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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키 시리즈 사치코편

マリみて 祐麒シリーズ


Original |

Translator | 淸風

 오가사와라 사야코는 고민하고 있었다.
 고민의 원인은 사랑하는 딸, 사치코였다.
 사치코가 남성 혐오증이라는 건 사야코도 눈치채고 있었다. 사치코는 용모도 아름다운데다가 오가사와라 집안의 아가씨기도 해서, 파티나 공공장소에서 신사분들이 말을 걸어올 때가 잦다.
 엘리트 의사, 청년 실업가, 배우, 유명 기업의 자제 등 지위나 위치, 권력은 물론 미인, 미남 등 그야말로 마음대로 골라잡아도 좋을 정도의 신사분이 사치코에게 말을 걸어 온다.
 하지만 당사자인 사치코는 그 모두에게 온화한 대답을 하기는 하지만 필요 이상으로 친해지는 일은 없다. 반드시 어느 정도 이상 거리를 두고 상대를 하며, 다가가지 않는다.
 수줍어한다거나 자신의 위치를 신경 쓰고 있다거나 하는 건 아니다. 다른 사람이 아무도 모른다 해도, 어머니인 사야코는 알 수 있었다. 그건 명확히 거절하는 태도였다.

 옛날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적어도 어릴 무렵부터 얼마 전까지는, 약혼 상대인 카시와기 스구루에 대해서는 어떠한 연애감정 닮은 것을, 어린 소녀가 동경하는 이성에 보내는 눈길을 향하고 있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갑자기 그러지 않게 되었다. 스구루에 대해서 거절은 하고 있지 않지만, 고집스레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대하고 있다. 약혼이라는 관계를 끊고 싶다고까지는 생각하고 있지 않은 모양이지만, 한때의 사모는 어느덧 어딘가에 흩어져 버린 것처럼 보인다.
 사야코는 우려하고 있었다.
 딸인 사치코는 여자로서 행복해 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남성과 사랑을 해서, 행복한 가정을 꾸리기를 바란다. 오가사와라의 이름에 얽매일 것 없이, 평범한 소녀로써 연애를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약혼에 그리 얽매일 필요는 없다. 여차하면 스구루를 양자로라도 들이면, 후계자에 대해서도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
 누가 뭐래도 오가사와라 사야코는 오가사와라의 일족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어머니인 거다.

 하지만 중요한 사치코가 남성 혐오증이어서야 어쩔 도리도 없다.
 카시와기 스구루와의 관계를 기대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시작했을 무렵부터, 매력적인 남성을 몇 명이나 슬그머니 맞대 보았지만, 그 누구도 바람직한 결과를 얻을 수 없었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 알 수 없어 곤란해하고 있었지만,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변화는 찾아왔다.

 후쿠자와 유키.

 그와 접할 때에만 사치코는 정말로 부드러운 표정을 짓는다. 다른 남성에게는 보인 적 없는 듯한 온화한 표정을 하는 거다.
 아마도 그건 사치코의 소중한 여동생, 후쿠자와 유미의 남동생이라는 사실이 큰 원인인 거겠지만, 이 상황에서 사소한 이유는 어쨌건 상관없었다. 중요한 건 사치코가 조금이나마 마음을 허락한 남성이 나타났다는 사실이었으니까.
 이걸 살리지 않을 수는 없겠지.
 사야코도 그와 접한 적이 있었는데, 상냥하고 사랑스러운 소년이었다. 그라면 충분히 사치코를 감싸 주리라고 여자의 직감이 고하고 있었다. 사치코보다 한 살 연하지만, 그 정도라면 문제는 없다.
 이 뒤는 어떻게 둘의 거리를 좁힐 수 있을지, 특히 사치코의 마음을 어떻게 풀어갈지 겠지.
 사야코는 고민에 잠겼다.

 오가사와라 사야코.

 한 사람의 어머니임과 동시에, 역시 오가사와라 집안의 일원이기도 했다.

아가씨는 걱정꾸러기?! 첫 번째


 거대한 문 앞에 유키는 멍하니 서 있었다.
 정말로 틀림없는 것인지 의심하고 싶어져서, 문을 올려다본다. 아까 전부터 문 앞을 어슬렁거리고 있었으니까, 누가 보기라도 했다간 분명히 수상한 사람이라 생각했겠지. 
 여기는 오가사와라 저택의 앞. 유미의 친누나인 유미의, 릴리안 여학원에서의 언니인 오가사와라 사치코의 집이다. 어째서 호자서 오가사와라 집안까지 오게 된 건지, 그 과정을 떠올리는 유키.
 그건 한 통의 전화에서 시작되었다.

‘――여어, 유키치. 건강하냐?’
“예. 덕분에요. 무슨 일인가요, 선배?”
 전화 상대는 하나데라 학원에서의 선배, 카시와기였다. 유키는 방의 침대 위에서 양반다리를 풀며 수화기에 귀를 댄다.
‘아아, 유키치. 3일 뒤는 한가해?’
“3일 뒤라면―――.”
 말하면서 달력을 바라본다.
 덧붙여서 현재는 여름방학 한창이다. 따라서 3일 뒤는 토요일이지만 수업은 없고 학생회의 활동도 없고 친구와 놀 약속도 없다. 요는, 한가했다.
“무슨 일인가요? 이야기에 따라서 다를 것 같은데요.”
 예정을 묻는 걸 보면 뭐든지 그날에 부탁할 것이라거나 초대할 게 있는 거겠지만, 말하는 걸 고민 없이 듣는 건 위험하기에 일단 그렇게 질문으로 답해 본다.
‘뭐야, 내가 이상한 걸 부탁하리라고 경계하고 있는 거야? 정말, 내가 재학중일 때는 말하는 걸 뭐든 들어 줘서 솔직하고 귀여웠었는데.’
“뭐어, 선배니까요. 그래서, 뭔가요? 그날은 비어 있긴 한데.”
‘그렇게 경계하지 마. 그렇게 나쁜 이야기는 아니야. 실은 그날, 삿쨩의 집에서 납량 파티가 개최될 건데.’
“――에? 어디서, 뭐가 라고요?”
 낯선 단어가 연속해서 나왔기에 무심코 되물어봐 버렸다.
‘아아, 삿쨩이라는 건 오가사와라 사치코, 즉 유미 쨩의 언니야. 유키치도 알고 있겠지?’
“예, 물론.”
 현재 릴리안 여학원에서의 홍장미님. 산백합회의 중심인물이고, 릴리안, 하나데라 두 학교에서의 학원 축제 준비를 위해 여름방학 중에도 사전 협의 중에 얼굴을 보거나 했다. 앞에 ‘초’가 붙을 정도의 미소녀이자 ‘완전무결’이 붙을 정도의 아가씨다.
 그러고 보면 스구루와 사치코는 친척이어서 스구루가 사치코를 ‘삿쨩’이라고 부르고 있다는 걸 떠올렸다.
‘삿쨩의 집, 즉 오가사와라 집에서 납량 파티가 개최될거야, 3일 뒤에.’
“예에.”
‘거기에 나가줬으면 해.’
“예에―――에, 에에?!”
 생각지도 못하게 목소리를 올려 버렸다.
 그것도 그렇겠지. 어째서 갑자기 오가사와라 가의 파티 같은데 나왔으면 한다는 의뢰를 받고 있는 걸까.
 스구루는 그런 유키의 동요를 느꼈는지 이유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물론, 원래는 내가 갈 예정이었어. 그런데 피할 수 없는 일이 생겨 버려서, 나는 나가지 못하게 되어 버렸어. 그러니까 나 대신에 나가줬으면 한다는 거야.’
“아니, 그렇다고 해서 어째서 저인가요? 별로 제가 아니어도……게다가 애초에, 볼일이 생겼다면 그건 어쩔 수 없잖아요. 그냥 결석하면요?”
‘확실히 그렇겠지만, 삿쨩을 생각하면 말야.’
“――무슨 소린가요?”
‘유키치도 들었잖아? 삿쨩은 남성 혐오증이야.’
 사치코가 남성 혐오증이라는 이야기는 확실히 들었었다. 스구루에게서도 들었고, 유미에게서도 들었다. 이번 여름에는 ‘약칭 OK 대작전’ 같은 일에도 협력 당한 결과, 완전히 실패했다는 에피소드도 있을 정도다.
 하지만 이 이야기에 사치코의 남성 혐오증이 어떤 관계가 있는 걸까.
‘파티에는 물론 나 외에도 많은 사람이 초대되어 있어. 모기업의 사장 자제라거나, 정치가의 아들이라거나, 학자의 아들이라거나, 뭐어, 형형색색의.’
​“​하​아​…​…​대​단​하​네​요​.​”​
‘오가사와라 집안이라면 그리 대단한 것도 아니야. 그래서 그런 녀석들이 왔을 때, 내가 있으면 그건 괜찮아. 나는 일단 삿쨩의 ‘약혼자’라는 걸로 되어 있고.’
 그 이야기도 들었었다.
 비주얼만을 보면 어울리는 미남미녀 커플이겠지만, 실제로는 그렇지도 않은 모양이다. 사이가 나쁘다는 건 아니고, 연인은 될 수 없다 운운하는 이야기를 말했던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하지만 내가 없으면 어떻게 된다고 생각해? 우리는 약혼자 사이라고 해도 정식으로 문서를 주고받은 것도 아니고 납폐를 한 것도 아니야. 그들은 분명히 삿쨩과 사이가 좋아지려 기를 쓰겠지.’
“아아…….”
 어떻게든 상황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삿쨩의 마음에 들 수 있다면 그들에게도 충분히 찬스가 있어. 뭐어 실제로 삿쨩의 마음에 드는 일은 어지간한 일이 아니면 있을 수 없겠지만.’
“과연, 제게 부적이 되어달라고 하는 거군요.”
 라고, 납득하고 수긍하려고 했을 때.
‘아니, 아니야.’
“엣?”
 침대 위해서 무심코 자빠질뻔했다. 이야기의 흐름을 보면 분명히 그런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거다.
‘잘 생각해 봐. 유키치가 곁에 있다고 해도, 아무도 너에 대해서는 몰라. 어째서 이녀석은? 이라고 생각할 정도지, 다들 삿쨩에게 거리낌 없이 말을 걸어오겠지.’
“하아. 그럼, 어째서.”
‘아까 말했잖아. 삿쨩은 남자 혐오증이라고. 그래도, 오가사와라 가의 아가씨라는 입장도 있으니까 그들이 이야기를 걸어오면 함부로 다룰 수도 없어. 남성 혐오증인데 이야기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된다.’
“그거야 그렇겠죠.”
‘거기서, 유키치야.’
“에?”
‘유키치는 삿쨩이 나 외에는 유일하게 마음을 허락하고 있는 젊은 남자라 해도 좋아. 역시 유미 쨩의 남동생이라는 게 큰 걸까. 그러니까, 삿쨩의 곁에 있으면서 삿쨩의 이야기 상대가 되어줬으면 해. 삿쨩의 기분을 풀어주는 것도 있고, 유키치가 있다는 걸 핑계로 그들을 적당히 거절할 수 있는 제물이 되어줬으면 해.’
 제대로 된 예는 아니지만, 스구루가 유키에게 바라고 있는 역할을 어떻게든 이해했다.
‘원래는 유미 쨩 쪽이 분명 삿쨩에게는 괜찮겠지만, 그들은 여성을 다루는데 익숙해져 있어. 유미 쨩은 남성에게 익숙하지 않은 모양이고, 그럴 뿐만 아니라 유미 쨩의 경우에는 역으로 위험할지도 몰라.’
​“​그​건​―​―​―​그​렇​겠​네​요​.​”​
 좋게 말하면 솔직한 성격인 유미니까, 그 어딘가의 도련님이 몇 살인지는 모르겠지만, 여성의 취급에 익숙해져 있는 남자에게 대항할 수 있을지는 의심스럽다. 거기다, 유미에게 손을 대지 않는다고도 할 수 없다.
‘그렇게 되면 내가 부탁할 수 있는 건 유키치, 너 정도밖에 떠오르지 않았어.’
 유미 외의 산백합회 임원을 부른다는 것도 생각지 못할 건 아니지만, 결국 유미와 같은 이유에 도달한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다들 아가씨 학교 출신의 여고생이니까. 거기에다 유키도 스구루도 다른 임원들과 특별히 친한 것도 아니다.
“……그래도, 예를 들면 그 외에도 여성은 있잖아요?”
‘음―, 그게 이번에는 어떠한 이윤지, 거의 없어. 토코도 집안의 용무로 그날은 출석할 수 없는 모양이고.’
 머리를 양쪽 귀 위로 묶어 돌돌 말아내린 소녀의 모습을 떠올린다.
‘어쨌거나 이런 이윤데, 맡아주지 않을래? 물론 이야기는 내가 전해 둘테고. 거기에, 맛있는 것도 잔뜩 먹을 수 있어.’


 식사에 끌리는 건 아니지만, 결국 유키는 그 부탁을 받기로 했다. 제대로 된 부탁이었고, 혹시나 가지 않았다가 유미에게 이 일을 들키면 화낼 것 같고, 오가사와라 집안의 파티나 식사라고 하는 것에 호기심이 움직이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와 동시에 사치코와 만날 수 있다는 것도 약간의 이유였을지도 모른다.
 하여튼간에, 이렇게 오가사와라 저택의 문 앞까지 오게 되었지만, 정작 와 보니 거기서 망설여 버리는 건 일반인으로써의 슬픈 부분일까.
 역시나 되돌아가야 하나 하는 마음도 들뻔했지만, 그래서는 전혀 의미가 없다. 이제 갈 수밖에 없다고 마음을 굳혀 인터폰에 손가락을 뻗었다.



 거기는 이세계였다.
 안내받아 들어간 곳은 오가사와라 저택 부지내의 약간 트여있는 장소였다. 실외기는 하지만 은은히 조명이 깔린 공간은 어딘가 환상적이다. 결코, 헛되게 빛을 쓰고 있는 게 아니다. 오히려 최대한 자연의 빛을 죽이지 않으려는 듯한 배려가 되어 있다. 여름이어서 저녁이 지났다고는 해도, 아직 충분히 주변이 밝기 때문이기도 하겠지.
 실외에서의 파티, 라고 하는 건 약간 예상 밖이었지만 제법 풍치가 있다. 밖이기에 덥지 않을까 했지만, 저택의 나무들이나 큰 호수같은 것들이 시원한 기운을 전해주어서 그리 불쾌하지는 않았다.
 출석자의 수는 제법 많은 편이지만 굉장히 많다고 할 정도는 아니었다. 다들 제각기 어울려서 식사나 술을 즐기고 있었다. 오가사와라 집안의 고용인인 건지, 바깥쪽에도 요리사가 실력을 발휘하고 있는 모습이 보이고, 사용인같은 사람들은 음료수나 유리를 척척 옮기고 있다.
 역시나 부자는 하는 것도 다르구나 하고 감탄하면서, 유키는 자신이 사는 세계와는 다른 차원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는 자리를 걷고 있었다.
 적당한 차림이면 괜찮다는 말을 들었었지만, 어떤 복장이 적당한 건지를 전혀 상상할 수 없었기에 일단 스구루에게서 빌린 옷을 입고 와 있다. 그런 만큼, 그리 이상한 꼴은 아닐 거라고는 생각하지만, 여하튼 입고 있는 사람이 사람이니만큼 다른 사람들에게서 어떻게 보일지는 알 수 없었다.
“어머, 유키 군.”
 한동안 길을 잃은 새끼너구리처럼 어정어정거리고 있었지만, 얼마 뒤 아는 사람이 말을 걸어왔다.
“안녕하세요, 사야코 아주머니.”
 품위있는 서머 드레스 차림의 여성이 유키에게 미소짓는다.
 오가사와라 사치코의 어머니인, 사야코였다. 아마도 이 파티 안에서 유키가 알고 있는 두 사람 중 한 명.
“스구루 군에게서 들었어. 일부러 와 줘서 고마워.”
“죄송해요, 왠지 혼자만 떠 있는 것 같아서.”
“그렇지 않아, 정말로 귀여워.”
 ‘늠름하다’같은 거라면 괜찮은데, 모처럼 옷까지 빌려 왔는데도 ‘귀엽다’는 건 어떻게 된 걸까.
 그 뒤에도 얼마간 이야기를 하고, 사야코와 헤어진다. 헤어질 때 사치코라면 저쪽에 있을 거야 하는 정보를 가르쳐 주었기에 거기에 따라 발을 옮긴다.
 품위있어 보이는 신사숙녀들 사이를 요리조리 빠져가자, 앞쪽에 화려한 고리가 펼쳐져 있는게 보였다. 아니, 화려한 건 고리의 중심에 있는 오직 한 사람이었다. 역시나 확실히 다른 사람들과 차이나는 오라를 내뿜고 있는 게 쉽게 느껴진다. 서 있는 것만으로도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건 정말로 드문 일이겠지.
 사치코는 여러 젊은 남성들에게 둘러싸여 담소하고 있었다. 남성 혐오증이라고는 하지만 언뜻 보기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사람들을 대하는 것처럼 보인다. 상대는 손님이라는 것도 있어, 그 부분은 확실히 분별하고 있는 걸까.
 유키는 스구루에게 부탁받아 왔지만 지금 상태에서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지 떠올리지 못하고 있었다. 갑자기 저 고리 안에 들어갈 정도로 뻔뻔스런 신경은 아무래도 부족했다.
 그렇게 곤란해하고 있자.
 마치 예측한 것처럼 사치코가 유키 쪽으로 눈길을 향했다.
 눈이 마주친 순간 사치코의 표정에 놀란 빛이 섞여, 그 뒤에는 어딘가 안도한 듯한, 그럼에도 어딘가 지친 듯한 표정이 되었다.
“유키 군.”
 유키에게 말이 걸려왔다.
 그러자 주위에 있던 남자들이 일제히 누가 온 건지 눈길을 향해온다. 그 눈길에 무심코 뒷걸음칠 것 같게 된다.
“유키 군. 그런 곳에 있지 말고, 이쪽으로 와 줘.”
 그 말을 하며, 마중하는 듯 사치코가 유키를 향해 가볍게 걸음을 옮긴다. 망설임도 있었지만, 사치코를 거기까지 수고시킬 수도 없어 유키 역시 다시금 발을 와긴다. 이윽고 두 사람이 마주보고, 사치코 쪽에서 부드럽게 입을 열었다.
“스구루 씨에게서 들었어. 오늘은 스구루 씨의 대리인 거지?”
“예. 저 같은게 카시와기 선배의 대역이 될 순 없겠지만요.”
“대역 같은 건 필요 없어. 유키 군은 유키 군이니까.”
 가까이서 보자, 사치코의 아름다움은 더욱 돋보였다.
 검은 랜덤 물방울 무늬의, 세로 프릴이 붙은 브라우스를 톱으로, 같은 무늬의 에스카르고풍 스커트를 맞춰 입은 그 모습은 다른 사람을 압도하고 있었다.
 고등학생이니까 특별히 화장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화려한 액세서리를 한 것도 아니다. 까놓고 말하면, 소재만으로 승부하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사치코 씨, 소개해 주세요.”
 따돌림당한 꼴이 되어버린 주위의 사람들이 말을 꺼낸다. 사치코는 뒤돌아보고 가볍게 인사를 한 뒤, 다시금 유키를 향한다.
“미안해, 유키 군. 모르는 사람뿐이어서 그리 즐겁지 않을지도 모르겠는데.”
 어딘가 곤란한 듯한 표정.
 유키는 흘끗, 정말로 좋은 집안 출신으로 보이는 남자 무리에게 눈을 향하고.
“아니, 괜찮아요. 남과 잘 어울리는 게 후쿠자와 집안의 특기니까요.”
 웃어 보인다.
“어머.”
 거기에 이끌리듯 사치코도 가볍게 미소 짓는다.
“그럼 갈까요, 사치코 씨.”
“응……아, 유키 군.”
 둘이 나란히 천천히 걸으면서.
 사치코의 눈길은 앞을 향한 채.
“와 ​주​어​서​…​…​고​마​워​.​”​
 유키에게만 들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두 번째에 계속
~ 가운데말 ~
 2006년 시작때의 앙케이드에서 1위를 취한 사치코 님. 오랫동안 게재되는 일 없어, 그 중에는 실망하신 분도 ​많​으​셨​겠​습​니​다​만​…​…​사​치​코​ 님입니다.
 앙케이드의 요망으로는 ‘장편’이라는 거였는데, 으음―, 그렇게 길지는 않다고 생각하지만, 그 부분은 봐주셨으면 합니다. <첫 번째>같은 걸 써두고선 전중후편 정도로 끝날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길게 이어갈 수 있다는 보증이 없어도 응원받을 수 있으면 기쁩니다.

역자의 말:
 오랜만의 사치코 편입니다. 다음 편이 언제 올라올 지는…… 천계가 내렸을 때? 끌릴 때라고 써도 별 차이 없을 것 같습니다.
 유키의 사야코 아주머니에 대한 호칭은 작중에 선례가 없습니다. 그래서 다른 인물들이 부르는 것과 동일하게 옮겼으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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