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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키 시리즈 레이편

マリみて 祐麒シリーズ


원작 |

역자 | 淸風

전해지는 마음


전회까지의 요약

릴리안에서 유키가 공개고백을 해버렸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건, 레이 씨니까――!!』

 장미관 안에서 얼떨결에 말했든지 무심코 한 소리든지 그런 느낌이긴 했지만, 그래도 확실히 레이 자신의 귀에도 들어왔다 보니, 무심코 머릿속으로 계속해서 되새겨 버린다.
 단 둘이 있을 때 로맨틱한 고백 같은 상황은 아니었지만, 그랜데도 분명 유키의 마음을 들은 건 틀림 없으니, 기쁘기도 하다.
 하지만 이 상황에선 솔직히 자신의 감정을 드러낼 수도 없다.

 그렇다. 장미관 안에는 사치코, 유미, 시마코, 요시노, 노리코, 토코, 세이, 히데미, 그리고 유키까지 아직 모두 남아서 이러쿵 저러쿵 떠들고 있다. 물론 그 중심에 있는 건 유키다.
 레이도 중심이 되는 인물이긴 하지만, 고백 그 자체를 한 유키 쪽에 지금은 주목이 모이고 있다.
“에~ 오늘은 졸업하시는 홍장미님, 황장미님의 생방송 인터뷰를 부탁드릴 예정이었습니다만, 예정을 바꿔서 하나데라의 원 학생회장, 후쿠자와 유키 씨의 사랑 고백과 그 마음에 대해 뜨겁게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잠, 잠깐, 저기, 타카치 양, 이었나? 그거 그만해 주세요!”
 시치미 떼며 유키의 인터뷰로 바꿔버리려 한 히데미를 상대로, 유키가 허둥대며 거부한다. 하지만 히데미는 정말 얕볼 수 없다고 할까, 신문부의 미래는 한동안도 평안할 모양이다.
“레이 님에게 꽂히게 된 계기는?”
“너, 내 이야기, 듣고 있어?”
 주눅들지 않고, 깨끗하게 반론을 무시하는 부분도 제법이다.
 이렇게 주위가 혼란스러운 걸 보면, 거꾸로 자신은 침착해져 가니까 신기한 법이다. 조금 흥분은 하고 있고, 가슴도 두근두근거리긴 하지만, 마음은 안정되어 있다.
 가급적 빠르게 해산한 뒤, 혼자서 차분히 빠져들고 싶은 기분은 있다. 아니, 추가로 말하자면 제대로 둘이서 마주보고 다시금 유키의 마음을 듣고 싶다.
“음~, 혹시나 유키, 나와의 관계로 놀림받아서 실수한 거 아냐?”
 소란 속에 갑자기 세이가 그런 말을 꺼냈다. 결코 큰 소리는 아닌데도, 방 안에 있던 사람들이 움직임을 멈추고 세이를 바라본다.
“무슨 말씀인가요, 언니?”
“응? 아니 봐, 사실은 나를 좋아하는데, 정곡을 찔려서 부끄러워진 탓에 무심코 다른 애를 좋아한다고 말해 버리는, 그런 사랑스런 사춘기의 남심인 거려나~ 하고.”
“에, 에에―??”
 세이의 말에 눈을 크게 뜨는 사람들.
 아니아니, 그렇게 간단히 믿지 말아줬으면 하는데.
“에, 유키, 정말로 세이 님을? 그래도, 세이 님은.”
“유키 님, 진상은 어떠신지?!”
“왜 다들 그렇게 남의 연애 이야기를 좋아하는 걸까.”
“그렇게 말하면서 노리코 양도 흥미 있어 보이잖아요.”
“설마……유키 군은 세이 님과 레이, 양다리를……?!”
“사치코 님, 침착해 주세요.”
 겨우 한 마디로 이 꼴이다.
 소란을 일으킨 장본인은 즐거운 듯한 표정으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그리고 역시 유키는 모두에게 압박당하고 있다. 수많은 여자 사이에 남자가 혼자 있는 상황에선, 그것도 어쩔 수 없겠지.
 세이는 단순히 재미로 말하고 있는 것뿐이겠지만, 이 어찌나 폐가 되는 사람인지……아니 잠깐, 오히려 지금 상황 쪽이 방금 고백 비스무리한 걸 유야무야하게 넘길 수 있어서 좋을지도 모른다. 유키에게도, 레이에게도.
 레이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그렇게 잘 될 리 없는게 세상의 섭리.
“아, 아니예요!”
 추궁과 질문 공세로 유키는 당황하고 있었지만, 가까스로 말을 꺼냈다.
 그리고 레이 쪽에 고개를 향한다.
 얼굴을 붉히면서도, 그런데도 눈은 돌리지 않고 레이를 바라본다.
 정면으로 눈길을 받아, 레이 쪽도 뺨에 열기가 은은히 올라온다. 아까까지는 침착하게 있을 수 있었는데, 갑자기 생각이 둔해진다.
“아까 전에도 말했지만, 제가 좋아하는 건――하세쿠라 레이 씨니까요!”
 말했다.
 들었다.
 아까 전 거는 얼떨결에 말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이번은, 제대로 레이를 보고, 레이를 향해, 진지한 마음을 부딪쳐 왔다.
 화악! 하는 소리가 들릴 것만 같은 기세로 단숨에 얼굴이 빨개진다. 모처럼 안색도 원래대로 되돌아왔다 싶었는데, 이래서야 의미가 없다.
“오―, 역시 진짜는 레이 님이었던 거군요!”
“이, ​이​게​에​에​에​에​에​에​에​에​,​ 한 번도 아니라 두 번이나아아!”
“잠깐, 그러니까 요시노 양, 침착해.”
 되풀이됐다.
 어쩌면 좋은 거지, 이 상황은.
 그래도, 이렇게 모두가 있는 앞에서 답변을 할 수 있을 리도 없다.
“레이 님, 역시 여기선 답변을!”
 그러니까, 할 수 없다니까.
“흐응~, 레이는 아무것도 말할 생각이 없는 모양이네.”
 그 목소리에 나쁜 예감이 머리를 스친다.
 세이가 바라보고 있다.
“저기 유키, 레이는 봐, 별로 흥미 없는 모양이고, 나랑 즐겁게 놀자.”
“잠, 잠깐, 세이 씨, 그러니까 저는.”
“유키가 레이를 좋아한다고 해서, 내가 유키를 좋아하면 안 되는 이유같은 건 없잖아?”
“――에.”
 지금 세이는 뭐라고 한 건가.
 유키를 좋아한다고?
 아니아니 설마, 그런 건 당연히 농담이다. 평소의 세이처럼 단순히 레이를 당황하게 만들려고 말한 거겠지.
 애, 애초에, 세이는 레이의 마음도 알고 있고, 그렇기에 더더욱 이런 식으로 장난을 걸어오는 거다.
“레이가 답하지 않는다면, 아직 나한테도 기회는 있는 거지?”
 유키에게 다가붙는 세이.
 이미 몸이 들러붙을 정도의 거리까지 다가갔다.
 스킨십을 좋아해서 유미같은 애들에게도 자주 안겨 붙거나 했으니까, 그렇게 이상한 건 아닐 거다.
“유키를 녹여서, 나를 돌아보게 해 버리면 되는 걸.”
“저기, 세세, 세이 씨!”
 달아나려 하는 유키의 팔에 안겨붙는 세이.
 순식간에 얼굴을 붉히는 유키.
“사람을 좋아하게 되는 마음은, 멈출 수 없어. 그렇지?”
 간절히 바라듯, 평소의 세이가 전혀 보여주지 않는 표정으로 유키에게 다가간다. 그건 그야말로 ‘여자애’ 같은 모습며, 즐거우면서도 맏음직스러운 선배로서의 모습은 느껴지지 않는다.
 에, 설마, 정말로 세이는 유키를?
 레이의 마음을 알고, 그래서 혹시나 사양하려고 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유키의 고백을 듣고 역시 자신에게 거짓말을 할 수 없게 되었다거나.
 그럴 리 없다고 생각하려 해도, 세이의 젖어든 눈동자를 봐 버리면 부정하기도 힘들다.
 혹시 세이가 정말로 유키를 좋아하는 거라면, 레이는 그 마음을 멈출 수 없다.
“저기, 유키. 나도 시야에 넣어 줘.”
 세이의 가슴이 유키의 팔을 꾸욱 누르고 있는게 여기서 봐도 보인다. 유키의 얼굴이 빨간 것도 분명 그 탓이다.
 세이는 이러니 저러니 해도 미인이고, 스타일도 좋고, 가슴도 꽤 크니, 저런 식으로 들러붙으면 보통 남자라면 기쁠게 틀림 없다.
 정말로 세이는 유키를 마음에 두고 있는 걸까. 진심으로 세이가 어택한다면, 유키도 마음이 바뀔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레이의 머리속이 패닉에 빠진다.
“아직 레이도 아무 말도 안 하고, 그러면……괜찮은 거지?”
 그리고 세이는 양손으로 유키의 얼굴을 사이에 두고, 얼굴을 가져간다.
 이런 곳에서, 설마, 키, 키스를?!
 순간 레이의 머릿속에서 뭔가가 튀었다.
“아, 아, 아, 안돼요!!”
“에, 레이……꺄악!”
“유, 유, 유키 군에게 그런 짓 하지 말아 줘요!!”
“왜? 나는 유키의”
“왜도 뭐도 없어요, 유키 군은, 안 줄 거니까요! 그건 설령 세이 님이 상대라도.”
“그 말은, 레이…….”
“저도……저도, 세이 님께 지지 않을 정도로, 유키를, 좋아 하니까요!!”
 정적이 감도는 실내.
 들리는 건 약간 거친 레이의 숨소리.
 모두가 굳어버린 정지화면같은 상황에서, 처음으로 움직인 건 세이였다.
“아~, 아야야야, 레이 너, 그렇게 세게 밀쳐내지 않아도 괜찮잖아. 엉덩방아 찧어버렸어.”
 바닥에 엉덩방아를 찧어버린 세이가, 손으로 엉덩이를 문지르며 일어난다.
 유키에게 키스를 하려는 것처럼 다가가던 세이를, 레이가 유키에게서 떼어놓기 위해서 밀쳐낸 거다.
 어렸을 무렵부터 검도로 단련해, 몸도 크고 힘도 있는 레이에게 힘차게 밀쳐지면 곱게는 안 끝난다. 머리를 안 찧은게 다행인 거다.
“죄죄죄, 죄송해요! 그래도, 그치만, 세이 님이,”
“아~, 그리고, 그쪽도 어떻게든 안 하면 곤란해 보여.”
“엣? ………………아, 하아아아아?!”
 여기서 간신히 깨달았다.
 세이의 몸을 떨쳐내고 이번엔 레이가 유키에게 안겨붙는 꼴이 된 거다. 게다가 팔에 안겨붙은 세이와도 다르게, 몸에 안겨붙은 꼴이다.
 유키의 얼굴은 익어버린 것처럼 빨갛고, 지금 당장에라도 쓰러질 것처럼 얼이 나간 모습으로 몸에서도 힘이 빠져 있다.
 그리고 자기 자신의 현재 상태를 깨달은 레이도, 그 새하얬던 목덜미까지 새빨개졌다.
​“​에​에​에​에​에​에​에​에​그​,​ 그그그, 이건, 아, 으, 유키 군!”
 허둥지둥 레이는 유키의 몸을 떼놓았지만, 열이 올랐는지 힘이 빠졌던 유키의 몸이 휘청였기에 안아 세운다.
“후후후, 드디어 말했구나, 레이?”
 올려다보자, 세이가 즐거운 듯 레이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에, 에, 무슨 소리신가요, 세이 님?”
“무슨이고 뭐고, 내가 유키를 좋아한다고 장난삼아 한 농담에 안색을 바꾸고……그래도 뭐어, 그걸로 본심을 전할 수 있었던 거니까, 잘 된거 아냐?”
“에……그럼, 세이 님은 유키 군을 ​좋​아​하​시​는​게​…​…​.​”​
“후후후, 그건 연기야. 사랑스런 후배를 생각한 열연. 덕분에 레이도 솔직히 자기 마음을 전할 수 있었잖아?”
 라며, 세이는 만족스러운 듯 말했지만.
​‘​…​…​…​…​거​짓​말​.​’​
‘거짓말이네요.’
‘아무리 생각해도 즐기던 걸로 밖에.’
‘애초에 장난삼아 한 농담이라고, 방금 전까지 본인이 말하고 있었고.’
‘이 사람은 정말…….’
 모두에게 전혀 신용받지 못했다.
“자, 그나저나, 거기의 사랑스런 신문부 양.”
“아, 네, 네!”
“충격의 순간, 스위치는――.”
“――물론, 온으로.”
 세이가 마이크를 가리키자, 히데미는 그걸 들곤 다른 손으로 엄지를 세우며 대답한다. 세이 역시 만족스러운 듯이 섬즈 업.
 멍해지는 레이.
 스위치 온이라는 소린, 레이의 말이 교내에 퍼졌다는 소린가. 그런데, 뭐라고 했었더라.
​“​―​―​―​―​에​에​에​엣​?​?​!​!​”​
 뇌가 폭발하지 않을까 싶었다.
 터무니 없는 소리를 입에 담아 버렸다. 아니, 발언 내용 그 자체보다는, 그 내용이 교내에, 다른 수많은 학생들에게 퍼져 버린 쪽이 터무니없는 거여서.
​“​레​레​레​레​레​레​레​레​레​이​ 쨩, 어―떻―게― 된 거야―――――?! ”
​“​으​아​아​아​아​아​~​~​~​~​?​!​”​
 그런 황장미 자매의 절규가, 이날 인터뷰의 마무리였다.



『레~이~, 세이한테서 들었다~~??』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즐거움과 분함과 기쁨과 분노와 호기심같은 것들이 함께 뒤섞인 느낌이었다.
 장미 관의 대소란에서 간신히 해방된 뒤, 집에 돌아올 때 까지는 요시노가 죽어라 화내고, 혼내고, 분해하고, 삐치고, 질투하고, 그런데도 어떻게든 달랜 뒤 간신히 자기 방에서 쉬고 있었다.
 혼란과 피로로 침대 위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었지만, 천천히 쉴 시간도 주지 않고 전화가 걸려 왔다.
『장미관의 공개 인터뷰로 고백이라고? 굉장히 대담한 행동을 하게 됐구나, 레이도.』
“어, 언니, 그건 말예요.”
 전화 상대는 레이의 언니기도 한 전 황장미님 토리이 에리코. 세이에게서 오늘 이야기를 듣고 전화를 한 모양이지만, 축복이나 위로 전에 놀리기부터 하는게 에리코다운 부분이다.
『그건 그렇고, 공개고백이었다면 왜 나를 안 부른 거야, 정말. 그런 재미있……여동생의 멋진 장면이었을 텐데.』
“언니, 지금 ‘재미있다’고 말씀하려고 하셨었죠?”
『에, 나는 단지, 긴장하고 있었을 레이의 옆에 있어 줬었으면 하고 생각했을 뿐이야.』
 시치미떼며 대답하는 에리코. 레이도 그런 에리코의 성격은 이해하고 있기에, 일부로 그 이상은 딴죽걸지 않는다.
『어쨌든, 다음에 자세한 이야기를 제대로 들으러 갈 거다?』
“예, 예에…….”
 평소엔 별로 의욕을 보이지 않지만, 재밌는 일을 물면 쉽사리 놓아주지 않는다. 그런 에리코의 성격을 알고 있는 레이는, 체념하고 순순히 동의했다. 오랜만에 에리코랑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면 그것도 기쁘고.
『역시, 레이를 여동생으로 삼은 건 정답이었어. 졸업하고도 이렇게나 나를 즐겁게 해 주다니, 이 어찌도 언니를 생각해 주는 여동생일까.』
“아하하, 고마워요…….”
 지금까지 딱히 에리코의 심심풀이를 위해, 호기심을 채워주기 위해 행동한 적은 없지만, 결과적으론 에리코를 기쁘게 만들어 주는 게 레이였다. 뭐어, 레이 쪽도 정말 좋아하는 언니를 만족시킬 수 있다면 그걸로 좋지 않나 납득하고 있다.
『상대는 유미 쨩의 남동생이라고? 연하라니 의외네~, 레이는 연상에 응석부리는 타입이라고 생각했는데. 아, 그래도 연하에게 응석부리는 레이라는 것도 돋울지도.』
“어, 언니도 참ㅎ.”
『후후, 그래도 유미 쨩의 남동생이라면 재밌을 것 같아. 연한가아, 나도 참전해 볼까. 그러면 레이와 세이와 나로 세 다리네.』
“그, 그, 그만둬 주세요!!”
 반쯤 진심으로 울고싶은 기분으로 간청한다.
 세이 건 확실히 농담이라고 생각하지만, 에리코는 농담이 진심이 되지 않는다고 확신 할 수가 없다. 그도 그럴게, 재밌다고 생각하면 논스톱이니까.
『바보구나, 당연히 농담이잖아. 여동생의 행복을 뺏을만한 행동은 안 해.』
 그렇게 말을 들어도 불안은 솟는다. 사랑을 해 버리면 우정도, 존경도, 친애도, 모두 관계 없어져 버리는 거다……아마. 순정만화같은 걸 읽으면 그렇다고 한다.
『그래도, 잘 됐어, 레이. 축하해.』
​“​가​…​…​감​사​합​니​다​!​”​
 놀리는 말투였던 게 확 바뀌어서, 상냥한 자애의 목소리가 되었다. 정말 가끔 레이에게만 보여주는, 에리코의 언니로서의 표정이었다. 그 소리를 듣고 정말로 기뻐져, 마음이 채워진다.
 에리코와의 전화를 마치고 침대에 누워, 오늘 하루를 다시금 떠올린다.

“――――너희들, 적당히 해!!”

 실내에 친구인 사치코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을 때는 레이도 놀랐다.
 그때까지 계속 당황하고 있는 걸로만 보였던 사치코는, 유키와 레이가 서로 고백했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움직여 준 거다.
 즉, 당사자 외의 사람이 흥미를 위해, 재미 반으로 떠들지 말라고.
 신문부의 인터뷰로 인한 해프닝으로 교내에 퍼져 버린 건 어쩔 수 없다. 그러면 다른 날에 다시 취재를 받을 테니까, 오늘 이 자리는 우선 둘이서 제대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자리를 주고 싶다고 의연히 이야기 한 거다.
 신문부도, 산백합회의 임원도, 그리고 세이마저도, 그 사치고에겐 압도당했다.
 레이는 사치코가 친구라 다행이었다고 진심으로 느꼈다.
 그 뒤, 사치코에게 내쫓기다시피 해서 다른 임원은 장미관을 떠났다. 그리고 짧은 시간이긴 했지만, 유키와 둘만의 시간을 가졌다.
 그런 소란 뒤에, 덤으로 둘 다 고백한 뒤기도 하기에, 어쩐지 모르게 묘한 거북함 같은 것도 있었지만, 결코 나쁜 기분은 아니었다. 요는, 둘 다 부끄러워 하고 있는 것 뿐.
“저기, 레이 씨.”
“왜, 왜?”
 서로, 왠지 움찔움질거리며, 상대를 살피며 대답한다.
“새삼스럽지만, 그……저, 레이 씨를 좋아해요.”
 심장이 쿵쾅 뛴다.
 몇 번을 들어도 꼭 이렇게 되어 버린다. 기뻐진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신기하고도 신기한 마법의 말.
“기다리게 만들어서 죄송했어요. 저랑……정식으로 사귀어 주세요.”
“응……응.”
 답한다.
 수험도 끝나, 이렇게 고교생활 마지막 미련도 무사히 정리되었다.
 안심감과 기쁨으로 한 순간에 마음도 몸도 가벼워지는 것 같았다.
 그러자 바로 여유도 생기는 법이어서,
“아……그래도, 하나 그, 조건이라고 할까, 부탁이라고 할까…….”
“엣?! 뭐뭐, 뭔가요!”
 깜짝 놀라서 눈을 크게 뜨며 안달하는 유키.
“저기, 그치만 그, 부르는 법.”
“에? 에에……아.”
 깨달은 것 처럼, 유키는 제대로 레이 쪽을 바라본다.
 한순간 뭔가 말하려 했지만, 헛기침을 한 뒤 말하는 걸 그만두고, 다시금 입을 여는 유키.
“저, 저와 사귀어 주세요……레, 레레, 레, 레이 쨩…….”
“응……기, 기꺼, 기꺼이.”
 둘 다 말을 더듬었다.
 대체 뭐가 여유냐고 자신에게 태클을 걸면서.


 부드러운 햇살이 스미는 장미관 안에서, 둘은 굉장히 자연스레 마주 웃고 있었다.




~ 추신 ~
 전회를 가지고 어떨까 고민했지만, 단숨에 전개. 시간은 지나지 않았지만요.
 그럼, 이 뒤는 어떻게 될까요. 다시 단숨에 진도를 뺄지, 둘 답게 천천히 나아갈지, 과연 주위가 이런저런 손을 써 올지……그런데 잘 말려드는 둘인 만큼 걱정이네요. (웃음)

역자의 말:
 예상치 못한 연속편.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께는 언제나 감사하고 있습니다. 리플 달아주시는 분들께는 언제나 더 감사하고 있습니다. (.. ) 그나저나, 마리미테에서 취향이 떠나신 분이라면 어쩔 수 없지만, 혹시나 유키 시리즈를 좋아하실 수 있을만한 분이 팬픽을 접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을 것 같아서 이게 좀 아쉽습니다.

 그나저나, 내년에 마리미테 온리전이 열린다는 모양입니다. 마리미테를 좋아하시는 분들께선 한 번 살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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