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데몬스트레이션
10월 28일
그리운 소리를 들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자, 유키, 빨리 일어나. 지각한다고!"
요시노의 목소리다.
꿈이라는 건 알고 있지만, 그래도 좋았다. 꿈 안이라도 요시노의 목소리를 듣고, 요시노의 모습을 보는 건 정말 오랜만이었으니까.
"정말, 계속 자면 안돼, 유키 군."
곤란한 표정을 짓는 레이도 있다.
이런 평화로운 아침을 매일처럼 맞이하고 있던 세계가 있었다니, 지금은 믿기지 않을 때도 있다.
"정말, 유키한테는 내가 있어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못한다니까."
팔짱을 끼고 화난 표정으로 아래를 내려보고 있다. 흔들리는 땋은 머리, 오기가 담긴 눈, 언제나 유키를 꽉 붙잡아온 손.
"에에, 요시노만이 아니라, 나도 같이 있어 줄테니까."
어딘가 부끄러운 듯이 수줍어하며 꺼낸 말. 초 단발에, 온화한 눈, 언제나 유키를 상냥하게 지지해준 손.
흔들흔들, 유키의 몸을 흔들어 깨우려 한다.
안돼.
일어났다간 두 사람은 반대로 사라져서 없어져 버리니까. 모처럼 오랜만에 만날 수 있었는데, 어째서 바로 헤어져야 하는 거야.
"……괜찮아, 유키."
"나도 요시노도 없어지거나 할 리 없잖아. 유키 군을 혼자 두고."
"……그러니까, 일어나."
"그리고, 유키 군 밖에 못 하는 걸 해줘……."
둘의 목소리가 멀어지고, 모습이 아지랑이처럼 흔들리며 모습을 잃어간다.
손을 뻗어도 닫지 않는다. 그 자신의 손조차도 안 보이게 된다.
젠장, 둘을 붙잡을 방법은 없는 건가.
"――――윽!"
눈을 뜬다.
꿈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너무 오랜만이다 보니 목소리도 나오지 않고 숨조차 멈춰 버리는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하지만 몸이 약간 흔들리고, 그리고 어깨로 따스함을 느껴서 고개를 향해 보자, 어린 소녀가 침대 옆에 서서 유키의 어깨에 손을 두고 있었다.
"……카스미 쨩?"
"안녕……하세요."
"안녕, 아, 깨우러 와 준 거야?"
"예."
작게 수긍하곤, 카스미는 어깨서 손을 뗐다.
"그리고, 아침 밥을 먹은 뒤에 박사의 방까지 와 주세요."
"오~케이."
유키를 깨우고 필요한 전언을 마쳤다. 그 뒤에 어떡할까 싶었는데, 카스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유키에게서 떨어져 문을 향해 간다. 말이 없는 건 알고 있었지만, 아무래도 조금은 쓸쓸하다.
"……저기."
하지만 카스미는 그대로 바로 나가는게 아니라, 문 앞에 멈춰 서선 유키 쪽을 돌아봤다.
"기운, 내 주세요."
"에? 아―, 괜찮아, 기운 넘친다고, 난. 어라, 기운 없어 보였어?"
"예. 쓸쓸해 보였어요."
아까 전의 생각이 표정에 나와 있었던 걸까. 확실히 옛날부터 생각하고 있는 게 바로 얼굴에 나온다는 소리는 들었었다. 단지, 그것도 위사가 되어 전장을 누비는 중에 꽤 사라졌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고마워, 걱정해 줘서. 괜찮아."
"그런가요……오늘도 훈련, 힘내 주세요."
"아―, 카스미 쨩도 잘 부탁해."
"예."
끄덕이곤, 카스미는 방을 나간다.
카스미를 배웅하곤 침대 위에서 기지개를 편 뒤 일어난다.
오늘도 새 OS 완성을 향해 하루종일 테스트를 실시할 줄 알았는데, 유코에게 불릴 줄은 몰랐다. 과연, 뭘 하게 될는지.
오전중의 훈련을 마치고, 홀로 점심을 먹고 시뮬레이터 룸으로 돌아간다. 여기에 온 이래로 식사는 거의 혼자서 마치고 있다. 상관없다면 상관없는 일이지만, 예전에는 동료들과 함께일 때가 많았고, 군이 바뀌어도 같은 부대의 전우들과 먹었었다. 그것만으로도 아무래도 좀 쓸쓸하다.
타케루와도 시간이 안 맞고 유코가 PX에서 먹을 것 같지도 않아서, 적당한 부대에라도 들어가 동료를 만들고 싶다고 느끼기 시작한다. 인류를 위해서라는 거야 물론 그렇지만, 친한 전우를 위한다는 이유 쪽이 훨씬 노력할 힘이 솟구쳐 오르는 거다.
시뮬레이터 룸에 돌아가 보자, 이미 유코의 모습이 보여서 놀란다.
"왔구나, 후쿠자와. 바로 준비해 주렴."
"결국, 뭘 하는 건가요?"
아침에 집무실에 갔었지만, '오후에 데몬스트레이션을 할테니까' 한 마디밖에 듣지 못했다.
"그러니까, 데몬스트레이션이라고 말했잖아. 앞으로 후쿠자와는 새 OS를 실은 기체로 내 부하와 싸우게 될 테니까, 새 OS의 성능을 과시하면서 이겨 줘."
시원스레 말을 끝내는 유코.
"당연하잖아. 낙승할 정도가 아닌 신 OS의 가치같은 건 아무도 인정 안 해준다고?"
유코가 말하고 싶은 것도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다. 새 OS는 지금 이 세계에선 일반적인 개념이 아니고, 그걸 인정받아 퍼트리기 위해서는 얼마나 유효한지를 드러내 보여야만 한다. 그게 구 OS를 상대로 간신히 이긴다거나 진다거나 해선 안되는 거다.
하지만 테스트 버전이 나오고 아직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고, 디버그나 데이터 수집도 완전하진 않은 상황에서 너무 이른게 아닌가.
"유효한 거라면 바로 배치해서 익히게 하는 쪽이 좋고, 버라이어티로 풍부한 데이터가 있는 쪽이 좋잖아. 디버그라고 해도 미조정에 가까운 것만 남고, 대부분은 어제 중에 처리 끝났다는 모양이고."
"알았습니다."
수긍하고, 시뮬레이터로 들어가 준비를 진행한다.
이걸 위해 지금 시간, 시뮬레이터 룸은 대절 상태인 모양이다. 그리고 먼저 유키에게 준비를 시켜서, 상대에겐 유키의 정보를 주지 않고 싸우도록 한다. 선입관을 안겨주지 않기 위해서다.
긴장되지만, 동시에 마음이 고양된다.
상대도 사람이 조종하는 전술기. 과연 새 OS가 얼마나 유효할지, 같은 기체를 상대로 싸우면 알기 쉬운 법이다. 머리 안에서 전투의 패턴을 얼마간 떠올리며 상대를 기다린다.
기다리길 잠시.
『――준비 됐어?』
"언제든지 OK예요."
유코의 말에 대답한다.
『그럼, 슬슬 시작할게. 일단 최소한의 정보만 전해 두자면, 전투는 1:2의 시가전이니까.』
『잠깐, 부사령! 이거 대체 무슨 일인가요. 상대는 대체 누군가요?』
라며, 유코의 목소리에 뒤이어 힘찬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리는 들리지만, 화상은 보이지 않는다. 전투가 시작되면 소리도 들리지 않게 되겠지만, 지금은 대전 상대와도 회선이 이어져 있는 모양이다.
『됐으니까, 일딴 싸워 보도록 해.』
『어디의 누군지 모르겠지만, 자신감이 넘치잖아. 나랑 대장 엘리먼트를 상대로 혼자 승부하겠다니.』
아무래도 이길 마음이 가득한지 기세가 등등하다. 그만큼 실력에 자신이 있다는 거겠지.
『냉정을 지켜, 하야세. 상대를 멋대로 과소평가 하지 마.』
이번에는 다른, 침착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대장이라고 하니 그만한 실력은 있을 것 같다. 새 OS로 전술기의 능력이 현격히 향상되었다곤 해도, 숙련된 실력의 2기 연계를 상대로 유코가 기대할만한 성과를 낼 수 있을까 고민된다.
『준비는 됐어? 슬슬 시작할게.』
불안에 빠져봐야 별 의미도 없다. 할 수밖에 없는 거다.
한 번 심호흡을 하고, 싸움에 집중한다.
기체 그 자체는 차이가 나지 않도록 모두 후부키를 쓰고 있다. 장비는 각자의 포지션에 맞춰 두었고, 다른 건 OS라는 게 된다. 자, 어떻게 될까.
"자, 갈까."
전투가 개시됐다.
시가전이기에 건물 뒤에 기체를 숨겨 상황을 엿본다. 상대 쪽이 수가 많으니 원래라면 게릴라적인 작전이 좋을지도 모르겠지만, 상대도 싸움에 숙련된 모양이다. 서서히 몰려서 2기 연계로 협격당하게 되면 아무래도 위험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유코도 그런 싸움을 바라고 있을 리 없겠지. 새 OS의 위력을 유감없이 발휘해, 화려하게, 그러면서 압승해 보이는 걸 기다리고 있을 거다. 또한, 그 정도의 힘을 보이지 않으면 의미를 찾을 수 없겠지.
레버와 페달에 힘을 담고, 단숨에 움직인다.
『뭣……먼저 모습을 보이다니, 자포자기야?!』
이미 위치는 파악되어 있었던 건지, 움직인 덕에 유키도 상대 기체를 찾을 수 있었다. 아무래도 먼저 찾은 상대 쪽이 총을 향하는 건 빠르다. 표적을 잡지 못하도록 순간적으로 가속해 총격을 피하며, 우선 위협하듯 응전. 적당히 내쏜 것뿐이니 맞을 리 없지만, 그래도 상대는 약간 기가 꺾인다.
급제동과 분사가속으로 방향을 돌리고, 단숨에 거리를 좁힌다.
"――잠깐, 으앗! 위험해?!"
유키의 사각이 되는 쪽에서 갑작스런 총격. 안 보였던 다른 하나의 기체가, 파트너의 지원을 준비하고 있었던 거다. 좋은 위치에 있다.
거리가 있었기에 어떻게든 피할 수 있었지만, 장기전으로 끌려가면 역시나 불리해 질 건 명확하다.
단숨에 때려잡는다.
결의를 굳히고 돌진한다.
상대가 조준을 굳히기 전에 동작을 입력, 새로 장비한 수류탄을 던지며 분사도약해, 공중에서 추가로 부스터로 억지로 기동제어를 해내서 날카롭게 파고 들어간다.
처음에 던진 수류탄이 시간차로 폭발하는데 주위를 빼앗긴 기체를 상대로 접근전을 할 수 있는 거리에 착지하곤, 등에 지고 있던 창을 뽑아 땅에 푹 찌른 뒤 비스듬히 위쪽으로 점프. 상대의 머리 위를 뛰어넘으려는 순간 창끝을 힘껏 찔러내렸다.
확실히 손에 느낌이 와서, 목표를 바꾼다.
착지한 뒤, 들고있던 창을 지원에 들어오던 다른 한 기를 향해 돌아보며 던진다. 예상도 하지 못핬던 공격에 피하지도 못하고, 각부에 대미지를 받는 상대의 후부키. 그럼에도 돌격총을 향해오지만, 건물을 방패로 삼아 막는다. 공격이 끝난 뒤에 경직되는 틈을 찔러, 건물의 그림자에서 뛰어나와 거리를 좁혀, 반격당하기 전에 공격. 이동력을 빼앗긴 상대를 끝장내는 건 쉬운 일이었다.
"――――후우."
전투시간은 2분 정도. 입은 대미지는 제로.
뭐어, 상대가 모르는 무기를 쓴 기습이었고, 수류탄도 창도 실제 BETA를 상대로 유효할지 물으면 부정하지 않을 수 없겠지만, 화려한 모습으로 이기기 위해서 일부러 쓰기로 했다. 모처럼 유코가 테스트 버전을 준비해 준 거니, 기술에 넣지 않는 건 과거의 게이머로서의 자신이 용서하지 않았다.
"그렇다곤 해도, 급작스럽게 한 것 치곤 멋지게 들어갔네~."
까놓고 말하면 엉망진창, 보여주기 위한 내용만이라 해도 좋을 정도라, 패배할 리스크도 컸지만 어떻게든 해냈다. 거기엔 새 OS도 물론 큰 도움을 줬다. 움직임의 자유도, 가동 영역, 반응 속도의 향상, 선행 입력과 캔슬의 실현, 그런 것들이 모두 갖춰져 있으니 가능했던 거다.
상대에게는 면목 없었지만――
"잠깐, 대체 뭐였어 저건?! 저런 거 못 들었어!"
"어머, 지고 억지 부리는 거니? 뭐, 대미지도 전혀 못 주고 일방적으로 당해서야, 불만도 내뱉고 싶어 지려나."
"윽……."
시뮬레이터에서 나오자, 그런 대화가 들려왔다. 포니테일의 겉보기에도 드세보이는 여성이 짜증을 내고 있지만, 유코에게 간단하게 무시당하는 모습.
"저도 알고 싶습니다, 부사령. 그 기체의 움직임, 본 적도 없는 거였습니다."
다른 한 사람, 이쪽은 침착한 느낌의 20대 전반으로 보이는 여성.
"흐흥―, 발키리즈의 NO. 1, 2를 상대로 대미지도 없이 완승한 거니, 신경 쓰이겠지~. 그래도, 푸……저렇게 접근당한 끝에, 멋지게 당해서……아――하하하!!"
입을 크게 열고 사정없이 크게 웃는 유코.
포니테일의 여성은 분노 때문인지 아니면 부끄러움 때문인지,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는데 괜찮은지 걱정이 된다.
역시나, 프라이드를 다치게 해 버린 건가.
"바라는 대로, 만나게 해 줄게. 후쿠자와, 나와 줘."
유코에게 이름을 불려 시뮬레이터 뒤에서 걸음을 옮겨 모습을 보이자, 유코 외의 여성 둘이 놀라는 게 느껴졌다.
"뭣……이, 이런 꼬맹이가, 정말로 아까의 상대라는 소리야?!"
포니테일이 유키를 가리킨다.
"자, 자, 침착하렴. 이 녀석이 아까 전술기를 조종하고 있던 후쿠자와 대위야."
"뭐……대위?!"
"자, 너희도 자기소개를 하렴."
유코에게 재촉받아, 우선 침착하게 있던 여성 쪽이 인사한다.
"이스미 미치루 대위다. 잘 부탁해, 후쿠자와 대위."
"하……하야세 미츠키 중윕니다……."
분한 듯이, 유키를 죽이기라도 하겠다는 듯이 무시무시한 표정을 지으며, 미츠키는 인사를 끝마쳤다.
"부사령, 가르쳐 주세요. 그……후쿠자와 대위는 무슨 사람입니까. 거기다, 아까 전의 시뮬레이션에서 보인 사람 같지 않은 기동……어떠한 실력을 가진 자라고 해도, 그런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곤 바로 믿기지 않습니다."
"그야 그렇겠지, 여하튼 새로 개발된 신 OS인 걸."
"신 OS……?!"
놀라는 미치루와 미츠키에게, 유키와 타케루의 생각으로 만들어진 신 OS에 대해 설명하는 유코. 지금까지 상상했던 적도 없는 개념이 연속적으로 나와, 둘의 경악은 멈출줄을 모른다.
겉보기에 연하인 소년으로밖에 안 보이는데 계급은 대위, 거기다 신 OS나 신 무장의 개념을 생각해서 실전에 살리다니 믿기지 않겠지. 하지만, 그렇기에 저런 젊음에 대위라는 계급을 이룬 것도 납득이 된다. 확실히 BETA와의 싸움에서 우수한 사람이 계속 죽어가니까 젊어도 승진이 빠른 세계긴 하지만, 그래도 간단히 될 수 있는 지위는 아니다.
"과연, 그런 지위에 오른 건, 그만한 성과를 남기고 있기 때문이군요."
"당연해. 그래도 착각은 하지 마. 확실히 후쿠자와의 전술기에는 신 OS를 인스톨 해 두었지만, 그것만으로 이스미와 하야세 둘을 간단하게 농락할 수 있을리 없잖아. 후쿠자와는 위사로서의 실력도 일류야. 신 OS 환장 전에 이 녀석의 보르크 데이터 시뮬레이션 로그를 제공해 줄테니까, 나중에 잘 봐 두도록."
"예……예."
놀라면서 받아들이는 미치루. 한 편 미츠키 쪽은 아직 믿기지 않는듯한 모습. 아니 그보단, 패배를 분해하고 있는 것처럼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이스미이. 그냥 신 OS의 성능을 확인해 보기 위한 이유로만 내가 너희들을 불렀다고 생각해?"
"그건 무슨……?!"
말하려다 숨을 삼키는 미치루.
"A-01에 도입할거야. 그 전에, 대장과 부대장 두 사람의 몸으로 신 OS의 유효성을 느끼게 했단 거야. 그리고 덤으로, 신 OS의 지도교관과 대면도 하고."
""…………에?""
의문의 목소리는 미츠키와 유키 자신의 입에서 동시에 나왔다.
"에, 잠……."
"잠~~~~~~~~깐 기다려 주세요! 에, 뭐, 이 녀석이 지도교관?!"
유키의 말을 지우듯, 미츠키가 큰 소리로 소리쳤다. 눈썹을 거꾸로 세우고, 입을 크게 벌려, 유키를 가리키며 온 몸으로 거부감을 드러낸다.
"뭔가 불만이라도 있니, 하야세~~? 너희들 둘을 '혼자서' '피해 없이' 쓰러친 거야. 응, 응~~?"
"큭, 그, 그건…………!!"
"불만 있니? 있을 리 없겠지, 아――하하하!"
"으으으으으으~~! 캬악――――――!!!!"
온 힘으로 발을 구르는 미츠키.
자신의 부하를 상대로 유코도 어른스럽지 않지만, 미츠키의 반응을 예측하고 있으니 안 할 수 없었던 걸지도 모른다. 다른 한명인 미치루는 극히 냉정한 표정으로 고민하고 있으니까.
"과연, 아까 후쿠자와 대위의 싸움 방식이 신 OS를 이용한 거라고 하면, 굉장히 훌륭한 거라고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걸 발상해 실천하고 있는 후쿠자와 대위가 지도교관으로서 가장 적합하다는 것도 이해했습니다. 하야세, 적당히 해. 순순히 후쿠자와 대위의 실력을 인정해. 가르침을 청하는 거야. 감사히 생각해."
"그……그렇네요. 흥, 좋아, 배워 줄테니까. 그리고, 내가 익힌 다음에는 바로 너따윈 해치워 줄테니까……아, 아야?!"
"이 멍청아, 후쿠자와 대위는 네게 상관이라고. 태도와 말투를 주의해."
날뛰는 미츠키를 충고하듯, 미치루가 머리를 때렸다.
"이스즈, 내 부대에선 딱딱한 거 없기라고 말해 뒀잖아. 후쿠자와의 경우도 그건 마찬가지야."
"하, 하아, 그런가요."
"저기~, 제 의사는."
"없어, 그런 거."
아까 전부터 멋대로 이야기가 확확 진행돼서 간신히 틈이 생겨 끼어들었지만, 유코에게 시원스럽게 기각당해 버렸다. 유키 입장에서도 딱딱한 건 서투르지만, 어차피 연상 뿐이니까 별 상관 없는데.
새 OS로의 기동, 전투에 대한 지도교관이라는 것도, 생각해 보면 너무나 당연해 거절할 부분이 없다. 오히려 가급적 빨리 많은 위사들에게 숙달시켜, 퍼트리고 싶다.
"그런데 질문이 하나 더 있습니다만, 후쿠자와 대위의 후부키가 쓴 수류탄과 창……인가요. 그것도 신 무장이라는 건가요?"
"그래. 뭐, 실제로 BETA와 싸울 때는 크게 활약할 것 같지 않지만."
시원스럽게 말을 꺼내고 어깨를 움츠려 보이는 유코를 보고, 놀라서 굳어버리는 미치루와 미츠키, 그리고 얼굴이 굳어버리는 유키.
"그, 그럼……왜 그런 무기를?"
"그것도 후쿠자와가 제안해 온 거야. 왜 썼냐고 하니, 그런 무기를 써서 화려하게 이스미와 하야세를 쓰러뜨리고 싶다고, 너희 둘 정도라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후쿠자와가 말하니까~"
"뭣?!"
터무니 없는 의혹을 끼얹는 유코.
"……호오. 후쿠자와 대위, 지도를 받는 몸이라곤 해도 저도 동격인 대위. 계속 그렇게 지고 있을 생각은 없으니까?"
"후후훗, 후~쿠~자~와~~? 성격 참 멋지잖아."
"잠, 이스미 대위, 하야세 중위, 저는 그런 소리는 안 했어요?! 부사령이 멋대로 그런 걸……잠, 으아아아아아앗!?"
이 세계에서도, 유키의 여난의 상은 사라질 일이 없었다.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