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스크램블 에그
[1] 주먹밥
[2] 돼지고기 감자조림
[3] 라면
[4] 연어회
[5] 꽁치구이
[6] 캣 푸드
[7] 선박용 비스킷
[8] 미끼
[9] 돈가스 덮밥
[10] 별사탕
[11] 무화과 타르트
[후기]
1. 주먹밥 (3)
“……어이, 항해장. 지금 저 계집애가 지금 뭐라는 거야?”
“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항해장은 패닉에 빠진 표정으로 고개를 급하게 휘저었다. 그 때까지만 해도 나는 소녀를 걱정하며 발을 구르고 있었다. 무슨 꿍꿍이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슬슬 정박등을 끄고 회피 기동을 해 주었으면 좋겠다. ATT가 빗나가기라도 하면 바로 즉사할 수도 있는데 저렇게 여유를 부리고 있어서야….
하지만 곧 그 생각은 기우였음이 밝혀졌다.
“총원! 전투 배치!”
순간, 여자아이가 구호와 함께 깃발을 내지르자 상대편 배가 요란한 금속 마찰음을 내더니― 다른 배로 변신했다.
…조금 과장스럽게 표현하긴 했지만.
건조하게 말하자면 스텔스 모드였던 전투 체계가 겉으로 드러난 것뿐이었다. 현측과 주갑판에서는 10문에 가까운 스텔스 함포가 튀어나와 이쪽을 노렸고, 함포 바로 밑의 덱에서도 역시 스텔스 모드로 숨겨져 있었던 근접 방어용 기관포가 등장했다. 단순히 위장 무늬라고 생각했던 현측의 격문은 내부가 열리면서 유도탄 사일로로 변모했고, 깔끔하게 정리되었던 폐위 마스트는 여러 가지 사통 장비들이 튀어나오자 파고다 마스트처럼 바뀌었다.
한마디로 전투 체계를 모두 드러낸 그 군수 지원함의 모습은 흡사 2차 세계 대전 당시의 전함(戰艦 : Battle Ship)과도 비슷했다.
“꺄아아아아아악!”
반대로 이쪽의 함교는 패닉에 빠지고 말았다. 그도 그럴 것이 포 한문도 설치되어 있지 않다며 방심하고 접근한 배가 알고 보니 중무장한 전함이었다면, 그 어떤 해적이 놀라지 않겠는가.
“미확인 선박, 미확인 선박… 아니, 선생님! 잠시 만요!”
선주는 당황해서 상검망에 대고 애원하기 시작했지만 상대의 반응은 냉정했다.
“우현 부포군! 일제― 쏴!”
소녀의 지시와 동시에 5문의 부포가 동시에 불을 뿜었다.
쾅!
지축을 울리는 소리와 함께 배가 거의 전복 직전까지 갔다가 돌아왔다. 피격 당한 곳은 없는지 재빠르게 살펴보았지만, 이상하게도 배는 멀쩡했다. 어라, 이 정도 거리라면 수동으로 쏴도 맞을 텐데?
내 심정을 읽었는지 사관모를 쓴 소녀가 메가폰에 대고 부가설명을 해 주었다.
“후후후… 걱정 하지 마! 일부러 빗겨 쐈으니까!”
“저… 저, 악마 같은 년이!”
수십 미터만 비켜가도 아무런 영향이 없는 육지의 포탄과는 다르게 해상에서는 협차탄만 맞아도 파고의 영향으로 배가 크게 흔들리기 마련. 물론 중형 급의 함정이라면 포탄에 의해 발생한 파고가 배를 덮친다 해도 항행에 큰 지장이 없겠다마는, 내가 탄 이 조잡한 소형 어선은 대구경 함포의 파고에도 전복 위험을 맛보아야 한다. 한마디로 저들은 고양이에게 잡힌 생쥐처럼 우리를 가지고 놀고 있었다.
“후퇴! 양 현 앞으로 전속! 빨리 가속해!”
내가 타고 있는 어선이 뱃머리를 돌려 도망가려고 하자 소녀는 장난기 어린 목소리로 우릴 불러 세웠다.
“다 끝나지도 않았는데 어딜 가시나? 함수, 함미 주포 연동.”
소녀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부포와는 비교도 안 되게 큰 주포 2문이 이쪽을 향했다.
“으윽….”
“쏴!”
쾅!
또다시 엄청난 굉음과 함께 포탄이 함교를 스치고 우현에 떨어졌다.
동시에 엄청난 크기의 해일이 배를 덮치자 나는 균형을 잃고 말았다. 무어라 비명을 지를 새도 없이 라이프 라인이 손에서 떨어져나갔다. 허공을 날았다, 라고 생각한 건 한 순간이었다. 나는 쏟아지는 물과 함께 바다 속으로 내던져졌다.
첨벙!
바닷물이 부드럽게 몸을 감싸고 햇빛이 엷어지고 나서야 나는 상황을 실감했다. 온 몸을 떠받드는 해수의 감촉은 부드럽고 편안했지만, 나는 조금도 안정되지 않았다. 눈, 코, 입 속으로 밀려드는 바닷물이 너무나도 고통스러웠기 때문이다. 숨을 내쉬려고 했지만 신선한 공기는커녕 따가운 해수만 기도 너머로 밀려 들어왔다. 그 고통은 너무나도 극심하여 죽음의 신이 목을 조르듯 느껴졌다.
이대로 죽는 걸까? 도대체 내가 무얼 잘못했다고 그래? 두 번이나 타고 있던 배가 피격 당해서 물에 빠졌으니 용왕님께 미움 받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팔과 다리를 저어 부유하려고 했지만 근 이틀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한 몸뚱이는 가누기조차 힘들었다. 바닷물 색깔은 점점 진해지고, 태양빛은 아련해진다. 희미해지는 정신 끝에서 나는 문득 무진함의 동기들을 떠올렸다. 함께 웃으며 밥을 나누어 먹을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이 바로 앞에 와 있었다.
왠지 갑자기 행복해졌다.
그리고 나는 엷은 웃음을 지으며 눈을 감았다―.
이렇게 끝났으면 좋았을까.
그 순간, 갑자기 수면 위에서 무언가가 날아들더니 순식간에 내 옷을 꿰어 들어올렸다. 나는 황급히 옷을 꿰고 있는 뾰족한 갈고리를 더듬어 보았다. …이게 뭐야? 사조묘? 왜 이런 게 여기에 있지?
생각할 틈도 없이 사조묘는 순식간에 나를 잡아당기더니 곧 물 밖으로 끌어올렸다.
“푸학!”
갑자기 입 안으로 차가운 공기가 들어오자 꼴사나운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누군가가 보았다면 마치 낚시꾼에게 건져지는 한 마리의 청새치 같았으리라. 나는 그런 볼썽사나운 모습으로 다시 갑판 위에 내팽겨 쳐져서 거칠게 숨을 들이키기 시작했다.
후일 돌이켜 생각해보면 우스운 소리지만, 이 때 정신이 돌아오자마자 가장 먼저 떠오른 단어는 바로 ‘낭패’였다. 죽는 것 보다 더한 끔찍한 삶으로부터 간신히 벗어날 수 있었는데, 다시 이렇게 목숨을 영위하게 되다니……. 신은 내가 죽는 것도 허하지 않는단 말인가.
천천히 고개를 들어 나를 끌어올린 상대의 얼굴을 확인했다. 십중팔구 선주의 험상궂은 표정이 있으리라 상상했건만.
“괜찮습니까? 호흡이 불편하거나, 어지럽지는 않나요?”
…다시, 숨이 멎을 뻔 했다.
놀랄 만큼 아름다운 소녀가 시야에 들어왔으니까. 커다란 눈망울과 오뚝한 콧날. 허리까지 내려오는 흑발은 금실이 수놓아진 댕기로 곱게 땋아 내렸고, 앞섶에는 그와 대조되는 빨간 리본이 묶여있었다. 그리고 스커트 밑으로 뻗은 가늘고 하얀 다리까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내가 타고 있던 새우잡이 노역선에 이런 미인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곳은 노역선이 아니라 방금 전까지 나를 향해 포격을 하던 그 군수 지원함이라는 뜻인데…….
“정신이 드는 모양이군요. 다행입니다.”
상대의 반응은 놀랄 만큼 싹싹했다. 나는 오랜만에 받는 과한 친절에 어안이 벙벙하여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당신들은… 누구….”
“아, 소개가 늦었군요. 본 함은 광명학회(光明學會, Illuminati)의 취사 지원함(炊事支援艦) ‘잿빛 10월(Ash October)’이고, 저는 이 배의 조리장인 이해인 일등병조입니다. 뭐, 이렇게 떠들어봤자 평범한 여성이 이해하지는 못 하겠지만…. 일단 이곳은 안전한 곳이니 마음 놓으세요.”
해인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여성은 사근사근한 미소를 지으며 마른 수건을 내 어깨에 덮어주었다. 경황이 없어서 그녀의 말을 제대로 듣지는 못했지만, 이 배는 어딘가의 해군 지원함인 모양이었다.
‘정말로’ 살았다는 안도감과 함께 극심한 갈증이 몰려왔다.
“혹시 물과… 먹을 것을….”
“물과 먹을 것 말입니까? 잠시만 기다리세요. 당번병에게 일러 금방 가져다 드릴 테니.”
해인은 몸을 말리라고 주의를 준 후, 뒤에 서 있던 수병에게 손짓으로 지시를 했다. 마른 수건으로 머리를 닦고 있노라니, 곧 세일러복을 입은 여자아이가 종종걸음으로 다가와 주먹밥이 담긴 그릇과 물 주전자를 내밀었다.
정말 먹어도 되는 걸까…… 떨리는 손으로 주먹밥을 받아들었다.
먹는 것이다. 먹을 수 있는 것이다.
윤기가 흐르는 고슬고슬한 외양과 한 손에 쥐어지는 아담한 크기. 그리고 무엇보다도 따듯한 온기에 감동했다. 게걸스럽게 처먹고 싶은 욕구를 간신히 누르고, 천천히 밥덩이를 베어 물고 간만의 식사를 즐겼다. 특별히 속은 넣지 않았지만 소금 간을 해서 심심하지 않게 먹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맛이 있고, 영양가가 있는 음식이라는 점이 가장 좋았다. 나는 눈물이 나려는 것을 꾹 참으며 주먹밥을 씹어 넘겼다.
“천천히 드세요. 밥은 많으니까.”
해인이라고 이름을 밝힌 소녀가 따듯한 표정으로 나를 토닥거리며 웃어보였다.
아, 이런 인간적인 대우를 받아 본 적이 언제였던가. 군에서도 이렇게 친절하게 말을 걸어준 사관은 없었다. 동시에 그간의 설움이 물밀 듯이 밀려오자, 나는 결국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우으으……. 으으…….”
“왜, 왜 그러세요? 밥이 맛이 없었나?”
내가 작게 흐느끼자 무슨 오해를 했는지 해인은 당황해서 발을 동동 굴렀다.
“…내버려둬. 여러모로 고생이 많았던 것 같잖니.”
옆에서 20대 중반의 여성이 손을 내저으며 내 어깨를 토닥여주었다. 옷깃에 붙은 의무 기장으로 보아 이 배의 군의관인 모양이었다. 한동안 아무 말 없이 흐느끼고 나니, 겨우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었다.
흐느낌이 멎은 후, 두 번째 주먹밥을 주워 먹는데 해인이 내 눈치를 보며 군의관과 작은 목소리로 대화하기 시작했다.
“…쇼우코 대위님. 그래도 해적선에 잡혀있었다면… 아무래도 성적 유린을 당하지는 않았을까요.”
“하지만 나는 외과 전공의지 부인과 전공의가 아닌데….”
“그래도 기본적인 것은 봐 주실 수 있잖아요?”
“오지랖도 넓어. 참….”
쇼우코라고 불린 군의는 툴툴거린 다음 내게 다가와서 나른한 목소리로 물었다.
“저기, 출신과 이름을 들을 수 있을까?”
나는 별다른 의심 없이 솔직하게 답했다. 아니, 오히려 솔직하게 답해야 뒤탈이 없으리라는 생각에, 과하게 내 신분에 대해 떠들어댔다.
“콜록…. 예, 저는 연방 해군 7함대 71전대 무진함 소속 이원일 병장입니다. 뭐, 원래대로라면 의무 복무가 끝났겠지만…. 아직 제대 명령을 듣지 못했거든요. 하하.”
농담이라고 던진 말이었는데, 어쩐지 갑자기 주변의 분위기가 싸해지는 기분이었다.
나름 웃자고 한 농담이었는데, 그렇게 썰렁했나? 하지만 또 이렇게 정색할 것은 뭐람.
나는 머리를 긁적이며 마지막 주먹밥을 집어 삼켰다.
“…네?”
해인은 웃는 얼굴 그대로 굳어 있다가, 천천히 되물었다. 해인의 표정은 더 이상 따듯하지 않았다. 아니, 부모의 원수라도 만난 듯한 차가운 표정이었다.
도대체 왜 그러지? 내가 무슨 이상한 소리라도 했나?
“그러니까 저는 연방 해군 소속의 이원일 병장….”
내가 재차 대답하자 해인은 얼굴을 손에 파묻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천천히 운을 떼듯 재차 내 신분을 확인했다.
“…몇 달 전 어뢰를 맞고 침몰한 그 연방 군함의 승조원말입니까?”
“네, 바로 그 함의 승조원입니다! 알고 계시는군요! 다행입니다. 저는 다른 수병들과는 달리 피격 직후에 해적들에게 잡혀 끌려가서 죽지 않고 살아있었거든요…. 저, 왜 그런 표정을 지으십니까?”
내 말이 끝나자 해인은 아예 고개를 돌려버렸고, 쇼우코 대위만이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다.
“그러니까… 어, 그게 말이지… 어? 수염이 없는데? 하, 하지만 연방에서는 여성 수병을 뽑지 않는데…”
쇼우코 대위는 뭐가 그렇게 불안한지 계속 쉴 새 없이 중얼거리며 고개를 젓다가, 마침내 큰 결심을 한 표정으로 내게 물었다.
“…너 남자지?”
“네, 물론 남자입니다만… 무슨 문제라도?”
“아니 그게 말이지… 하하하….”
쇼우코는 억지 웃음을 흘리며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검지로 내 뒤를 가리키며 불편한 미소를 지었다.
“네가 한 번 직접 봐.”
나는 앞머리를 마저 털고 한층 선명해진 시야로 함미를 쭉 둘러보았다.
먼저 내게 음식을 가져다 준 당번병 소녀는 흰 색 카추샤를 든 채로 얼어있었고, 현측에서 담배를 피우던 포니테일 머리의 여성은 담배가 타들어가는 줄도 모른 채 이쪽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 옆에 서 있던 위병 완장을 찬 여자아이들은 혐오스러운 표정으로 총기를 집어 들었고, 탱크톱 차림으로 포탄을 나르던 소녀는 새빨개진 얼굴로 가슴팍을 가렸다. 또한 O-2 덱 위에서 이쪽을 멍하니 내려다보는 풍성한 머리칼의 여성도, 관심 없다는 듯이 바지런히 페인트 통을 나르는 새치름한 눈매의 아가씨들도 전부… 여자였다.
조금씩 상황이 정리되며 한기가 돌기 시작했다. 나는 방금 전까지 여성으로 가득한 화원 한 가운데에서 내가 남자라고 떠들어 댔던 건가. 나는 조심스럽게 다시 말을 꺼냈다.
“…아까 한 말은 못 들은 걸로 해 주시면 안 될까요.”
“시끄러워요.”
아무렴. 이런 허튼 소리가 먹힐 리가 없지.
해인이 반대쪽 현측을 향해 소리를 빽 내질렀다.
“거기 위병 두 명!”
“네!”
해인의 말에 위병완장을 찬 소녀들이 쪼르르 달려 나왔다.
“이거 바다에 도로 쳐 넣어요.”
“Aye, Aye, Maam! (예, 알겠습니다!)”
해인의 말에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소녀들은 나를 들쳐올려 라이프 라인 너머로 던져버렸다. 불과 몇 십 분 전에 느꼈던 기시감을 다시 느끼며, 나는 현측 아래로 추락했다.
첨벙!
쪽빛의 바다가 다시 시야를 흩트렸다. 아까와는 달리 기력이 조금 생긴 나는 손으로 물을 천천히 저어 수면위로 나왔다. 해수면 밖으로 머리를 내밀자, 머리 위로 명랑한 톤의 이함 방송이 들려왔다.
<땡! 땡! 존 도(John Doe) 이등병조, 이-함!>
‘존 도’라니. 죽일 셈인가? 아니, 이미 죽은 사람 취급인가? 뭐가 되었든 유쾌한 취급은 아니었다. 내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지 않는 점도 기분 나쁘고, 죽은 사람 취급도 기분 나쁘지만… 군인으로서 가장 불쾌한 부분은 이게 아닐까 싶다.
“아까 분명히 이원일 ‘병장’이라고 했잖아, 머저리들아!”
왜 이 동네의 뱃사람들은 내 계급을 제대로 불러주지 않는지. 한숨을 푹 내쉬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하늘은 쌀을 씻어낸 것처럼 부옇고, 사방은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해무로 가득 찬 가운데―
내 ‘잿빛 10월’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꼐속)
<온라인 구매처>
알라딘 :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0524336
북새통 : http://www.booksaetong.co.kr/shop/item.php?it_id=1427442010
예스24 : http://www.yes24.com/24/goods/17334822?scode=032&OzSrank=1
G마켓 : http://item2.gmarket.co.kr/Item/DetailView/Item.aspx?goodscode=665733344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37496546&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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