은 정말 토가 나올 정도로 까다로울 거야,” 해리가 말했다, “두개다 어쨌든 혈통과 관련이 있는 거니까, 우선적으로 마법의 하락세를 추적하고 그것을 마법사들이 남긴 자손들의 숫자와 비교해 머글 태생들의 마법과 순혈의 마법을 비교해….” 해리가 초조하게 손가락으로 책상을 두들겼다. “일단 2번과 6번을 하나로 묶어 임의로 ‘혈통 가설’로 칭해두자. 새로운 음식으로 식습관을 바꿀 때마다 급격하게 하락하는 마법의 힘을 마법세계의 전원이 느끼지 못했을 리가 없으니 4번은 가능성이 희박해, 애초에 800년 동안 도대체 어떤 음식이 그렇게 꾸준하게 변화했는지도 의문이고. 5번 또한 마찬가지로 가능성이 적어, 급격한 하락세도 없었고, 800년 전의 머글은 무능했으니까. 게다가 4번은 2번이랑 비슷하고 5번은 1번이랑 일맥상통하니 별 상관없어. 그러니까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크게 1, 2, 그리고 3번을 구별해나가면 되는거야.” 양피지를 자신 쪽으로 돌린 해리는, 그 세 개의 숫자에 타원을 그리고는, 다시 드레이코를 향해 돌렸다. “마법이 고갈되어가고 있거나, 피가 옅어지고 있거나, 아니면 점차 강력한 마법들에 대한 지식이 조금씩 소실되어가고 있다거나. 이 중 하나가 부합할 때 다른 선택지에서는 완벽하게 다른 결과가 나올법한 실험이 뭐가 있지? 이 중 내게 오류를 드러내게 할 만한 실험이란 도대체 무엇이지?”

“모른다고!” 드레이코가 폭발했다. “어째서 내게 그런 걸 물어보는거야? 과학자는 너잖아!”

“드레이코,” 얼핏 애절함마저 담겨있는 절박한 목소리로, 해리가 그의 이름을 불렀다, “나는 그저 머글 과학자들이 알고 있는 사실만을 알고 있을 뿐이야! 마법 세계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은 내가 아니라, 너라고! 나보다 더 많은 마법을 익히고 있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마법에 대해서도 분명 더 잘 알고 있을 것이고, 애초에 이 모든 것을 고안해낸 건 다름아닌 너니까 당장 진짜 유능한 과학자처럼 머리를 굴려 해결법을 제시해봐!”

침을 꿀꺽 삼킨 드레이코가 떨리는 눈동자로 양피지를 내려다보았다.

마법이 고갈되어가고 있다…마법사와 머글의 피가 서로 섞여가고 있다…지식이 소실되어가고 있다….

“마법이 점차 사라져가는 세계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지?” 해리 포터가 말했다. “마법에 대해 더 잘 알고 통달하고 있는 사람은 너니까, 추측을 하는 자또한 내가 아니라 너라고! 허구의 이야기를 각색해서 친구들에게 말해주고 있다고 생각해봐. 그 이야기에서 세계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지?”

드레이코는 나름대로 상상력을 최대로 발휘했다. “잘 써지던 주문이 어느 날 갑자기 발현되지 않을거야.”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나본 마법사들은 자신들의 지팡이가 한낱 나무토막으로 변모해버렸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것이다….

“만약 마법사의 혈통이 열악해져가고 있다면 그 세계는 어떻게 보이지?”

“조상들이 너끈히 해낼 수 있었던 일이 불가능하게 되어버리지.”

“그렇다면 지식이 소실되어가고 있는 세계는?”

“사람들은 애초에 그 주문을 외우는 방법조차 모를 것….” 드레이코가 말하더니, 순간 멈추었다. 본인조차도 스스로의 답변이 신기한것인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었다. “이거 시험해볼 가치가 있는 실험이군, 그렇지?”

해리가 결연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한 개 건졌네.” 깃펜을 다시 손아귀에 쥔 그가 ‘실험:’ 부분 아래에다가 그것을 적어나가기 시작했다:

A. 혹시 우리들이 지식으로는 알고 있으나 발현은 불가능한 주문이나 (이 경우에는 가설 1번 아니면 2번) 실전되어 더 이상 아무도 기억하고 있지 않은 마법들이 ​존​재​하​는​가​(​3​번​)​?​

“그렇다면 크게 1번과 2번을 묶어서 3번과 구별할 수 있게 되는군,” 해리가 말했다. “그렇다면 이제 1번과 2번의 차이를 확실하게 식별해야 해. 마법이 소멸하거나, 피의 힘 자체가 하락증세를 보이고 있거나. 그 구별법은 뭐지?”

“과거의 호그와트 입학생들은 어떤 마법 주문을 구사하고 있었는가?” 드레이코가 제안했다. “만약 과거의 입학생들이 지금보다 더욱 강력한 주문을 사용했다면, 더욱 강력한 혈통인 것으로─”

그러나 해리 포터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면 그저 마법 그 자체가 더 강력했을수도 있어. 우리는 그 차이점을 정확하게 판별해낼 요소가 필요해.” 해리는 의자에서 일어선 뒤 교실을 신경질적으로 돌아다녔다. “아니, 잠깐만, 어쩌면 먹힐 수도 있겠어. 만약 각각의 주문마다 개별적으로 소비하는 마법의 힘, 요컨데 마력이 차이난다고 가정을 해봐. 그렇다면 마법 그 자체가 약해진다면, 강력한 힘을 요구하는 주문부터 역사의 뒤편으로 사장되겠지만, 입학하고 나서 가장 처음 배우는 간단한 마법들은 여전히 남아있을 거란 말이야….” 해리의 걸음이 더욱 더 빨라졌다. “결코 좋다고 볼 수만은 없는 시험이야, 강력한 마법사들의 소실과 모든 마법의 소실의 차이나 마찬가지니까, 강대한 마법을 구사할 수 없을 정도로 혈통을 타고나지는 못 했지만 간단한 마법들은 너끈히 해낼 정도는 되는 것일수도 있고…드레이코, 혹시 특정한 시대의 강력한 마법사들, 가령 이번 세기의 강력한 마법사들이, 어린 시절에도 타 인물들보다 월등했는지 알고 있니? 가령 11세의 어둠의 마왕이 냉각 마법을 걸었는데, 교실 전체가 꽁꽁 얼어붙어버린다거나 그런 논외급의 힘을 행사했다거나?”

생각을 정리하려고 머리를 굴리자 드레이코의 얼굴이 자연스래 찌푸려졌다. “어둠의 마왕에 대해서는 들은 바가 없지만 소문으로는 덤블도어가 5학년의 O.W.L 변신술 시험에서 정말 듣도 보도 못한 기예를 선보였다고 해…그리고 내가 아는 한 다른 강대한 마법사들도 호그와트에서 상당한 우등생이었고….”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해리가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저 열심히 공부했을 수도 있어. 그래도, 만약 예전이나 지금이나 1학년 새내기들은 동등한 마법을 배우고 그 위력도 예전과 변함없다면, 2번보다 1번이 약간이나마 더 설득력 있다는 증거로 치부할 수 있어…잠깐, 가만 있자.” 해리가 걸음을 뚝 하고 멈추었다. “1번과 2번을 더더욱 효율적으로 구분할 수 있는 실험이 떠올랐어. 설명하는 데 조금 어려울 것 같네, 과학자들이 숙지하고 있는 혈통과 유전을 토대로 구상했으니까, 하지만 이해만 하면 실험하는 것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을거야. 그리고 만약 내 시험과 네 시험 결과를 비교해 같은 결과가 도출되었을 때야말로, 우리는 정답에 한없이 가까워졌다는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하게 되는 거지.” 거의 뜀박질을 하다시피 책상으로 돌아간 해리는 양피지를 쥐고 신들린듯이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B. 고대의 1학년 학생들은 현대의 그들과 같은 수준의 마법을 구사했으며, 동등한 위력을 선보였는가? (2번보다 1번에 미약한 힘을 실어주는 근거가 되지만, 혈통의 문제로 강력한 마법사들의 개수만이 급감하고 있다는 가설 역시 배제할 수 없음.)

C. 혈통에 대한 과학적인 지식으로 1번과 2번을 구분할 추가적인 시험은, 추후 작성할 것.

“좋아,” 해리가 말했다, “적어도 1번, 2번, 그리고 3번의 차이점을 밝혀내기 위해 시도는 해 볼수 있게 되었으니, 당장 움직이도록 하자, 일단 다른 시험들은 가진 것들을 먼저 실험해보고서 생각해도 늦지 않아. 일단 드레이코 말포이와 해리 포터가 진지하게 정보를 주고받으며 복도를 걸어가는 건 내가 생각해도 정말 기이하게 보일 테니, 내개 한가지 착상이 있어. 너는 호그와트의 성내를 돌아다니며 오래된 초상화들을 찾아내고, 그들이 호그와트에 입학했을 때 어떠한 주문들을 배우고 구사했는지 물어봐. 초상화니까 드레이코 말포이가 그러한 질문들을 물어본다는 것에 위화감을 느낄리가 없어. 나는 최근에 걸린 초상화들과 아직 살아있는 실제 사람들에게 우리들이 지식으로는 알고 있지만 발현할 수는 없는 주문들에 대하여 아는 바가 있는지 물어보도록 할게, 그 어느 누구도 해리 포터가 그런 기괴한 질문을 물어본다고 해서 괴이쩍게 생각하지는 않을 테니까. 그리고 나는 소실되어버린 주문들에 복잡하고 난해한 연구를 해야하니까, 내 개인적인 과학적 질문에 필요한 정보들을 네가 모아왔으면 좋겠어. 아주 단순한 질문이니까 그저 초상화에게 물어보는 것만으로도 쉽게 답을 확보할 수 있을거야. 양피지 조각에다가 적는 것을 추천할게, 준비됐어?”

다시금 자리에 앉은 드레이코는 양피지와 깃펜을 수색하며 책가방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것들이 모두 책상 위에 완비되자, 드레이코가 결연한 얼굴로 해리를 올려다보았다. “언제든지.”

“혼례를 올린 스큅 부부를 알고 있는 초상화들을 찾아 ─ 그런 표정 짓지 마 드레이코, 정말 중요한 질문이니까. 그냥 한 때 그리핀도르였던 최근에 걸린 초상화들에게 물어보거나 하면 되잖아. 그 스큅 부부들이 낳은 모든 아이들의 이름을 댈 수 있는 초상화들을 찾아. 그 아이들의 이름을 모조리 적고 그 아이가 마법사, 스큅, 아니면 머글이었는지 확실하게 적어둬. 만약 특정한 아이가 스큅이었는지 머글이었는지 확실치 않다면, ‘비마법사’라고 적고. 그 부부의 모든 아이들을 제대로 적어야 해, 단 한명도 남김없이. 만약 그 초상화가 모든 아이들이 아니라, 마법의 재능을 타고난 아이들의 이름만 기억하고 있다면, 그 부부에 관한 정보는 모두 지워버려. 스큅 부부의 모든 아이들을 완벽하게 기억하고 있는 초상화의 정보만을 가져오는 것이 이 실험의 핵심이야. 최소한 40개의 이름을 확보해주면 고맙겠어, 그보다 더 많으면 많을수록 좋고. 다 적었니?”

“한번만 더 반복해줘,” 양피지에 모두 작성한 드레이코가 말하자, 해리가 반복했다.

“알겠어,” 드레이코가 말했다, “하지만 어째서─”

“과학자들이 이미 밝혀낸 혈통의 비밀 중 하나와 관련되어있어. 네가 돌아오면 설명해줄게. 일단 여기서 흩어져서 한 시간 뒤, 그러니까 오후 6시 22분에 이 자리에서 만나자. 준비됐어?”

드레이코가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너무 갑작스러운 전개였지만, 그런 것에 드레이코는 이미 오래 전에 이골이 난 상태였다.

“그럼 가자!” 그렇게 외치고 해리 포터가 후드가 달린 망토를 단 한번의 손짓으로 거칠게 벗고는 주머니에 넣자, 그것이 와구와구 먹어대기 시작했고, 그의 주머니가 식사를 끝마치는 것조차 기다리는 것을 거부한 채 등을 돌리며 교실 문으로 쏜살같이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 와중 너무나도 재촉한 나머지 책상 몇 개와 의자들을 넘어뜨리고 말았다.

드레이코가 그의 망토를 벗고 겨우 책가방에 도로 집어넣었을 때, 해리 포터는 이미 오래전에 사라지고 난 후였다.

드레이코는 거의 뛰다시피 문으로 향했다.



이번화 감상 포인트:

1. 입닥쳐 말포이.

2. 마법이 고갈되어가고 있다 파문.

3. 과학자들이 점점 인외들로 보이기 시작.

토할 것처럼 어렵던 과학적 방법이 드디어 끝났네요. 다음 화부터는 제발 좀 쉬워지길...

'타르스키의 ​진​리​론​'​(​T​a​r​s​k​i​'​s​ Theory of Truth), 원문에서는 'litany of Tarski', 직역하자면 '타르스키의 기도'가 되지만, 해리의 말로 보아하니 아무래도 타르스키의 진리론을 언급하고 있는 것 같아 의역했습니다. '젠들린의 진리론'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으나, 시카고 대학의 심리학자이자 철학박사인 유진 젠들린이 저러한 말은 했던 것은 분명하기에 이것 또한 원문에서는 'litany of ​G​e​n​d​l​i​n​'​이​었​으​나​ 진리론으로 의역했습니다.

점점 더 과학자들이 제 눈에는 인외로 보이는 군요. 물론 해리가 조금 특별한 경우겠지만 실제로 가설을 실험하려면 저렇게 하는게 맞습니다. 타르스키의 진리론 또한 과학자라면 반드시 명심해야하는 거죠. 실험을 실행하기 전, 먼저 방법이 맞다는 확신을 해야 하고, 생각하지 못한 결과가 나오더라도 승복해야 합니다. 과학적으로 증명해낸 것이기에 과학적 방법이라고 불리우는 것이고, 해리의 설명으로 인해 이번화의 제목이 성립됩니다.

쪽지로 어떤 분이 친절하게도 맞춤법들을 지적해주셨습니다. 제대로 된 한국어 교육을 안 받으니 이런 결과가 나오네요. 문법이 거의 초딩 수준. 사실 띄어쓰기도 전혀 아는 바가 없으니...지적은 달게 받겠습니다.

아 근데 다 필요없고 헤르미온느 언제 나와 헤르미온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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