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of Sevens (1)
[
Master of Sevens(마스터 오브 세븐즈)
통칭, 7인의 최강자라고 부른다.
현 기관의 'Project Drive 3'의 일환으로, 범인류용 테스트 프로그램 'Mecha Drive'의 최상위 랭커 중 10명. 그 중에서도 현재 최종 접속일로부터 90일이 지나, 계정 휴면 처리가 된 3계정을 제외한 이하의 7계정을 의미한다. 그 7명의 정보라고 할 수 있는 별칭, 궁극기에 대한 정보는 다음과 같다.
=양식=
별칭 - 닉네임(통칭)
(궁극기 사용 시 대사)
그림자를 쫓는 자 - Shadow Chaser
"흔적을 남기지 마, 쥐도 새도 모르게 반격하는 수가 있으니까."
누구보다도 빠른 자 - Speed Star
"나보다 빠르면 피할 수 있을걸?"
내 앞에 무릎꿇어라. - Emperor
"이게 너와 나의 압도적인 힘의 차이다!"
지능전의 대가 - Yunise
"어.. 이렇게 녹음하면 되는건가?"
직접 싸워보기 전엔 모르는 - Unknown
"질 지 이길 지 모르는 게, 막상막하의 승부라는거지."
내가 얼마나 질렀다고 생각하나? - the Rich
"이게 진정한 어른의 힘이라는 거지.."
어이, 난 이미 거기에 없다고? - Deceive
"어이, 난 이미 거기에 없다고?"
계정 휴면 처리가 된 3계정의 별칭과 궁극기 대사는 다음과 같다.
돌진밖에 모르는 바보.. 금빛 돌격이라고? - Strike
"저 찬란하게 빛나는 태양처럼!"
넌 항상 피곤하냐? - Boundary
"아.. 귀찮아. 그러니까 당장 사라져."
아무리 생각해도 이 사람이 운영자.. 라는 거 아닌가? - Meister
(궁극기 대사 없음)
]
"내 앞에 무릎꿇어라.. 엠페러."
어.. 어엇?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서 뒤를 바라보자, 거기에는 아름다운 금발을 지닌 난폭한 성격을 지닌 여성이, 보호용 헬멧을 벗고 머리를 찰랑이며 내 곁에 와 있었다. 그리고 사람 기분나쁘게 쿡쿡 웃기 시작하는 게 아닌가.
사람을 빠져들게 만드는 저 바다가 떠오르게 만드는 푸른 눈동자, 그 푸른 눈동자에 잘 어울리는 옅은 눈썹. 그러나, 언밸런스함을 일으키는 볼 곳곳에 난 주근깨.. 언제나 피로에 절어있어서 눈 밑까지 다크서클이 내려와 있어.. 그 아름다움이 조금 옅어보이는 17살의 여성.
Boundary, 바운더리.. 이름, 엔마이트 에리카.. 그녀와는 말이 통하는 데에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조종복의 특성상 그 아름다운..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보디라인이 그대로 그려져, 그 라인이 미모를 되살리는.. 누군가는 미녀라고 부를지도 모르는 그런 여성.
"에.. 에리카?!"
"넌 항상 피곤하냐.. 라니. 그래. 불만 있어?"
그리고서는 목을 조르는데.. 겉보기랑 차이가 없이 정말로 힘이 실려있지 않은, 그냥 걸치다시피 한.. 윽.. 으억.. 다.. 닿고 있어. 닿고 있다니까? 자극이 너무 세잖아! 바로 옆에서 한숨같은거 푹푹 내쉬지 마!
"언제나 수고하고 있는 건 알겠는데 말이지. 공문서에 자기 의견을 넣는게.. 상식적으로.. 말이 된다고 생각하니?"
"아니 뭐.. 괜찮잖아. 어차피 밖으로 나갈 일도 없는 내용인데."
"아니, 새어나가면 그건 그것대로 문제잖아."
"뭐.. 그야, 그렇지만. 하하하!"
기대는 건지, 목을 조르는 건지 모르겠지만 뭐.. 괜찮다. 그런데.. 이 여자가 곁에 오면 나까지 피곤해 지는 것 같아. 바운더리라는거.. 설마 그런 뜻인가. '피곤함의 영역' 뭐 그런거? 이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고 있자니, 한숨을 한번 더 내쉬고 그녀가 일어섰다.
"마이스터가 불러. 소집 명령이야."
"그래. 대충 정리하고 갈테니까. 기다려달라 그래."
내 이름은 손 아준. 살던 곳을 떠나, 새로운 삶을 선택한 지.. 뭐, 얼마나 지났을까.. 시계를 보지 않으면 모르겠다. 나보다 한 살 많은 저 여자, 엔마이트 에리카라는 이름이 본명인진 모르겠지만, 알파벳으로 푼다면 말이야.. Enmight Erika잖아? 그래서 우리 팀의 몇몇 놈들은 E2라고 부르거나 한다. 이투..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다고 저러는건데.. 예의가 아니잖아.
"에리카"
자기 할 말을 다 하고, 조금 두근거리게 만든 그녀를 향해 내 용건을 말하기로 했다.
"마이스터의 이야기, 믿어지냐?"
"뭐.. 지금 와서 안 믿을 수도 없잖아?"
그래, 그것도 그렇겠네..
"자, 그럼 갈까."
대충 친구 녀석을 만나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말들을 좀 적어두기로 했다.
[
수혁이 이 자식아, 살아있긴 한거냐.. 하. 이 바보자식아. 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간건지 나도 잘은 모르겠지만, 살아있다면 꼭 한번 다시 보고싶다.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한단 말이다 임마.. 니 마누라는 어떻게 할건데. 이 자식아. 맨날 저렇게 축 쳐져서는.. 살아있다면, 아니 조금이라도 양심이 있다면 살아 돌아와라 임마!
]
뭐, 읽을 지 안읽을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수혁아, 임마. 어디서 뭐하고 있는거냐.. 일주일 뒤에 약속대로 갔더니, 학교가 완전히 무너져 있고 말이지.. 울컥해서 클래스 리더 멱살까지 붙잡고 따졌었는데 말이지. 아니, 지금은 마이스터인가..
오랜만에 정리하는 글에, 잊고 있던 것들이 조금 떠올랐다. 하지만.. 조금 떠올리기 싫은 기억도 있으니 금새 묻어버리고.. 지금은 해야 할 일이 있으니까. 작전실을 향해 갔다.
하지만.. 내가 했던 말, 거기서 들었던 말은.. 잊을 수 없다.
'... 어이. 약속이 다르잖아. 일주일 뒤에, 다시 온다고 했었다며.. 그런데 왜, 학교가 이 지경이 되어있는 건데!'
그는 내 눈을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당당하게.. 현실을 받아들이라는 듯, 어깨를 툭툭 두드리며 말했다.
'인생이란건 말이야, 예상치 못한 일로.. 쉽게 휩쓸려버리는 법이지. 네 친구도.. 그런 거였다. 그러나, 혹시라도 가능성을 생각한다면..'
그 말에 순간 울컥했다. 아니, 완전히 화가 났다. 자연스럽게 분노를 실은 주먹을.. 꽉 쥐고, 힘껏 질러버렸다. 그 흉터가 가득한 사내의 몸에, 몇일 간 적응하도록 도와주고.. 이런 사태에 휘말리지 않게 해준 은인에게. 그 대신 사라진, 그 이후에 사라져버린.. 아비규환이 되었을 학교의 모습을 상상하며..
왠만큼 슬퍼도 울었던 적이 없는데, 눈물이 났다. 수혁이 임마.. 니가 무슨 잘못이 있어서, 대체 무슨 이유로.. 이상하게 전혀 연락도 안되고 말이지.. 하.. 하하. 없는거냐. 없는거냐?
'죽어버린 내 친구 자식을..! 돌려 내 임마!!!!'
내 분노가 실은 주먹을, 그는 가만히 맞고만 있을 뿐이었다. 꿈쩍도 않았다. 더이상 위로도 없었다. 그저, 내가 지칠 때 까지 맞아주고 있었다.
'분이 풀렸나?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나 역시.. 이런 일이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너는 몇 안되는 진정한 친구를 잃은 거지만.. 우리 역시, 소중한 인재를 잃은 것과 같다.. 동료가 되었을 지도 모를 소중한 인재를 말이지.'
'나 역시 슬프다. 그래도.. 혹시라도, 이 학교가 이렇게 되기 전에 도망쳤다고 생각해볼 수 있지 않겠나? 그렇게 생각하기 힘든 근거가 있다면.. 그 녀석의 몫까지, 살아줘야 하는거다. 그 녀석이 이 모습을 본다면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멋대로 네 멋대로.. 내 친구를 죽은 걸로 확정짓지 마!'
다시 한번 분노를 실어서 크게 한방을 날렸다. 그가 잘못한 게 아니라는건 알고 있다. 머리로는 알고 있다. 하지만, 당신들이 그렇게 강제적으로 행동하지만 않았어도.. 조금만 더 시간을 갖고 신뢰를 줬었으면.. 이런 결과는.. 이런 결과는..!
'당신들이 조금만 더 조심스레 접근했었더라면 이런 일은..!!'
'그쯤 해둬라 엠페러. 냉정해져라.'
'섀도우 체이서 이 자식아! 네가 마지막으로 수혁이랑 결투했잖아! 그런데 왜, 왜 아무런 소식도 없는 거냐고!'
내가 섀도우 체이서라고 부른 어깨까지 오는 검은 머리에 야구 모자를 쓴 남성은.. 그 말에 아무런 답도 하지 않았다. 아니, 하지 못했다. 상식적으로. 알 리가 있겠냐. 하지만.. 이 분노를, 어딘가에는 내뱉고 싶었다. 눈에서 눈물이 흘러나온다. 피가 흘러나오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가슴이 찢어질 듯이 아프다. 눈에서 나오는 것은 분명 눈물일텐데.. 눈물이 지나친 곳이 쓰라리듯이 아파온다.
'이 교실에서 말이야.. 몇일 전까지만 해도, 그 녀석과. 그 녀석의 소꿉친구가.. 다투던 이 교실이.. 지금은, 이렇게.. 왜.. 왜 이런 일이..'
'엠페러.. 내가 더 이상 해줄 수 있는 말은 없다.. 하지만, 여기서는 클래스 리더가 말한 대로.. 그 녀석의 몫까지 살아줘야 하는 것 아니겠나..'
귀에는 들리지만, 마음에는 울리지 않았다. 후회, 분노, 슬픔.. 눈앞에 보이는 반쯤 부서진 책상을 향해 강하게 주먹을 내리치고, 소리지르는 것 밖에 할 수 없었다.
'수혁이.. 이 자식아! 차라리 따라 오지.. 따라왔으면..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작전실에 하얀색의 RC(Registered Card)를 대고 들어가자. 5명의 인원이 앉아있었다.
'Emperor, Access Level 5, Check OK'
문을 열자, 언제나 모였던 녀석들이 그대로 모여있다. 다만, 몇 자리가 비어있는데.. 그 자리가, 앞으로 우리 동료가 될 녀석들이 올 자리다. 예약석이라고 하는거지.
"왔어? 생각보다 좀 빨랐네."
내 옆 자리에 앉아있는 에리카가 반갑게 인사했다. 내 바로 옆 자리에는, Strike라고 하는 하얀색의 카드가 놓여있다. 모두가 배려해서 만들어 준.. 언젠가 친구녀석을 찾게 되면 앉히게 될 자리다.
"엠페러, 특별히 할 말이 없다면 브리핑을 시작하겠다."
"아.. 잠깐만요."
앉으려다 말고, 할 말이 생각나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스피드스타, 안 소연. 디시브, 후루야마 료스케. 언노운, 아르게미드... 이하 세명. 지난 작전에서는 날 따라 행동해줘서 고맙다. 그리고.. 무엇보다, 살아줘서 고맙다."
"... 어쩔 수 없잖아."
"어이 어이, 이봐. 그렇게 무겁게 말하지 않아도.. 엠페러, 너야말로 살아줘서 고맙다고."
"유능한 리더를 잃으면, 팀은 금방 무너져!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지난 작전은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 있겠지 않냐?"
꽤나 인복이 두텁다.. 라고 하던가. 이런걸..
스피드스타. 안 소연.. 사라진 내 친구.. 수혁이의 소꿉친구이자 비교적 최근에 합류한 16세의 여성이다. 꽤나 미인인데.. 매일 침울해져서는.. 이유야, 누구보다도 내가 잘 알고 있지만 말이다.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행동하지만, 검은색의 포니테일이 상징적인 밝은 아이였던 기억은 내 머릿속에 여전하다.
그녀를 다시 만났을 때는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상징적이었던 포니테일을 잘라버리고.. 거의 남학생들이 하던 짧은 머리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다. 그 미모가 아까울 정도로.. 수혁이랑 정말 잘 어울렸는데 말이다.. 어쨌든, 어째서인지 그녀도 최상위 랭커에 올라있기에, 내가 직접 나서서 평화적으로 접근하여, 스카웃을 해 오는데에 성공했다.
디시브. 후루야마 료스케(震山良助). 남의 행동을 읽는 데에 특화된 능력을 가진 녀석이다. 18세의 남성으로, 초기에는 나랑 성격이 안맞아서 가장 많이 다퉜는데 말이다.. 언젠가부터 따르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나를 완전히 신뢰하는 것 같다.
언노운, 아르게미드.. 본명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 녀석은 마이스터가 직접 스카웃해온 녀석이다. 주황색 머리길래, 불량아인가 했지만.. 그렇진 않은 모양이다. 그냥 조금 성격이 뜨겁고 화끈한 녀석. 우리 팀에서는 실력이 가장 뛰어나다고도 할 수 있다. 마이스터랑 가장 비슷한 실력을 가졌지.. 뭐.. 개인적으로는, 왜 이 녀석이 리더가 아닌가 의심되기도 하고.. 솔직히 리더의 자리를 위협받기도 했다. 이 녀석은 관심이 없고.. 어째서인지 날 잘 따라주지만 말이다.
이 녀석으로 리더가 바뀐다 해도 난 그다지 큰 불만은 없다.. 진짜 실력이 뭔지 솔직히 가늠도 되지 않는다. 드라이버 시뮬레이션때는 날 갖고 놀다시피 했으니까 말이야.. 말 그대로, 드라이버 네임 'Unknown'에 가장 잘 어울리는 녀석. 그래도, 이런 녀석이 아군이니까 마음이 든든하다.
"자, 그럼. 브리핑을 시작해도 좋습니다. 마이스터."
마이스터, 유라미 사이키. 뭐.. 본명은 아니라는 듯 하다. 그 날 이후로, 나의 정신적인 지주가 되어 준 사람이다. 내가 적응할 수 있도록 큰 도움을 주었고, 새로운 가능성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길을 제시해주기도 하였다.
"방금 전, 프로페서 박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오라드를 맞고도, 그 물체가 사라지지 않았다는 추측이다."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놀랐다. 심지어, 소연이마저 저렇게 놀라는 모습은 오랜만에 본다. 나 또한.. 놀랐다. 하.. 오라드로도 파괴되지 않는 경도를 지닌 컨트롤러..라.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그 자식 때문에.. 수혁이가.."
갑자기 다가오는 그림자를 눈치채지 못하고, 난 그대로 멱살을 들렸다.
"함부로 그 이름을 말하지 마. 손 아준."
"미안하다. 일단 이건 좀 놓지. 브리핑 중이니까. 스피드스타.."
무심코 말해버린 그 이름.. 신 수혁. 언젠가부터 그녀에게 그 이름은 금기시 되었다. .. 그도 그런가. 나도 생판 모르는 인간 입에서 수혁이 이름이 나오면.. 멱살을 붙잡고 달려들지도 모른다. '네가 그 이름을 어떻게 아냐' 라면서.. 뭐, 소연이의 반응은 예상 내다. 전적으로 내가 잘못한거지.
"... 앞으로 조심해 줘. 아무리 너라도."
"아아. 그래."
너무 눈치없는 발언이었다. 브리핑이 끝나고 나면 따로 사과해야겠다.
우리 두 사람이 자리에 앉자 마자, 브리핑이 다시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