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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변조종기 엑사베리온


투고 | alphase

새로운 이름, 새로운 생활 (3)


 문이 열린다. 다만 여는 문은 '307'이 아니다. '306'이다.
 어째서지?

 머릿속에 든 의문은 일단 "들어와라" 라고 하는 시훈이 형의 말에 의해 저 깊은 곳으로 사라졌다. 따라가보면 의문이 해소되겠지. 뭐.

 안으로 들어가자, 307호와는 다른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그저께 307호에서 봤던 시뮬레이션이 끝나고 난 뒤의 전체적인 하얀 색의 배경이었다. 다만, 307호와의 차이점이 있다고 한다면.. 조금 넓어보인다는 점 정도일까. 실제로 넓은 건지 아니면 그저 느낌인지는 아직 분간이 가질 않지만.

 "미스토." 하고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리기에 곧장 두리번 거리던 것을 멈추고 시훈이 형에게 갔다. 그 앞에는.. 엑사베리온에서 본 것과 비슷한 보드가 있었다. 다만.. 조금 더 간소해보이는 느낌도 없잖아 있다. 아니나 다를까, 시훈이 형은 말도 없이 이것저것 설정을 하기 시작했다. 몇번 패널에 손을 대는 소리가 들리고 나서..

 "설정은 끝났다. 기억했나?"

 정신이 아득해진다. 아니, 설명 하나 없이 뭘 기억이고 자시고.. 이건 너무한거 아닙니까? 어제 들었던 '괴물'소리가 괜히 나오는 건 아니네. 거 참.

 "예? 뭐 했습니까 형?"

 자, 이렇게까지 되물으면 답답해서라도 다시 설명해주겠지..

 "시간은 소중히. 자. 시작하지."

 하하.. 괜한 기대를 했어.. 영락없이 바로 시작하려는 저 포즈. 그런데.. 시작하자는 것 치고는 배경도 그대로고, 영 이상하다. 아무것도 바뀐 게 없는데.

 "형, 배경이 전혀 바뀐게 없는데요."
 "아까 한 것도 못봤나?"

 ... 대체 뭔 소리를 하는 건지 모르겠다. 아.. 거 참.. 그라비티 세팅이 어쩌고 백그라운드가 어쩌고 저쩌고.. 스탠다드는 또 어디에 붙은 스탠다드인지 모르겠고 웨폰이 커스텀이니 뭐니.. 16살 청소년한테 저걸 알아들으라고 하는 말인지 뭔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아, 단순히 내가 영어를 못해서 그런건가? 백보 양보해서 그렇게 생각한다고 해도.. 이건 못알아먹어. 이 인간은 뭔가를 설명하는 거엔 젬병이구만 진짜. 역시 집 근처에서 있었을 때 처럼 하나하나 물어봐야만 답을 해주려나.

 "대충 이정도면 설명은 됬겠지. 궁금한게 있으면 물어보고.."

 그리고는 "궁금한 게 있으면 물어봐라"랜다. 산더미같이 물어볼 게 쌓여있습니다만.. 일단 왜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가부터 해서...

 "받아라."

 어느새 저 멀리까지 가버렸는지, 거기서 무언가를 던졌는지 바닥에 무언가가 굴러왔다. 그리고는 그걸 장착하고 있다.. 이봐요, 설명은 해 주셔야죠. 진 시훈씨?

 "보고 익혀라."

 그걸 또 알았는지 보고 익히란다. 들어가기 전까지의 엄청난 기대감은 벌써 의문투성이의 질문으로 바뀌어버린지 오래다. 보라고는 했으니 보는데, 쌍으로 된 두개의 물건을 한 쌍은 팔에, 한 쌍은 다리에.. 그리고 가장 큰 무언가는 등에 매듯이.. 하는건가.

 일단 내 기억속에서 시뮬레이션 전용 장비는 일체형이었는데 말이다.. 이건 좀 다르게 생겼지만 그래도 큰 차이는 없을 것 같으니, 한번 나름대로 따라해보기로 했다.
 자, 두 종류의 쌍으로 된 물건은 비슷하고, 하나는 확실히 다르게 생겼으니까, 일단 등에 하얀 박스같은 걸 팔에 매고.. 비슷하게 생긴 쌍으로 된 건 하나는 다리일거고 하나는 팔이라는건데.. 원형으로 된 끈 같은 게 양 쪽 끄트머리마다 하나씩 이어져있으니.. 하나는 집어넣는 것 하나는 걸치는 거겠지. 어디 보자. 어디가 더 좁나.. 차이가 없네.

 한참 고민하면서 이리저리 장착해보는데, 시훈이 형이 "아직인가? 미스토." 라고 말하는 소리가 들려 괜히 나까지 조급해졌다.

 "좀 기다려보시죠"

 대충 한번 해놓고 그대로 따라하라니 이 인간이 지금 장난하자는 것도 아니고..
 그러니까.. 어디 보자, 이거는 팔을 집어넣는거라고 치고.. 아, 다리에 하는 것 같이 생긴건 끈이 이어져 있지 않고 직접 끼워넣어야 하는건가. 양쪽에 팔을 끼워넣고.. 잠깐.

 "시훈이 형! 이거 장착하고 난 다음 고정은 어떻게 해요?"
 "메인 패널의 최상단에 위치한 이큅 버튼을 누르면 된다."

 글쎄 메인 패널이 뭐냐고요.. 별 도움도 안되는 답변이라 그냥 팔을 이리저리 돌려봤더니.. 아, 있다. 그것도 눈에 보이게 딱 ​'​e​q​u​i​p​'​이​라​고​ 적혀있네.
 버튼을 누르자 팔에 무언가가 휘감기기 시작했다. 감탄이 저절로 나온다! 뭔가 팔에 금속같은 걸 달고 있는 느낌이다. 팔이 점점 무거워지는데.. 이런 걸 달고 하는건가. 정말이지 전투훈련이란 건 쉬운게 아니군. 자.. 그럼 이제 다리 부위도 장착해볼까.
 팔이 묘하게 무겁다. 아.. 앞으로는 다리를 먼저 장착하고 팔을 장착해야겠구나. 기억해두자.

 끙끙대며 겨우겨우 다리에 '메인 패널'로 추정되는 'equip' 버튼이 있는 녀석 한쪽 끝에 이어진 끈을, 반대쪽으로 돌려 소리가 나도록 끼우고, equip 버튼을 눌러 고정을 완료했다. 오오. 다리에도 무언가가 감싸지기 시작한다. 그것은 서서히 모양을 갖춰가더니.. 무릎 쪽으로 무언가가 툭 튀어나오고 나서 감싸던 것이 완전히 고정되는 느낌이다. 다만, 조금 부드러운게.. 무거운 걸 걸쳤다는 느낌 보다는 외투를 걸친 느낌이랄까. 왜 다리에 이런 느낌이 드는 건지 조금.. 조금은 위화감이 생겼지만 말이다.

 "준비 됬습니다"
 "그럼, 기본 훈련부터 시작하지.. 일단, 네 팔에 감긴 부분에서 '컨트롤'이라고 적힌 버튼을 눌러봐라. 양쪽 다."

 팔을 이리저리 흔들면서 찾아보았지만 그런 건 없는데. 잘못 말한 거 아니야?

 "없는데요. 아, 대신 다른 버튼이 하나 적혀있는데."
 "큽.. 그럼 다리 쪽을 봐라."

 묘하게 기분이 이상하다. 방금, 웃는 소리가 들렸는데. 아니, 기분 탓이겠지 뭐. 본능적으로 시훈이 형 쪽을 바라봤던 시선을 다시 내리고 몸을 숙여 다리 쪽을 봤다.. 컨트롤.. 컨트롤.. Control.. 아, 이건가. 찾았다.

 버튼을 누르자, 무릎 아래쪽으로 동그란 원형의 무언가가 튀어나왔다. 으.. 으윽. 이젠 굽히기도 힘든데.. 이런걸 매일 해야 하는 건가.. 끼고 있는 게 무게는 그렇게 안나갔지만 뭔가 답답함이 느껴졌다. 특히 다리 부근이.. 간신히 그 두개를 주워서 양손에 들었다. 움직이는 족족 '큽 큽'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신경 끄기로 했다.

 "자, 들었습니다. 이제 어떻게 하나요."
 "거기서 플로트라고 적힌 것을 누르면 종이동이 가능하고, 무브라고 적힌 것을 누르면 횡이동이 가능하다. 턴이라는 버튼을 누르면 몸이 조금씩 회전한다."

 그렇군, 기본적인 이동 방법이라는건가. 저 말은 들어본 적이 있다. 종이동은 위 아래로 움직이는거고, 횡이동은 왼쪽, 오른쪽으로 돌거나 움직일 수 있다는 거지. 확실히.. z축 이동을 종이동, x,y축 이동을 횡이동이라고 했던가. 그런데 기분 탓이 아니라 진짜로 웃는 것 같은데.

 "아까부터 왜 자꾸 웃는겁니까?"
 "아, 아니다. 내가 처음에 했을 때가 떠올랐기 때문인 거니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그럼 미스토, 내가 먼저 움직여보겠다. 따라해보도록,"

 "플로트" 라고 외치면서 시훈이 형이 손에서 무언가를 누르자, 가볍게 위로 붕 뜨는게 보인다. 오.. 오오. 신기하다. 하지만 이내 다시 내려온다.

 "플로트는, 누르고 있는 동안에만 위로 뜨는 기능이다. 누르지 않으면 자동으로 내려오지."
 "오, 오오, 그렇군요."

 엄청난 기능이 아닐 수 없다. 그야, 집에서 했을 때는 직접 달리고, 막거나 피하고, 때리고 했었기 때문이다.
 시훈이 형이 이어서 전방, 후방, 왼쪽, 오른쪽으로 쭉 움직였다. 한 방향으로 쭉 움직일 때마다 그 부드러운 이동에 나도 모르게 입이 쩍 벌어졌다.

 "무브는 누르고 나면 따로 화살표가 뜬다. 그 화살표를 누르는 만큼 이동을 하지."
 "이동을 동시에 하는 것도 가능합니까?"

 우문이겠지만. 자, 저런거라도 제대로 잘 대답 안해주면 진짜..

 "우문이군. 자, 이제 해봐라. 턴은 안보여줘도 이해하겠지. 턴은 자동이 아닌 수동으로도 가능하다."

 이 인간이.. 저렇게까지 말하면 나도 이제 오기가 생겨서 아무것도 안 물을거다. 제대로 설명해주지도 않는구만.. 들리든지 말든지 궁시렁대면서 일단 'Float'라는 버튼을 꾹 눌러봤다. 그런데, 이상하다. 왜 붕 뜨는 느낌이 안나고, 앞으로 가는 느낌이 나는걸까..

 "시훈이 형, 이거 왜이러죠?"
 "음.. 이제 무브를 해 봐라."
 
 이봐요. 사람이 당황해서 묻고 있는데 그 태도는 아니지 않습니까? 당신은 선생의 자질이 없어.. 몸이 부들부들 떨린다. 학교 다녔을 때의 담임보다도 더 방생형이네. 그래, 합니다. 한다구요. 젠장. 무브를 누르고.. 으. 다리가 왜 이렇게 갑갑해. 그리고 아무리 솜주머니같이 가벼운 거라도 계속 끼고 있으면 위화감이 들기 마련이라.. 손의 움직임이 조금 답답하다. 하.. 젠장. 이겨내야지. 이겨내보이겠어! Move.. 찾았다.
 Move를 누르자 저 인간의 말대로 화살표 버튼이 4개가 나왔다. 위, 아래, 왼쪽, 오른쪽.

 위를 누르자 다리가 붕 떴다. 뭐야, 저 인간이 잘못 알려준거네. 아래를 누르자 다시 아래로 내려왔고. 자, 이제 왼쪽과 오른쪽을 눌러보기로 했다. 왼쪽을 누르자.. 다리가 멋대로 끌린다. 어. 어어.,. 아니지, 그러면 위를 누르고 왼쪽을.. 아, 이제야 붕 떠서 움직이네.

 어째서인지 완전히 웃음을 참지 못하고 폭발해버린 저 인간은 무시해버리고.. 오른쪽을 누르니까 붕 떠서 오른쪽으로 움직인다.

 "아, 이런거군요. 자. 이제 다음 걸 알려주시죠."
 
 조금 당황스럽지만, 재밌다. 그런데 저 인간은 아까부터 계속 웅크려서 킥킥대고 앉아있는게 영 마음에 안든다.

 "사람 말이 안들립니까!"
 "아, 아아 그래. 이동은 됬고.. 이제 무기를 장착해보도록 하자. 너는.. 보자.. 크..큽. 뒤를 돌아보면 웨폰이라는 버튼이 있을거다. 그걸 누르면.."

 "이렇게" 라면서 시훈이 형의 손에 무언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작은 봉같이 생긴 그것은.. 이윽고,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작은 막대기같이 생긴 것이었다.

 "그러면 나도.."

 말 그대로 고개만 돌려 뒤를 슬쩍 돌아보니, Weapon이라는 버튼이 있어서.. 끙끙대며 양쪽으로 빙빙 몸을 돌려봤지만 몸 전체가 돌아버려서 도저히 버튼을 손으로 누를 수가 없었다.

 저 인간은 또 하하하 거리고 앉아있다. 이쯤 되면 나도 슬슬 화가 난다. 인내심 테스트를 하는거냐? 진 시훈?.. 6살 더 먹었으면 다냐 이 자식아? 라는 말을, 입 밖으로는 차마 꺼내지 못하고.. 몸이 떨리는 것을 참으며 여전히 뱅뱅 돌아봤지만 몸 전체가 자꾸 뱅뱅 돌기만 할 뿐이었다.

 자, 그래. 내가 이기나 네가 이기나 해보자. 이젠 너무 돌아서 슬슬 어지러울 지경이긴 하지만, 양쪽으로 돌다 보니 자연스레 운동이 되었고.. 웃어대는 소리는 마치 배경음처럼 방 전체를 장악했다.


 갑자기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시간이 나서 들려봤어.. 어?"

 시훈이 형과 비슷한 키에, 볼륨감 있는 몸매. 그리고 긴 연한 갈색 머리를 찰랑이며 한 여성이 등장했다. 라이아나 누나였다. 방에 들어서자 마자 다짜고짜 시훈이 형을 향해 달려갔다.

 "사.. 살려줘. 웃겨서 죽을 것 같아.. 크.. 크하하하하!"
 "초심자를 데려다 놓고 뭐하는 짓이야!"

 몇대 툭툭 치는 것 같더니, 갑자기 그녀 역시 웃음을 터뜨렸다. ... 아, 뭔가 잘못된 건 확실한 것 같은데. 어디 보자, 이동도 똑바로 했었고 말이지.. 플로트를 했는데 앞으로 갔다는 건 조금 이상하지만 말이야.

 "미.. 크.. 미스토, 그.. 그거.. 그러니까.."
 "웨폰이라는 버튼, 안 닿는데요?"

 그래도 라이아나 누나라면 친절하게 알려줄 거라 생각했는데.. 그녀 역시 입을 가리며 눈가가 조금씩 좁혀지고 있는 걸로 보아 웃음이 터진게 확실한 것 같다. 시훈이 형.. 저 인간은 그냥 뭐 완전히 파란색 머리카락이 땅으로 빗자루질을 하듯 뒤로 뒤집혀 아주 소리를 지르다시피 웃고 앉아있다.

 "가.. 가관이야! 세상에 저런 놈은 처음 본다! 크하하하하!!"
 
 예, 예. 감상 고맙습니다...

 "미.. 미스토. 그거.. 반대야. 잘못 끼웠어. 시훈 씨가 제대로 안 알려준 모양인가봐.."
 ​"​크​하​.​.​크​하​하​하​하​!​!​ 배가 다 아파온다! 으하하하 젠장! 배가 아파 으하하하하하"

 거 배가 아프면 그만 좀 웃으시죠.. 내가 저 인간 반드시 한방 먹이고 만다. 두고 봐. 젠장.. 그런데. 정작 중요한 걸 모른다.

 "해제 방법.. 모르는 데요."
 "... 어깨 쪽.. 그러니까, 발 뒤꿈치쪽에.. 릴리즈.. 라고.."

 발 뒤꿈치라면.. 어디 보자. ​r​e​l​e​a​s​e​.​.​.​ .. 이건가. 자, 몸을 또 빙빙 돌려..

 "안 닿는데요."

 진 시훈씨는 완전히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다. 저러다 거품 물고 죽겠어요. 저 인간. 누가 좀 살려봐요..

 "크하.. 크하하하.. 크핫 하하하하 크하하하하"

 이제 듣기 거북할 정도다. 저 인간이..

 "내.. 내가 해제.. 해줄.. 게.."

 라이아나 누나는 애써 나오려는 웃음을 참으며 나에게 다가왔다.

 "아, 그런데 일단 위험하니까 아래로 내려와야하지 않을까?"
 "아.. 아 그렇네요."

 Move 버튼을 누르고, 아래로 향하는 화살표를 눌러 아래로 내려왔다.

 "이.. 이동은 잘 되네.."

 라이아나 누나도 슬슬 괴로워 하는게 눈에 보일 정도다. 아.. 저 인간이, 날.. 놀려먹은 거구나. 진 시훈 이 자식... 주먹이 부들부들 떨리는 걸 참기 힘들 정도다.

 "어.. 보통은 말이야, 잘못 끼웠으면.. 소리가 나거든. 잘못 되었다고.. 뭔가.. 이상한거.. 못 느꼈었니?"
 "아무런 소리도.. 안 났는데요."

 네. 전혀. 아무런 소리도 안났어요..

 "시훈 씨! 초심자 상대로 알람 메세지까지 꺼버리면 어쩌자는 거에요! 하.. 에러 메세지까지 오프를 해놨네! 뭐야 또! 크... 왜 모드는 ​커​스​텀​이​야​!​.​.​.​"​

 그냥 웃는게 더 낫겠다. 그렇게 얼굴이 빨개져서 괴로워하면서까지 참는 걸 바라보는 내 입장이 되어보라구요 좀.

 "... 그냥 웃어요."
 "미안해.. 좀 웃을게."

 덤으로 라이아나 누나는 전투 훈련이 아니라는 걸 확인하고 306호로 들어왔다고 한다. 그리고 307호에서는 306호의 행동에 간섭을 할 수 없고, 오로지 보는 것만 가능하다는 모양. 다만, 훈련 모드가 해제되면 양 공간이 이어져서 자유로이 출입할 수 있다고 한다.

 저 말도 웃으면서.. 했다. 하아.

 만약 내가 아래로 내려가서 몸을 고정한 상태에서 웨폰을 꺼냈으면.. 발 위에 생겼다는 거겠네... 발에 들고 움직여야 했던 건가 그러면..

 .. 내가 진짜로 진 시훈 저 인간을 진짜 웃음거리로 만들거나 무릎을 꿇게 만들어버리고야 말테다.. 그것도 안되면 어떻게든 한 대 때리든가 해서..

 창피함과 분노로 감정이 가득 차버려서 있는 힘껏 소리지르고 싶은 기분이다.. 
 으.. 으아아아 으아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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