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몇 달 전까진, 이렇게 되리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정말로, 전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학원 축제 때도, 장미관에서 크리스마스 파티를 할 때도, 졸업을 앞두고 뜨겁게 데운 딸기 우유를 같이 마셨을 때도, 그녀는 나에게 귀여워 어쩔 수 없는 ‘손녀’였다.
아니, ‘손녀’일 뿐이었다.
나는 애정을 담아서 그녀를 부르고 있었다.
‘유미 쨩’
이라고.
하지만 지금, 내 입장은 굉장히 미묘해져서, 그로 인해 그녀와의 관계도 굉장히 이상한 상황이 되었고.
당혹과 부끄러움 등의 온갖 감정이 뒤섞인 복잡한 마음으로 나는 멈춰 서서, 눈앞의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가 아까 전 입에 담은 말을 머릿속으로 되새기면서―――
선선한 가을도 끝이 가까워와, 머리칼을 흔들던 바람도 굉장히 차갑게 피부를 찌르고 있다. 필연적으로 몸을 감싸는 옷도 얼마간 늘어, 매일 옷을 갖춰 입을 때도 가을과는 달리 까다로워졌다. 고등학생 때는 당연히 교복이었으니 매일 뭘 입어야 할지 고민할 필요도 없었는데, 대학생이 되어 사복으로 다니게 되곤, 나날의 차림에 골썩이게 될 건 예상 밖이었다.
“아아, 가을이 끝나고 겨울이 된 걸로, 사랑스런 여자애의 아름다운 피부도 천 아래로 숨어 버려서 쓸쓸해. 그래도, 지금이기에 즐길 수 있는 패션도 있으니, 또 내년 여름을 기대하기로 할까?”
“……히노 양, 너, 내 고등학생 때 친구랑 어딘가 닮았어.”
“에?”
눈을 크게 뜬 히노 양과 나란히 서 있는 나, 미즈노 요코는 대학교 문을 나와 걷고 있다.
대학생활이 시작되고 봄, 여름 가을을 지나, 빠르게도 겨울에 들어서려 하고 있다. 대학에 들어가고 처음으로 경험하는 것도 이래저래 많이 있어, 그야말로 쏜살같이 시간은 흘러갔다.
옆에서 걷는 히노 양은, 대학교에 들어가서 생긴 친구. 만났을 무렵에는 갈색이었던 머리칼도, 지금은 불그스레한 색이 되었다. 머리 모양도 소바주에서 부드럽게 컬을 넣은 사랑스런 스타일로 바뀌었다.
한편 내 쪽은, 특별히 변한 부분은 없다. 굳이 말하자면 요즘 바빠진 탓에 미용실에 가는 시간이 줄어, 머리카락이 어깨에 걸릴 정도로 길어진 정돌까. 모처럼 이렇게 됐으니, 가끔은 머리 모양이라도 바꿔볼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결국 평소와 같은 모양을 내 버린다.
그런 내 속마음을 읽었는지 어떤진 모르겠지만, 히노 양이 내 머리칼에 손을 뻗어왔다.
“길어졌네~. 모처럼이니, 조금 머리 모양 바꿔 보지 않을래? 아니~, 미즈노 양, 분명 귀여울 거라니까. 분명 ‘모에모에’야.”
“잠깐, 장난치지 마.”
그녀의 손을 부드럽게 뿌리친다.
친해지고 나서야 알게 됐는데, 아무래도 히노 양은 내게 귀여운 차림을 시키고 싶어 견디기 힘든 모양이다.
그래도, 나한텐 귀여운 차림이라든가 히노 양이 코디네이트 하는 것 같은 갸루틱한(?) 차림은 어울릴 것 같지도 않다. 그 이전에, 부끄러워서 할 수도 없다. 예전에 한 번 평소에는 안 입는 귀여운 옷을 입은 적은 있지만 그건 아르바이트 장소의 제복이었기 때문이고, 일이기에 마음을 굳히고 몸에 걸칠 수 있었던 거다.
“미즈노 양, 아까워. 초 천연소잰데.”
히노 양은 입을 빼쭉였지만, 그러는 히노 양 쪽이 훨씬 예쁘고 멋지다고 생각한다. 오늘도 안감 있는 하얀 숏 재킷에, 목이 넓은 검정 니트. 거기다 크게 열린 가슴팍에서 엿보이는 퍼플네이비 탱크톱을 안에 맞춰 입고. 치마는 검정 미니.
스타일이 좋고, 귀여우면서 멋지다는 건 굉장하다고 생각한다. 나한텐 역시, 불가능까진 아닐지 몰라도 힘들거라고 느낀다.
“괜찮잖아. 어차피, 유키 군이랑 만날 때는 멋 내고 있는 거지?”
“엑.”
“아아, 혹시나 그거? 유키 군 앞에서밖에 보여줄 수 없어, 라든가 그런 거~?”
놀리는 것 처럼 눈매를 좁히고 이쪽을 바라본다.
지금까지 수없이 놀림받았었지만, 나는 아직도 거기에 익숙해지지 못해서 말이 막혀 버린다. 뺨도 조금 상기되었을지도 모른다.
유키 군이라는 건 나랑 현재 사귀고 있는 남자애고, 릴리안 여학원 시절의 내 손녀에 해당하는 후쿠자와 유미 쨩의 남동생. 즉, 연하의 남친이라는게 된다.
여름에 알바하는 곳에서 만나, 어느샌가 유키 군의 상냥한 분위기나 순박한 부분에 빠져서, 여름이 끌날 무렵에 상대 쪽이 고백을 해 줘서 사귀길 시작한 거다.
“……그래서, 어떠니?”
역 근처의 찻집에 들어가, 각자 케이크 세트를 주문한 뒤에 히노 양이 다시금 입을 열었다.
“어떻냐니, 뭐가?”
“뭐냐니, 당연히 유키 군 이야기야.”
턱을 괴고, 즐거운 듯이 물어본다.
어째서 수많은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연애 이야기를 듣는 걸 좋아하는 걸까.
“별로, 평범해.”
“에~, 그 대답 재미없어~. 좀더 그~ 러브러브한 사랑 이야기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그런 이야기를 듣는 게 즐거운 걸까.
하지만, 히노 양은 기력을 다시 낸 듯, 다시 질문을 꺼낸다.
“그럼, 그쪽은 어떠니?”
“그쪽?”
“밤일.”
“밤일……이라니, 차암.”
말로 꺼낸 뒤에 입을 막는다.
내 반응을 보고, 히노 양은 더더욱 기세를 붙여서.
“괜찮잖아, 저기, 어때? 역시 상냥한 느낌? 아니면 의외로 유키 군, 격렬하다든가? 아, 아니면 미즈노 양 쪽이 리드해 주고 있다든가, 연상이고. 몸의 상성은 역시 중요하잖아. 계속 사귀어 가는데.”
“아, 저기, 그.”
히노 양의 말 홍수는 멈추지 않고 나를 삼켜갔다.
“성격이 아무리 좋아도, 그쪽이 안 맞으면 오래 사귀는 거 힘들잖아. 그 부분은 괜찮았어?”
“그, 그러니까, 그.”
“유키 군은 어떤 걸 좋아해? 역시, ○○○라든가 xxxx에…….”
우와, 와, 왓. 히노 양도 참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이런 열린 장소서, 그런 대담한 이야기를 어떻게 태연히 말하는 거지. 아니면, 요즘은 그게 평범한 거려나. 나는 불가능까지는 아니라도, 히노 양의 그런 쪽 이야기에는 따라갈 수 없었고, 그렇다고 해서 전혀 모르는 이야기라고 하면 그런 것도 아니라 어중간하게 상상만이 부풀어 올라 버렸다. 점점 몸이 뜨거워져 간다.
손님이 적은 시간대라 주변에 사람이 없다곤 해도, 공공장소에서 그런 말을 입에 담으면 히노 양은 부끄럽지 않은 걸까. 자신이 경험한 이야기 등을 말해 주거나 하기도 했지만, 제대로 듣고 있을 수 없었다.
“……그래서, 그 뒤에, 카나에 쨩도 참 부끄러워 해서.”
아니, 어느샌가 상대가 여자애가 됐어?!
“자, 잠깐 기다려.”
“응?”
간신히 히노 양의 말을 막았다. 딱 그 때, 주문한 케이크 세트를 들고 점원이 찾아왔다.
히노 양도 역시나 케이크에는 약하다. 눈을 빛내며 포크를 손에 든다.
“……그래서, 뭐더라?”
“그러니까, 그, 나랑 유키 군은, 아직, 그런 사이가 아니니까…….”
“에엣?! 거짓말이지?!”
마음속 가득히 놀란 것처럼, 히노 양은 몽블랑을 포크로 찌른 채로 몸을 앞으로 숙이곤 큰 소리를 냈다.
나는 마음을 가라앉히려 홍차를 한 모금 마시고, 그녀를 바라본다.
“정말이야. 그런, 그치만.”
그치만, 뭐라고 해야 할까. 나는 얼굴이 새빨개진 채로 말을 잇는다.
“……그치만, 아직, 그런, 이르잖아, 그런 거.”
“안 일러! 그것도 그럴게, 사귀기 시작하고 나서 벌써 3달째잖아?”
“2달 반이야.”
“그럼, 아무리 뭐래도 키스 정도는 했겠지?”
나는 말 없이 고개를 가로젓는다.
히노 양은 호들갑스럴 정도로 자리에서 떨어졌다.
“그치만, 아직 2달 반이야. 아직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이 아니니?”
“그러니까, 잽싼 방법이 밤일…….”
“그런게 아니라. 서로의 생각이라든가, 취미라든가…….”
“그런 거, 사귀고 나선 3달일지도 모르겠지만, 그전까지 알바로 2달 반 같이 있었잖아. 실질적으로 5달. 거의 반년 동안 같이 지냈으니까 알고 있잖아? 미즈노 양, 제대로 유키군이랑 만나고 있니?”
그 한마디에 저도 모르게 말이 막힌다.
서로가 학생이다 보니,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시간은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도 않았다.
내가 대학생, 유키 군이 고등학생인 것도 이유일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대학교 강의나 세미나 활동으로 생각 외로 바빴고, 유키 군은 학생회 활동에 토요일은 아르바이트. 거기에 더해, 나에겐 집의 폐문시간 같은 것도 있다.
그 탓인지, 정식으로 사귀기 시작하고 나서 데이트는 셀 수 있을 정도밖에 하지 않았다. 만날 때도, 유키군의 알바가 시작될 때까지 짧은 시간 같은 거여서, 같이 있는 시간은 사실 상당히 짧은게 아닌가 싶다.
“……그래도, 매일 메일같은 거 하고 있는 걸.”
저항하듯 자그만 목소리로 그런 말을 해 보지만.
“메일이랑 실제로 만나는 건 만족감, 충실감이 전혀 달라. 유키 군도 불만스러운 거 아냐?”
기막힌 듯이 히노 양이 고개를 가로젓는다.
마치 자신들의 관계를 부정당하는 것 같아서, 분함에 나는 지지 않으려는 듯 말을 되돌려준다.
“나도 유키 군도 우리의 관계를 소중하게 키워가고 싶다고 생각하고 이었. 유키 군도 지금 관계로 만족하고 있고.”
“무르네. 생각해 봐. 고등학생 남자야. 애인이 생기면, 그야 이미 머릿속은 야한 걸로 가득 차는게 당연하잖아.”
“그……그런 거야?”
“그래. 미즈노 양쪽이 연상이니까 말을 꺼내기 힘들다든가, 미즈노 양, 성실하고 그런 건 거절하는 오라같은 거 내고 있잖아?”
“그, 그렇진…….”
않다고 단언할 수 있을까.
확실히 사춘기의 남자애고, 나를 좋아해 준다면 그런 걸 바라는 것도 당연한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나를 소중하게 생각해 주고 있으니까 그런 기색을 보이지 않는 걸지도 모른다. 아니면, 히노 양이 말하는 것처럼, 내 탓으로 행동에 내보이고 싶어도 내보일 수 없는 걸까.
“유키 군의 마음도 그렇지만, 미즈노 양은 어떠니?”
“에?”
“싫니? 유키 군과, 하는 거.”
“그건…….”
싫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좋으니까 사귀기 시작한 거고, 좋아한다면 바라고도 싶어지겠지. 슬쩍 책이나 잡지 같은 걸 사서, 그런 정보를 모아 예습하거나도 한다. 대부분은 읽는 중에 상상해서, 얼굴을 붉히고, 계속 읽을 수 없어서 책을 닫아 버리지만, 조금씩 지식은 얻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실제로 그런 관계가 되는 건 아직 이르지 않나 싶은 것도 확실하고. 지금은 아직 ‘깨끗한 관계’를 이어나가고 싶다. 유키 군과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따뜻하고, 행복한 기분이 드는 거니까, 지금 나한테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하지만.
“유키 군도, 미즈노 양과 비슷한 마음일지는 알 수 없어.”
마지막에 히노 양이 꺼낸 한 마디가, 무겁게 내 가슴을 짓눌렀다.
히노 양과 그런 대화를 나누고 며칠 뒤. 나는 패스트 푸드점에서 화제의 중심이었던 유키 군과 마주보고 앉아 있었다.
이 뒤로, 유키 군이 아르바이트에 갈 때까지의 짧은 시간. 이 적은 시간을 소중한 걸로 해나가고 싶다.
둘이서 있을 때, 평소에는 잡담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금방 시간이 지나가지만, 그래도 때때로 이야기가 막힐 때가 있다.
그건 나와 유키 군 사이에 있는 대학생과 고등학생이라는 차이 탓이기도 하고, 여자와 남자라는 성별 탓이기도 하다. 또, 둘 다 이성과 사귀는데 익숙하지 않은 탓인 것도 있다. 그래도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별 색다를 것 없는 자그만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둘의 사이에 도랑은 메워진다.
“유키 군은, 언제나 맛있는 것처럼 음식을 먹네.”
이를테면, 이런 한 마디로.
햄버거를 베어물던 유키 군은, 내 한 마디에 눈을 끔뻑거렸다.
“그런가요? 그래선 저, 언제나 걸신들린 것 같잖아요.”
“후후, 괜찮잖아. 보고 있는 나도 맛있는 것처럼 느껴져.”
“그래도, 죄송해요. 이런 패스트 푸드점 같은데 뿐이라서.”
“또 그거니? 그러니까, 신경 쓸 거 없는데.”
유키 군은 아무래도 ‘릴리안’, ‘아가씨’라는 이미지로 나를 봐 버리는 모양이라, 싼 패스트 푸드 같은 게 별로 안 다닌다든가, 세련된 찻집 같은데 다니고 있다든가, 그런 생각을 해 버리는 모양이다.
사치코도 아니고, 패스트 푸드 정도는 나도 여러 번 이용하고 있다. 양쪽 다 학생, 특히 유키 군은 고등학생이니까 무리하지 않아도 괜찮고, 약간 떠들썩한 공간은 반대로 우리의 이야기도 다른 사람에게 별로 안 들린다는 이점도 있다.
그러니까 신경 쓸건 없는 거다. 거기에, 지금은 알바 전에 유키 군이 배를 채우는 시간. 세련된 찻집에서 그랬다간, 그건 그것대로 아깝다.
“……그리고, 유키 군. 또 경어 나왔어.”
“아, 미, 미안.”
허둥지둥거리며 머리를 긁는다.
연하라는 걸 신경써선지, 유키 군은 아직 경어를 붙일 때가 많다. 그리고 그건 서로의 거리가 아직 가깝지 않다는 걸 나타내는 게 아닌가 싶어, 나는 약간 마음이 침울해진다.
오늘도 같이 보낼 수 있는 시간은 얼마 안 남았고, 내일도……
“……미안, 유키 군.”
“에, 뭐가?”
“내일, 모처럼 아르바이트 쉬는 날인데, 나…….”
“아, 아니, 그건 어쩔 수 없어. 대학교 세미나잖아?”
어째서 이렇게 예정이 잘 안 맞는 걸까. 세미나가 끝나면, 모두와 어딘가 마시러 가게 될 건 우선 틀림없고, 1학년인 나는 거절하기 힘든 게 사실이다. 거기에, 같은 대학 애들과의 친분도 소중하다.
언제나 유키 군은 상냥하게 웃으며 용서해 주지만, 본심은 어떤 걸까. 히노 양의 말이 뇌리에 스쳐, 나를 동요시킨다.
“저기, 유키 군. 정말은 화났거나 하지 않아? 우리들, 모처럼 사귀기 시작했는데 별로 만나지도 못하고. 게다가 상당수는 내 탓이고.”
“화내거나 안 해. 시간이 안 맞는 건, 양쪽 다 마찬가지고. 거기에,”
“……거기에?”
슬쩍 유키 군을 바라보자.
유키 군은 수줍은 듯 조금 비스듬히 아래를 바라보며.
“……설령 짧은 시간이라도, 이렇게 요코 씨랑 만나서,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 만으로도, 굉장히 행복하니까.”
수줍어한다.
―――으으, 치사해.
그런 말을, 그런 표정으로 하는 걸 들으면, 나는 뭘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 그래도 유키 군도 나랑 같은 마음이었다. 그게 기뻐서, 가슴이 따스해져서, 하지만 그게 근지러울 정도로 부끄러워서.
그래서 나는 무심코, 비뚤어진 소리를 입에 담아 버렸다.
“차암, 유키 군. 그게 아니잖아.”
“에?”
“그러니까, 내 이름.”
“아…….”
세 달이나 지났는데, 아직껏 유키 군은 익숙해져 주지 않는다.
“에에, 그, 미안.”
바로 사과하는 것도 유키 군의 나쁜 부분이다.
하지만.
“에에……나, 이렇게 조금이라도……요, 요코 쨩이랑 같이 보낼 수 있는 것 만으로 기쁘니까.”
“…………에.”
일부러 다시 말하다니.
급속도로 체온이 올라간다.
아니, 내 탓이라는 건 알고 있지만, 굳이 말을 고치면 부끄러음도 배로 느는 거라, 어찌 보면 자폭해 버렸다.
결국, 내 쪽도 세 달이 지난 지금까지, 불리는데 익숙해지지 않은 거다.
정말로, 전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학원 축제 때도, 장미관에서 크리스마스 파티를 할 때도, 졸업을 앞두고 뜨겁게 데운 딸기 우유를 같이 마셨을 때도, 그녀는 나에게 귀여워 어쩔 수 없는 ‘손녀’였다.
아니, ‘손녀’일 뿐이었다.
나는 애정을 담아서 그녀를 부르고 있었다.
‘유미 쨩’
이라고.
하지만 지금, 내 입장은 굉장히 미묘해져서, 그로 인해 그녀와의 관계도 굉장히 이상한 상황이 되었고.
당혹과 부끄러움 등의 온갖 감정이 뒤섞인 복잡한 마음으로 나는 멈춰 서서, 눈앞의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가 아까 전 입에 담은 말을 머릿속으로 되새기면서―――
마음이 라비린스 제 1화
선선한 가을도 끝이 가까워와, 머리칼을 흔들던 바람도 굉장히 차갑게 피부를 찌르고 있다. 필연적으로 몸을 감싸는 옷도 얼마간 늘어, 매일 옷을 갖춰 입을 때도 가을과는 달리 까다로워졌다. 고등학생 때는 당연히 교복이었으니 매일 뭘 입어야 할지 고민할 필요도 없었는데, 대학생이 되어 사복으로 다니게 되곤, 나날의 차림에 골썩이게 될 건 예상 밖이었다.
“아아, 가을이 끝나고 겨울이 된 걸로, 사랑스런 여자애의 아름다운 피부도 천 아래로 숨어 버려서 쓸쓸해. 그래도, 지금이기에 즐길 수 있는 패션도 있으니, 또 내년 여름을 기대하기로 할까?”
“……히노 양, 너, 내 고등학생 때 친구랑 어딘가 닮았어.”
“에?”
눈을 크게 뜬 히노 양과 나란히 서 있는 나, 미즈노 요코는 대학교 문을 나와 걷고 있다.
대학생활이 시작되고 봄, 여름 가을을 지나, 빠르게도 겨울에 들어서려 하고 있다. 대학에 들어가고 처음으로 경험하는 것도 이래저래 많이 있어, 그야말로 쏜살같이 시간은 흘러갔다.
옆에서 걷는 히노 양은, 대학교에 들어가서 생긴 친구. 만났을 무렵에는 갈색이었던 머리칼도, 지금은 불그스레한 색이 되었다. 머리 모양도 소바주에서 부드럽게 컬을 넣은 사랑스런 스타일로 바뀌었다.
한편 내 쪽은, 특별히 변한 부분은 없다. 굳이 말하자면 요즘 바빠진 탓에 미용실에 가는 시간이 줄어, 머리카락이 어깨에 걸릴 정도로 길어진 정돌까. 모처럼 이렇게 됐으니, 가끔은 머리 모양이라도 바꿔볼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결국 평소와 같은 모양을 내 버린다.
그런 내 속마음을 읽었는지 어떤진 모르겠지만, 히노 양이 내 머리칼에 손을 뻗어왔다.
“길어졌네~. 모처럼이니, 조금 머리 모양 바꿔 보지 않을래? 아니~, 미즈노 양, 분명 귀여울 거라니까. 분명 ‘모에모에’야.”
“잠깐, 장난치지 마.”
그녀의 손을 부드럽게 뿌리친다.
친해지고 나서야 알게 됐는데, 아무래도 히노 양은 내게 귀여운 차림을 시키고 싶어 견디기 힘든 모양이다.
그래도, 나한텐 귀여운 차림이라든가 히노 양이 코디네이트 하는 것 같은 갸루틱한(?) 차림은 어울릴 것 같지도 않다. 그 이전에, 부끄러워서 할 수도 없다. 예전에 한 번 평소에는 안 입는 귀여운 옷을 입은 적은 있지만 그건 아르바이트 장소의 제복이었기 때문이고, 일이기에 마음을 굳히고 몸에 걸칠 수 있었던 거다.
“미즈노 양, 아까워. 초 천연소잰데.”
히노 양은 입을 빼쭉였지만, 그러는 히노 양 쪽이 훨씬 예쁘고 멋지다고 생각한다. 오늘도 안감 있는 하얀 숏 재킷에, 목이 넓은 검정 니트. 거기다 크게 열린 가슴팍에서 엿보이는 퍼플네이비 탱크톱을 안에 맞춰 입고. 치마는 검정 미니.
스타일이 좋고, 귀여우면서 멋지다는 건 굉장하다고 생각한다. 나한텐 역시, 불가능까진 아닐지 몰라도 힘들거라고 느낀다.
“괜찮잖아. 어차피, 유키 군이랑 만날 때는 멋 내고 있는 거지?”
“엑.”
“아아, 혹시나 그거? 유키 군 앞에서밖에 보여줄 수 없어, 라든가 그런 거~?”
놀리는 것 처럼 눈매를 좁히고 이쪽을 바라본다.
지금까지 수없이 놀림받았었지만, 나는 아직도 거기에 익숙해지지 못해서 말이 막혀 버린다. 뺨도 조금 상기되었을지도 모른다.
유키 군이라는 건 나랑 현재 사귀고 있는 남자애고, 릴리안 여학원 시절의 내 손녀에 해당하는 후쿠자와 유미 쨩의 남동생. 즉, 연하의 남친이라는게 된다.
여름에 알바하는 곳에서 만나, 어느샌가 유키 군의 상냥한 분위기나 순박한 부분에 빠져서, 여름이 끌날 무렵에 상대 쪽이 고백을 해 줘서 사귀길 시작한 거다.
“……그래서, 어떠니?”
역 근처의 찻집에 들어가, 각자 케이크 세트를 주문한 뒤에 히노 양이 다시금 입을 열었다.
“어떻냐니, 뭐가?”
“뭐냐니, 당연히 유키 군 이야기야.”
턱을 괴고, 즐거운 듯이 물어본다.
어째서 수많은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연애 이야기를 듣는 걸 좋아하는 걸까.
“별로, 평범해.”
“에~, 그 대답 재미없어~. 좀더 그~ 러브러브한 사랑 이야기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그런 이야기를 듣는 게 즐거운 걸까.
하지만, 히노 양은 기력을 다시 낸 듯, 다시 질문을 꺼낸다.
“그럼, 그쪽은 어떠니?”
“그쪽?”
“밤일.”
“밤일……이라니, 차암.”
말로 꺼낸 뒤에 입을 막는다.
내 반응을 보고, 히노 양은 더더욱 기세를 붙여서.
“괜찮잖아, 저기, 어때? 역시 상냥한 느낌? 아니면 의외로 유키 군, 격렬하다든가? 아, 아니면 미즈노 양 쪽이 리드해 주고 있다든가, 연상이고. 몸의 상성은 역시 중요하잖아. 계속 사귀어 가는데.”
“아, 저기, 그.”
히노 양의 말 홍수는 멈추지 않고 나를 삼켜갔다.
“성격이 아무리 좋아도, 그쪽이 안 맞으면 오래 사귀는 거 힘들잖아. 그 부분은 괜찮았어?”
“그, 그러니까, 그.”
“유키 군은 어떤 걸 좋아해? 역시, ○○○라든가 xxxx에…….”
우와, 와, 왓. 히노 양도 참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이런 열린 장소서, 그런 대담한 이야기를 어떻게 태연히 말하는 거지. 아니면, 요즘은 그게 평범한 거려나. 나는 불가능까지는 아니라도, 히노 양의 그런 쪽 이야기에는 따라갈 수 없었고, 그렇다고 해서 전혀 모르는 이야기라고 하면 그런 것도 아니라 어중간하게 상상만이 부풀어 올라 버렸다. 점점 몸이 뜨거워져 간다.
손님이 적은 시간대라 주변에 사람이 없다곤 해도, 공공장소에서 그런 말을 입에 담으면 히노 양은 부끄럽지 않은 걸까. 자신이 경험한 이야기 등을 말해 주거나 하기도 했지만, 제대로 듣고 있을 수 없었다.
“……그래서, 그 뒤에, 카나에 쨩도 참 부끄러워 해서.”
아니, 어느샌가 상대가 여자애가 됐어?!
“자, 잠깐 기다려.”
“응?”
간신히 히노 양의 말을 막았다. 딱 그 때, 주문한 케이크 세트를 들고 점원이 찾아왔다.
히노 양도 역시나 케이크에는 약하다. 눈을 빛내며 포크를 손에 든다.
“……그래서, 뭐더라?”
“그러니까, 그, 나랑 유키 군은, 아직, 그런 사이가 아니니까…….”
“에엣?! 거짓말이지?!”
마음속 가득히 놀란 것처럼, 히노 양은 몽블랑을 포크로 찌른 채로 몸을 앞으로 숙이곤 큰 소리를 냈다.
나는 마음을 가라앉히려 홍차를 한 모금 마시고, 그녀를 바라본다.
“정말이야. 그런, 그치만.”
그치만, 뭐라고 해야 할까. 나는 얼굴이 새빨개진 채로 말을 잇는다.
“……그치만, 아직, 그런, 이르잖아, 그런 거.”
“안 일러! 그것도 그럴게, 사귀기 시작하고 나서 벌써 3달째잖아?”
“2달 반이야.”
“그럼, 아무리 뭐래도 키스 정도는 했겠지?”
나는 말 없이 고개를 가로젓는다.
히노 양은 호들갑스럴 정도로 자리에서 떨어졌다.
“그치만, 아직 2달 반이야. 아직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이 아니니?”
“그러니까, 잽싼 방법이 밤일…….”
“그런게 아니라. 서로의 생각이라든가, 취미라든가…….”
“그런 거, 사귀고 나선 3달일지도 모르겠지만, 그전까지 알바로 2달 반 같이 있었잖아. 실질적으로 5달. 거의 반년 동안 같이 지냈으니까 알고 있잖아? 미즈노 양, 제대로 유키군이랑 만나고 있니?”
그 한마디에 저도 모르게 말이 막힌다.
서로가 학생이다 보니,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시간은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도 않았다.
내가 대학생, 유키 군이 고등학생인 것도 이유일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대학교 강의나 세미나 활동으로 생각 외로 바빴고, 유키 군은 학생회 활동에 토요일은 아르바이트. 거기에 더해, 나에겐 집의 폐문시간 같은 것도 있다.
그 탓인지, 정식으로 사귀기 시작하고 나서 데이트는 셀 수 있을 정도밖에 하지 않았다. 만날 때도, 유키군의 알바가 시작될 때까지 짧은 시간 같은 거여서, 같이 있는 시간은 사실 상당히 짧은게 아닌가 싶다.
“……그래도, 매일 메일같은 거 하고 있는 걸.”
저항하듯 자그만 목소리로 그런 말을 해 보지만.
“메일이랑 실제로 만나는 건 만족감, 충실감이 전혀 달라. 유키 군도 불만스러운 거 아냐?”
기막힌 듯이 히노 양이 고개를 가로젓는다.
마치 자신들의 관계를 부정당하는 것 같아서, 분함에 나는 지지 않으려는 듯 말을 되돌려준다.
“나도 유키 군도 우리의 관계를 소중하게 키워가고 싶다고 생각하고 이었. 유키 군도 지금 관계로 만족하고 있고.”
“무르네. 생각해 봐. 고등학생 남자야. 애인이 생기면, 그야 이미 머릿속은 야한 걸로 가득 차는게 당연하잖아.”
“그……그런 거야?”
“그래. 미즈노 양쪽이 연상이니까 말을 꺼내기 힘들다든가, 미즈노 양, 성실하고 그런 건 거절하는 오라같은 거 내고 있잖아?”
“그, 그렇진…….”
않다고 단언할 수 있을까.
확실히 사춘기의 남자애고, 나를 좋아해 준다면 그런 걸 바라는 것도 당연한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나를 소중하게 생각해 주고 있으니까 그런 기색을 보이지 않는 걸지도 모른다. 아니면, 히노 양이 말하는 것처럼, 내 탓으로 행동에 내보이고 싶어도 내보일 수 없는 걸까.
“유키 군의 마음도 그렇지만, 미즈노 양은 어떠니?”
“에?”
“싫니? 유키 군과, 하는 거.”
“그건…….”
싫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좋으니까 사귀기 시작한 거고, 좋아한다면 바라고도 싶어지겠지. 슬쩍 책이나 잡지 같은 걸 사서, 그런 정보를 모아 예습하거나도 한다. 대부분은 읽는 중에 상상해서, 얼굴을 붉히고, 계속 읽을 수 없어서 책을 닫아 버리지만, 조금씩 지식은 얻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실제로 그런 관계가 되는 건 아직 이르지 않나 싶은 것도 확실하고. 지금은 아직 ‘깨끗한 관계’를 이어나가고 싶다. 유키 군과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따뜻하고, 행복한 기분이 드는 거니까, 지금 나한테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하지만.
“유키 군도, 미즈노 양과 비슷한 마음일지는 알 수 없어.”
마지막에 히노 양이 꺼낸 한 마디가, 무겁게 내 가슴을 짓눌렀다.
히노 양과 그런 대화를 나누고 며칠 뒤. 나는 패스트 푸드점에서 화제의 중심이었던 유키 군과 마주보고 앉아 있었다.
이 뒤로, 유키 군이 아르바이트에 갈 때까지의 짧은 시간. 이 적은 시간을 소중한 걸로 해나가고 싶다.
둘이서 있을 때, 평소에는 잡담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금방 시간이 지나가지만, 그래도 때때로 이야기가 막힐 때가 있다.
그건 나와 유키 군 사이에 있는 대학생과 고등학생이라는 차이 탓이기도 하고, 여자와 남자라는 성별 탓이기도 하다. 또, 둘 다 이성과 사귀는데 익숙하지 않은 탓인 것도 있다. 그래도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별 색다를 것 없는 자그만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둘의 사이에 도랑은 메워진다.
“유키 군은, 언제나 맛있는 것처럼 음식을 먹네.”
이를테면, 이런 한 마디로.
햄버거를 베어물던 유키 군은, 내 한 마디에 눈을 끔뻑거렸다.
“그런가요? 그래선 저, 언제나 걸신들린 것 같잖아요.”
“후후, 괜찮잖아. 보고 있는 나도 맛있는 것처럼 느껴져.”
“그래도, 죄송해요. 이런 패스트 푸드점 같은데 뿐이라서.”
“또 그거니? 그러니까, 신경 쓸 거 없는데.”
유키 군은 아무래도 ‘릴리안’, ‘아가씨’라는 이미지로 나를 봐 버리는 모양이라, 싼 패스트 푸드 같은 게 별로 안 다닌다든가, 세련된 찻집 같은데 다니고 있다든가, 그런 생각을 해 버리는 모양이다.
사치코도 아니고, 패스트 푸드 정도는 나도 여러 번 이용하고 있다. 양쪽 다 학생, 특히 유키 군은 고등학생이니까 무리하지 않아도 괜찮고, 약간 떠들썩한 공간은 반대로 우리의 이야기도 다른 사람에게 별로 안 들린다는 이점도 있다.
그러니까 신경 쓸건 없는 거다. 거기에, 지금은 알바 전에 유키 군이 배를 채우는 시간. 세련된 찻집에서 그랬다간, 그건 그것대로 아깝다.
“……그리고, 유키 군. 또 경어 나왔어.”
“아, 미, 미안.”
허둥지둥거리며 머리를 긁는다.
연하라는 걸 신경써선지, 유키 군은 아직 경어를 붙일 때가 많다. 그리고 그건 서로의 거리가 아직 가깝지 않다는 걸 나타내는 게 아닌가 싶어, 나는 약간 마음이 침울해진다.
오늘도 같이 보낼 수 있는 시간은 얼마 안 남았고, 내일도……
“……미안, 유키 군.”
“에, 뭐가?”
“내일, 모처럼 아르바이트 쉬는 날인데, 나…….”
“아, 아니, 그건 어쩔 수 없어. 대학교 세미나잖아?”
어째서 이렇게 예정이 잘 안 맞는 걸까. 세미나가 끝나면, 모두와 어딘가 마시러 가게 될 건 우선 틀림없고, 1학년인 나는 거절하기 힘든 게 사실이다. 거기에, 같은 대학 애들과의 친분도 소중하다.
언제나 유키 군은 상냥하게 웃으며 용서해 주지만, 본심은 어떤 걸까. 히노 양의 말이 뇌리에 스쳐, 나를 동요시킨다.
“저기, 유키 군. 정말은 화났거나 하지 않아? 우리들, 모처럼 사귀기 시작했는데 별로 만나지도 못하고. 게다가 상당수는 내 탓이고.”
“화내거나 안 해. 시간이 안 맞는 건, 양쪽 다 마찬가지고. 거기에,”
“……거기에?”
슬쩍 유키 군을 바라보자.
유키 군은 수줍은 듯 조금 비스듬히 아래를 바라보며.
“……설령 짧은 시간이라도, 이렇게 요코 씨랑 만나서,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 만으로도, 굉장히 행복하니까.”
수줍어한다.
―――으으, 치사해.
그런 말을, 그런 표정으로 하는 걸 들으면, 나는 뭘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 그래도 유키 군도 나랑 같은 마음이었다. 그게 기뻐서, 가슴이 따스해져서, 하지만 그게 근지러울 정도로 부끄러워서.
그래서 나는 무심코, 비뚤어진 소리를 입에 담아 버렸다.
“차암, 유키 군. 그게 아니잖아.”
“에?”
“그러니까, 내 이름.”
“아…….”
세 달이나 지났는데, 아직껏 유키 군은 익숙해져 주지 않는다.
“에에, 그, 미안.”
바로 사과하는 것도 유키 군의 나쁜 부분이다.
하지만.
“에에……나, 이렇게 조금이라도……요, 요코 쨩이랑 같이 보낼 수 있는 것 만으로 기쁘니까.”
“…………에.”
일부러 다시 말하다니.
급속도로 체온이 올라간다.
아니, 내 탓이라는 건 알고 있지만, 굳이 말을 고치면 부끄러음도 배로 느는 거라, 어찌 보면 자폭해 버렸다.
결국, 내 쪽도 세 달이 지난 지금까지, 불리는데 익숙해지지 않은 거다.
제 2화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