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술사와 돌의 날개 -3-
『그럼 됐어..』
난폭하게 전화를 끊는 소리. 소녀는 휴대폰을 한 곳에 두고, 방에 있는 침대에 힘 없이 쓰러졌다.
「아치가로 전국에 갈 수 있었다면 나라도 아치가에 갔어……」
텔레비전에는 인터 미들에서 우승한 노도카의 표창식이 거행되고 있었다.
멍하니 화면에 눈을 돌린다. 핑크색 트윈테일은 여전했다. 하지만 그녀는 다른 장소에 있다.
(나도 목표로 했었는데……)
아코는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근처에서 가장 강한 마작부가 있는 아다미네 중학교로 진학했다.
사이가 좋았었던 시즈노나 노도카는 아치가로 진학했다. 쿠로도 아치가에 있었다.
즉 아코는, 무언가를 버리고 아다미네로 갔던 것이었다. 그리고 거기서도 계속 노력했었다. 하지만, 이룰 수 없었다.
――나도! 대회에 나가고 싶어!
조금 전의 전화로 시즈노는 그렇게 말했다.
전국을 얕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코는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그렇게나 열심히 했었던 아코에게도 무리였었다. 하물며, 마작부조차 없는 아치가로 진학한 마작을 한동안 안 친 시즈노에게는 무리다.
――그럼 아치가 여고로 전국에 갈래!
한 숨을 쉬었다.
시즈노는 정말로 그것을 실현할 생각인 걸까. 전화로 들은 목소리로는 약간 자포자기한 것도 같았다.
아코는 고개를 흔들었다. 시즈노가 가벼운 마음으로 말한 것이 아니라는 건 잘 안다.
아코는 반세 고등학교로 갈 생각이었다. 반세는 현 내에서는 최강이며, 매년 인터 하이로 출장하는 강호다. 편차치도 높고, 아코는 반세로 가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었다.
시즈노에게도 말했지만, 이대로라면 그녀는-- 만일 그녀가 마작부를 시작하게 될 때만 가능한 소리지만-- 적이 된다.
천천히 눈을 감았다.
항상 그럴 때마다, 쭉 그려왔던 앞으로의 미래로의 꿈을 떠올렸었다..
하지만 오늘은 아니었다. 떠오른 것은 지난 나날들이었다.
쿠로는 지금 어떻게 지낼까. 그녀와는 메일의 교환조차 하지 않게 되었다. 쿠로의 언니 유우는 지금도 변함없을까. 아코는 생각했다.
「……바보 같아」
눈을 뜨고 몸을 일으켰다.
아코는 옛날부터, 결의 하면 행동할 것을 좌우명으로 삼았었다. 뒤를 보지 않는다. 결코 후회하지 않도록.
전력 질주라는 점에서는, 나도 시즈와 큰 차이가 없는데-- 그녀는 그렇게 자조하면서, 일어섰다..
텔레비전에서는 어느 새 다른 프로그램이 나오고 있었다.
☆
다음날은 토요일로 학교는 휴일이었다. 하지만, 나는 아침 일찍 교복으로 갈아입고 학교를 향해 갔다. 내 집에는 컴퓨터가 없기 때문이다.
버스에 타면서도, 시즈노에 대해서 생각했다.
『84세일까』
그녀는 그렇게 말했다. 나는 어젯밤, 할머니의 연세를 조사해 보았다. 살아 있다면 할머니는 올해로 84세였다.
버스에서 내려 학교에 있는 도서실로 쏜살같이 달렸다.
복도를 걷는데, 예의 그 후배가 보였다. 그녀는 아직 중학생이면서 나보다 키가 크고, 예뻐서 인지, 멀리서 봐도 그 존재감이 강했다.
나는 발을 멈추고 계단을 올라 우회했다. 그녀와는 얼굴을 마주치고 싶지 않다.
도서실에 도착해, 문을 열었다. 아직 살짝 더웠지만, 아직 초봄이니까 에어컨은 켜져 있지 않다.
도서실 안을 대충 둘러본다. 휴일이지만, 공부하러 온 학생들로 붐볐다 같은 일은 없었고, 몇몇이 책을 읽거나 하고 있었을 뿐이다..
나는 창가에 있는 컴퓨터에 가서 앉았다. .
「아치가 여자의 1997년생 졸업생을 보여줘」
마이크를 차고, 지시를 내렸다. 컴퓨터 화면에는 『잠깐 기다려 주세요……』라는 형식적인 문장이과 함께 모래시계가 남은 시간을 표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모래시계가 사라지고 명부가 나타났다. 그 중에서 「타카카모 시즈노」라는 이름을 찾았다.
(……라어? )
그 이름은 명부에는 없었다. 내 추리 대로 라면 할머니와 같은 나이일 텐데. 그렇지 않으면 역시 84세가 그렇게 어릴 리가 없나.
그렇게 생각하는 것과 동시에 다른 생각이 떠올랐다. 마이크로 지시를 내린다.
「인터넷으로, 『아치가, 마작부』로 검색해줘」
모래 시계가 사라지고, 기사 타이틀이 화면에 나왔다.
가장 먼저 나온 기사는 최근 것이었다. 나는 속으로 계산한 후에 지시를 내렸다.
「2013년 기사로」
또 모래시계가 사라지고, 기사 타이틀이 단번에 바뀌었다.
그리고 가장 위에 있는 기사 제목을 보고 충격에 휩싸였다..
『인터 하이 3위 아치가 여고 대장이 실종』
나는 떨리는 손가락으로 화면을 터치했다. 페이지가 열리고 기사 전문이 나왔다.
거기에는, 10년만에 전국 대회로 출장해 3위 성적을 낸 아치가 여고의 학생·타카카모 시즈노가 근처 산에 놀러 간 뒤에 돌아 오지 않았다--그렇게 써 있었다.
입에 침이 모이는 것 같다. 일단 목으로 삼켰지만, 씁쓸한 뒷맛이 느껴졌다.
「……2013년도 인터 하이 아치가 여고 사진을 검색해」
이번에는 모래시계가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도중에 「마작 인터 하이」라고 지시했으면 좋았을 텐데 생각하며 후회했다. 그러나 이윽고 모래시계가 사라지고 앨범 같이 썸네일이 나왔다.
축소된 사진만으로도 그녀를 찾을 수 있었다. 클릭해서 그 페이지를 열었다.
그 사진은 표창식 후인 것 같았다. 한가운데 단발머리 여자아이가 기념품 같아 보이는 방패를 가슴에 품고 있었다. 투 사이드 업인 여자아이가 그녀의 왼쪽에, 그리고 오른쪽에는 갈색 머리에 포니테일. 검은색 저지를 입은 그 아이가 미소를 지으며 서 있었다.
――시즈노다. 나는 그렇게 확신했다. 애초에 산에서 만난 시즈노의 얼굴과 사진 속의 얼굴이 완전히 같았다. 잘 못 볼 이유가 없다.
사진 아래에는 주석이 있었다.
『10년 만에 전국 출장해서 3위 성적을 낸 아치가 여고… 왼쪽부터, 고문·아카도 하루에, 마츠미 유우, 아타라시 아코, 사기모리 아라타, 타카카모 시즈노, 마츠미 쿠로』
제대로 「타카카모 시즈노」라고 쓰여 있었다. 나는 침을 삼켰다.
「마츠미」 라는 것은, 마츠미 여관하고 무언가 관계가 있다는 걸까. 그리고, 이 고문이라고는 사람이 어제 시즈노가 이야기했었떤 「선생님」일지도 모른다. 거기에 「아타라시 아코」――내 할머니가 젊었을 무렵의 모습도 거기에 있었다.
(……할머니, 귀여워)
옛날, 나는 주위에서 「할머니의 젊었을 때와 비슷하다」라고 들었지만, 그거 아첨이었다.
나는 컴퓨터 전원을 끊고 일어섰다. 시즈노를 만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60년 전에 산에서 자취를 감춘 그녀가 어째서 지금 나타난 걸까. 지금까지 무엇을 하고 있었던 걸까 묻지 않을 수가 없다.
동시에 나는 답답했다. 그것은 마치 안개처럼, 내 마음 속에서 대답을 숨기려는 것 같았다.
집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오후였다.
「츠바사? 돌아 왔니?」
거실에 있었던 언니가 말을 걸었다. 무녀 옷을 흐트러지게 입으며, 부채질 하고 있다. 초봄이지만 덥겠지.
「응」
「점심은?」
「필요 없어」
「먹고 왔어?」
「……아니, 그건 아니야」
「급한 거니? 약속?」
「그런 거야」
나는 방으로 가려고 했다. 그 때 언니의 목소리가 들렸다.
「너 설마 또 산으로 갈 생각은 아니지?」
나는 놀라 거실로 돌아왔다. 언니가 나에게 가까이 다가왔다.
「안 되는 거야?」
「……아무튼 안 되는 건 아니지만, 그렇지만 그 산, 재수가 나쁜걸」
「재수가 나빠?」
그 산에 대해 그렇게 말하는 걸 듣는 것은 처음이었다..
「있지, 할머니의 동급생이 산에서 돌아오지 않은 거……. 아무리 찾아도 발견되지 않아서 실종이라고 들었어」
「그런 오컬트……」
나는 입을 다물었다. 이래 뵈어도 신사의 딸이다.
「뭐~ 확실히 실종이 아닐 지도 모르지만, 위험하다는 거야. 할머니도 은근히 너에게 경고했잖니」
아아, 나는 맞장구를 쳤다. 산에는 신이 있기 때문에--그런 잔소리를 했었다.
(그 말은 팀메이트를 잃었기 때문이었을까)
그렇게 생각한 그 때, 나는 온 몸의 털이 곤두서는 것 같았다..
잃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 건가.
안개가 사라져 간다. 그것이 숨기고 있었던 진실이 내 눈 앞 있었다.
당연하다. 60년이나 산에서 혼자서 살 수 있을 리가 없다. 60년이나 지났는데 모습이 변할 리가 없다. 일반적으로는 당연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나는 보통으로 생각할 수 없었다. 어딘가 그런 사고가 차단되었기에
나는 어른이 되어 세계를 보려고 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단지 숨겼다. 어른이 된다는 명목으로 불편한 현실을
「가고 싶다면 말리진 않지만……. 조심해야해?」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 나는 내 방에 들어갔다.
눈앞의 경치가 희미하게 보였다. 나는 침대에 누워 시즈노를 생각했다.
그녀는 어째서 그곳에 있는 걸까. 어째서 내 앞에 나타난 걸까. 묻고 싶은 것이 많았다.
나는 몸을 일으키고, 밖으로 나갈 준비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