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작품은 葵絵梓乃님의 허가를 받아서 번역했음을 알립니다.
허가해주신 작가님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해당작품 본편은 회색빛잔영님, 2side님, 일각여삼추님, PsnPd님, BlueT님, 우드락님, Jemes님이 각기 번역해 주셨고,
번역 감수 및 외전은 저 아이시스가 하게 되었습니다.
모두의 협력 정말 감사합니다.
--이런 저런 일 끝에, 지금에 이르렀다.
내 방에는 나 혼자다.
가지고 온 가족 공용 노트북이지만, 쓰던 사람이 귀가해서 랄까 어쩐지 쓸쓸해 보였다.
빨리 재워주기 위해, 만들어 준 캡쳐 파일을 내 노트북에 옯기고 나서 전원을 껐다.
이것으로, 모든 데이터가 내 노트북에 모두 모였다.
즉, 여기에서부터는 선언한 대로 나 혼자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들은 대로, 포기하고 싶어질 정도로 까마득한 작업이다.
「그러면, 역시 일단 사가미 미나미일까...」
지금까지 자료의 통계와 고찰에 의해 사가미 미나미는 문화제 위원장로서 충분한 책무를 완수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판명되었다. 그렇다면, 반에서는 어땠을까, 제출된 보고서에는 중요한 역할을 맡은 사람들 중 그녀의 이름은 없고, 활동 내용에서도 그다지 그녀의 이름을 찾을 수 없었다.
상연물이 상연물인 만큼 한 마디로 농땡이였다고 할 수는 없지만, 아무튼 그렇게 많은 일은 한 건 아니라는 것이다.
반을 소중히, 라는 방침을 내놓고선 말이다.
이 조사를 하는 중에 내가 가진 사가미 미나미에 대한 이미지는 '농땡이'로 굳어져 버렸다. 향후 수사를 할 때는 최대한 그것을 전제로 생각하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만약 향후 이 이미지에 변화가 생기면 지금까지의 수사가 모두 원점으로 돌아갔을 때일 것이다.
그러나 이미지라는 것은 굉장한 거짓말쟁이다.
아주 사소한 물증으로도 시원스럽게 뒤집힐 정도로 약한 거짓이라는 것은 오늘 경험 한 그대로다.
가능하면 그녀의 인물상, 구체적으로는 반에서 어떤 위치인지를 알아야-- 아니, 어떤 식으로 행동했는지에 대해 알아야 한다.
문실 자료에서 나타난 그대로 태만한지, 성실하지만 이번엔 그것이 화근이 된 불쌍한 여자인지를.
실제로 사가미 미나미와 만난 사람들에게 묻는 것 밖에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
「그럼,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들어야 하나...」
요점은 F반의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거다. 내가 가지고 있는 어드레스 중 F반에 속한 학생은 두 사람.
그럼, 누가 사가미 미나미를 자주 볼 수 있는 입장에 있었는가 하면...뭐, 한 사람뿐이지.
「물어봐서 다행이야. 역시 비행사는 통신기를 이용해야 해.」
점심시간에 물어본 어드레스이지만, 그 일이 벌써 아득한 옛날이야기 같은 기분이 든다.
나는 서둘러, 비행 중인 파일럿에게 연락을 해보았다. 그 쪽은 내 전화번호를 모를 테니 우선 메일을 보내 친구에게 연락처를 들은 사실을 이야기했다. 곧바로 답신이 오자, 전화를 해도 되는지 확인을 하고 나서,전화를 걸었다.
착신음 대신 최근 텔레비전에서 들은 적이 있었던 JPOP이 흘렀다.
음-, 옛날부터 무기질적인 착신음에 익숙해진 탓에 이런 컬러링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락계열 음악은, 갑자기 큰 소리로 음악이 흐르면 깜짝 놀라 귀에서 떼어 놓게 되니까. 싫단 말이지.
곡 중간까지 흘렀을 즈음, 갑자기 소리가 사라지면서 그 대신 남자 목소리가 들렸다.
「무슨 일이야? 이런 시간에」
우선 하야마 하야토와 무사히 통화를 할 수 있게 된 것에 안도하며, 조금 통화에 시간을 할애해 달라고 간절히 부탁했다.
「그래서, 이번엔 뭐를 묻고 싶은 거야?」
「이야기가 빨라서 좋네. 이번에 묻고 싶은 것은 히키가야 하치만이 아니라 사가미 미나미에 대해서야.」
「사가미인가. 그녀는 왜?」
「그녀가 반에서 무엇을 했었는지 가르쳐줬으면 좋겠어.」
「무엇이라니...반 상연물을 도와주었는데?」
「확실해? 유지단체통제 말고도 문실에서 일을 해야 할 정도로 바빴으면서?」
「....어째서 그걸. 누구에게서 들은 거야?」
「스스로 조사했어. 아, 그래 맞아. 히키가야 하치만이 열심히 일했던 것도 알고 있어. 구체적으로는 얼마 안 되는 문실 개근상에다가 3부서에 걸쳐 일했었다는 사실까지. 여기까지 이야기했으니, 이제 알겠지?」
「....」
전화기 너머인데도 바로 그의 기분을 알 수 있다.
뭐, 설마 어제 오늘로 이렇게까지 조사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 했을 것이다.
나도 깜짝 놀랐다.
「아니, 굉장해. 처음에 히키가야에 대해서 물었을 때도 놀랐었지만, 벌써 알아차려 버린 걸까.」
내 발언을 들은 하야마 하야토는 그저 솔직하게 감탄의 소리를 냈다.
약간의 위협이 포함되었던 발언을 쓰지 않고, 순순히 인정하는 남자다움은 과연 훈남 대표 하야마 하야토 라는 걸까.
「알아차렸다- 라는 것은, 역시 하야마 하야토, 너도 눈치 채고 있었다는 거네. 문실의 질서가 문란해진 것을. 그래서 그 보충을 했다. 하지만, 너가 들어가 유지단체통제의 실질적인 리더로서 지휘해도, 물품 관리 일까지 해야 할 정도로 피폐해졌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다. 히키가야 하치만과 모두가 힘든 상황이였다는 것을, 그리고 그 외에도」
「일단 물어 보겠는데, 어디까지 알고 있는 거야?」
히익, 음색이 조금 무서웠다. 전화 너머가 아니었으면 조금 쫄아 버렸을 레벨. 화내는 느낌은 아니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같은 레벨.
「거의 알아. 개인은 전체를 위해서, 라고 하면 알겠어?」
이번에야말로, 하야마 하야토는 말을 멈추었다.
아무리 내가 여러 가지를 알아 냈다고 해도, 설마 슬로건 건에 대한 내용까지 알았을 것이라 생각할 리가 없다.
몇 초 정도 나와 하야마 하야토가 침묵을 주고 받은 후에, 방금 전보다 감정이 담긴 어조가 들렸다.
「....거기까지 알고 있다면, 너는 이미 알 텐데. 내 입으로는 그다지 말하고 싶지 않은 내용이야.」
그럴 것이다.
처음 이야기했을 때도 생각한 것이지만, 그는 기본적으로, 사람을 비난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다시 말하자면, 입을 열면 비난에 가까운 말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가미 미나미, 아니면 히키가야 하치만, 아니면 문실 멤버 전체에게.
뭐 그렇다면 좋다. 나에게는 비장의 카드가 있다.
탐정의 눈치. 무시하면 곤란하단 말이지.
「헤- 흐~응. 그럼 이야기를 바꿀게...유키노시타 하루노 선배와 너는 대체 어떤 관계야? 이름을 서로 부를 정도로 친한 것 같은데, 그거 참 수상하단 말이지~ 무슨 관계?」
「.....!」
후후, 어때 확실히 동요를 숨길 수 없는 거 같네.
나는 이래 뵈도 탐정으로서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운 발언에는 주의를 기울이고 있단 말이야!
---그 때 하야토 '아- 이 녀석 말해버렸다' 라는 감정으로 찌푸린 얼굴도 정말이지!
저질러 버렸네요. 하루노 선배. 당신의 그 강화외골격 같은 외면은 아무래도 폭소하면 벗겨지는 거 같단 말이죠.
그럼, 이것을 어떻게 받아 들일까나, 하야마 하야토
내 감이 너와 하루노 선배는 절대 친한 관계라고 하고 있다. 그것도 히키가야 하치만 이상으로 교분이 있는 관계. 그녀는 비록 마음에 든 이성이라도 성으로 부르고 있었다. 하지만, 너는 이름으로 불렸단 말이지. 분명, 뭔가가 있다. 유지단체의 대표자라서 친하다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그것까지 알고 있다면 나에게 물어볼 필요는 없을 텐데」
「나 경계 받고 있나보네. 전화 너머라는 것이 유감이네...뭐, 알고 있다고 해도 누군가를 위협한다든가, 그런 짓을 할 생각은 없어. 나는 단지, 문화제에 참가할 수 없었던 학생으로서 알아 두고 싶은 일이 있을 뿐이야.」
「문화제의 뒷사정은 문실 위원도 아니었던 너와는 관계없는 일이잖아.」
「이런, 관계 있고 없고를 떠나서 신경쓰일 수밖에 없잖아. 그게 F반에 히키가야 하치만을 보러 갔을때 반 전체가 그런 대응이었는걸. 토츠카짱이 없었으면 나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어. 어째서 그렇게 된 거야?」
「그 일은 미안해. 내가 모두에게 이야기할게」
「아니, 그건 됐어. 문제는 그게 아니잖아. 히키가야 하치만이 그야말로 롱기누스의 창과 같은 시선을 하루 종일 받고 있다는 건 어떻게 된 거야?」
관계자라고 여겨진 나만해도 바늘방석이었던 자리다. 아마, 토츠카짱이 (반 내에서의 위치는 모르지만) 시선 공격에 더 시달리고 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하물며 바로 그 본인은..
「......」
하야마 하야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확실히 나는 외부인 오브 외부인이야. 그렇다고 해도, 괴롭힘 당하고 있는 사람을 가만히 보고 있을 수 없는 것은 당연하지 않을까?」
그의 반응에, 조금 화가 났다.
[newpage]
「...롱기누스의 창, 이라...」
또 다시 하야마 하야토가 목소리를 흐린다.
어떤 표정으로 중얼거렸을지, 조금 상상이 되었다.
한순간 보인, 그...
「...알겠어. 내가 아는 범위 내면 물어도 괜찮아」
「내츄럴하게 위의 시선이잖아, 어이.. 뭐 상관없나.
우선 하루노 선배는 제쳐두고, 우선 사가미 미나미일까. 반에서 그녀가 뭘 했는지를 가르쳐 줬으면 좋겠는데」
「어느 시점의 사가미를?」
「으~응 위원으로 선출된 것으로 반에서 정한 것부터」
「거의 전부잖아」
「필요한 것만 말하면 돼. 우선은 그래. 내가 문실 멤버들의 출석과 진척 상황으로 산출한 농땡이도 설명부터 해줄까--」
우선 대충 농땡이도에 대한 설명을 하야마 하야토에게 했다. 물론 내가 학생회실에서 부정한 방법으로 데이터를 훔친 건 말하지 않았지만, 이런 남자이니, 희미하게 눈치 챘을 지도 모른다.
설명 그 자체는 그도 납득하며 받아 줬다. 분석 결론을 말해도 그는 딱히 부정하지 않았다.
그렇다는 말은 농땡이도로 낸 결론은 당시 문실에서 일했던 사람의 눈이 봐도 맞다는 것이다.
참고로 사가미 미나미가 실행 위원이 된 경위는 여자 실행위원 후보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 번은 유이가하마 유이가 후보로 올랐지만, 미우라가 반 상연물로 뺐기 때문에 흐지부지된 것 같았다.
그런데, 여기에서도 유이가하마 유이인가.
뭐 됐다. 우선은 사가미다.
「그게 사가미가 실행 위원이 된 것과 무슨 관계가 있는 거야?」
「별로, 농땡이도가 높아서 원래 의욕이 없었던 것일까 생각했었으니까.
그래서, 위원장이 된 경위에 대해선 몰라?」
「자세한 건 모르지만, 자발적으로 입후보해서 위원장인 된 것은 확실해.」
「자발적으로?」
「이유까지는 모르겠지만」
「아니, 충분해」
입후보했다는 것은, 처음에는 의욕이 충분히 있었다는 거네.
그렇지 않았다면 위원장 같은 귀찮은 자리에 앉을 리가 없다. 히키가야 하치만과 같은 직무를 맡는 것이 싫었다고 해도, 말이다.
그리고, 성격이 어떤지 물었다.
그러나 너무나 적당적당한 말들의 연속이라, 저절로 말을 뒤집어서 생각하게 되어 버렸다. 뭐, 그런 성격이니까. 역시, 이 녀석은 사람을 나쁘게 말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가 말하길, 사가미 미나미는 성실하고 그 나름대로 인망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내 필터로 걸러보면, 과연.... 그냥, 어디에나 널린 보통 여고생이다.
적당히 입이 가볍고, 생각 없는 여자. 소인배 냄새도 조금 난다.
성실하다는 것에 대해서는, 실제로는 농땡이도가 높으니까 그건 부정해 두자.
[newpage]
그럼, 주제로.
「사가미 미나미가 반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 가르쳐 줄래?」
「....알고 있겠지만, 나도 그 시기에는 회의실에 자주 갔었으니까 조금밖에 몰라?」
그래도 충분하다.
「내가 본 바로는, 도구 담당 지휘를 했었던 걸로 기억해.
우리 뮤지컬은, 연기는 남자들만 했으니까 여자는 기본적으로 보조일을 했어」
「출연을 남자만?」
「아아, 남자만 했어...」
어째서 일까, 약간 그의 목소리에서 그늘이 느껴진다.
「보조라는 건 각본이나 진행?」
「아아, 히나가 각본을 썼고, 선전은 유미코, 진행은 유이가, 그리고...의상은 카와사키였을 거야」
「흐음... .보고서 대로네」
「보고서?」
「아니 아니 아무것도 아냐. 내 오리지날 보고서 이야기야. 조사에는 보고서가 필수지 않아?」
「보고할 상대가 있는 거야?」
「없어. 뭐, 형식적인 거니까. 메모와 플로우차트 같은 걸로 생각해」
내가 들어도 한심한 거짓말을 하는데 익숙해진 것 같다.
이건. 들켰지....
일을 맡은 건 반에서 몇 사람뿐, 사가미 미나미가 문실위원이었던 걸 고려하면, 이름 있는 직무는 가지고 있지 않았던 게 분명하다. 그런 일이라면 추궁해도 수확이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프로치 방법을 바꾸자.
「질문을 바꿀게. F반 뮤지컬이었잖아? 뮤지컬 준비가 가장 바빴던 건 슬로건 사건 이후 얼마 지나서야?」
「슬로건 건 뒤에는, 나도 유지단체통제 일을 하지 않아도 되었으니까, 생각보다 바로였어. 그게 왜?」
「아무것도 아니야, 중심이었던 사람은?」
「히나지만」
히나... F반 기획 신청서류에는 감독.각본.연출 ; 에비나 히나 라고 써있었다.
음, 아무래도 직무를 제대로 완수한 것 같다.
연극의 핵심이 반의 중심이 되어 주었으니, 반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겠지.
「그럼, 사가미 미나미는?」
「...간판 제작을 했어. 그리고...」
「어이, 제대로 말해」
「....꼭 말해야 되는 거야?」
「말하지 않아도 괜찮지만, 그 경우 내 멋대로 해석할 뿐이지.」
「그 해석을 말해 주겠어?」
「.... 결론을 말하자면 사기미 미나미는 반에서도 문실에서도 있을 곳이 없는 상태였다.
기획의 메인은 히나라는 아이였고, 반 전체 조율은 미우라 유미코, 보조는 유이가하마 유이.
문실에서는 유키노시타 자매가 주로 활약 거기에 학생회 집행부도. 그런 이유로 사가미 미나미는 흔히 있는 '남자 뭐하고 있어?' 라고 말만하는....」
「그만」
「이게 정답이라는 이야기?」
「...네 해석에 맡길게」
....그 말은. 백점만점이라는 걸까.
하야마 하야토는 이제 당시 상황을 전혀 숨기려고 하지 않는듯한 태도를 보였다.
농땡이도의 유용성과 증거능력의 증명이라고 말해도 좋을 것이다. 과연, 응 역시네.
이것으로, 사가미 미나미의 베일이 모두 벗겨져 버렸다.
나로서는, 매우 유감스러운 결과다.
아마, 그녀의 성격을 고려해볼 때 간판 제작을 돕는 것도 싫어 했었을 가능성이 높다.
어쨌든, 상대는 미우라 유미코, 반의 여제다. 사가미 미나미 같은 성격이라면 미우라 유미코 같은 여왕님 지휘를 아래에서 일을 하는 것은 솔직히 말해 거절하고 싶은 레벨로 싫었을 것이다.
그 두 사람 사이에서 고생했을 이 남자, 상상만 해도 수라장이네....
「상상이상으로 고생했겠네. 하야마 하야토군.」
「그런 노고, 가능하면 하고 싶지 않았어.」
「그거 진심? 그럼 하나만 더 물을게, 괜찮지?」
「....한 개만이야. 그 이상은 대답하지 않을 거야.」
「뭐, 어쩔 수 없나....그래....그럼, 너밖에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을 할까.」
사실, 그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들은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하지만, 주어진 찬스는 단 한 번. 제대로 고민한 후 말해야 한다.
그렇다면 목적이 뭔지 잘 생각해 보자.
나는 최종적으로 무엇을 목표로 하야마 하야토에게 사가미 미나미에 대한 것을 물은 걸까?
히키가야 하치만에 대한 소문의 진상을 알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지금이라면 당사자에게 물어볼 수 있다.
단 하나 뿐인 질문이라면, 이것 말고는 있을 수 없다.
「그럼 말이야-- 사가미 미나미가 옥상에 있었던 진짜 이유는 뭐야?
히키가야 하치만에게 불려서 옥상에 갔다는 소문은 잘못된 거라고 메구리 선배에게 들었어. 그렇지만, 그 당시 그 자리에 있었던 하야마 하야토, 너는 그 전부를 봤을 거야. 히키가야 하치만이 어떤 사람인지도 잘 알고 있을 테고....그러니까, 말해줘.」
이것만은, 어디서 어떤 것을 조사해도 결코 알 수 없는 숨겨진 정보다.
그리고 그것을 알고 있는, 혹은, 실마리를 지니고 있는 사람은 이 하야마 하야토 뿐이다. 히키가야 하치만과 사가미 미나미를 빼고 나면.
「.....」
여태까지 중, 가장 긴 침묵.
1분, 아니, 조금 더 길까. 언제 전화가 끊어져도 이상하지 않은, 그런 고요함. 정신이 들었을 땐 상대측에서 들리고 있던 잡음조차 사라져 있었다.
그렇게 2분.
간신히 그가 꺼낸 말은.
「...미안, 역시 이야기해 줄 수 없어. 내가 할 수 말은, 그때, 나는 쓸데 없는 짓을 해버렸을 지도 모른다는 것뿐이야. 나머지는, 헤아려줘.」
긴 시간을 들인 것에 비해서는 상당히 막연한 대답이다.
「하야마 하야토, 네가 한 일은 쓸데 없는 일이었어?」
「---그럴지도 모른다는 이야기일 뿐이야. 그 이상은, 이야기해 줄 수 없어.」
「이야기해 줄 수 없다, 인가....,미안, 계속 말하기 어려운 것만 물어 봐서」
「아니, 괜찮아. 그런데 너 오늘 점심시간, 정말 히키가야에게 일이 있어서 우리 교실에 왔었던 거야?」
「응? 그렇지만」
「...그래. 너는, 그를 어떻게 생각해?」
「어떻게?.... 그러네, 어떻게 말해야 할까나.」
입이 거친 초 자기중심에 교만하고 비뚤어진 성격이고, 변태에 쓰레기 같은 빌어먹을 자식 이라고 말할 뻔했다.
위험했다, 하야마 하야토라면 이것을 듣고 쓴웃음을 흘릴 것 같기는 하다만.
지금 그를 표현하는데 딱 맞는 단어를 나는 잊지 않았다.
「---봉사자」
슬로건 건이 그의 전부는 아니었겠지만, 그때의 그는 두 말할 나위도 없이 봉사하는 사람이었다.
누구에게 봉사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전화 상대도 이 말에 뭔가 납득한 듯 했다.
「봉사자라..., 넌..」
하야마 하야토가 뭔가 말을 하려고 했지만, 또 잠시 고민하는듯한 신음소리를 흘린 후 '아무것도 아니야' 라고 말하며 멈추었다.
「너는, 나로서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을 정도의 빠르기로 도달해 버린 거네.」
「도달했다니...뭐에?」
「아니, 아무것도 아냐. 만약 히키가야에 대해.. 아니, 이것도 역시 상관없나.」
「뭐야, 의미를 모르겠네.」
「마지막으로 가르쳐 주지 않겠어? 어째서 너는 히키가야에 대해 그렇게 조사한 거야?
어떻게 한 건지는 모르지만 내부정보를 입수할 수 있을 정도로 파고든 그 집념이 신경 쓰여. 동정은, 아니지?」
동정?
핫, 그렇지 않다.
확실히 그의 현재 처지를 알게 된 지금, 그에겐 동정할 여지가 많고, 분개하고 싶은 여지도 많다.
그렇지만, 그렇지 않다.
그게.
「나, 히키가야 하치만이 싫지 않게 됐어」
탐정으로서의 흥미 이상으로, 히키가야 하치만의 존재가 진심으로 신경쓰이기 시작했으니까.
허가해주신 작가님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해당작품 본편은 회색빛잔영님, 2side님, 일각여삼추님, PsnPd님, BlueT님, 우드락님, Jemes님이 각기 번역해 주셨고,
번역 감수 및 외전은 저 아이시스가 하게 되었습니다.
모두의 협력 정말 감사합니다.
Chapter 16 탐정소녀는 막무가내로 듣고 싶어 하고, 하야마 하야토는 말을 꺼린다.
--이런 저런 일 끝에, 지금에 이르렀다.
내 방에는 나 혼자다.
가지고 온 가족 공용 노트북이지만, 쓰던 사람이 귀가해서 랄까 어쩐지 쓸쓸해 보였다.
빨리 재워주기 위해, 만들어 준 캡쳐 파일을 내 노트북에 옯기고 나서 전원을 껐다.
이것으로, 모든 데이터가 내 노트북에 모두 모였다.
즉, 여기에서부터는 선언한 대로 나 혼자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들은 대로, 포기하고 싶어질 정도로 까마득한 작업이다.
「그러면, 역시 일단 사가미 미나미일까...」
지금까지 자료의 통계와 고찰에 의해 사가미 미나미는 문화제 위원장로서 충분한 책무를 완수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판명되었다. 그렇다면, 반에서는 어땠을까, 제출된 보고서에는 중요한 역할을 맡은 사람들 중 그녀의 이름은 없고, 활동 내용에서도 그다지 그녀의 이름을 찾을 수 없었다.
상연물이 상연물인 만큼 한 마디로 농땡이였다고 할 수는 없지만, 아무튼 그렇게 많은 일은 한 건 아니라는 것이다.
반을 소중히, 라는 방침을 내놓고선 말이다.
이 조사를 하는 중에 내가 가진 사가미 미나미에 대한 이미지는 '농땡이'로 굳어져 버렸다. 향후 수사를 할 때는 최대한 그것을 전제로 생각하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만약 향후 이 이미지에 변화가 생기면 지금까지의 수사가 모두 원점으로 돌아갔을 때일 것이다.
그러나 이미지라는 것은 굉장한 거짓말쟁이다.
아주 사소한 물증으로도 시원스럽게 뒤집힐 정도로 약한 거짓이라는 것은 오늘 경험 한 그대로다.
가능하면 그녀의 인물상, 구체적으로는 반에서 어떤 위치인지를 알아야-- 아니, 어떤 식으로 행동했는지에 대해 알아야 한다.
문실 자료에서 나타난 그대로 태만한지, 성실하지만 이번엔 그것이 화근이 된 불쌍한 여자인지를.
실제로 사가미 미나미와 만난 사람들에게 묻는 것 밖에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
「그럼,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들어야 하나...」
요점은 F반의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거다. 내가 가지고 있는 어드레스 중 F반에 속한 학생은 두 사람.
그럼, 누가 사가미 미나미를 자주 볼 수 있는 입장에 있었는가 하면...뭐, 한 사람뿐이지.
「물어봐서 다행이야. 역시 비행사는 통신기를 이용해야 해.」
점심시간에 물어본 어드레스이지만, 그 일이 벌써 아득한 옛날이야기 같은 기분이 든다.
나는 서둘러, 비행 중인 파일럿에게 연락을 해보았다. 그 쪽은 내 전화번호를 모를 테니 우선 메일을 보내 친구에게 연락처를 들은 사실을 이야기했다. 곧바로 답신이 오자, 전화를 해도 되는지 확인을 하고 나서,전화를 걸었다.
착신음 대신 최근 텔레비전에서 들은 적이 있었던 JPOP이 흘렀다.
음-, 옛날부터 무기질적인 착신음에 익숙해진 탓에 이런 컬러링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락계열 음악은, 갑자기 큰 소리로 음악이 흐르면 깜짝 놀라 귀에서 떼어 놓게 되니까. 싫단 말이지.
곡 중간까지 흘렀을 즈음, 갑자기 소리가 사라지면서 그 대신 남자 목소리가 들렸다.
「무슨 일이야? 이런 시간에」
우선 하야마 하야토와 무사히 통화를 할 수 있게 된 것에 안도하며, 조금 통화에 시간을 할애해 달라고 간절히 부탁했다.
「그래서, 이번엔 뭐를 묻고 싶은 거야?」
「이야기가 빨라서 좋네. 이번에 묻고 싶은 것은 히키가야 하치만이 아니라 사가미 미나미에 대해서야.」
「사가미인가. 그녀는 왜?」
「그녀가 반에서 무엇을 했었는지 가르쳐줬으면 좋겠어.」
「무엇이라니...반 상연물을 도와주었는데?」
「확실해? 유지단체통제 말고도 문실에서 일을 해야 할 정도로 바빴으면서?」
「....어째서 그걸. 누구에게서 들은 거야?」
「스스로 조사했어. 아, 그래 맞아. 히키가야 하치만이 열심히 일했던 것도 알고 있어. 구체적으로는 얼마 안 되는 문실 개근상에다가 3부서에 걸쳐 일했었다는 사실까지. 여기까지 이야기했으니, 이제 알겠지?」
「....」
전화기 너머인데도 바로 그의 기분을 알 수 있다.
뭐, 설마 어제 오늘로 이렇게까지 조사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 했을 것이다.
나도 깜짝 놀랐다.
「아니, 굉장해. 처음에 히키가야에 대해서 물었을 때도 놀랐었지만, 벌써 알아차려 버린 걸까.」
내 발언을 들은 하야마 하야토는 그저 솔직하게 감탄의 소리를 냈다.
약간의 위협이 포함되었던 발언을 쓰지 않고, 순순히 인정하는 남자다움은 과연 훈남 대표 하야마 하야토 라는 걸까.
「알아차렸다- 라는 것은, 역시 하야마 하야토, 너도 눈치 채고 있었다는 거네. 문실의 질서가 문란해진 것을. 그래서 그 보충을 했다. 하지만, 너가 들어가 유지단체통제의 실질적인 리더로서 지휘해도, 물품 관리 일까지 해야 할 정도로 피폐해졌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다. 히키가야 하치만과 모두가 힘든 상황이였다는 것을, 그리고 그 외에도」
「일단 물어 보겠는데, 어디까지 알고 있는 거야?」
히익, 음색이 조금 무서웠다. 전화 너머가 아니었으면 조금 쫄아 버렸을 레벨. 화내는 느낌은 아니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같은 레벨.
「거의 알아. 개인은 전체를 위해서, 라고 하면 알겠어?」
이번에야말로, 하야마 하야토는 말을 멈추었다.
아무리 내가 여러 가지를 알아 냈다고 해도, 설마 슬로건 건에 대한 내용까지 알았을 것이라 생각할 리가 없다.
몇 초 정도 나와 하야마 하야토가 침묵을 주고 받은 후에, 방금 전보다 감정이 담긴 어조가 들렸다.
「....거기까지 알고 있다면, 너는 이미 알 텐데. 내 입으로는 그다지 말하고 싶지 않은 내용이야.」
그럴 것이다.
처음 이야기했을 때도 생각한 것이지만, 그는 기본적으로, 사람을 비난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다시 말하자면, 입을 열면 비난에 가까운 말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가미 미나미, 아니면 히키가야 하치만, 아니면 문실 멤버 전체에게.
뭐 그렇다면 좋다. 나에게는 비장의 카드가 있다.
탐정의 눈치. 무시하면 곤란하단 말이지.
「헤- 흐~응. 그럼 이야기를 바꿀게...유키노시타 하루노 선배와 너는 대체 어떤 관계야? 이름을 서로 부를 정도로 친한 것 같은데, 그거 참 수상하단 말이지~ 무슨 관계?」
「.....!」
후후, 어때 확실히 동요를 숨길 수 없는 거 같네.
나는 이래 뵈도 탐정으로서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운 발언에는 주의를 기울이고 있단 말이야!
---그 때 하야토 '아- 이 녀석 말해버렸다' 라는 감정으로 찌푸린 얼굴도 정말이지!
저질러 버렸네요. 하루노 선배. 당신의 그 강화외골격 같은 외면은 아무래도 폭소하면 벗겨지는 거 같단 말이죠.
그럼, 이것을 어떻게 받아 들일까나, 하야마 하야토
내 감이 너와 하루노 선배는 절대 친한 관계라고 하고 있다. 그것도 히키가야 하치만 이상으로 교분이 있는 관계. 그녀는 비록 마음에 든 이성이라도 성으로 부르고 있었다. 하지만, 너는 이름으로 불렸단 말이지. 분명, 뭔가가 있다. 유지단체의 대표자라서 친하다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그것까지 알고 있다면 나에게 물어볼 필요는 없을 텐데」
「나 경계 받고 있나보네. 전화 너머라는 것이 유감이네...뭐, 알고 있다고 해도 누군가를 위협한다든가, 그런 짓을 할 생각은 없어. 나는 단지, 문화제에 참가할 수 없었던 학생으로서 알아 두고 싶은 일이 있을 뿐이야.」
「문화제의 뒷사정은 문실 위원도 아니었던 너와는 관계없는 일이잖아.」
「이런, 관계 있고 없고를 떠나서 신경쓰일 수밖에 없잖아. 그게 F반에 히키가야 하치만을 보러 갔을때 반 전체가 그런 대응이었는걸. 토츠카짱이 없었으면 나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어. 어째서 그렇게 된 거야?」
「그 일은 미안해. 내가 모두에게 이야기할게」
「아니, 그건 됐어. 문제는 그게 아니잖아. 히키가야 하치만이 그야말로 롱기누스의 창과 같은 시선을 하루 종일 받고 있다는 건 어떻게 된 거야?」
관계자라고 여겨진 나만해도 바늘방석이었던 자리다. 아마, 토츠카짱이 (반 내에서의 위치는 모르지만) 시선 공격에 더 시달리고 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하물며 바로 그 본인은..
「......」
하야마 하야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확실히 나는 외부인 오브 외부인이야. 그렇다고 해도, 괴롭힘 당하고 있는 사람을 가만히 보고 있을 수 없는 것은 당연하지 않을까?」
그의 반응에, 조금 화가 났다.
[newpage]
「...롱기누스의 창, 이라...」
또 다시 하야마 하야토가 목소리를 흐린다.
어떤 표정으로 중얼거렸을지, 조금 상상이 되었다.
한순간 보인, 그...
「...알겠어. 내가 아는 범위 내면 물어도 괜찮아」
「내츄럴하게 위의 시선이잖아, 어이.. 뭐 상관없나.
우선 하루노 선배는 제쳐두고, 우선 사가미 미나미일까. 반에서 그녀가 뭘 했는지를 가르쳐 줬으면 좋겠는데」
「어느 시점의 사가미를?」
「으~응 위원으로 선출된 것으로 반에서 정한 것부터」
「거의 전부잖아」
「필요한 것만 말하면 돼. 우선은 그래. 내가 문실 멤버들의 출석과 진척 상황으로 산출한 농땡이도 설명부터 해줄까--」
우선 대충 농땡이도에 대한 설명을 하야마 하야토에게 했다. 물론 내가 학생회실에서 부정한 방법으로 데이터를 훔친 건 말하지 않았지만, 이런 남자이니, 희미하게 눈치 챘을 지도 모른다.
설명 그 자체는 그도 납득하며 받아 줬다. 분석 결론을 말해도 그는 딱히 부정하지 않았다.
그렇다는 말은 농땡이도로 낸 결론은 당시 문실에서 일했던 사람의 눈이 봐도 맞다는 것이다.
참고로 사가미 미나미가 실행 위원이 된 경위는 여자 실행위원 후보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 번은 유이가하마 유이가 후보로 올랐지만, 미우라가 반 상연물로 뺐기 때문에 흐지부지된 것 같았다.
그런데, 여기에서도 유이가하마 유이인가.
뭐 됐다. 우선은 사가미다.
「그게 사가미가 실행 위원이 된 것과 무슨 관계가 있는 거야?」
「별로, 농땡이도가 높아서 원래 의욕이 없었던 것일까 생각했었으니까.
그래서, 위원장이 된 경위에 대해선 몰라?」
「자세한 건 모르지만, 자발적으로 입후보해서 위원장인 된 것은 확실해.」
「자발적으로?」
「이유까지는 모르겠지만」
「아니, 충분해」
입후보했다는 것은, 처음에는 의욕이 충분히 있었다는 거네.
그렇지 않았다면 위원장 같은 귀찮은 자리에 앉을 리가 없다. 히키가야 하치만과 같은 직무를 맡는 것이 싫었다고 해도, 말이다.
그리고, 성격이 어떤지 물었다.
그러나 너무나 적당적당한 말들의 연속이라, 저절로 말을 뒤집어서 생각하게 되어 버렸다. 뭐, 그런 성격이니까. 역시, 이 녀석은 사람을 나쁘게 말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가 말하길, 사가미 미나미는 성실하고 그 나름대로 인망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내 필터로 걸러보면, 과연.... 그냥, 어디에나 널린 보통 여고생이다.
적당히 입이 가볍고, 생각 없는 여자. 소인배 냄새도 조금 난다.
성실하다는 것에 대해서는, 실제로는 농땡이도가 높으니까 그건 부정해 두자.
[newpage]
그럼, 주제로.
「사가미 미나미가 반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 가르쳐 줄래?」
「....알고 있겠지만, 나도 그 시기에는 회의실에 자주 갔었으니까 조금밖에 몰라?」
그래도 충분하다.
「내가 본 바로는, 도구 담당 지휘를 했었던 걸로 기억해.
우리 뮤지컬은, 연기는 남자들만 했으니까 여자는 기본적으로 보조일을 했어」
「출연을 남자만?」
「아아, 남자만 했어...」
어째서 일까, 약간 그의 목소리에서 그늘이 느껴진다.
「보조라는 건 각본이나 진행?」
「아아, 히나가 각본을 썼고, 선전은 유미코, 진행은 유이가, 그리고...의상은 카와사키였을 거야」
「흐음... .보고서 대로네」
「보고서?」
「아니 아니 아무것도 아냐. 내 오리지날 보고서 이야기야. 조사에는 보고서가 필수지 않아?」
「보고할 상대가 있는 거야?」
「없어. 뭐, 형식적인 거니까. 메모와 플로우차트 같은 걸로 생각해」
내가 들어도 한심한 거짓말을 하는데 익숙해진 것 같다.
이건. 들켰지....
일을 맡은 건 반에서 몇 사람뿐, 사가미 미나미가 문실위원이었던 걸 고려하면, 이름 있는 직무는 가지고 있지 않았던 게 분명하다. 그런 일이라면 추궁해도 수확이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프로치 방법을 바꾸자.
「질문을 바꿀게. F반 뮤지컬이었잖아? 뮤지컬 준비가 가장 바빴던 건 슬로건 사건 이후 얼마 지나서야?」
「슬로건 건 뒤에는, 나도 유지단체통제 일을 하지 않아도 되었으니까, 생각보다 바로였어. 그게 왜?」
「아무것도 아니야, 중심이었던 사람은?」
「히나지만」
히나... F반 기획 신청서류에는 감독.각본.연출 ; 에비나 히나 라고 써있었다.
음, 아무래도 직무를 제대로 완수한 것 같다.
연극의 핵심이 반의 중심이 되어 주었으니, 반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겠지.
「그럼, 사가미 미나미는?」
「...간판 제작을 했어. 그리고...」
「어이, 제대로 말해」
「....꼭 말해야 되는 거야?」
「말하지 않아도 괜찮지만, 그 경우 내 멋대로 해석할 뿐이지.」
「그 해석을 말해 주겠어?」
「.... 결론을 말하자면 사기미 미나미는 반에서도 문실에서도 있을 곳이 없는 상태였다.
기획의 메인은 히나라는 아이였고, 반 전체 조율은 미우라 유미코, 보조는 유이가하마 유이.
문실에서는 유키노시타 자매가 주로 활약 거기에 학생회 집행부도. 그런 이유로 사가미 미나미는 흔히 있는 '남자 뭐하고 있어?' 라고 말만하는....」
「그만」
「이게 정답이라는 이야기?」
「...네 해석에 맡길게」
....그 말은. 백점만점이라는 걸까.
하야마 하야토는 이제 당시 상황을 전혀 숨기려고 하지 않는듯한 태도를 보였다.
농땡이도의 유용성과 증거능력의 증명이라고 말해도 좋을 것이다. 과연, 응 역시네.
이것으로, 사가미 미나미의 베일이 모두 벗겨져 버렸다.
나로서는, 매우 유감스러운 결과다.
아마, 그녀의 성격을 고려해볼 때 간판 제작을 돕는 것도 싫어 했었을 가능성이 높다.
어쨌든, 상대는 미우라 유미코, 반의 여제다. 사가미 미나미 같은 성격이라면 미우라 유미코 같은 여왕님 지휘를 아래에서 일을 하는 것은 솔직히 말해 거절하고 싶은 레벨로 싫었을 것이다.
그 두 사람 사이에서 고생했을 이 남자, 상상만 해도 수라장이네....
「상상이상으로 고생했겠네. 하야마 하야토군.」
「그런 노고, 가능하면 하고 싶지 않았어.」
「그거 진심? 그럼 하나만 더 물을게, 괜찮지?」
「....한 개만이야. 그 이상은 대답하지 않을 거야.」
「뭐, 어쩔 수 없나....그래....그럼, 너밖에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을 할까.」
사실, 그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들은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하지만, 주어진 찬스는 단 한 번. 제대로 고민한 후 말해야 한다.
그렇다면 목적이 뭔지 잘 생각해 보자.
나는 최종적으로 무엇을 목표로 하야마 하야토에게 사가미 미나미에 대한 것을 물은 걸까?
히키가야 하치만에 대한 소문의 진상을 알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지금이라면 당사자에게 물어볼 수 있다.
단 하나 뿐인 질문이라면, 이것 말고는 있을 수 없다.
「그럼 말이야-- 사가미 미나미가 옥상에 있었던 진짜 이유는 뭐야?
히키가야 하치만에게 불려서 옥상에 갔다는 소문은 잘못된 거라고 메구리 선배에게 들었어. 그렇지만, 그 당시 그 자리에 있었던 하야마 하야토, 너는 그 전부를 봤을 거야. 히키가야 하치만이 어떤 사람인지도 잘 알고 있을 테고....그러니까, 말해줘.」
이것만은, 어디서 어떤 것을 조사해도 결코 알 수 없는 숨겨진 정보다.
그리고 그것을 알고 있는, 혹은, 실마리를 지니고 있는 사람은 이 하야마 하야토 뿐이다. 히키가야 하치만과 사가미 미나미를 빼고 나면.
「.....」
여태까지 중, 가장 긴 침묵.
1분, 아니, 조금 더 길까. 언제 전화가 끊어져도 이상하지 않은, 그런 고요함. 정신이 들었을 땐 상대측에서 들리고 있던 잡음조차 사라져 있었다.
그렇게 2분.
간신히 그가 꺼낸 말은.
「...미안, 역시 이야기해 줄 수 없어. 내가 할 수 말은, 그때, 나는 쓸데 없는 짓을 해버렸을 지도 모른다는 것뿐이야. 나머지는, 헤아려줘.」
긴 시간을 들인 것에 비해서는 상당히 막연한 대답이다.
「하야마 하야토, 네가 한 일은 쓸데 없는 일이었어?」
「---그럴지도 모른다는 이야기일 뿐이야. 그 이상은, 이야기해 줄 수 없어.」
「이야기해 줄 수 없다, 인가....,미안, 계속 말하기 어려운 것만 물어 봐서」
「아니, 괜찮아. 그런데 너 오늘 점심시간, 정말 히키가야에게 일이 있어서 우리 교실에 왔었던 거야?」
「응? 그렇지만」
「...그래. 너는, 그를 어떻게 생각해?」
「어떻게?.... 그러네, 어떻게 말해야 할까나.」
입이 거친 초 자기중심에 교만하고 비뚤어진 성격이고, 변태에 쓰레기 같은 빌어먹을 자식 이라고 말할 뻔했다.
위험했다, 하야마 하야토라면 이것을 듣고 쓴웃음을 흘릴 것 같기는 하다만.
지금 그를 표현하는데 딱 맞는 단어를 나는 잊지 않았다.
「---봉사자」
슬로건 건이 그의 전부는 아니었겠지만, 그때의 그는 두 말할 나위도 없이 봉사하는 사람이었다.
누구에게 봉사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전화 상대도 이 말에 뭔가 납득한 듯 했다.
「봉사자라..., 넌..」
하야마 하야토가 뭔가 말을 하려고 했지만, 또 잠시 고민하는듯한 신음소리를 흘린 후 '아무것도 아니야' 라고 말하며 멈추었다.
「너는, 나로서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을 정도의 빠르기로 도달해 버린 거네.」
「도달했다니...뭐에?」
「아니, 아무것도 아냐. 만약 히키가야에 대해.. 아니, 이것도 역시 상관없나.」
「뭐야, 의미를 모르겠네.」
「마지막으로 가르쳐 주지 않겠어? 어째서 너는 히키가야에 대해 그렇게 조사한 거야?
어떻게 한 건지는 모르지만 내부정보를 입수할 수 있을 정도로 파고든 그 집념이 신경 쓰여. 동정은, 아니지?」
동정?
핫, 그렇지 않다.
확실히 그의 현재 처지를 알게 된 지금, 그에겐 동정할 여지가 많고, 분개하고 싶은 여지도 많다.
그렇지만, 그렇지 않다.
그게.
「나, 히키가야 하치만이 싫지 않게 됐어」
탐정으로서의 흥미 이상으로, 히키가야 하치만의 존재가 진심으로 신경쓰이기 시작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