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부로의 귀환, 그리고.. (3)
나도 모르게 어느새 잠이 들었었나보다. 눈을 떴지만 앞이 깜깜하고 뭔가 부드러운 감촉이 얼굴에 느껴지기에, 고개를 조심스레 돌려보았다.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희미하게 들어오는 빛에 반사되어 찰랑이는 금빛의 머리칼. 가만히 감고 있는 눈 밑으로, 다크서클이 진하게 그려져 있는게.. 어지간히 피곤했던 모양이다. 오죽하면 자기 방으로 돌아가는 것도 잊고 앉아서 잠을 잤을까?
혹시라도 나에게 품을 빌려준 그녀, 엔마이트 에리카가 이 상태에서 잠이 깨 버리면 뭔가 엄청 크나큰 잘못을 저지른 것 처럼 느껴지니까 고개를 살짝 돌려 최대한 자연스럽게 그 부드러운 감촉으로부터 벗어나기로 했다.
내 머리카락이 어딘가에 닿아서 깜짝 놀라 잠을 깨지 않을까 노심초사해가며 조심스럽게 자세를 바꿔 고개를 들어올렸다. 내 얼굴에 그 부드러운 가.. 그것이 닿을 때마다 솔직히 기분은 좋았지만.. 이런 느낌은 16살의 청소년에게는 너무나도 자극적이다. 더군다나 상대는 1살 많은.. 자칭, '누나'.
"어디로.. 가는.. 거야.."
잠꼬대.. 였을까. 잠꼬대였겠지. 아마. 잠꼬대였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내 눈앞에 그녀의 얼굴이 맞닿아 있을 이유가 전혀 없잖아. 누가 어딘가로 멀리 가는 꿈이라도 꿨던 걸까. "흠냐.. 음냐.." 소리를 내며 곤히 잠들어 있는 모습을 이렇게 가까이서 보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지만. 숨소리도 묘하게... 아니. 그게 아니라... 이건 비밀로 하자..
이대로 더 있다간 안될 것 같아. 조심스레 고개를 돌려, 겨우 빠져나왔다. ... 잠결이라지만, 아무리 잠결이라지만 말이야. 여자애가 말이지. 그러면.. 마음이 복잡하다.
'언제든.. 내가 곁에 있을테니까..'
그녀의 얼굴을 보니까 그 말이 떠올랐다. ... 안되겠다. 보면 또 떠오른다. 혹시라도 눈을 마주치게 되어 저 푸른 눈동자와 마주하게 되면 나도 모르게 말을 얼버무리게 될지도 모르겠다. 뭐냐. 이게 혹시 그.. 에리카 쪽에서 '고백'이라든가 뭐 그런 비스무리한 걸 한건가? 아니야. 그럴 린 없다. 저런 미녀가 날.. 무슨 이유로 좋아하겠냐. 어디에나 있는 평범한 인간인데.
그래, 그저 옛날 이야기를 하다 보니 분위기에 휩쓸려서 위로해준답시고 말해준 거겠지. 그래. 그런 것 뿐이다. 나 역시 이야기를 하고 나니 내가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완전히 변해버린 소연이의 모습이 떠올라서 감정이 폭발해버렸고. 그걸.. 그녀가. 에리카가 다 받아주었..
그 품으로 안겨서..
내가 무슨 짓을 한거냐. 위로를 해주진 못할 망정 위로받고.. 약해진 마음을 틈타서.. .. 거절도 못하고 그대로 폭 감싸안겨서.. 부드러워서.. 졸았다. 울다 잤다.
간신히 고개를 빼내었지만, 여전히 그녀의 자는 얼굴을 바라보게 되었다. 곱다. 예쁘다. 주근깨라든지 다크서클이라든지 그런건 전혀 의미가 없다. 어제 봤을 때 보다 더욱 빛나보이는 건 기분탓이겠지... 아니. 그만 두자.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아니잖아. 애초에 자는 여자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거나 하는 취미가.. 나한테 있었던건가?.. 아니, 예전부터 어깨에 매달려 졸거나 하면 자리를 펴서 눕혀주고는, 가만히 이불을 덮어주고.. 그때 잠깐씩 슬쩍 슬쩍 보거나 했었던 적은 있었는데.
에리카의 자는 얼굴은, 이렇게나 사랑스럽구나..
뭐야. 지금 내가 무슨 생각을 한거냐. 손 아준. 정신 차려라. 대체 뭔 생각을 하는거냐. 그저 분위기에 휩쓸려서 위로받은 것 정도로 착각해서 그 정도로 흔들거리는 나약한 녀석이었냐.. 해야 할 일이 있잖아. 찾아야 할 녀석이 있잖아. 웃음을 찾아줘야 하는 녀석은 따로 있잖아..
... 그래도, 저렇게 앉아서 졸면 엄청 힘들텐데.. 뭔가를 껴안는 시늉을 하고 있던 팔을 조심스레 펴고, 이불을 살짝 빼고.. 조심스레, 베개 위에 눕혔다. 이렇게 자면 목도 안 좋아지고 일어나면 피곤하고.. 잠은 침대에서 자야지. 그녀가 깨지 않도록 최대한 조심스럽게 이불을 슥 걷어, 춥지 않게 몸을 덮어주었다.
그나저나. 정말 잘도 잔다. 이렇게 편하게 잘 수 있으면서 왜 항상 피곤해하는걸까.. 혹시라도 눈을 번쩍 뜨고는 이쪽을 바라보거나 하지 않을까, 두근대는 내 심장 박동을 최대한으로 억제하고 조심스레 침대에서 일어났다. 슬리퍼를 신으려고 발을 밀어넣는 바람에 난 작은 소리에 놀라, 뒤를 바라봤지만.. 다행히도 깰 것 같지는 않다. 아까 봤을 때랑 큰 차이 없이 곤히 자는 그녀를 뒤로 하고, 조심스레 탈의실로 들어갔다.
창문 너머로 희미하게 빛이 내리쬐는 걸 보니 일단 아침이 되어가는 모양이다. 혹시라도, 그녀가 내 침대에 누워있는 이 장면을 멤버 누군가에라도 들키면 상당히 곤란해질 것 같기에 섣불리 밖으로 나갈 수도 없었다.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하고 있는데, 그 와중에 아무래도 상관 없는 누군가의 얼굴이 떠올랐다. 파마머리를 한 회색 정장의 신사.. 그가, 지나치듯이 했던 말이 왜 이렇게 갑자기 신경쓰이는걸까.
'젊음은 좋은거야~'
이 쓸데없는 생각을 하게 된 원인을 제공한 사람은 'the Rich' 그 인간일지도 모른다.. 괜히 저런 소리를..
'내 방으로.. 갈거야.'
에리카, 여기서 갑자기 모습을 드러내면 안 돼. 그건 반칙이야..
'할 이야기가.. 있어.'
내 이야기를 들어야 겠다던 그거 말이지. 그래. 해 줬잖아.. 넌 지금 저기서 자고 있어야 하는데 왜 머릿속에 모습을 드러내는거야.
'.. 내가 곁에 있을테니까..'
그녀가 작게 속삭이듯 말한 그 말이 자꾸만 떠오른다. 아. 아아. 안 돼. 이건 아니야. 정신차려라 손 아준! 정신 차려! 분위기! 분위기에 휩쓸린거니까 자꾸 그 말을 떠올리면 안 돼!
.. 하아. 차라리 이야기를 하지 않는 거였는데, 그 진지한 눈을 보니까 도저히 뒤로 물러날 것 같지 않아 뭐라도 말하기 시작했던 게 잘못이었나..
탈의실에서 나오자, 어느새 방 전체가 환하게 밝아져 있었다. 해가 뜨는 지도 모르고 고민에 푹 빠져있었던 모양이다... 자연스럽게 그녀가 누워있는 침대로 발길이 옮겨졌다. 그녀가 내 쪽으로 다가오는 게 아닌가 착각이 들 정도로 소리도 거의 내지 않고.. 햇빛이 비치니까 다크서클이 더욱 도드라져보였지만 그런 것을 포함해서 너무나도 아름다운 모습으로 곤하게 잘만 자고 있다. 입에서 음냐 음냐 소리를 내면서, "가지 마.." 라면서 흐느끼기도 하는 걸 보니까, 에리카는 내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여린 여성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뭘.. 보는.. 거야."
그 한마디에 사념에서 완전히 깼다. 그러게. 내가 지금 뭘 보고 있었던 걸까.. 음. 에리카가 사랑스럽게 자고 있는.. 아니. 이게 아니지.
"에리카.. 아니 그게 말이지. 너무 잘 자길래.."
그러나 대답이 없다. 다시 보니까 여전히 눈을 감고서 입으로 음냐 음냐 소리를 내어가며 자고 있는게 아닌가. 놀란 가슴을 대충 손으로 쓸어내렸다. 뭔 잠버릇이 저래.. 사람 놀라게 하는 데에는 뭔가 있다니까 에리카는..
혹시라도 정말로 잠을 깨지 않을까 걱정하면서, 물소리에 깨기라도 하면 미안.. 아니 곤란하니까 세수도 관두자. 그냥 목에 걸린 RC나 들고.. 방을 나간 다음에 트레이닝 룸으로 갈까.. 정신을 차리기 위해서라도 가벼운 트레이닝이나 해야겠다. 이 시간에 누구 깨어있는 사람은 있을까?
나가기 전에, 차라리 들을 사람이 없는 편이 낫다는 생각을 하면서 한마디 했다.
"내 이야기 들어주고, 같이 울어줘서 고마워. 에리카 누나."
아침 브리핑 시간까지 1시간 정도밖에 남지 않아, 트레이닝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후루야마 녀석이 '일반인'과의 실전을 하는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은 기분도 들었다. 확실히 동료들과의 훈련에서는 흔히 상대하기 드문 전투 방식을 구사하는 일반인이 꽤 있었기 때문에.. 그래도 필사적으로 전승을 기록하기는 했지만 말이다.
그럼 이제, 땀도 좀 흘렸겠다.. 방으로 가서 샤워나 하자.
RC를 대어 들어가는 순간, 난 소리를 끄는 걸 까먹었음을 깨달았다. 아.. 설마. 혹시라도 저 소리에 깬걸까 싶어 노심초사하며 문이 스르륵 열림과 동시에 방 안을 봤지만 다행히도 그녀는 없었다. 베개와 이불이 그대로인 걸 보니 아마 방에서 나간 모양이다. 개인실 나가는 건 RC만 대어도 접근자 레벨만 맞으면 자유로이 나갈 수 있으니까. 로그는 남지만.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샤워를 하러 들어갔다. 트레이닝을 하느라 흘린 땀을 씻어내자 마음까지 상쾌해지는 기분이다.
그래. 어제는 비록 졌지만.. 이런 식으로 조금씩 강해져서, 다음엔 반드시 잡고야 말거다. '푸른 빛'.. 그렇게 다짐하며, 샤워를 마친 뒤 다 마른 옷 중 아무거나 집어 대충 꺼내 입었다. 땀에 절어버린 옷은 미리 돌려두자.. 브리핑이 끝나고 나서 건조기에 넣으면 되겠지 아마.. 아침 대용으로 가볍게 먹는 빵을 데워두고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마셨다. 차가운 물이 들어가니 완전히 몸이 깨어나는 기분이다.
자, 아침도 먹었겠다.. 이제 슬슬 브리핑을 시작하러 가 보자.
브리핑 룸에 도착하자 세 명이 자리에 앉아있었다. 'Shadow Chaser', 'Unknown' 아르게미드. 그리고 'Speed Star', 안 소연. 짧은 머리의 두 명과, 야구모자를 쓴 긴 머리 한 명. 소연이와 체이서가 싸우는 걸 냅두고 어제 몰래 빠져나갔던 게 기억나서, 조심스레 말을 걸어보았다.
"모두들 일찍 왔네. 특히 체이서랑 아르게미드는 항상 보이는 거 같은데 너넨 대체 몇시에 일어나냐?"
그 말에, 체이서. 아르게미드. 소연이 순으로 한마디씩 공격해오는게 아닌가. 장난도 못 치겠구만. 하여간 진지하기만 해서 말이지..
"엠페러, 네가 늦는거다."
"글쎄.. 내 생각도 저 야구모자랑 똑같은데 말이야. 하하"
"손 아준. 브리핑 내용은 잘 정리했나?"
하필 '브리핑' 내용으로 따져드는 저 짧은 머리의 여자애, 소연이는 오늘도 공격적인 태세다. 매일 저렇게 날이 서 있으면 버티기 힘들텐데.. 조금은 걱정된다.
"그나저나 스피드스타. 브리핑 내용이라면 어제 리더가 경상을 입어서 나와 디시브가 정리했다."
"그래.. 슬슬 시작하는게 어떨까. 시간도 다 된 것 같은데."
"아직 모두가 온 건 아니야.. 게다가 리치 아저씨도 없고."
아르게미드는 뭔가 큰 착각을 하고 있는 모양이다. 이건 알려주는 쪽이 좋겠지.
"아르게미드. 리치 그 아저씨는 브리핑엔 참석하지 않아. 어제 아침에도 없었고 말이지."
"보이는 것 처럼 정말 자유로운 아저씨잖아."
녀석은 그렇게 말하고는 주황빛의 머리칼을 손으로 정리해가며 웃기 시작했다.
시간이 잠깐 흐르자, 곧 전원이 도착하고. 마이스터는 사정이 있어 불참이라는 모양이다. 체이서는 잊고 있었던 모양이지만, 가장 늦게 도착한 디시브가 말해주었다.
"자, 그럼. 어제 사건에 대해 정리하도록 하자. ..어제 정리시간에 제대로 의견을 나누지 못했으니까 혹시라도 그 점에 대해서 더 궁금한 내용이 있는 사람은 질문해줘."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아, 그대로 본론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자. 디시브가 헷갈렸던 모양이지만 현재 파악된 '푸른 빛의 조종기'는 총 2기. 기동타입은.. 애널라이저로 조사한 자료를 토대로 설명하자면.. 체이서. 부탁할게."
체이서는 뒤집어 쓴 야구모자의 챙을 앞으로 향하게 해 두고 말하기 시작했다.
"화면을 봐 줬으면 좋겠군. 이 부분이 지금 애널라이저가 포함하고 있는 분석용 물질과, 그 결과 후보군의 리스트다. 그리고 그 왼쪽. 어제 '금색의 푸른 빛'에서 조사해낸 자료다. 불완전하지만. 최대한 결과가 나오게끔 정리해서.. 다음을 보면. 이렇다."
다음에 나온 화면에 등장한 것은 '푸른 빛의 분석 결과(추정)' 이라는 제목이었다.. 그런데. 거기엔 아무 내용도 적혀있지 않았다.
".. 체이서. 조사는 확실히 한건가?"
"지금 보고도 믿기 힘들겠지만.. 아. 아직 진행하지 않았나."
화면을 보고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 것을 확인한 체이서가, 다시 손을 움직여 무언가를 보여주었다. 거기에는. 아까 전 봤던 '결과 후보군'의 리스트에서, 단 하나도 녹색 표기가 난 것이 없다. 심지어 '비슷'하다는 의미의 노란색도 없고 모든 것이 붉게 칠해져 있었다. '반응 정도'를 표기하는 원형의 그래프는 그냥 점을 찍어놓은 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고.. 정적을 깬 것은 디시브, 후루야마 료스케였다.
"어이, 체이서 임마. 그래서 뭘 말하고 싶은건데. 단순히 조사가 불완전하다거나 그런 거 아니야?"
"물론, 오차는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파괴되기 직전까지 분석한 모든 정보는.... 고스란히 전해졌다."
"저기.. 그럼 말이야. 그 정보.. '언터쳐블'에 의해 영향받았을 가능성은?"
에리카가 체이서를 바라보며 말했다. 체이서는 그 말을 무시하고는 다시 말을 이어나갔다.
"현재 알려진 물질의 후보군을 모두 대입해봐도. 일치하는 정보는.. 단. 단 하나의 물질도 반응하지 않았다."
"이봐, 그럼 애널라이저를 쓴 의미가 없잖아?"
체이서는 디시브의 말을 무시하고 손을 흔들어 다음 장으로 움직였다. '-' 문자만 쳐져 있던 카운트에 서서히 숫자가 올라가기 시작했고. 놀랍게도.. 모든 물질이 '반응' 하기 시작하는 그래프가 그려졌다.. 그걸 보던 중 주황 머리의 에메랄드빛 눈동자를 한 사내, 아르게미드가 정적을 깨고 말을 꺼냈다.
"뭐야. 저건.."
"엠페러가, 자기 몸을 혹사시켜가면서까지 '언터쳐블'을 이용해 '금빛'을 공격했던 순간에, 애널라이저가 언터쳐블의 영향으로 파괴되기 직전까지 모은 데이터.. 그리고, 그 결과다."
"저 파동.. 그때, 그 음향 필터에 영향을 준다고 했던..?"
에리카가 당황하며 말했다.
"저 파동이 퍼지면서, 주위의 물질이 급격하게 반응을 일으키기 시작한다.. 현재 알아낸 정보로는 저 정도가 한계다. 그러니까.. 그 '파동'은. 우리들의 메카가 지닌 '특수기'의 일종으로 추측된다. 다만. 그 범위나 파괴력. 영향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그렇게 정리할 수 있다."
"... 용케도. 살아남은거네. 너네들.."
소연이도 여간 당황한 게 아닌 모양. 나 역시 엄청 당황했다. 어제 당시에는 그 파동이 '특수기'의 일종인 것으로 추측까지는 하여 급하게 대응했으나 결과적으로는 실패였다. 그러나 저 분석 결과를 토대로 어제의 전투 결과를 매치시켜본다면..
우리가 살아서 돌아온 것 자체가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다. 모든 물질에 영향을 끼치는 '파동'과, 전자기장만을 퍼뜨려서 '자력'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언터쳐블'.. 그리고, 그 영향 범위까지.. 출력 면에서. 전혀 상대가 되지 않았다.
'기다리라고, 서 주진 않는답니다.'
만약, 내가 기동부에 타격을 입지 않아.. 극도로 흥분한 상태에서 '금색'을 쫓아갔다면.. 생각하기도 싫은 결과가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
"리더. 역시 굉장한데.. 하마터면 모두가 위험해질 뻔 했었다고.. 그 판단. 옳았었다."
극도의 긴장상태가 되어버린 날 위로하려는 모양인지 디시브가 가볍게 어깨를 툭툭 쳤으나, 이미 내 머릿속에는 '기다리라고, 서 주진 않는답니다.' 라는 그 여성의 목소리만이 귀를 맴돌고 있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