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술사와 돌의 날개 -4-
시즈노와 쿠로가 다시 만날 때, 정확히 아치가 여고 건물로 한 그림자가 뛰어 들었다.
아코는 현관에 들어가,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신발도 갈아 신지 않은 채 복도로 들어갔다. 그녀도 옛날에는 매일 여기에 다녔었다. 길은 몸이 기억하고 있다.
버스를 내리고 나서 쭉 계속 달렸기 때문에 숨이 거칠다. 하지만 그런 것에는 아랑곳 하지 않고 그녀의 다리는 멈추지 않았다.
겨우 교실동에 도착했다. 옛날, 마작부가 있었던 교실 문이 열린 것을 보고 무심코 멈췄다
「다섯 명이면 부활이 되는구나!」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쿠로다-- 아코는 그렇게 확신하고, 그리고 대화를 통해 무엇을 말하는 지 알았다.
「그렇지만 역시…… 학생수가 적은 아치가에서 다섯 명은……」
시즈노의 목소리가 들렸다. 조금 힘이 없는 언제나 활기찬 그녀와는 어울리지 않는 목소리
――거봐, 역시.
아코가 발을 내디뎠다.
「어려울 것 같네……」
이번은 쿠로의 목소리.
――내가 없으면 어쩔 수 없으면서.
발끝에 힘을 담았다. 교실 문 틈새로 빠져 나온 황혼색이, 아코를 초대했다.
문 앞에서 발을 멈추었다. 교실에 나를 바라보고 있는 시즈노가 있었다.
「먼저 한 사람! 여기에 있어……!」
「아코짱!」
먼저 소리를 지른 것은 쿠로였다.그에 이끌려 멍한 표정을 짓던 시즈노도 소리를 질렀다. 그러나 아코는 그것을 말렸다.
「아코, 너……반세에…」
「나와 시즈가 같은 학교면 같이 노도카를 만날 수 있지 않겠어―? 전국에서!」
순간 조용해졌다. 세 사람의 심장 고동만이 울리고 있다, 세 사람은 그 순간 서로의 마음을 공유했다.
「또 다시 만나 놀자! 그리고……전국에 가자!」
그렇게 해서 아치가 여고 마작부가 다시 시작되었다.
☆
평소처럼, 나는 산에 들어갔다.
아스팔트에서 흙으로 감촉이 바뀌고, 나를 풀숲을 해쳐 지나간다.
어두워졌지만, 낮의 더위로 아직도 땀이 흐르고 있다. 어쩌면 시즈노는 열사병으로 쓰러져 목숨을 잃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계속 걷다가 강에 도달했다. 투명한 물에 손을 담고 모은 물로 목을 축였다. 이끼가 나 있는 바위를 보고, 시즈노가 강에 굴러서 빠졌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멀리 폭포가 소리가 들렸다. 폭포에서 미끄러질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천천히 계속 걸었다. 발 밑에 부스럭 소리가 날 때 나는 얼었따. 혹시 곰 같은 것이 살고 있어, 시즈노가 습격당한 걸지도 모른다.
산에 혼자 있다는 것이 갑자기 무서워졌다. 지금 나에게는 새로운 만남을 찾고 있는 여유 같은 건 전혀 없었다. 지금까지 계속 놀던 장소가,지금까지 만나 온 것들이, 나를 적으로 노리는 것 같았다.
안개 같은 건 전혀 없는데, 날씨도 좋은데, 나는 혼자이다. 현기증을 느꼈다. 불안을 억누르기 위해, 나는 평소대로 소리를 질렀다.
그렇다, 평소 대로다.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산은 결국 변화하지 않았다. 계속 바뀌는 놀이터라고 착각하고 있었던 것은 내가 아이였기 때문이다. 현실은 이렇게나 불안하고, 무서운 공간이었는데
침을 삼키고 심호흡을 했다. 맑은 공기로 폐를 채웠는데, 목을 타고 내려간 것은 불쾌한 침뿐이었다.
그런데도 나는 걸었다. 시즈노를 만나야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녀를 만날 수 있으면 이 고독감에서 해방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용기를 내서 달렸다. 이윽고 평소 경치가 보였다. 나무 사이에 빛만 가득 찬 그곳이다. 빛의 문을 열어 그 안으로 발을 디뎠을 때--
그 빛은 갑자기, 소실되었다.
나는 소리도 내지 못하고, 잠시 동안 거기에 서있었다. 확실히 나는 그 나무들을 빠져 나갔다. 그 때까지는 내 눈앞에 빛이 흘러 넘칠 듯이 있었다. 그러나, 한 순간에 그것은 사라지고 없어졌다. 그곳은, 단순하게 거칠어진 지면이 드러내고 있을 뿐인 단순한 글레이즈였다.
「어째서……?」
필사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보통으로 생각하면 된다. 결론은 「길을 잘못들었따」였다.
나는 돌아가려고 뒤를 돌았다. 하지만 한 걸음 걷다가 발을 멈추었다.
나는 그 경치를 본 기억이 있다. 빼곡히 참나무가 서 있었다.
(보통으로 생각하자)
고개를 흔들었다. 보통으로 생각하면, 단지 길을 잘못했을 뿐이다.
날은 완전히 저물었다. 나는 막대기가 되어 버린 다리를 어떻게든 움직이면서, 그 장소를--시즈노를 찾고 있었다.
하지만 찾을 수 없었다. 손목시계를 보자, 시침이 6에서 7 사이를 가리키고 있었다. 약 5시간 동안을 나는 산 속에서 걸은 거다. 그러나 그 장소는 찾을 수 없었고, 그리고 지금 있는 곳조차 알 수 없게 되어서 망연자실해졌다.
산 속은 끊임없는 어둠만이 있는 이었다. 익숙한 곳인데도, 나무밖에 보이지 않았다.
「어디야……?」
그 소리는 어둠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대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나는 고독을 다시 확인해 버렸다..
나는 그 자리에 주저 앉았다 보통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 『그 장소』는 처음에 겨우 도착한 글레이즈였던 것이다. 시즈노의 유령이 어떤 원인으로 사라져 버렸고, 그와 동시에 그 장소도 사라졌다.
처음부터 수상한 곳이었다. 이 세상에서는 있을 수 없을 것 같은 공간이라고 나도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다시 또 다시 현실에서 고개를 돌렸다. 현실이라기 에는 너무 비현실적이지만, 결국 괴로운 것에서 고개를 돌렸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었다.
「어디야……?」
그 소리에 대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내 목소리는 캄캄한 산 속으로 흩어져 사라져 갈 뿐이었다.
나는 겨우 내가 위기감이 없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얼마나 바보 같은 걸까. 언제까지 현실을 보지 않으려는 걸까. 토해 내듯이, 자기 자신을 버리듯이 나는 소리를 질렀다. 그 소리도 허무하게 어두운 산 속으로 흩어져갔다.
『너가 정말로 잃어버린 것은 무엇이야?』
시즈노가 말했던 그것은, 꿈이라든지 포기하지 않는 자세라든지 같은 그런 추상적인 것이 아니었다. 좀 더 단순하고 일상적인 것이었다.
현실.
그것을 나는 버렸다. 꿈을 포기하고, 억지를 부렸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했던 것을 버렸었다.
이럴 때조차도 내 몸은 뜨겁지 않았다. 현실감이 없으니까. 아직도이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될 거라고 생각한 걸까
오열이 넘쳐 나왔다. 나는 다리를 구부려 주저 앉았다. 무릎 위에 눈물이, 떨어져 허벅지를 타고 흘렀다.
울면 어떻게든 될 거라고 생각한 걸까--나는 그렇게 자신을 탓했다. 한층 더 비참해져 눈물이 쏟아졌다.
눈물로 젖어 보이지 않아 나는 셔츠로 닦았다. 그 때, 어떤 것이 눈 앞에 들어왔다.
하얀 꽃잎을 공처럼 편 꽃. 토끼풀이었다.
시간이 멈춘 것 같았다. 내 눈을 그 꽃을 바라볼 뿐, 움직일 수 없었다.
「시즈노……」
어째서일까 나는 그 꽃에서 시즈노가 느껴졌다. 가까이 다가가 보았다..줄기에서 퍼지는 잎새가, 4갈래로 나누어져 있었다.
무심코 미소를 지었다. 눈물을 닦고, 나는 다리에 힘을 넣었다. 피로는 완전히 사라졌다. 돌아갈 수 있다,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고마워」
토끼풀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하얀 꽃은 흔들림 없이, 가련한 얼굴을 나에게 향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나는 계속 걸었다. 소리에 의지하면서, 발 밑에 조심하며.
작은 시냇물 소리가 들렸을 때 나는 무심코 뛰어들 뻔했다. 그러나 그러지 않았다. 밤의 강은 위험할 것이라 생각해, 나는 천천히 걸었다..
그리고 헤매고 나서 2시간 후, 나는 산에서 빠져 나올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