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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이펙트


그 이후로 PC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던 유진은 폭탄녀의 협박에 강제적으로 끌려나와 아무도 없는 옥상으로 가게 되었다.

PC방의 카운터는 놀러 왔던 친구에게 맡겨둬서 문제가 없었지만 유진에게 지금 현재의 위기는 앞에 있는 여자, 폭탄녀 였다.

자칫 마음만 먹으면 이 건물에 있는 모든 것을 날려버릴지도 모른다.

옥상에 도착하자 칠흑 머리의 폭탄녀는 올라왔던 문을 잠그고 자신에게서 떨어지라는 듯 손짓을 했다.

유진은 아무 말 없이 폭탄녀와의 거리를 벌린 후 마주 보며 긴장을 한 채 서있었다.

"당신…. 전혀 이 게임에 대해서 모르나 본데…. 이번이 첫 주?"

먼저 입을 연 건 폭탄녀

유진으로서는 전혀 이해 할 수 없는 질문을 해왔다.

"무슨 소리에요?"

그 말에 폭탄녀는 뭔가 어이가 없다는 듯이 코웃음을 치고 갑자기 편지를 꺼내 든 체 흔들었다

"이거 말이에요…. 내용물 혹시 안 봤어요?"

폭탄녀가 잡고 흔드는 편지를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고 유진은 생각했다.

베이지색에 저 정도 되는 편지를 어디선가 본 기억이…….

"아…!"

"이제 기억 나신 건가요...."

유진은 생각했다.

저 편지는 분명 아침에 와 있던 것과 똑같은 것….

내용물은 시간이 없어 확인하지 못했지만, 분명히 똑같은 것이었다.

"그거……, 집에 두고 왔어요…."

"아, 그래요?"

뜻밖에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수긍하며 폭탄녀는 유진에게 다가갔다.

유진은 불안해서 멀리 떨어지려 했지만, 움직이지 말라는 폭탄녀의 말에 몸을 굳힌 채 그대로 있었다.

폭탄녀는 몸을 밀착해왔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왠지 영화 같은 데서 보면 이대로 급소에 칼을 찔러넣어..

부드러운 부분이 상당히 자신의 몸에 닿은 것 같지만, 지금은 그런 걸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으..읏!?"

정말로 찔러넣어졌다! 그렇게 유진은 생각했다.

급소는 아니었지만

"대체 뭘..?"

"아마, ​이​쯤​에​.​.​좀​.​.​더​"​

갑작스럽게 자신의 뒷주머니에 폭탄녀가 양손을 찔러넣는 바람에 상당히 쇼크가 강했다.

그것도 제3자가 본다면 오해를 불러일으킬지도 모르는….

"여기 있다~!"

그 말과 함께 폭탄녀는 유진을 살짝 밀치고는 몇 걸음 물러섰다.

그리고는 마치 보라는 듯이 오른손 검지로 왼손에 들고 있는 편지를 강조했다.

저건 아까 보여줬던 편지가 아닌가..? 뭐지?

폭탄녀가 가리키고 있는 검지 부분을 유심히 보았다.

'유진 ​스​콜​하​츠​님​에​게​…​.​'​

"어..어!?"

저건 분명 자기 자신에게 온 편지가 아닌가….

아침에 봤던 그 편지와 똑같은 생김세, 그리고 똑같은 곳에 적혀있는 자신의 이름..

유진의 머릿속은 혼란스러웠다. 분명 아침에 저 편지를 뒷주머니에 넣은 기억 따위..

폭탄녀는 당황해 하는 유진의 앞에서 편지를 열었다.

그리고 2번 접혀 있는 편지지를 펴 내용물을 확인하더니 갑자기 읽기 시작했다.

"룰 15번. 이 편지를 깜빡 잃어버린 경우 다른 참가자가 줍지 않는 이상 자동으로 당신의 품에 들어오게 됩니다."

"그게…….무슨, 판타지 같은 논리야…?"

"판타지가 아니에요, 현실입니다."

그렇게 말하며 폭탄녀는 옥상의 현관 쪽으로 향했다.

자신의 편지를 주머니에서 오른손으로 꺼낸 뒤 바로 현관 밖으로 던져버렸다.

"…이 편지는 일정 거리 이상 떨어지면 소유주의 품에 돌아와요"

그렇게 말하며 '이제 됬나?' 라고 중얼거리더니 폭탄녀는 한 손으로 주머니를 뒤져 돌아온 자신의 편지를 꺼내 보여주었다.

유진은 전혀 믿을 수 없었다.

그렇기에 이 모든 것을 '마술'과도 같은 트릭이라 생각했다.

"절대 믿을 수 없어…. 그냥 모두 속임수 아니에요?"

그렇게 말하자 폭탄녀는 질렸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뭐, 믿든 안 믿든 당신의 마음이에요, 그리고 제일 중요한 룰 10번을 제가 안 말했습니다만.."

…….

말이 끊겼다.

빌딩 바람이 유진과 폭탄녀 사이를 새차게 지나가며 더욱 차가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꿀꺽-

뭔가 불길한 예감에 유진은 마른침을 삼켰다.

"룰 10번. 타 참가자에게 편지를 강탈당하고 24시간이 지나면 당신은 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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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플레시아는 인적이 없는 곳만을 골라가며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괜히 인적이 많은 곳에 가면 너무 확 튀는 외형 덕에 시선이 몰리는 게 부담스러웠다.

빌딩 사이를 고속으로 이동하며 찾고 있는 것을 급하게 발견하고 싶었지만

현재의 시간이 그것을 허락해주지 않았다.

라플레시아는 편지를 꺼내 들어 찾고 있는 것 '사냥꾼'의 위치를 보았다.

'사냥감'과 '사냥꾼'을 표시하는 편지의 내용은 15분마다 수시로 변한다.

그리고 적힌 내용는 언제나 랜덤…. 그것이 '묘사' 일 때도 있고, '정확한 설명' 일 때도 있으며 '농담'같은 식의 설명일 때도 있다.

15분 이 지난 지금 라플레시아가 본 내용은 '정확한 설명'에 가까웠다.

그 편지에 나온 목적지로 라플레시아가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방해만 없다면 무리가 없이 15분 안에 도착할 수 있는 곳이였다.

"어이, 거기 아가씨 잠깐만-"

갑자기 라플레시아의 앞에 소프트 리젠트 머리에 검은 트레이닝복을 입은 남자가 나타났다.

눈매가 사나운 그 남자는 라플레시아를 향해 멈추라는 듯 손을 내밀었지만

라플레시아는 전혀 멈출 생각이 없었다.

"이 년이…. 내가 멈추라고 했..잖아!!"

라플레시아의 멈추지 않는 질주에 소프트 리젠트 머리는 오른손에 있던 쇠파이프를 힘껏 휘둘렀다.

휘웅-

하지만 쇠파이프는 허공만을 가를 뿐

라플레시아는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가 쇠파이프는 휘두른 남자는 어이없다는 듯 라플레시아가 멀어져 가는 뒷모습을 쳐다봤다.

"....놓칠 것 같아? 멈추라고!"

남자가 그렇게 말한 직 후 라플레시아는 약간 놀랐었다.

분명 거리를 많이 벌려 놓은 남자가 바로 자기 자신의 앞에 나타나 다시 쇠파이프를 휘두르는 것이었다.

역시나 그 쇠파이프는 허공만을 가를 뿐 전혀 닿지 않았다.

대신, 라플레시아의 질주가 멈췄다.

"이제야 내 말을 이해했나! 멍청한 년. 난 말이지 타카무라 긴 이다."

타카무라, 그 성은 전번에 라플레시아가 죽인 '타카무라 진'과 똑같은 성이었다.

"네 녀석이 갈기갈기 찢어 죽인 타카무리 진의 형 되는 사람이라고, 임마!"

그렇게 타카무리 긴은 외쳤다.

동생의 복수를 하기 위해 편지의 룰조차 무시하고 그는 라플레시아를 찾아다녔다.

"어떤 곳에게 정보를 제공받고 높은 확률로 이 골목을 지나간다고 들었다만…. 정답이군, 놀랐어!"

그렇게 말하곤 쇠파이프를 바닥에 끌며 타카무라 긴은 뒤돌아 있는 라플레시아를 향해 걸었다.

둘의 거리는 10m 이상, 라플레시아는 아직 타카무라 긴에게 눈길 하나 주고 있지 않은 상황이었다.

"동생이 죽은 후부터 네 년을 최고로 비참하게 죽일 생각밖에 안 했다....고!"

말을 하던 중간, 갑자기 긴이 순간적으로 이동했다.

아니, 정확히는 공간을 뛰어넘었다는 표현이 정확할 정도로 10m 정도 거리에 있던 긴이 라플레시아의 뒤에 갑자기 나타나 쇠파이프를 휘둘렀다.

타카무라 긴은 이번 공격으로 라플레시아의 머리통을 강타할 것이라 생각했다.

절대 인간의 반응속도로는 피할 수 없는 경지였다.

앞으로 0.몇 초후면 라플레시아의 머리에 쇠파이프가 꽂힌다.

하지만 그 짧은 사이 긴은 약간 뒤를 돌아본 라플레시아와 눈을 마주쳤다.

그 라플레시아의 눈에 깃들어 있는 건 끔찍할 정도로 강렬한 '살의'

탕!!

철이 무언가 강타한 소리가 경쾌하게 울렸다.

타카무라 긴의 손에도 느낌이 왔었다.

하지만 쇠파이프가 강타한 것은 라플레시아의 뒤통수가 아니었다.

그것은 쇠파이프 따위와는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로 큰 '포신'

그리고 그 끝에는 총검처럼 날카로운 날이 붙어있었다.

타카무라 긴은 이해를 할 수 없는 상황에 딱 하나 알 수 있었다.

인간이 다룰 수 있는 규모를 초월한 무기.

그 무기와 조금 전 라플레시아의 압도감에 일단 긴은 물러섰다.

라플레시아가 몸을 돌려 긴을 마주 본다.

아까 전의 끔찍할 정도로 강렬한 살의는 거짓말 같은 마치 무생물 같은 느낌

도저히 인간과 서로 죽이려 하는 느낌이 아닌 '기계'가 서 있는 것 같은 느낌에 타카무라 긴은 더욱 오싹해졌다.

"경고합니다. 더 이상 덤비면 가차 없이 죽입니다."

하지만 그런 협박에 굴할 타카무라 긴이 아니었다.

타카무라 긴은 깊게 심호흡을 내신 뒤 라플레시아를 죽일 방법을 생각했다.

"알았어, 내 능력으론 널 죽이기 힘들 것 같네…. 미안"

그렇게 긴은 연기했다. 쇠파이프도 땅바닥에 던져버리고 마치 포기한 듯이 양손을 머리 위로 깍지꼈다.

라플레시아는 긴의 모습에 포기한 것처럼 느껴 바로 시선을 돌리고 원래 목적을 향해 나아가려 했다.

하지만 그 순간….

긴은 재빠르게 안 주머니에 있는 3개의 나이프를 꺼내, 뒤를 돌아 본 라플레시아에게 던졌다

"....거짓말"

라플레시아는 커다란 포를 한번 휘둘러 나이프 3개를 모두 튕겨냈다.

그리고 자기 자신의 시야에 '타카무라 긴'이 사라졌다는 것을 인식 한 그 순간

"난 거짓말한 적 없거든?"

라플레시아의 귓가에 그런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바로 찔렸다.

"...응?"

하지만 찔린 건 라플레시아가 아닌 타카무라 긴쪽 이였다.

"어째….서?"

그것도 바로 자기 자신이 집어 던진 나이프 3개에 깊숙이 찔려있었다.

라플레시아는 뒤로 돌아서더니 가차 없이 포신의 날붙이로 타카무라 긴의 복부를 꿰뚫은 체 들어 올렸다.

"착각했어요, 거짓말한건 당신이 아니라 제 쪽입니다만..?"

"뭐..ㅅ?"

라플레시아가 무감정한 얼굴로 타카무라 긴을 쳐다본다.

타카무라 긴은 보았다.

무표정한 얼굴에서 나온 희미한 미소를, 치명적일 정도로 위험한 미소를….

"경고는 거짓말. 사실, 당신, 포기, 해도 게임오버."

후에, 엄청난 굉음이 주변의 공기를 뒤흔들었다.

그렇게 타카무라 긴은 동생과 똑같은 최후를 맞이했다.

Last effect -02- - 실험 2회차 첫날 -점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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