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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키 시리즈 나나편

マリみて 祐麒シリーズ


Original |

Translator | 淸風

그뿐이에요 뭐


 여자애랑 함께 외출중이다. 그건 즉 데이트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겠지. 하지만, 있는 곳이 전혀 데이트같지 않다. 아니, 그런 소릴 했다간, 이런 곳에서 데이트중인 커플에게 미안하지만.
 유키가 있는 곳은 정크숍이다.
 잘 알 수 없는 부품들이 어수선하게 늘어놓여 있어서 이런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기뻐하겠지만, 유키는 그리 흥미가 끓지 않는다. 물론 기계같은 건 일반적인 남자답게 만져오거나 했지만.
 그런 유키의 옆에서, 여자 한 명이 눈을 두근두근 빛내며 정크숍의 물건들을 둘러보고 있다.
“……나나 쨩, 즐거워?”
“즐거워요―, 그도 그럴게, 자작 컴퓨터같은 건 즐거울 것 같잖아요? 저, 돈 모으면 만들어보고 싶어서.”
 꽤 즐거워 보인다.
 처음으로 만났을 때는 물론, 두 번째, 세 번째는 게임 숍에서, 다음에는 모 도시의 애니메이션 계열 가게서 오토메 로드 순회에 어울렸고, 그 다음은 메이드 찻집에 북 센터 순회, 그리고 오늘은 정크숍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나가 오타쿤가 하면 미묘하게 그렇지도 않은 모양이라, 오토메로드든 메이드 찻집이든 처음으로 들른 모양인지, 흥미진진하게 둘러보는 느낌이었다.
 좋아하는 건 틀림 없어 보이지만, 아직 그리 깊진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이렇게 새삼스레 생각해 보면, 이미 4번째 데이트인데다, 전주, 이번주는 연속이다. 그것들 다 온라인 게임에서 채팅을 하면서 유키가 꼬신 거지만, 과연 나나는 어떤 기분으로 OK해온 걸까.
 아마 아가씨 학원인 릴리안, 그리고 검도부라는 환경 속에서, 비슷한 취미를 가진 친구가 없으니까 우연히 알게된 유키를 따르는 거리라곤 상상되지만.
 그럼, 유키 자신은 어떤 걸까.
 연애감정을 가지고 있냐고 하면, 미묘하다. 귀엽다곤 생각하고, 함께 있으면 즐겁지만, 남학교다보니 여자에게 익숙하지 않으니까 이렇게 처음으로 친해진 여자라는 것만으로 좋아한다고 느끼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애초에, 유키는 기본적으로 연상 취향이다. 예쁜 누나계열이 좋다. 무시기한 종류의 책이나 DVD도 기본 노선은 그쪽이다.
 그와 비교해, 나나는 어린애다. 남자보다도 여자는 성장이 빠르다고 하지만, 나나는 그 규칙에서 벗어난 건지 어리게 보인다. 얼굴도 앳되고, 키도 그리 크지 않고, 겉보기엔 가슴도 납작하고, 사복에 란도셀을 걸치면 초등학생이라고 우겨도 먹힐지도 모른다.
 연상 취향인 유키가 그런 나나를 좋아하게 되려나.
 숏팬츠에서 뻗은 맨다리는 뭐어, 가늘고 낭창거려서 멋지지만. 레깅스 같은 걸 안 입은게 좋다. 역시 맨다리, 허벅지는 남자의 로망이다. 색기보다도 건강적인 기운이 전면에 나와 있는 건, 연령적으로도 어쩔 수 없을지도 모른다.
“……잠깐, 유키 씨, 듣고 있어요?”
“으?!”
 갑자기 나나의 얼굴이 눈앞에 나타나 깜짝 놀랐다.
 생각하느라 반응이 없는 유키를 수상스럽게 생각해, 아래서 올려다보고 있다. 삐친 것 처럼 약간 뺨을 부풀리고 있다.
 나나는 메일이나 채팅로는 꽤 감정을 풍부히 드러내지만, 실제로는 그리 감정표현이 다양하지 않아 쿨한 편이다. 그런 만큼, 이렇게 가끔 보여주는 표정이나 몸짓에 두근거린다.
“아아, 미안. 뭐였지?”
“그러니까―, 정말, 자, 다음 갈 거예요.”
 상품을 품평하는데 만족한 건지, 나나는 다음 가게로 이동하려던 모양이다. 그런데 유키가 가만히 멈춰서 있으니까 속이 끓었던 것 같다.
“아……어, 나나, 쨩?”
 나나의 자그만 손이 유키의 옷소매를 잡고 있다.
“그치만 유키 씨, 멍하니 있어서, 안 이러면 미아가 될 것 같잖아요?”
 입을 빼죽이며 꾹꾹 집어당긴다.
 손을 잡고 있는 건 아니지만, 닿고 있는 것 같은 근지러운 느낌.
 자그만 손에 끌려가면서 고민한 유키는, 손을 움직였다.
“――에, 잠깐, 유키 씨?”
 놀란 나나가 걸음을 멈추고 유키를 올려다본다.
 지금 유키의 손안에는 나나의 자그만 손이 담겨있다. 자그맣지만 검도로 단련된 탓인지 부드러움 안에 단단함이 동거하고 있는 손바닥.
“미아를 걱정한다면, 이 쯤은 하는 게 안 놓쳐서 더 낫잖아? 아니면, 싫은, 거야?”
“따……딱히, 싫진 않은데요.”
 나나는 정말 약간 뺨이 붉어진 것 처럼 보였지만, 휙 고개를 돌려 버렸다. 유감이지만, 다행일지도 모른다. 그도 그럴게, 유키도 부끄러워서 얼굴이 뜨거워졌으니까.
 여자와 손을 잡고 있다는 게 이렇게나 부끄럽고 용기가 필요한 거였다니, 생각지도 못했었다.
“그럼, 갈까요?”
 유키의 손을 잡은 채로 나나가 걸음을 옮긴다.
 한동안 그대로 걸었지만, 평소같은 상태로 이야기할 수 없었다. 나나의 손에서 느껴지는 감촉에 아무래도 의식이 가 버려서, 손을 잡고 있다는 건 그만큼 나나와 접근해 있다는 거기도 하기에 마음이 안정되질 않는다.
 덤으로 마음이 조급하면 발걸음이 빨라지다 보니, 자그만 나나는 걸음을 맞추려고 종종걸음으로 걷거나 해서, 좀 엉망진창이 되어 버린다.
 그리고, 마침내.
“…………저기, 유키 씨.”
“아아……응, 미안.”
 나나가 입을 연 걸 계기로, 잡았던 손을 놓는다.
 긴장하고 있었던 건지, 손바닥에 땀이 흥건하다. 당연히 잡혀 있던 나나의 손에도 땀이 묻었을 거라, 부끄럽기도 하고 한심하기도 하고.
 나나는 유키에게 잡혀있던 손바닥을 지긋이 바라보다가, 무슨 생각인지 손을 들고 냄새를 맡았다.
“――땀내나요.”
 당연하다.
“으읏, 재미없어요.”
 유키는 고개를 숙였지만,
“벼, 별로, 이 정도는 괜찮아요. 검도 손싸개는 이 수준이 아니니까요. 전혀 문제 없어요.”
 잘라 말하는 나나의 표정에는, 거짓말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어딘가 넋을 잃은 듯한 표정으로 손바닥의 냄새를 맡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건, 기분 탓이려나.
“후후후, 그래도, 손을 잡은 것만으로 이렇게 땀이 날 정도로 긴장하다니……유키 씨, 귀엽네요.”
“크으으윽!!”
 연하 여자애한테 ‘귀엽다’고 놀림받아 버렸다.
 쿡쿡 심술궂게 웃고 있는 나나를 보고 확실히 부끄러운 느낌은 들었지만, 신기하게도 나쁜 기분은 아니었다.
“귀여운 여자애와 데이트라는 것만으로도 유키 씨에겐 굉장히 레벨이 높은데, 거기에 더해 손을 잡다니 한참 나중 일이었네요. 못해도 클래스체인지 할 정도가 아니면 무릴지도요.”
“그, 그 정도나?!”
“예, 그치만 유키 씨, 굉장히 움직임이 딱딱해서, 보는 것만으로도 재밌다고요?”
 웃음거리가 됐지만, 사실이기에 돌려줄 말이 없다.
“그럼 나나 쨩은 벌써 클래스체인지 끝났어?”
 대신이라긴 뭐하지만, 들은 내용으로 되돌려준다.
“비밀이에요.”
“에, 뭐야 그거, 치사해.”
“안 치사해요―, 여자애는 비밀이 가득한 거라고요―, 비밀은 여자애의 특권이에요―.”
“뭐어, 나나 쨩도 클래스체인지 전이겠지. 역시 안절부절 못하는 느낌이었고.”
“앗!!”
 정크숍을 나섰다곤 해도 둘이 걷고 있는 건 수상쩍은 가게가 늘어선 길인데, 갑자기 나나가 큰 소리를 내며 한 가게 진열대 앞에 들러붙었다.
 무슨 일인가 싶어 따라가자, 거기는 중고 게임숍이고 나나가 보고 있는건 유키가 모르는 게임이었다.
​“​후​오​오​오​오​오​오​오​,​ ‘연검’의 환상의 GS버전?! 게다가 4000엔!”
 뭔가를 흥분해서 소리치고 있지만, 주위에 사람이 있어서 좀 창피하다.
“저, 저기, 나나 쨩, 왜 그래?”
“왜고 뭐고요!”
 뒤돌아본 나나의 얼굴이 흥분에 홍조되어 있었다.
 이야기를 듣기론, 나나가 찾은 건 동인 게임인 모양인데, 게임 쇼에서만 숫자 한정으로 팔린 특별 버전이라 가지고 싶은 마음으로 굴뚝같다고 한다. 옥션 같은데선 1만엔을 훨씬 넘어서 중학생인 나나가 살 수 있을만한 물건이 아니었는데, 4000엔으로 팔리고 있는 걸 발견해 버렸다고.
 나나는 가방에서 지갑을 꺼내, 돈을 세고 있다.
“으……사, ​사​천​엔​…​…​큭​…​…​.​”​
 릴리안에 다니는 아가씨라곤 해도, 나나의 금전감각은 일반적이고 집도 평범한 모양이라, 그러면 중학생의 용돈은 어느 정돈지 뻔하다. 지갑을 뒤집어서 동전을 손바닥에 얹고, 필사적으로 가진 돈을 세는 나나의 모습은 보는 중에 절로 미소가 나올 정도로 귀엽다.
“……조, 좋아, 된다! 전 삽니다!”
 돈이 되는 걸 보자마자, 망설임 없이 선언하는 나나.
“잠깐, 나나 쨩, 괜찮아? 돈 대부분인게.”
“그런 거, 눈 앞의 ‘연검’이랑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네!”
 흥분중인 탓인지 말투가 이상해졌다.
 정말로 바라는게 눈 앞에 있으면 뒷일은 생각지도 않고 사고 싶어지는 마음은 이해 가기에, 나나에게 뭐라고 하는 건 그만두기로 했다.
 가게 안에 뛰어들어간 나나를 유키가 따라간다. 안에는 18금 게임이 잔뜩 놓여있어서 마음이 걸렸지만, 나나는 신경쓰지도 않는다. 중학생이 괜찮은 건가 싶지만, 그 게임은 18금이 아닌 모양이라 무사히 살 수 있었다.
“아자, 해냈어요!”
 신나게 가게를 나서는 나나. 기쁨을 표정과 몸으로 표현하고 있는 나나를 보고 있으면, 유키까지 기뻐진다.
 나나는 기쁜지 게임이 들어간 비닐봉투를 껴안고 있지만, 이윽고 이번에는 안절부절못하기 시작했다.
 마음은 알기에, 유키는 한숨을 내쉬면서도 나나에게 말을 걸었다.
“괜찮아, 나나 쨩. 빨리 돌아가서 그 게임 하고 싶은 거지?”
“아으. 아뇨, 그래도.”
 아직 해는 높다.
 과연 나나라도, 자신의 생떼로 데이트를 끝내는데 죄책감이 느껴진 모양이다.
 그렇다고 해도, 게임을 신경 쓰는 채로 데이트를 계속해봐야 유키도 마음이 안정되질 않는다. 그러면 오늘은 빨리 돌아가서 게임에 집중하게 하는게 낫다. 데이트에는 또 부르면 되는 거다.
“음―, 그런가요, 그럼.”
 게임봉투에 눈을 향하며, 나나는 말했다.
“저희 집에 오실래요?”
 라고.



 아니아니, 잠깐 기다려.
 여자의 집에 간다든가, 남자를 집에 부른다든가, 손을 잡는 것보다 한참 레벨이 높은 일 아니려나. 단순히 친구로 부르는 거라 레벨이 낮게 설정되어 있는 건가. 하지만 유키 입장에선 손을 잡는 것 보다도 레벨이 높다. 그건 나나를 이미 친구 이상으로 보고 있기 때문일까.
 나나의 권유를 거절할 수 없어서 따라가 버렸지만, 점점 후회가 치솟는다. 애초에 그럴 생각도 없었으니까 옷차림도 대강이고. 아니, 나나랑 만나러 나온 거니 이상한 차림으로 온 건 아니지만.
“에에, 나나 쨩, 집에는 역시 부모님이 계시지?”
“? 그야, 쇼핑같은 걸로 나가신 게 아니면 계실텐데, 왜요?”
“아니,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런가요. 뭐어, 괜찮아요. 어차피 도착했으니까요.”
 그렇게 말하고 나나가 가리킨 곳엔, ‘다나카’라는 명패가.
“……다나카 씨네 댁?”
“아아, 그러고 보면 설명 안했었나요. 뭐어, 그것도 나중에.”
 나중에 알게 된 일이지만, 나나는 아리마 집안에 양녀로 들어간 모양이다. 하지만 원래 집인 다나카 댁에서 살고 있기에, 이름 외에는 아무것도 바뀐게 없다고.
“다녀왔어요―.”
 연관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는 나나의 뒤를 따라, 주뼛주뼛 ​“​실​례​합​니​다​―​.​”​라​고​ 작은 소리로 말하며 유키도 안으로 들어온다.
“아―, 나나, 어서오…….”
 마침 걷고 있었는지, 나나의 언니같은 여성이 인사를 돌려주려다 유키를 바라보곤 움직임을 멈춘다.
 그리고.
“――――뭐, 아, ​네​네​네​네​네​네​언​니​이​이​이​,​ 모모모모모모언니! 나, 나나가 남친 ​데​려​왔​어​―​―​―​―​―​―​―​―​―​―​!​”​
 라고 집안 가득 울려퍼질만한, 배에서 짜낸 듯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한 순간 뒤.
“에, 정말?! 소문만 들었던 남친?! 나나의 에어 남친이 아니었어?!”
 복도 안쪽에서 뛰쳐나오는 여성.
“설마 그런, 나나한테 추월 당하다니……으, ​으​갸​아​아​아​아​아​?​!​”​
 2층에서 계단을 뛰어내리던 여성이 중간에 발을 헛디뎌, 화려하게 엉덩이로 착지한다. 치마 아래의 팬티가 완전히 드러나, 유키는 얼굴을 붉힌다. 청초한 하양이고, 팬티에서 뻗어나온 허벅지는 꽉 죄이면서도 여성스러움을 남기고……
“아야야야야!”
“어디 보고 있어요, 유키 씨.”
 나나에게 옆구리를 꼬집혔다.
 이러는 사이에 넘어졌던 여자도 일어나, 총 3명의 여성에게 둘러싸인다.
​“​…​…​언​니​들​이​에​요​.​ 모모언니에 네네언니에 루루언니예요.”
“장녀인 모모예요.”
 흰 팬티였던 여성이 가볍게 고개를 숙인다. 제일 키가 크고, 머리카락을 사이드 포니로 묶고 있다.
“차녀인 네네예요, 처음뵙겠어요.”
 숏컷이 잘 어울리는, 제일 늠름한 느낌의 소녀가 인사한다.
“삼녀 루루예요. 우햐―, 나나의 남친이다―, 진짜였구나―!”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 소리친 소녀. 어깨에 걸칠 정도의 머리카락이 아무렇게나 옆으로 내려가 있다.
 세 자매는 흥미진진한 듯 유키를 바라본다. 장녀인 모모가 ‘지긋이 바라보면 실례잖아’라든가 말했지만, 본인도 보고 있어서 별 설득력이 없다. 오히려 제일 대놓고 보고 있는 기분이 든다.
“그래도 말야―, 괜찮아, 나나?”
“뭐가?”
 물어본 루루에게 되묻는 나나.
“아니, 뭐냐니…….”
“어쨌든, 저희는 방으로 갈테니까 냅둬 줘요. 자, 유키 씨.”
“아, 응, 실례합니다.”
 나나에게 끌려 올라가, 그대로 계단을 올라간다.
“아, 아, 손 잡았어.”
“우와―, 나나 하는데―.”
“나나, 방문은 열어두렴―.”
 아래서 놀리는 걸로도 야유로도 들리는 소리가 날아오는 걸 무시하고, 나나는 2층에 도착해서야 멈춰선 뒤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뭔가, 굉장하네.”
“네 자매니까, 이래저래 시끄러워요. 별로 신경쓰지 말아 줘요. 아니, 무시해 주세요. 그도 그럴게, 언니들은 변태니까.”
“변……에?”
 나나에게서 날아온 말에 당황한다. 나나의 언니인 만큼, 셋 다 꽤 얼굴도 잘 갖춰져서, 겉보기엔 미소녀 네자매라고 해도 아무런 위화감이 없는 느낌이었는데.
“외모 뿐이에요, 알맹이는 변태니까요. 게다가, 저희 자매는 각자 기호가 완전 달라요.”
“기호, 라는 건.”
“루루 언니는 야겜 취향이에요.”
“에? 야겜이라니……그, 여자애지? 고등학생이지?”
“네네 언니는, 2차원에서도 3차원에서도 진성 백합이에요. 여고에 들어간 것도 그게 목적일 거예요, 분명.”
 유키의 태클을 무시하고, 담담히 언니들의 성벽을 폭로하는 나나.
“그리고, 모모 언니가……유키 씨는 주의해 주세요, 제일 위험해요. 모모 언니는 낭자애 모에니까요.”
​“​낭​자​애​모​에​…​…​?​”​
“아까도 하악하악거리며 유키 씨를 보고 있었으니까, 조금 멍청했어요. ‘연검’에 들떠서 모모 언니의 존재랑 기호, 유키 씨의 외모를 연결하지 못해서.”
“자자자, 잠깐 기다려. 에, 뭐야, 나나 쨩네 자매는.”
“맞아요, 그래요. 자매 중 멀쩡한 건, 저밖에 없어요.”
 잠깐 잠깐, 그건 아니잖아 하고 마음 속으로 태클을 건다.
 취미나 기호는 사람 제각각이니, 오타쿠 취미를 비웃을 생각도 없고 헐뜯을 생각도 없다.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면 되는 거겠지.
 애초에 남가지고 뭐라고 하기 전에 나나는 완전히 게임 오타쿠고, BL 취미인 부녀자 속성이지 않은가. 다른 자매랑 비교해도 별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그, 그러고 보니, 나나 쨩은 나를 남친이라고 말했었구나.”
 취미나 기호도 신경은 쓰이지만, 그보다 더 신경 쓰였던 걸 입에 담았다.
“딱히, 그런 소린 한마디도 안 했어요. 단지 요즘, 저랑 같은 취미를 가진 남자와 놀게 됐다고 말했을 뿐이에요.”
“그래도, 부정은 안 했구나.”
“이런 건, 부정 하면 할 수록 놀림받으니까요. 반응 안 하는게 제일이에요.”
 차가운 나나의 태도에 기쁨이 시든다.
 나나가 유키를 남친이라고 가족에게 말했었다면, 나나가 유키를 그런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가 됐을텐데.
“어라, 혹시나 풀죽은 건가요, 유키 씨?”
“무무무, 무슨 소리야, 나나 쨩. 왜 내가 풀 죽어야 하는데.”
“그야 물론, 제가 가족에게 유키 씨를 남친이라고 말하지 않았던 부분에, 예요. 후후후, 그랬나요.”
“그러니까, 별로 풀 죽거나 하지 않았다니까.”
“알았어요, 예, 그럼 슬슬 방에 들어갈까요?”
 결국, 나나에게는 당하지 못할 모양이다. 어깨를 움츠리며 나나의 방에 들어간다.
 나나의 방은 깔끔하게 정리돼 있고, 여자다운 배색과 심플한 기능미로 구성되어 있었다.
 붙박이 책장에는 책과 게임과 CD와 DVD가 가득 정렬되어 있어, 나나의 성격을 드러내는 것 같았다. 주의해서 타이틀을 살펴봤지만, 일단 수상쩍은 건 없는 모양이라 안심했다.
“……들어가자 마자, 지긋이 여자의 물건을 뒤져보는 건 어떨까 싶어요.”
 주의를 받아 허둥지둥 눈길을 나나 쪽으로 돌리자, 이번에는 침대가 시야에 들어와, 이불 위에 놓인 홀쭉한 천이 눈에 담긴다.
“아.”
 유키의 눈길을 깨달은 나나가, 서둘러 그걸 회수한다. 여자애고 이래저래 있을테니 별로 파고들지 않는게 좋겠다 싶어, 깨닫지 못한 척을 해 주려 했는데.
“……뭔가요, 어야해요.”
 부루퉁한 나나가 이상한 말을 꺼내왔다.
“유키 씨는 정말, 아닌 척 하면서 초 야하네요―.”
“뭐, 뭐야 그거, 다르게 말할 수도 있을 텐데 영문도 모르겠는 소리 하지 말아 줘.”
“에―, 그치만 제 방에 들어가자 마자, 굶주린 눈으로 보고 있고.”
“안 봤어, 안 봤어!”
“거기에, ‘귀여운 건 정의’라든가 ‘빈유는 ​스​테​이​터​스​다​’​라​든​가​ 자주 말했잖아요.”
“에에?! 뭐, 내, 내가 언제 그런 소릴.”
“자주 채팅으로 말했었어요. 몰랐어요?”
 확실히 직접 얼굴을 볼 일 없는 인터넷 세계에선 발언 내용도 때때로 대담해질 때가 있다. 되돌아 보면 그런 이유로 그런 말을 던져버린 것 같은 기억도 난다. 그랬던 걸 이렇게 현실세계에서 상대와 만나 버리면, 순식간에 자기가 꺼낸 말의 내용이 부끄러워져서 참지 못해 죽고싶어진다.
“으아아아아아아, 으악, 무지 창피해!”
“후후후……기억난 모양이네요.”
“그만둬 줘―, 어, 그거.”
 그때 문득 깨달았다.
 아까 발언의 흐름 중에, 다른 이야기도 한 기억이 났다. 확실히 미니스커트나 숏팬츠에 니삭스는 괜찮지만 레깅스는 사도다, 맨다리야말로 남자의 로망이다, 라든가 뭐라든가.
“나나 쨩, 그 레깅스, 혹시나.”
 잘 살펴보자, 나나가 들고 있는 건 줄무늬의 사랑스런 레깅스였다. 유키의 발언을 떠올리고 입으려던 걸 그만둔 뒤, 침대에 놓아둔 상태였던 건 아닐까. 눈을 향해보자, 오늘의 나나는 숏 팬츠에, 가느다랗고 낭창낭창한 허벅지가 숏팬츠에서 뻗어 있었다.
“무, 무슨 자뻑이에요?! 벼, 별로 이상한 의미는 아니니까요. 오늘은 조금, 기온이 높았으니 까, 그뿐이에요 뭐.”
 하얀 뺨을 약간 분홍빛으로 물들이고 입을 빼죽이는 나나는, 화난 것 같기도 하고, 수줍어하는 것 같기도 하다.
“아――――, 뭐, 뭘 히죽거리고 있는 거예요?!”
“별로, 히죽거리거나 안 했어. 아야, 잠깐 차지 마!”
“몰라요, 것보다, 왜 아직 웃고 있어요! 정말, 이게, 이상한 거 생각하지 말아 줘요!”
“아프다니까 나나 쨩, 잠깐, 그, 그만!”
“아―――, 웃는 거 금지!”
 울컥 화내는 나나의 갸냘픈 다리가 내쏘는 발차기를 맞으면서도, 유키는 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M​인​가​요​?​”​
“아니야!”
“아아, 초 M이라는 걸로…….”





~ 추신 ~
 죄송합니다, 다나카 자매가 뭔가 큰일로. 그리고 나나에게 괴롭힘당하는게 좋아져 가는 유키였습니다만 (폭발)
 자, 자, 다음은 나나의 방에서 유키가 폭주해서, 둘은!? ……이라거나.

 그리고, 유키와 나나의 설정을 1년 어리게 했습니다. 왜냐하면, 나나가 중2라는 설정 쪽이 왠지 미묘하게 에로한 느낌이니까(죽음) 거기에 맞춰서 “세븐스 게이트”, “나나무쌍?!”도 그 설정으로 변경했습니다.

역자의 말:
 평안하세요, 淸風입니다.

 유미편을 보고 나니까 이런 가족도 정상으로 보이는 신비가! 역시 비교대상은 중요합니다. (끄덕끄덕)

 그나저나, 나나 귀여워요 나나. 제 마음속의 나나는 이런 애가 아니었지만, 이것도 이것대로…….

 추신: 요즘 번역물을 적게 올리는 부분에 대해선, Leaf사에 항의 메일을 보내시면 됩니다. 우타와레루모노 신작 재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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