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전투, 첫 승리 (3)
-"수혁. 오늘은 토스트 가면은 안쓰나?"
또 시작이다. 가면 너머로 웃는 소리가 들릴 만큼 확실히 날 비웃고 있는 저 인간.. 아니. 사람이 한번 실수했기로서니 그것갖고 저렇게까지 매도하는 건 좀 너무하지 않나?
-"빵 갖다드렸으니 그거나 좀 드시죠."
-"내가 쓰고 있는 가면을 따라해본건가? 색깔도 개성적이던데 말이지."
-"그럴리가 없잖습니까."
-"그래도 가면으로 쓰고자 한다면 눈 쪽 부분을 좀 파내야.."
아오. 짜증나 죽겠네.
-"시끄럽고 빨리 실전이나 시작하시죠. 준비는 다 되었습니다."
-"토스트 가면을 쓰면 조금 더 강해질지도 모른다. 큭.. 개인적인.. 크읍.. 의견.. 큽.. 이지만."
-"아, 거. 사람 놀려먹는거 적당히 하시고! 그쪽에서 안 가면 이쪽에서 먼저 움직일겁니다!"
결국 참지 못하고 내가 먼저 움직이게 되었다. 'The top'의 위험성은 충분히 깨닫게 되어. 기본형인 'The tower'로 상대한다. 사실 마음같아서는 팽이를 쳐박고 싶었지만. 또 조종 미스로 클로같은거 들고 튕겨나가지 않을까 내심 두려워져. 다시는 그 형태를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다... 하아.
[Leg 3 : Short Range Cannon - 5]
[Leg 4 : Bound Ball, Charging..]
[Leg 2 : Bolt Striker, Ready]
역시나, 이동 속도가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렇다고 부스터를 잘못 썼다간 제자리 구르기같은 멍청한 짓거리나 하게 될지도 모르니까 그건 보류하기로 했다. 노림수는 푸른색 단궁. 팅팅볼을 직접 박아넣어 아예 쏘는것조차 힘들게 만들어버릴 생각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근접해서 이동을 방해하는것도 좋겠지.
-"갑자기 근접인가?"
-"이제와서 뭐가 그리 놀랍습니까?"
-"조금은 성장했군."
-"아, 아, 칭찬 감사합니다. 그거 참!"
단거리 포탄으로 움직임을 뺏고, 그 사이에 팅팅볼을 첫번째 다리와 세번째 다리에서 계속 튕기도록. 튕기는 도중 싱크가 맞게되면 두 공이 서로 반대방향으로 튕겨나가게 될 거고. 그렇게 된다면 필연적으로 두번째 다리를 향해 이동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를 위한 볼트 스트라이커.. 준비는 완벽하다. 토스트 가면, 토스트 가면.. 시끄럽다고! 이거나 쳐먹어라!
첫 발을 팅팅볼로 깔끔하게 막아내자, 역시나 시훈이 형도 당황한 모양인지 조금 거리를 두려고 하는 게 보였다. 이동속도라면 어쩔 수 없지만. 팅팅볼을 쏴서 두번째 화살도 막아냈다. 다음. 세번째 화살은 아마 네번째 다리를 향해 날아올테니. 볼트 스트라이커를 이용해 빈틈을..!
-"노림수는 좋았다."
첫번째 다리의 팅팅볼이 없다. 어디로 간거지? 그리고, 예상과는 다르게 네번째 다리에 피해를 입었다는 메세지가 전혀 올라오질 않는다. 어째서.. 아. 잠깐. 그렇다면?
-"설마, 그걸 위해서 거리를?"
-"조금은 눈치가 빨라진 듯 하군. 실전이 효과가 있었던 모양이다. 토스트 가면."
-"토스트 가면.. 토스트 가면.. 시끄럽다고요 젠장!!"
이 와중에 사람을 놀려먹는 것도 잊지 않으십니까!
[Leg 2 : Bolt Striker, Activated]
충전은 완료되었다. 그렇다면 급속회전으로 방향을 바꾸기만 하면 된다. 수동조종은 대충 요령을 파악했으니까 말이지!
-"느리다."
[Leg 1 : Damaged, 33%]
[Leg 2 : Damaged, 19%]
[Leg 2 : Palaryzed]
볼트 스트라이커가 제대로 나가는 꼴을 단 한번도 본 적이 없다. 이거, 사용하는 순간까지의 지연시간이 좀 되는건가?
-"파괴력이 좋은 무기를 쓰는 건 나쁘지 않은 판단이었지만. 그렇게까지나 노림수가 확실하면 도리어 아무것도 못한다."
아니. 아직 포기하긴 이르다. 저런 말을 듣고도 가만히 있을 수 있겠냐? 신 수혁 이 자식아? 넌 자존심도 없냐? 수를 읽혔으면 그걸로 끝? 그런 안이한 생각때문에 매번 한방도 못먹인 거잖아!
-'Blast Bullet, Ready'
-"아직 포기 안했습니다!"
-'Blast Claw, Ready'
첫번째 다리에 급하게 폭발탄을 장전. 그리고, 첫번째 다리에 클로를 준비. 탄환이 10이 될때까지 난사했다. 폭발음이 퍼졌다. 아마 대부분 빗나갔겠지만. 오히려 피하려고 하는 그 때가 타이밍. 시원하게 휘둘러주지!
-"으랴아아아!!"
쾅 하는 소리가 났다. 이건. 무언가가 맞은 소리다.. 그래. 정확히 하자면 몇일 전에 나타난 적의 방패에. 명중했을 때의 바로 그 감각. 그 반동.. 하.. 하하. 맞춘건가.
-"드디어 한 방 먹였다!"
폭발음이 서서히 멎을때 쯤, 시훈이 형의 칼로베리프가 저만치 떨어져 있는 걸 확인했다. 아마 튕겨나간 거겠지. 그리고 두발의 냉기 화살이 날아오는 걸 눈으로 똑똑히 확인했다.
-"사각을 잘 이용했군. 이제야 한 발자국 더 나아간건가."
-"매일같이 사각 사각 노래불러주신 덕분입니다."
-"여태까지 토스트 가면을 쓰고 행동하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단순했지만. 드디어 눈 부분은 뚫어놓은 모양이군."
또 토스트 가면 이야기냐.. 어쨌든. 맞췄다. 처음으로 칼로베리프에 적중시켰다. 그 기쁨이. 지금은 뭐라 할 것 없이 너무나도 기쁘다. 다른 무엇보다도.. 드디어 한방을 먹였다.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던가.. 드디어. 드디어!
-"스치긴 했지만, 한 방 먹었군."
-"하.. 하하하..!!"
-"그러나, 상대를 제압하기 전까지 안심하는 건 금물이다."
맞은게 아닌 '스쳤다'인가.. 웃음밖에 안나온다.. 여러가지 의미로. 대단한 인간이야. 진 시훈.. 평생 못 따라잡을지도 모르겠어. 하지만 드디어 벼르고 벼르고 첫 방을 맞추는 데에 성공했다..!
[Leg 4 : Auto Recovery]
[Leg 2 : Auto Recovery]
[Next 5>>]
그 뒤로는 일방적으로 맞기만 했지만. 오늘따라 이 등받이의 안마가 더욱 시원하게 느껴진다.. 해냈어. 해냈다고!
-"해냈어!"
-"고생했다. 좀 쉬어라."
어느새 숨이 가빠져있었다. 길게 심호흡을 하자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는 게 들려, 뭔가 먹기로 했다. 어차피 오토 리커버리로 돌아갔으니 이제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수혁. 내일 보도록 하지. 오늘은 어떠한 적도 오지 않을 것으로 추정되니. 푹 쉬어두어도 좋다."
-"빵은 먹고 가시죠!"
-"식사 맛있게 해라. 내일 또 오도록 하겠다."
그 말만을 남기고, 칼로베리프는 푸른 빛을 뿜으며 떠나버렸다. 저렇게나 빠르게 움직이는 걸 보니. 역시나 '스친 게' 확실한 모양이다.. 하하. 정말이지.. 그래도. '맞췄다'는 타격감이 느껴졌다. 반동까지.. 지면에 부딪힌 느낌이 아니었다고.. 이런 감각. 하마터면 트라우마로 남을 뻔 했지만.. 해냈다. 내 힘으로 해냈다고!
다음 날이 되었다. 이제는 누가 부르지 않아도 자동으로 일어나게 된다. 몸이 뭔가 가벼운 느낌까지 받는다. 즐겁다. 기분이 좋다. 이런 아침에는 역시나 시원한 레몬에이드지. 그렇게 생각하고 엑사베리온 앞까지 걸어갔는데 그 옆에 칼로베리프가 놓여있고, 푸른 머리카락을 한 사내가 그 앞에 서 있었다. 시훈이 형이다.
"수혁. 선물이다."
투명 봉투 안에 무언가 주황색 동그란 물체가 들어있다. .. 어. 이건.
"오렌지?"
"저번에 보니, 꽤나 맛있어 하는 것 같아서 말이지. 덤으로 나도 한잔 부탁한다."
"오렌지 에이드가 먹고싶은거군요 형."
오늘따라 시훈이 형 역시 기분이 좋아보인다.
"그런 거지. 컵은 알아서 건네줄테니 걱정하지 마라."
엑사베리온 안으로 들어가, 에이드 두 잔을 들고 나왔다. 한 손으로 컵을 받아든 시훈이 형은, 평소와 다르게 조금씩 들이키면서 맛을 음미하는 듯 했다.
"가끔은 이런 여유도 괜찮지. 오늘 실전 상대는 내가 아니다."
그래서 이렇게 미리 대기하고 있었던건가. 내가 깨지 않았으면 어떻게 할 생각이었던거지.. 여차하면 또 오라드 폭격때처럼 서둘러야 했을지도 몰랐겠다. 그나저나, 실전 상대가 시훈이 형이 아니라는 말은..
"누군가 오는 모양이군요."
"시원하게 한잔 들이키고. 몸풀기 겸으로 가볍게 전투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준비는 되어있나?"
"아침 댓바람부터 남의 평화로운 식사를 방해하는 녀석들을 가만히 둘 생각은 없으니까요. 언제든지 OK입니다."
"잠이 덜 깨서 몸이 덜 풀렸을지도 모르니, 무리는 하지 마라."
"형이야말로요."
저렇게 시원하게 웃는 건 처음 본다. 호탕하게 소리내어 웃고 있는 시훈이 형. 이쪽으로 다가오더니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이렇게나 가까이서 보니까. 역시나 키가 많이 크네.. 골고루 먹으면 저렇게 클 수 있을까.
"처음 봤을 때 보다 많이 성장했군. 새로 남동생이 생긴 것 같아 기분이 좋군.. 그래. 무리하지 않겠다. 그러니까 너도 무리하지 말고, 꼭 살아남아라."
어쩌면 난 이 사람을 동경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머리를 가볍게 누르듯이 쓰다듬고는, 뒤로 손을 뻗으며 흔들어주는 그 모습이. '멋있다' 고 생각했다. 나도.. 나도 6년 뒤에는. 저런 멋진 남자가 되어있을까? 오늘만큼은 반항할 기분이 전혀 들지 않았다. 조금은 거칠게 쓰다듬은 손길이 왠지 기분 좋았기 때문이다.
드디어, 저 사람한테 인정받은 것이다.
엑사베리온으로 들어가, 전투 준비를 했다. 당분간 the TOP은 봉인시켜두기로 하였다. 그 이외에 ???로 표기가 되어 있는 녀석을 선택하려고 시도해보긴 했지만. 예상대로 불가능했다. 뭐. 새로운 키워드라는 녀석을 찾고 나면.. 되는걸까. Custom이라는 문구는 조금 신경쓰이긴 해서 어제 시도를 해봤으나. 뭔가 각도 설정도 복잡하고 Leg 1 Leg 4 .. Main Frame 등등 지금은 이해 못할 단어들이 마구 놓여있어서 그냥 포기하기로 했다. 아마 수동 변형기능인가 싶다.
-"적은 4기. 그 중 1기만 부탁하겠다. 근접형이다."
-"무리는 하지 않겠다고 했잖아요. 형."
-"풉.. 아직 날 걱정하긴 이르다. 이 녀석아. 전혀 무리하는 게 아니니 너도 가볍게 날뛰어줘라. 그동안 널 샌드백 취급하고 두들겼던 녀석들이다. 충분히 앙갚음은 해줘야지."
-"그렇다는 건?"
-"UDF. United Dominance Force 소속의 4기다. 지금의 너라면 1기정도는 간단하게 제압할 수 있겠지.. 나머지 3기는. 내 준비운동에 그치지 않는다."
역시나 이 사람은 동경할 만한 가치가 있다. 굉장한 실력가라니까. 하여간.
-"이겨내려면 강해져야 한다. 라는 거겠죠. 전 그만큼 강해진걸까요?"
-"잘 기억하고 있군. 그 대답은. 네 움직임으로 알아낼 수 있을 거다."
-"처음 만났을 때 들었던 말이니까요. 형."
-"그래. 살아남아라. 살아남아서 강해지면 반드시 이겨낼 수 있다."
[UDF - Flazer-2]
[UDF - Domine Expand]
-"이게 뭔가요."
-"백날 말로 듣는 것 보다. 실제로 보는 게 더 중요하지. 요는. 중심만 무너뜨리면 간단하게 제압할 수 있다."
-"그게 쉬운가요."
-"그 때 보다는 더 쉬울거다. 도망칠 필요가 없으니까."
UDF. 이 녀석들이 학교를 엉망진창으로 만들었다. 반파된 학교에서, 간신히 두명을 발견해 보호하면서, 그때의 난 샌드백 역할밖에 하지 못했다. 그때 푸른 빛을 내뿜으며 나타난 조종기 하나가 나에게 있어서는 더 없이 소중한 그 두 명을 살렸다. 그 틈을 타서 간신히 집에 도착했고.. 쓰러지다시피했지. 잊고 싶었던 패배의 기억이 갑자기 떠올랐다. 하지만.. 뭐, 그런건 아무래도 좋다. 이젠 충분히 강해졌으니까. 자, 각오해두는 게 좋을거다. 지배 연합의 개들아.
-"어중간하게 상대하기 보다, 완벽하게 제압해라."
-"이해했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재밍을 발동한다."
[Disconnected]
반경 200m 이내에, UDF 소속, '도미네 확장형'으로 추정되는 기체를 확인. 그래. 저 녀석이었다. 그때 날 무력하게 만든 '블래스터' 타입의 무기를 들고, 학교를 거침없이 파괴한 포탄을 날려댄 조종기. 외형. 전체적으로 회색빛을 띠는 기체. 그러나 특별한 특징은 없다. 시훈이 형이 보내준 정보를 확인해보니 블래스터 타입의 파괴력이 강한 무기를 들고 있는 탓에, 하중이 위로 쏠려 중심만 무너뜨리면 가볍게 제압이 가능하다는 듯 하다.
그 분함.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그저 엑사베리온으로 필사적으로 포탄을 맞아내서 버텨냈었던 기억. 그 고통. 이대로 죽는가 싶을 정도로 고통스러웠던.. 기억이. 하지만 그런 기억은 이제 내 방해물이 되지 못한다. '오라드'.. 그런 걸 맞고도 살아남아, 버텨내. 드디어 이렇게 기회가 찾아 온거니까..
[Leg 3 : Blast Bullet, Ready]
[Leg 4 : Bound Ball, Ready]
[Leg 2 : Bolt Striker, Ready]
[Leg 2 : Shock Bullet, Ready]
[Leg 1 : Divide Force Shield, Activated]
지금이라면. 한 다리에서 다중 무기를 컨트롤 하는 것도 가능하다. 감은 대충 잡혔어. 테스트하기에 괜찮은 상대지. 저정도면!
역시나 거리를 벌려서 중거리 사격을 하려는 모양이다. 순순히 거리를 벌려줄 생각은 없기에. 팅팅볼을 세번째 다리와 첫번째 다리에 쏘았다. 아마 뭔가 튀기면서 다가오는 상대를 향해 위협사격을 할 것이 분명했다. 역시나 날아온다. 3번째 다리에서 폭발탄을 쏴서 대응. 흔적도 없이 사라진 주 탄환에 당황한 모양이지만 이내 제 2파가 날아왔다. 방향을 틀어 첫번째 다리에 연결된 디바이드 포스 쉴드로 차단. 폭발음은 근거리에서 울려퍼졌지만 전혀 피해를 입지 않았다.
동료와 합류하기 위해 방향을 틀은 모양이다. 하지만 난 그렇게 간단히 보내줄 생각이 없단 말이다. 팅팅볼을 쏘아 진로를 방해했다. 그리고 갈 길을 잃은 적을 향해 충격탄을 발사.
[Leg 2 : Shock Bullet, 12]
충격탄이 적중한 모양인지, 적의 움직임이 멈췄다. 변화무쌍한 시훈이 형을 상대하다보니, 저런 움직임 따위는 간단하게 읽어낼 수 있다. 예전의 난 고작 저런 수준의 상대에게 일방적으로 당하고 있었던 건가? 오늘로 그 트라우마도 안녕이다.
-'Bolt Striker, Activated'
"굳어버려라!"
두번째 다리 끝을, 상대를 향해 내질렀다. 눈에 보일 정도로 격렬하게 흐르는 전류가 공기와 맞부딪히며 내는 기이한 소리와 함께 내 앞에서 도주를 시도했던 회색의 기체가 완전히 움직임을 멈추었다. 아마, 모든 기능이 멈춰버렸을거다.
'어중간하게 상대하기보다 완벽하게 제압해라.'
"이렇게나 쉬운 상대였나.. 하.. 하하.."
정말이지 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 남은 충격탄을 움직이지 못하는 상대를 향해 그대로 난사했다. 0발이 되어, 재충전에 들어갈 때 까지.. 근거리에서 충격탄이 나가면서 작은 섬광이 일어날 때 마다, 파지직 거리는 소리와 함께 회색의 금속이 조각나며 하나씩 빠져나갔다. 니놈들이 파괴했던 학교. 그 평화로웠던 곳을 파괴한 댓가다.
이 녀석들의 소속이 지배 연합이라고 했던가? 시훈이 형의 말에 따르자면, '세계를 이 지경으로 만든 장본인들'. 그래. 그 첫 발이다. 대가는 톡톡히 치뤄주겠어. 잘 가라. 과거의 트라우마!
폭발탄을 조준한 채. 그대로 남은 탄환을 전부 쏟아붓자, 가슴 한 켠이 뻥 뚫리는 듯한 시원한 폭발음이 울려퍼졌다. 폭발의 연쇄가 끝나고 그 곳에는 U, D, F.. 각각 흩어져버린 알파벳 조각들만이 남아있을 뿐이었다.
끝났다. 이겼어. 그것도 간단하게. '완벽하게' 제압했다..
강해진거다. 난. 확실히. 그때, 아무것도 하지 못했던 때와는 달리. 확실히 '강해진거다'!
"하.. 하하.. 하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