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6 이야기
자아, 이제부터 진짜 지옥이다.
<단케>
콜베르와 함께 학원의 안뜰로 돌아온 루이즈는, 그곳에서 그가 옮겨주고 있던 대검을 받았다.
델프링거를 양 손으로 끌어안듯이 들고, 무거움에 휘청거리며 갈짓자 걸음으로 조금씩 전진해가는 소녀의 모습에 콜베르가 복잡한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던 건 비밀이다.
덧붙여서, 시조의 기도서는 방에서 함께 꺼낸 가방 안에 넣어져 어깨에 걸쳐져 있다.
「단케!」
휘청거리는 발걸음으로 용의 깃옷까지 다가간다.
날개를 기어올라, 그대로 그가 타 있는 곳에 미끄러져 들어간다.
착지 장소가 청년의 무릎 위라는 건 조금 오산이지만......이건 비상 사태이니까 어쩔 수 없다. 응.
「주......무슨 일인가?」
그 음성은 평소처럼 억양을 느끼지 않게 하는 것.
하지만, 청년과 오래 어울린 루이즈는 알고 있었다. 그가 자신의 등장에 희미하게나마 동요한 것을.
애초에, 타르브 마을에는 혼자서 몰래 갈 생각이었겠지.
하지만, 막상 출발하려고 할 때 주인인 자신이 나타난 것이다. 이걸로 놀라지 않을 리 없다.
「나도 갈거야」
설득에 응할 생각은 없다고, 처음부터 분명한 말투로 루이즈는 그렇게 말한다.
단케를 이대로 가게 해 버리면 터무니없는 무리를 해 버린다.
친구를 위해 몸을 던진다. 그게 이 청년의 장점이라는 것은 이해하고 있지만, 그것과 이건 별도의 이야기다.
사실 말리고 싶다. 가지 말라고, 나와 함께 학원에 남으라고 큰 소리로 말하고 싶다.
그래도, 청년은 절대로 고개를 끄덕이지 않겠지.
그러니까 자신이 함께 가는 것이다. 그가 무리하도록 하지 않기 위해.
「저, 절대로 따라갈테니까!」
아니나 다를까 꺼려하는 청년에게, 다시 한 번 분명하게 선언한다.
이미 올라타 버린 것이다. 뒤로 물러날 생각은 더더욱 없다.
불퇴의 결의를 품고, 루이즈는 한층 더 말하려고 숨을 들이킨다.
그런 소녀의 결의와는 달리, 청년은 이렇게 불쑥 중얼거렸다.
「아니, 그건 상관 없다만.......」
「나는 네 주인님이니까-------------라니, 괜찮아?」
예상하고 있던 이상으로 교섭이 잘 된 것에 맥이 빠지는 루이즈. 어쩐지 허탕을 친 기분이다.
평소처럼 담담한 어조로 반대해 온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설마 갑자기 긍정한다고는.
단케가 담담한 얼굴을 하고 있던 것은, 아무래도 용의 깃옷이 원인인 것 같다. 하지만 그것도 델프의 조언에 의해 해결된 듯 하다.
「콜베르 선생님이 가르쳐 주었어. 네가......전쟁터에 간다고」
「...........」
청년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부정하지 않는 건 루이즈의 지적이 핵심을 찌르고 있기 때문이겠지.
------------전쟁터에 간다.
그렇게 생각한 것 만으로도 무서워서 참을 수 없을텐데, 신기하게도 몸에 떨림은 없었다. 이것도 단케와 함께 있기 때문일까.
「......역시, 내버려 둘 수 없지. 그 메이드를」
「시에스타인가. 그래------------그렇군」
마치 지금 떠올렸다는 듯한 그 말의 뒤에, 대체 얼마만큼의 마음이 담겨져 있는 것일까.
꾹, 하고 가슴에 솟아오르는 아픔을 억눌러, 루이즈는 일부러 질린 듯한 미소를 보였다.
「처음은 말야, 그런 바보같은 짓, 절대로 그만두게 할 생각이었어? 그래도 네 얼굴을 보니까 그런건 아무래도 상관없어졌어」
그건 거짓말이다.
아무래도 상관없을 리가 없다. 말릴 수 없다면, 줄곧 여기서 기다리는게 싫었으니까 자신은 이곳에 있다.
나아가는 끝에 있는 건 한없이 절망에 가까운 미래겠지.
하지만 어째서일까?
이 청년과 함게 있으면 그것만으로도 어떻게든 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떠올리는 것은 용의 깃옷에 타 있을 때 그의 얼굴. 그 표정에는 지금까지 본 어느 표정보다도 용맹하고.......
확, 하고 얼굴이 열을 띠어가는 것을 스스로도 알 수 있었다.
그걸 평소처럼 고개를 저어 얼버무리려 하다가, 멈춘다.
지금부터 자신은 전장으로 가는 것이다. 생각하고 싶지도 않지만, 이게 그와 함께 지낼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지도 모른다.
각오는 한순간에------------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그만한 속도로 정해졌다.
체내에 쌓인 열을 토하듯이 짧게 숨을 쉰다. 그리고 청년의 어깨에 손을 얹어, 가볍게 자신의 몸을 들어올렸다.
무슨 일일까 싶어 이쪽을 보는 단케.
무심코 눈을 돌리고 싶어지는 충동을 억지로 눌러, 경종처럼 울리는 고동을 남일처럼 느끼면서 루이즈는 한껏 용기를 쥐어짠다.
그리고 청년의 귓가에 얼굴을 대고, 속삭였다.
「이『비행기』에 타고 있을 때의 너, 굉장히......그......멋있었어?」
「그런가?」
돌아온 말은 여전히 붙임성의 파편도 느껴지지 않은 것이며.......
그러니까, 그게 오히려 그다워서------------루이즈는 욱하는 것도 잊고 쓴웃음을 지으며 입가를 들어올렸다.
그런 소녀의 표정에 부끄러움이라도 느낀 것일까. 단케는 짧게「가자」라고만 말하고, 용의 깃옷의 뚜껑(같은 것)을 닫았다.
그 모습을 웃을 것 같이 바라보며, 루이즈는 폐쇄된 용의 깃옷 안에서 이렇게 힘차게 선언하는 것이었다.
「응. 아, 나도 타고 있으니까 무리하면 안 되니까 말야! 너는 나를 지킬 의무가 있으니까--------------줄곧. 그래. 앞으로도 계속! 그러니까------------」
반드시 살아 돌아오자, 여기에! 다함께!
그가 날아오른 날.
하늘은 무섭다. 하늘을 날면서 그런 걸 생각하는 것도 어떨까 싶지만, 이게 지금 내가 품은 솔직한 감상이다.
자, 갑자기 미안하지만 나는 큰 문제와 싸우고 있다.
델프의 지시에 따르는 것으로 헤메지 않고 타르브 마을에 도착할 수 있었지만, 무슨 일인지 다가가려 해도 군인분의 유도가 없는 것이다.
이런 골동품이 하필 전장을 날아다니는데 누구 하나도 불평하지 않는다던가, 대체 이 나라의 군인은 뭘 생각하고 있는걸까?
이러는 동안에도 서서히 연료-------------그리고 무엇보다도 내 체력이 줄어들고 있다. 빨리 땅에 다리를 대지 않으면 이상하게 되어버릴지도 모른다.
「너무해.......」
뒷좌석의 바람막이에서 고개를 내밀고 마을을 내려다보는 루이즈가 울 듯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녀의 마음은 아플 정도로 잘 안다.
우리들은 이 마을에 하루만이라고 해도 체재했고, 환영을 받았던 것이다. 그런 장소가 이정도까지 무참하게 파괴되어서 분노를 느끼지 않을 인간은 없겠지.
조종간 조작이 겨우인 나조차 열받고 있는 것이다. 보는 것 밖에 못하는 루이즈는 더욱 그렇겠지.
바람막이 저편에는, 자기 안뜰처럼 마을에 불을 뿜어내는 드래곤(이겠지. 아마)의 모습이 보인다.
그 더욱 안쪽에 당당하게 떠 있는 다수의 배.
이 무슨 절망적인 광경. 위가 따끔따끔 아프기 시작했다.
물론, 그들에 대한 분노가 없는 건 아니지만----------------
뭐, 뭐어. 아무리 상대가 답이 없는 녀석들이라고 해도 민간인이 전쟁에 개입할 수는 없지.
제로센에는 루이즈도 타고 있는 것이다. 무리는 하지 말라고 들었고, 여긴 얌전하게 따르자.
......하아, 얼마나 근성 없는거야, 나는. 은인의 고향이 파괴되고 있다는데.......
자신의 지나친 한심함에 울고 싶어진다. 설령 치트인 루~운♪의 가호가 있어도, 사람 성격은 그렇게 간단히 바뀌지 않는다는 건가.
하지만 여기서 울어서 시야를 비뚤어지게 할 수는 없다. 조종간을 강하게 쥐어, 어금니를 아플 정도로 씹어 참는다. 눈물로 앞이 보이지 않아서 추락이라던가, 우스갯소리도 안 되니까.
어쨌든 서둘러서 가능한 한 안전하고 넓고 안전한--------------즉 안전한 곳에 제로센을 착지시켜 시에스타를 찾으러 가자.
그녀다. 가족과 함께 근처 숲 안에라도 피신해 있을 것임에 틀림없다. 나도 아마도 그럴테니까.
기체를 살짝 기울여, 마음 속에서「안전한 장소. 안전한 장소」라고 중얼거리며 내려다보고 있자 갑자기 조종간을 쥔 내 손등이 따뜻해졌다.
「주......?」
그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루이즈가 몸을 내밀어 자신의 손을 내 손에 겹치고 있는게 보였다.
과연. 갑자기 따뜻해진 것은 그녀의 체온이 전해졌기 때문인가.
------------라니, 납득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고?!
「루이즈, 그 자세는 위험하다. 자리로 돌아가라」
완전히 당황하고 있는 것 같으므로 들리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내심으로는 안절부절하고 있는 내가 있다.
지금의 그녀는 급선회라도 한다면 몸이 바람막이에 내던져져, 잘못하면 밖으로 날아가 버려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니까.
짧게「알았어」라고만 말한 소녀는, 내 말을 어떻게 해석했는지 그 작은 몸을 앞으로---------------다시 내 무릎 위로 미끄러져 왔다.
어라, 혹시가 아니라 말 통하지 않는거야......?
제로센의 구동음에 지워지지 않도록, 가능한 한의 성량을 내 말할 생각이었지만 들리지 않았던 걸까.
「단케, 전언 철회야」
「..........」
아, 아니. 그건 곤란해. 무지 곤란해.
루이즈가 작으니까 아직 시야는 확보되어 있지만, 그녀가 여전히 불안정한 자세인 건 변함없다.
「루이즈, 그건-----------」
곤란하니까 자리로 돌아가 줘.
라는 내 본심이 끝까지 말해질 일은 없었다. 어째서냐면 말하는 것보다 빨리 루이즈가 입을 열었기 때문이다.
내 귀엽고 상냥한 주인님은 날카롭게 앞을 바라보고, 검지를 세워 주먹을 앞으로 내밀면서 엔진 소리에 지지 않을 정도로 커다란 목소리로 말했다.
「단케에! 네 주인으로써 명령할게!! 저 녀석들을 시에스타의 마을에서---------------그리고, 우리들의 나라에서 쫒아내 줘!!!」
의욕 만만이네요, 루이즈씨.
이제 이렇게 되어 버리면 각오할 수밖에 없겠지.
이 총명한 소녀가 이렇게까지 확실히 단언한 것이다. 분명 뭔가 승산이 있음에 틀림없다.
그 폭발 기술의 응용이라던가......응. 있을 것 같다.
그렇게 되자, 갑자기 의즤가 끓어 오니까 속물적인 녀석이다.
기분 탓인지 루~운♪도「힘내라! 너라면 할 수 있어! 절대로 할 수 있다니까!」라는 듯이 빛나며 격려해 주는 느낌이 들었다.
「알겠다, 주」
루이즈는 고집을 피워서라도 무릎 위에서 내려올 생각은 없는 것 같다.
그녀의 작전에는 시야 확보가 최저 조건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으니 벨트로 몸을 고정해, 제로센을 조작한다. 목숨에 관계되는 사항에 관해서는 관대한 나였다.
일단 타르브 마을을 습격하고 있는 녀석들의 옆에 기체를 갖다대면 될까?
갖다대면 루이즈가 마법(과학)으로 어떻게든 해 줄 테니까, 나는 운전에 전념하고 있으면 되는 거다. 편하고 좋은걸, 편해서.
조종간을 잡으면서 의식을 기체 조작에만 집중시킨다.
이러는 동안에도 루~운♪이 발동하고 있는 것 같아서 체력의 감소가 괜시리 빠르다. 할 수 있는 일이라면 HP가 끊기기 전에 일망타진 해 줬으면 한다면 그거 참.
발견되지 않도록 고도를 높이고 있던 제로센을 급강하시켜, 상공에서 타르브 마을에 접근한다.
순간, 결코 넓다고는 할 수 없는 기체에 델프링거의 경고가 울렸다.
「파트너! 발견된 것 같다고! 브레스가 오기 전에 화려한 걸 한방 먹여주라고!」
엿보면 확실히 델프의 말대로, 전방에 있는 용이 당황한 모습으로 자체를 정돈하고 있다.
자아, 아가씨 해치워 주세요!
그런 의미의 시선을 무릎팍의 소녀에게 보내려 하다가, 어째선지 거기서 루이즈의 다갈색 눈동자와 시선이 딱 맞았다.
어, 어라. 이상한걸. 어째서 그녀는 지팡이를 들고 있지 않은걸까? 어쩐지 공연히 싫은 느낌이 든다.
시선이 부딪히고, 한 박자 늦게 루이즈가 나를 향해 끄덕거린다.
그 의미를 이쪽이 묻는 것보다 빨리, 그녀는 내 몸에 달라붙으며 용맹하게 이렇게 말했다.
「단케, 해치워!」
「알겠다, 주. 이제부터가 진짜......지옥이다......!」
물론 나에게 있어서.
설마 이 말을 리얼로 쓸 처지가 될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부탁이니까 내탄 비늘이라던가 방탄 필드 장치라던가 탑재하지 말아줘.
마음 속으로 신에게 기도를 올리며, 슬롯 레버의 발사 손잡이를 잡는다.
순간, 제로센의 양 날개에 장비되어 있는 20밀리 기관포가 괴성을 지르는 것이었다.
충격과 소리에 쫀 건 나만의 비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