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2 - 연료주입.. 막간
20XX년
나로우주센터
“성공이라니 말도 안 되는 상황이야!”
라는 것이 모든 나로 우주 센터 및 대전의 항공 우주 연구원의 대부분 관계자들의 심정이었다. 누가 자신들의 프로젝트가 실패했으면 하겠지만, 너무 급하게 달려온 문제 많은 계획이 트러블 하나 없이 성공하고 있는 모습도 이해할 수 없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서비스 모듈 분리.. 궤도선 재진입 미션으로 들어갑니다.”
박지우 관제 주임이 미션을 절차대로 진행하고 있었다. 상공 350km 위 극궤도를 돌고 있는 우주선 연의 기계선(서비스 모듈) 부분을 분리하고 전면 부의 종모양의 서비스 모듈을 다시 지상으로 돌입 시키기 위해서 우주선에 하나하나 정보를 지시하고 있었다. 까딱 실수라도 하게 되면 개발비 4조원짜리 사업인 (순 제작비만 3천억) 유인 우주선을 완전히 날려버리기 때문이었다. 이게 재대로 회수가 되어야 개량점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조심 또 조심해서 미션을 진행 시켜야만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너무 잘 되니 이상하네…”
“정말로 그러네.”
위성 관제가 아닌 우주 의학 담당인 언제나 29살을 강조하는 신정애가 머리를 포니테일 형태로 뒤로 묶어 올리면서 말을 했다. 우주선 연의 궤도 모듈 안에 있는 더미 인형 안에 설치된 센서가 보내는 정보들을 보면서 신기해 여겼다.
처음 조립해본 우주선 내부의 온도도 25도 정도로 쾌적하며, 공기가 빠져 나가는 감압 상황도 징후가 보이지 않았다. 초반의 발사 충격이 우주선에 어떤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싶었지만 페어링 부분들이 급격한 진동을 잘 보호해주었는지 더미 인형에 받은 충격도 거의 없이.. 훈련 받지 않은 일반인도 우주에 올라 올 수 있을 것 같았다.
‘물론 마네킹을 회수해서 봐야겠지만…’
신정애는 인스턴트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 온수기 쪽으로 몸을 옮기며 생각했다. 결국 우주선에서 텔레메트리 정보를 보내주는 것만으로는 완전한 분석이라 할 수 없고 결국 회수 된 우주선의 더미 인형을 분석해야만 했다.
“와!!!!! 착륙 했다!!!!!”
관제실이 함성에 쌓였다.
아무래도 마지막 궤도 진입이 성공한 듯 했다.
“커피 마시고 오는 동안 성공 한거야?”
“무사히 착수했어. 근방의 해군 배가 확인 중이야!”
박지우의 흥분된 말에 신정애도 뭔가 일이 끝났구나 생각하면서 몸이 풀렸다. 로켓 같은 쪽은 모르지만, 이번 계획이 너무 많은 일을 한꺼번에 급하게 한다는 것은 분명히 알 수가 있었다. 당장 새로운 로켓 개발과 유인 우주선 개발 그리고 그걸 붙여서 무인으로 쏴서 검증하면서 자신의 인체에 대한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서 더미 인형까지 올려서 테스트를 하는 것이었다.
인체 생리 연구로 2년 전에 합류한 신정애 입장에도 너무 일이 많았다. 당장 우주인의 인체 생리 문제로 러시아와 미국을 왔다 갔다 했고 그 와중에 이렇게 로켓 발사에 더미 인형 설치하고 그 관련 계획을 세우고 감독하고 잡는 것도 큰 일이었다. 너무 많은 일을 한꺼번에 하다 보니 이게 재대로 일을 하는지 안 하는지 알 수가 없는 지경이었다.
“독도함에서 궤도 진입 확인하고 회수 한다고 합니다!”
“대통령께서 유인 우주선 발사에 대한 정견 발표를 하신다고!”
“로켓 분리된 것들 파편들 어떻게 되었는지 안 나온거냐?”
신정애가 둘러본 느낌으로는 나로 우주 센터건 대전이나 사천의 연구소건 유인 우주선 프로젝트에 일하는 사람들 전체가 모두 자신과 같은 식이었다. 유인 우주선과 뒤에 할 우주 정거장 프로젝트 때문에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에 작업하고 있었고, 빠른 타임 라인 때문에 마무리나 프로젝트의 점검을 할 수 없었다.
지금 이 우주 센터에 울려 퍼지는 저 많은 말들도 결국 너무 많은 일들을 하다 보니 혼란스러워하는 모양이 대부분이었던 것이다. “차라리 이번 실험이 실패했으면...일정을 늘려서 일을 다듬을 텐데..” 라고 위험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기도 했고-사실 모두 성공할 것으로 보지 않았다.- 성공한 것이야 좋은 일이었지만, 기술 개발과 운영의 어려움을 모르는 높으신 정치인 분들이 정말로 뭘 시킬지 모르는 것도 문제였다.
“아, 정말로 이번에 차라리 실패해버렸어야 하는데..”
박지우 주임이 콘솔 앞에서 푹 꼬구라지며 하는 푸념에 정애는 쓴 웃음을 지었다.
우주선이 지구에 재대로 들어온 이상 모든 관제 업무가 끝나, 긴장이 풀렸기 때문에 나오는 말이지만, 확실히 자신이 봐도 이게 운이 좋아서 성공한 것인지 아니면 문제가 없어서 성공한 것인지 몰랐다. 요는 샘플이 부족했고 확신이 없었다. 그런데 성공한 이상 정치권과 우주 산업을 하려는 산업계는 유인 우주 산업을 밀어 붙일 것이 분명했다.
“열심히 일할 수 밖에 없나?”
분명히 블랙도 아닌 커피의 맛이 쓰다는 것을 정애는 느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