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자:29호
샘플이므로 실전은 보류입니다.
키스 같은 장면도 없습니다만, 밀어 쓰러뜨리는 장면은 있으니 BL에 약한 분들은 주의해주세요.
또 이후가 신경 쓰이시는 분은 부디, 다바이국의 이벤트에서 본판을 구매해주세요.
「하지 않겠는가?」
갑작스레 건네진 말에, 드레이크 램버트는 무심코 귀를 의심했다.
그의 눈앞에 서있는 자는, 지난달에 안면을 튼 암흑기사.
그러나 그는 놀라울 정도로 과묵했다. 여태까지 그 입을 절대로 열려 하지 않고, 입을 실로 꼬멘거 아닐까하고 진심으로 생각했을 정도다.
보물을 얻기 위해 침입한 낡은 유적에서 우연히 만나, 그리고 그대로 파티를 짠 후로 한 달.
암흑기사는 과묵하면서도 쓸데없이 솜씨가 좋으므로, 만만치 않은 마물이 있는 유적에 쳐들어갈 때 안성맞춤인 파트너였다. 그리고 그도 자신의 솜씨를 연마하기 위해 마물과 싸우고 싶은 듯, 호위를 맡아달라는 드레이크의 말에 아무 말 않고 수긍했다.
대화는 물론 인사도 없다.
유일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은 보디랭귀지나 시선 교환뿐이지만, 검은 해골 모양의 갑옷은 그조차도 이해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드레이크는 그가 말하고 싶은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니 단 둘이서 긴 시간동안 유적에 틀어박혀 있어도 힘들지는 않았다.
오히려 쓸데없이 수다스런 상대와 파티를 맺는 것보다 훨씬 좋다고 생각했다.
그러니 암흑기사의 과묵함을 뭐라 할 생각도 없고, 그뿐만 아니라 그가 말할 리가 없다고 마음속 어디선가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고로 그는, 암흑기사의 말에 놀라고 말았다.
놀란 나머지 1분 정도 대답을 잊고 있던 드레이크였지만, 잠시 뒤 간신히 입을 연다.
「하자니, 뭘?」
무심코 물은 것은, 이 장소에는 술도, 담배도, 카드도 없기 때문이다.
두 명의 사이에는 조금 큰 침대가 하나 있을 뿐이었다.
사실은 두 방이나, 아니면 침대가 두 개있는 방을 빌리고 싶었지만, 빈방이 없다는 말에 마지못해 이곳에서 묵기로 한 것이다.
덧붙여서 침대는 드레이크가 쓰고, 암흑기사는 바닥에서 자기로 했다.
딱히 드레이크가 침대가 좋다고 주장한 것은 아니다. 그저 암흑기사가 아무 말 없이 바닥에 모포를 끌어와 그곳에 진을 쳐서 그랬을 뿐이다.
하지만 혹시 그의 기분이 바뀌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뭔가 승부를 해서 어느 쪽이 침대를 사용할지를 결정하자, 그렇게 말하고 싶었던 건지도 모른다.
드레이크는 그렇게 결론짓고, 조용히 금화 한 닢을 꺼냈다.
「앞과 뒤, 어느 쪽으로 할래?」
침대에 앉으면서 금화를 던지니, 암흑기사가 작게 목을 기울인다.
「게임하자는 거 아니었냐?」
「게임이 아냐」
이번엔 조금 전보다 확실하게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예상보다 낮은 목소리라 생각하며 무심코 고개를 든 순간, 그곳에는 기억에 없는 남자의 얼굴이 있었다.
은을 길게 뽑은 것 같은 머리카락에 뚜렷하면서도 아름다운 얼굴을 한 남자는, 작게나마 눈살을 찌푸리며 드레이크를 보고 있었다.
여성이라도, 이렇게까지 아름다운 미모를 가진 자는 적을 것이다. 여하튼 남자인 드레이크조차 무심코 눈을 빼앗겨버린 아름다움이다.
그래서일까, 드레이크는 한순간 눈치채지 못했다. 그 남자가, 자신의 파트너라는 것을.
「다른 게 좋아」
목소리를 들으며, 드레이크는 눈앞의 남자가 암흑기사라는 것을 눈치챘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가까이 다가온 가슴에서 흘러내린 검은 메달로, 그는 상대의 정체를 깨달은 것이다.
최근에는 「모험자」라며 은닉하는 자들이 많지만, 무기를 가니고 세계를 돌아다니는 자들은 모두 각각 「잡」이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잡은 길드라 불리는 조직을 각각 운영하며, 신인 모험자는 그 길드에 들어가서 우선 1년 정도 잡 각각의 전투법이나 일하는 법을 배운다.
그리고 그것의 습득을 끝마치면, 길드의 일원이 되어 잡의 이름을 대는 것을 허가하는 증거물을 받을 수 있다.
그 증거물이 바로 「메달」이다.
예를 들면 드레이크는 도적 길드에 들어가, 그곳에서 도적만이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습득했다. 그런고로 그의 목에는 도적의 증거인 금색 메달이 걸려 있었다.
그리고 암흑기사도 또한, 그 목에 검은 메달을 항상 걸고 있다.
해골을 본뜬 그것은 검어서, 그 검음이 마치 암흑기사 자신을 나타내는 것 같았다.
가까이서 흔들리는 그것을 보며, 남자가 암흑기사라는 것을 인식한 뒤, 도적은 더욱 숨을 집어 삼킨다.
메달에는 소유자의 역량을 나타내는 신분 증명패 같은 역할도 있으며, 세간에서 일컬어지는 「레벨」이란 이 메달에 조각된 숫자를 가르키는데, 암흑기사의 메달에 조각되어 있던 그것은, 너무나 비현실적인 숫자였던 것이다.
습득한 기술이나 마법의 수, 쓰러뜨린 마물의 종류, 성공한 일의 수에 비례해 이 레벨은 정해지며, 대부분의 모험자가 일평생 얻을 수 있는 레벨은 50 전후라고 전해진다.
하지만 지금 드레이크의 눈앞에서 흔들리고 있는 메달에는Ⅸ라는 표식이 두 개 나란히 새겨져 있다.
즉 레벨 99.
길드가 정한 최고위의 레벨이다.
「너, 대체 정체가 뭐냐」
무심코 메달에서 암흑기사의 얼굴을 향해 시선을 올려보자, 그는 또다시 작게 목을 기울이며 대답했다.
「암흑기사」
아니, 그건 알고 있어. 라고 딴죽을 걸고 싶은 것을 견디자니, 녀석은 간신히 알았다는 듯이 표정을 바꿨다.
「레이드」
「성은?」
「없다. 그냥 레이드」
레이드, 하고 입속에서 웅얼거리며 대답하자, 녀석은 암흑기사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따스한 미소를 지으며 끄덕였다.
「그걸로, 됐냐?」
레이드의 물음에, 드레이크는 새삼스럽게 그의 말의 진위를 확인하고 있었다는 것을 떠올렸다.
「그러니까 뭘 하자는 거야? 그것보다 어이 조금 전부터 얼굴이 가깝다고?」
「가까운 것이 좋아」
「아니 좋다니 어이. 이래서야 나, 마치 밀쳐 쓰러진 여자 같은데」
레이드의 얼굴과 메달을 정신없이 보고 있던 탓일까,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드레이크의 몸은 침대에 쓰러져 있었다. 게다가 레이드는 드레이크를 덥친 것 같은 자세로 내려다보고 있다.
「뭐냐? 레슬링이라도 하자는 거냐? 그러고 보니 요즘, 올림포세아에서 스포츠 제전을 하고 있던데, 넌 흥미 없어 보였지만」
반쯤 농담할 생각으로 말하며, 드레이크는 레이드를 밀치기 위해 어깨에 손을 올린다.
하지만 그것을 레이드는 굳게 잡았다.
「가까워」
가까워? 그렇게 대답하려 한 순간, 갑작스레 드레이크가 입고 있던 조끼의 단추가 튀어 날아갔다.
주문한지 얼마 안됐는데 라고 생각하며, 거기서 간신히 그는 정신을 차렸다.
사이즈가 작은 것도 아닌데, 마음대로 단추가 튀어 날아간다니 있을 수 없다. 그렇게 생각하며 시선을 더욱 위로 올린 드레이크는, 레이드의 손에 잡힌 나이프의를 눈치챘다.
「너…이게…무슨…」
「갑옷 입은 채로는 단추 벗기기 어려워서, 튕겼어」
튕긴 게 아니라 자른 거잖냐하고 무심코 딴죽을 날린 순간, 레이드의 입에서 튀어 나온 말은 낯익은 영창 마법이었다.
「어둠의 쇠사슬이여, 이자를 구속하라……」
영창에 뒤이어 말해진 마법명이 구속 마법이라는 것을 눈치챘지만, 이미 늦고 말았다.
움직이지 않는 몸에 무심코 비명을 지르며, 레이드는 만족한 듯 끄덕인다.
「좋아」
「좋아가 아냐!!! 너 도대체 어쩔 셈이냐!」
「할 거야」
「뭘!?」
「레슬링처럼 알몸으로 뒤얽히는 거」
그건 절대 레슬링이 아니다. 하지만 담담하게 말하는 암흑기사에게 그런 말을 해봤자 분명 쓸모없다.
「어째서 이런 짓을 하는 거냐! 설마 너, 나한테……」
반한 거냐 라고 물으며, 드레이크는 무심코 얼굴을 붉힌다.
거기에 레이드는 작게 웃으며, 드레이크의 바지에 손을 댔다.
「좋아하진 않지만, 왠지 불끈불끈해」
구속 마법이 없었으면 박치기라도 해주고 싶었다. 아니 하지 않으면 기분이 풀리지 않는다.
뭔가, 무기가 될 만한 것이 없을까 하며 유일하게 움직이는 시야와 손가락 끝으로 머리맡을 뒤적이자니,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었다.
머리맡에는 어째설까 「모이」라고 불리는 아이템이 널려 있었던 것이다.
모이는 겉으로 보기에 쿠키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지만, 그것은 마물이 좋아하는 냄새를 풍기고 있어 마물에게서 도망칠 때 주의를 딴 곳으로 돌리거나 반대로 함정으로 유인할 때 던져서 사용하는 것이다.
단독 행동을 좋아하는 드레이크에게 있어 그 모이는 소중한 무기중 하나라, 항상 가방 속에 숨겨 다니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오늘은 어째서일까 침대 위에 있었다. 그것도, 분명히 먹다 남긴 것 같은 모습으로.
「어이 너……설마 여기에 있던 모이 먹은 거냐!」
「모이?」
「쿠키 같은 거 말이다!」
「아. 그거 맛없었어」
완곡한 긍정에, 드레이크는 무심코 천장을 바라봤다.
왜냐하면 쿠키에는 환각제의 일종이 섞여있기 때문이다. 원래는 마물를 혼란시키기 위한 물건이지만, 인간에게 사용하면 일종의 착란과 동시에 욕정을 유발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전에 함께 행동하던 도적 동료가 말했다.
그러니까 여자에게 먹게 해보라며 도적 동료는 웃었다, 그것도 좋을지도 라고 드레이크는 생각했다.
하지만 어처구니없게도, 그것을 먹은 것은 남자다.
그것도 암흑기사. 덤으로 레벨 99.
이길 수 있는 요소는 어디에도 없다.
「우선 냉정해져라. 넌 지금 머리가 이상해진 거라고」
「그래?」
「그래! 그러니까 냉정하게 되라! 하고 싶은 것은 알겠지만, 그렇다면 여자를 불러올 테니까!」
여자를 헌팅 하는 건 자신 있으니까 라며 드레이크는 가슴을 피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 순간, 온화했던 레이드의 분위기가 깊고깊은 어둠속으로 떨어져간다.
「그건 싫어」
재빨리 대답하며, 레이드는 드레이크의 바지 벨트를 화려하게 뽑아냈다.
「싫다니 뭐야 그게!!」
「너로 좋아」
「타협하지 마!」
그러나 레이드에게 변심은 없는 것 같다.
「안된다고! 언젠가 봐라, 멋진 여친이 생겼을 때 너 분명 후회할 거다! 그것보다 제정신 차린 순간 충격으로 어딘가에 틀어박힐 레벨이라고 이건!! 블로그 같은 곳에 「처음을 남자한테 줘버리는 게 아니었어(′;ω;`)」라든가 써버릴 레벨이라고!!」
어쨌든 레이드가 다시 생각하게 하기 위해, 드레이크는 오로지 말을 내뱉는다.
하지만 결국, 돌아온 대답은 심플한 것이었다.
「블로그 없어」
그러니까 괜찮다는 듯이, 미모의 암흑기사는 자신이 입은 갑옷의 잠금쇠에 손을 댔다.
【다음은 다바이국에서 8월 10일에 개최 예정인 하기 만화 춘화 市12에서 배포 예정인 「안 장×도적 그 3! 쿠키는 조심」에서 즐겨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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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편】 안 짱×도적 샘플
「하지 않겠는가?」
갑작스레 건네진 말에, 드레이크 램버트는 무심코 귀를 의심했다.
그의 눈앞에 서있는 자는, 지난달에 안면을 튼 암흑기사.
그러나 그는 놀라울 정도로 과묵했다. 여태까지 그 입을 절대로 열려 하지 않고, 입을 실로 꼬멘거 아닐까하고 진심으로 생각했을 정도다.
보물을 얻기 위해 침입한 낡은 유적에서 우연히 만나, 그리고 그대로 파티를 짠 후로 한 달.
암흑기사는 과묵하면서도 쓸데없이 솜씨가 좋으므로, 만만치 않은 마물이 있는 유적에 쳐들어갈 때 안성맞춤인 파트너였다. 그리고 그도 자신의 솜씨를 연마하기 위해 마물과 싸우고 싶은 듯, 호위를 맡아달라는 드레이크의 말에 아무 말 않고 수긍했다.
대화는 물론 인사도 없다.
유일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은 보디랭귀지나 시선 교환뿐이지만, 검은 해골 모양의 갑옷은 그조차도 이해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드레이크는 그가 말하고 싶은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니 단 둘이서 긴 시간동안 유적에 틀어박혀 있어도 힘들지는 않았다.
오히려 쓸데없이 수다스런 상대와 파티를 맺는 것보다 훨씬 좋다고 생각했다.
그러니 암흑기사의 과묵함을 뭐라 할 생각도 없고, 그뿐만 아니라 그가 말할 리가 없다고 마음속 어디선가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고로 그는, 암흑기사의 말에 놀라고 말았다.
놀란 나머지 1분 정도 대답을 잊고 있던 드레이크였지만, 잠시 뒤 간신히 입을 연다.
「하자니, 뭘?」
무심코 물은 것은, 이 장소에는 술도, 담배도, 카드도 없기 때문이다.
두 명의 사이에는 조금 큰 침대가 하나 있을 뿐이었다.
사실은 두 방이나, 아니면 침대가 두 개있는 방을 빌리고 싶었지만, 빈방이 없다는 말에 마지못해 이곳에서 묵기로 한 것이다.
덧붙여서 침대는 드레이크가 쓰고, 암흑기사는 바닥에서 자기로 했다.
딱히 드레이크가 침대가 좋다고 주장한 것은 아니다. 그저 암흑기사가 아무 말 없이 바닥에 모포를 끌어와 그곳에 진을 쳐서 그랬을 뿐이다.
하지만 혹시 그의 기분이 바뀌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뭔가 승부를 해서 어느 쪽이 침대를 사용할지를 결정하자, 그렇게 말하고 싶었던 건지도 모른다.
드레이크는 그렇게 결론짓고, 조용히 금화 한 닢을 꺼냈다.
「앞과 뒤, 어느 쪽으로 할래?」
침대에 앉으면서 금화를 던지니, 암흑기사가 작게 목을 기울인다.
「게임하자는 거 아니었냐?」
「게임이 아냐」
이번엔 조금 전보다 확실하게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예상보다 낮은 목소리라 생각하며 무심코 고개를 든 순간, 그곳에는 기억에 없는 남자의 얼굴이 있었다.
은을 길게 뽑은 것 같은 머리카락에 뚜렷하면서도 아름다운 얼굴을 한 남자는, 작게나마 눈살을 찌푸리며 드레이크를 보고 있었다.
여성이라도, 이렇게까지 아름다운 미모를 가진 자는 적을 것이다. 여하튼 남자인 드레이크조차 무심코 눈을 빼앗겨버린 아름다움이다.
그래서일까, 드레이크는 한순간 눈치채지 못했다. 그 남자가, 자신의 파트너라는 것을.
「다른 게 좋아」
목소리를 들으며, 드레이크는 눈앞의 남자가 암흑기사라는 것을 눈치챘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가까이 다가온 가슴에서 흘러내린 검은 메달로, 그는 상대의 정체를 깨달은 것이다.
최근에는 「모험자」라며 은닉하는 자들이 많지만, 무기를 가니고 세계를 돌아다니는 자들은 모두 각각 「잡」이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잡은 길드라 불리는 조직을 각각 운영하며, 신인 모험자는 그 길드에 들어가서 우선 1년 정도 잡 각각의 전투법이나 일하는 법을 배운다.
그리고 그것의 습득을 끝마치면, 길드의 일원이 되어 잡의 이름을 대는 것을 허가하는 증거물을 받을 수 있다.
그 증거물이 바로 「메달」이다.
예를 들면 드레이크는 도적 길드에 들어가, 그곳에서 도적만이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습득했다. 그런고로 그의 목에는 도적의 증거인 금색 메달이 걸려 있었다.
그리고 암흑기사도 또한, 그 목에 검은 메달을 항상 걸고 있다.
해골을 본뜬 그것은 검어서, 그 검음이 마치 암흑기사 자신을 나타내는 것 같았다.
가까이서 흔들리는 그것을 보며, 남자가 암흑기사라는 것을 인식한 뒤, 도적은 더욱 숨을 집어 삼킨다.
메달에는 소유자의 역량을 나타내는 신분 증명패 같은 역할도 있으며, 세간에서 일컬어지는 「레벨」이란 이 메달에 조각된 숫자를 가르키는데, 암흑기사의 메달에 조각되어 있던 그것은, 너무나 비현실적인 숫자였던 것이다.
습득한 기술이나 마법의 수, 쓰러뜨린 마물의 종류, 성공한 일의 수에 비례해 이 레벨은 정해지며, 대부분의 모험자가 일평생 얻을 수 있는 레벨은 50 전후라고 전해진다.
하지만 지금 드레이크의 눈앞에서 흔들리고 있는 메달에는Ⅸ라는 표식이 두 개 나란히 새겨져 있다.
즉 레벨 99.
길드가 정한 최고위의 레벨이다.
「너, 대체 정체가 뭐냐」
무심코 메달에서 암흑기사의 얼굴을 향해 시선을 올려보자, 그는 또다시 작게 목을 기울이며 대답했다.
「암흑기사」
아니, 그건 알고 있어. 라고 딴죽을 걸고 싶은 것을 견디자니, 녀석은 간신히 알았다는 듯이 표정을 바꿨다.
「레이드」
「성은?」
「없다. 그냥 레이드」
레이드, 하고 입속에서 웅얼거리며 대답하자, 녀석은 암흑기사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따스한 미소를 지으며 끄덕였다.
「그걸로, 됐냐?」
레이드의 물음에, 드레이크는 새삼스럽게 그의 말의 진위를 확인하고 있었다는 것을 떠올렸다.
「그러니까 뭘 하자는 거야? 그것보다 어이 조금 전부터 얼굴이 가깝다고?」
「가까운 것이 좋아」
「아니 좋다니 어이. 이래서야 나, 마치 밀쳐 쓰러진 여자 같은데」
레이드의 얼굴과 메달을 정신없이 보고 있던 탓일까,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드레이크의 몸은 침대에 쓰러져 있었다. 게다가 레이드는 드레이크를 덥친 것 같은 자세로 내려다보고 있다.
「뭐냐? 레슬링이라도 하자는 거냐? 그러고 보니 요즘, 올림포세아에서 스포츠 제전을 하고 있던데, 넌 흥미 없어 보였지만」
반쯤 농담할 생각으로 말하며, 드레이크는 레이드를 밀치기 위해 어깨에 손을 올린다.
하지만 그것을 레이드는 굳게 잡았다.
「가까워」
가까워? 그렇게 대답하려 한 순간, 갑작스레 드레이크가 입고 있던 조끼의 단추가 튀어 날아갔다.
주문한지 얼마 안됐는데 라고 생각하며, 거기서 간신히 그는 정신을 차렸다.
사이즈가 작은 것도 아닌데, 마음대로 단추가 튀어 날아간다니 있을 수 없다. 그렇게 생각하며 시선을 더욱 위로 올린 드레이크는, 레이드의 손에 잡힌 나이프의를 눈치챘다.
「너…이게…무슨…」
「갑옷 입은 채로는 단추 벗기기 어려워서, 튕겼어」
튕긴 게 아니라 자른 거잖냐하고 무심코 딴죽을 날린 순간, 레이드의 입에서 튀어 나온 말은 낯익은 영창 마법이었다.
「어둠의 쇠사슬이여, 이자를 구속하라……」
영창에 뒤이어 말해진 마법명이 구속 마법이라는 것을 눈치챘지만, 이미 늦고 말았다.
움직이지 않는 몸에 무심코 비명을 지르며, 레이드는 만족한 듯 끄덕인다.
「좋아」
「좋아가 아냐!!! 너 도대체 어쩔 셈이냐!」
「할 거야」
「뭘!?」
「레슬링처럼 알몸으로 뒤얽히는 거」
그건 절대 레슬링이 아니다. 하지만 담담하게 말하는 암흑기사에게 그런 말을 해봤자 분명 쓸모없다.
「어째서 이런 짓을 하는 거냐! 설마 너, 나한테……」
반한 거냐 라고 물으며, 드레이크는 무심코 얼굴을 붉힌다.
거기에 레이드는 작게 웃으며, 드레이크의 바지에 손을 댔다.
「좋아하진 않지만, 왠지 불끈불끈해」
구속 마법이 없었으면 박치기라도 해주고 싶었다. 아니 하지 않으면 기분이 풀리지 않는다.
뭔가, 무기가 될 만한 것이 없을까 하며 유일하게 움직이는 시야와 손가락 끝으로 머리맡을 뒤적이자니,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었다.
머리맡에는 어째설까 「모이」라고 불리는 아이템이 널려 있었던 것이다.
모이는 겉으로 보기에 쿠키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지만, 그것은 마물이 좋아하는 냄새를 풍기고 있어 마물에게서 도망칠 때 주의를 딴 곳으로 돌리거나 반대로 함정으로 유인할 때 던져서 사용하는 것이다.
단독 행동을 좋아하는 드레이크에게 있어 그 모이는 소중한 무기중 하나라, 항상 가방 속에 숨겨 다니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오늘은 어째서일까 침대 위에 있었다. 그것도, 분명히 먹다 남긴 것 같은 모습으로.
「어이 너……설마 여기에 있던 모이 먹은 거냐!」
「모이?」
「쿠키 같은 거 말이다!」
「아. 그거 맛없었어」
완곡한 긍정에, 드레이크는 무심코 천장을 바라봤다.
왜냐하면 쿠키에는 환각제의 일종이 섞여있기 때문이다. 원래는 마물를 혼란시키기 위한 물건이지만, 인간에게 사용하면 일종의 착란과 동시에 욕정을 유발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전에 함께 행동하던 도적 동료가 말했다.
그러니까 여자에게 먹게 해보라며 도적 동료는 웃었다, 그것도 좋을지도 라고 드레이크는 생각했다.
하지만 어처구니없게도, 그것을 먹은 것은 남자다.
그것도 암흑기사. 덤으로 레벨 99.
이길 수 있는 요소는 어디에도 없다.
「우선 냉정해져라. 넌 지금 머리가 이상해진 거라고」
「그래?」
「그래! 그러니까 냉정하게 되라! 하고 싶은 것은 알겠지만, 그렇다면 여자를 불러올 테니까!」
여자를 헌팅 하는 건 자신 있으니까 라며 드레이크는 가슴을 피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 순간, 온화했던 레이드의 분위기가 깊고깊은 어둠속으로 떨어져간다.
「그건 싫어」
재빨리 대답하며, 레이드는 드레이크의 바지 벨트를 화려하게 뽑아냈다.
「싫다니 뭐야 그게!!」
「너로 좋아」
「타협하지 마!」
그러나 레이드에게 변심은 없는 것 같다.
「안된다고! 언젠가 봐라, 멋진 여친이 생겼을 때 너 분명 후회할 거다! 그것보다 제정신 차린 순간 충격으로 어딘가에 틀어박힐 레벨이라고 이건!! 블로그 같은 곳에 「처음을 남자한테 줘버리는 게 아니었어(′;ω;`)」라든가 써버릴 레벨이라고!!」
어쨌든 레이드가 다시 생각하게 하기 위해, 드레이크는 오로지 말을 내뱉는다.
하지만 결국, 돌아온 대답은 심플한 것이었다.
「블로그 없어」
그러니까 괜찮다는 듯이, 미모의 암흑기사는 자신이 입은 갑옷의 잠금쇠에 손을 댔다.
【다음은 다바이국에서 8월 10일에 개최 예정인 하기 만화 춘화 市12에서 배포 예정인 「안 장×도적 그 3! 쿠키는 조심」에서 즐겨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