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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컴 온라인

[SAO/XCOM] XCOM ONLINE


원작 | ,

역자 | M4A3E8

스카이레인저 다운 1화 설마 무슨 일이 생기려고….


“여러분, 앉아주세요”

엑스컴 기지 ‘FOB 시타델’ 소속 플레이어들이 착석하는 것과 동시에, 실내의 불빛이 사그라들고 앞쪽에 있는 벽면 디스플레이가 활성화되었다.

“모두 아시는 바와 같이, EXALT 소속 과학자를 포획하는 임무를 실행 가능하게 된 지 상당한 시간이 지났습니다.” 아스나가 강단의 컨트롤 패널을 조작해 임무 브리핑 화면을 뒤쪽 디스플레이에 띄우며 설명했다. “만약 상황이 통제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를 경우에 전 세계적으로 패닉 레벨을 낮추기 위해 아껴놨던 거죠.”

스토리 진행에 중요한 미션이라고는 해도,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특수임무를 이런 식으로 활용하는 건 흔한 전술이었다. 첫 번째 외계인 기지 습격이 발생한 이후, 이런 흔치 않은 중요한 임무는 스토리를 진행하는 것 외에도 활용할 여지가 있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패닉 레벨을 낮춰주는 효과는 매우 귀중했다.

모든 특수임무에 비슷한 효과가 있다는 것이 - 원래 엑스컴 온라인이 RPG게임으로서 만들어졌다는 이유에선지는 몰라도 -  아르고에 의해 확인된 후, 플레이어들는 새로운 외계인이 나타났을 때에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계속 이런 종류의 임무 - 특히 EXALT에 관련된 임무를 계속해서 아껴왔다

타당한 전술이기도 했다, 외계인의 위협에 비해서 EXALT를 처리하는 것은 엑스컴 온라인의 주요한 줄거리를 진행하는 데에 꼭 필요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EXALT 조직을 제거하는 게 플레이어한테 도움이 되긴 하지만, 상위 플레이어들의 회이에서 EXALT 관련 특수 임무를 좋지 않은 시기에 대비해서 아껴놓는 게 더 도움이 된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결국 그 때가 왔습니다. 우리가 입어온 계속적인 손실에 더해, 최근에 정규군에 의한 작전의 실패가 빈발한 결과 세계적 패닉 레벨은 역대 최고 수준입니다. 엑스컴에 들어오는 지원금은 지난 3단 동안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이 상황을 바꿔야만 합니다.

동의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최근의 상황은 별로 좋지 않았고, 지금 회의실에 모인 인원들에게는 더더욱 그랬다.

“여러분 모두가 최근 안 좋은 시간을 보내왔다는 건 잘 압니다. 순간이동 플로터에 의한 기습은 아무도 예측할 수 없었습니다. 심지어 우리, 정예 공략조에 속한 사람들 중에서도 피해가 나왔습니다. “아스나는 회의실을 둘러보며 이해가 담긴 어조로 말했다. 몇몇 의자는 주인 없이 비어 있었다. 그래도 아스나는 계속했다. “하지만 최근 계속된 손실로 인해 물가가 지나칠 정도로 상승했습니다. 표준적인 레이저 소총의 가격은 거의 두배로 뛰었습니다. 이 기지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살아남고자 하는 사람들 모두를 위해서 반드시 지금의 상황을 극복해야만 합니다.”

화면이 바뀌고 비춰진 것은 아마도 임무 목적지라고 여겨지는 지역은 매우 상세한 3차원 지도였다.

“엄청 자세한 지도네, 아르고” 요루코가 회의실 앞쪽에서 감탄했다.

“뭐, 내 일이니까,” 아르고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뒷자리에서 대답했다. 정보부서의 총 책임자로서, 플레이어들을 위해 지도를 작성하는 건 그녀의 부서의 임무였다. 최소한 이론상으로는 그랬다.

“좀 솔직해지자고. 우리 둘 다 누군가가 그 정교한 지도 데이터를 얻기 위한 임무에서 거의 등을 부러뜨릴 뻔 했다는 거 알고 있잖아.” 클라인이 자리에서 뒤쪽에 앉은 검은 옷의 전문가를 바라보며 말했다. “보아하니 누군가가 아스나 밑에서 신병들을 훈련시키지 않을 때에는 쥐랑 밤놀이를 하는 것 같네. 안 그러냐, 키리토?”

도망칠 곳이 없는 상황에서 키리토는 그저 어깨를 으쓱거렸다. “이봐, 누군가는 해야 했다고.”

“괜찮으시면 여기 집중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아스나가 으르렁거렸다. 회의실 내의 인원들이 다시 아스나를 주목했다. “여기가 상하이에 위치한 EXALT의 기지입니다. 평소와 비슷하게, EXALT의 기지는 거대한 고층 건물의 최상부에 위치한 다섯 개 층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정보 분과에서 수집한 정보에 의해 상세한 경비 상황을 알아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아스나는 재빨리 임무의 세부 사항으로 들어갔다. 최초의 침투는 옥상의 헬리패드를 통해 이루어질 것이며, 강한 저항이 예상되었다. 그 동안 소규모의 두 번째 팀이 지하실을 통해 침투해 화물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최상부에 도달, 처음으로 돌입한 팀이 일으킨 혼란을 틈타 목표를 포착한다.

목표인 과학자는 심문을 위해 살아있는 상태로, 되도록이면 상처입지 않은 상태로 생포되어야 한다. EXALT의 저항은 강할 것으로 여겨지지만, 공략에 투입되는 면면을 고려해 볼 때 임무의 달성은 충분이 가능하다고 여겨졌다.

“두 번째로 돌입하는 풍림화산과 키리토를 더하면 총 20명의 인원이 이번 작전에 투입되게 됩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EXALT는 우리와 동급의 고티어 레이저 병기를 보유하고 있으니 절대로 방심해서는 안 됩니다.” 아스나가 주의했다. 손이 올라갔다.

“시논, 뭔가 할 말 있어?”

“이번에 SHIV1 지원은 못 받는지 궁금해.” 지도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로 스나이퍼가 말했다. 옥상 돌입조를 엄호하기 위한 최적의 지점을 찾는 듯 했다. “SHIV가 근접전에서 별로인 건 알지만, 내가 보기엔 옥상이 너무 노출되어 있어. 나 혼자서 전부를 엄호하긴 어려워. 안전을 위해서, 주 돌입조에 어떤 형태로든 이동 가능한 엄폐물이 필요해.

“나도 어제 헤비 스네이크맨2한테 당한 SHIV를 대체할 기체를 징발하려고 했지만, 가격이 너무 올라서 구입하는 건 불가능했어. 엑스컴 최고사령부에서는 대여해주지 않을 테고.” 아스나가 슬픈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스나가 혈맹기사단의 재원을 사용할 수 있다는 걸 고려해 볼 때,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 지 알 수 있었다. “이번에 고드프리가 못 따라가는 건 그것 때문이야.”

고드프리는 게임 내에서 최고의 SHIV 조종사 중 하나였고, 최전선에서 활동하는 요원은 아니었지만 거의 비슷한 정도로 팀에 공헌해 왔다. 평소에는 느긋하고 유머감각이 넘치는 이 남자도 아스나에게 이번에 자신이 팀원들을 지원하지 못할 거라는 말을 듣고는 보기 드물게 불만에 가득 차 있었다.

“팀원들한테 신형 내열 진압방패를 몇 개 챙기라고 할 게,” 황금사과 팀의 케인즈가 자신만만하게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걱정 마 시노, 지금까지 잘 해 왔잖아.”

“상대를 과소평과 해서는 안 됩니다.” 아스나가 곧바로 주의했다. “이번 목표는 상대의 기지고, 수적 우위에 서 있는 건 그쪽입니다. 지난 3개월 동안 EXALT의 행동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해서 이번에 새로운 걸 선보이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게임이 순간이동하는 외계인을 선보이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이번 달에 세 명이나 희생자가 나왔습니다. EXALT에 대한 자만심 때문에 더 이상의 희생자가 나오는 건 절대로 피해야 합니다.

“알겠습니다, 사령관” 케인즈가 수긍했다. 이 죽음의 게임에서, ‘지나치게 조심스럽다’라는 개념은 존재하지 않았다.

“좋아요.” 아스나가 회의실 내를 둘러보면서 그녀의 지휘력을 믿는 이들을 한 명씩 뇌리에 새겼다. 굳은 결심과 확고한 의지가 느껴지는 얼굴이었다. 다행히도 표정에서 자만심은 찾아볼 수 없었다.

준비가 끝났다는 걸 확인하고 그녀는 만족스럽게 끄덕였다.

“좋아요, 일을 시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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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레인저 다운
1장 : 설마 뭔 일이야 있으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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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개시일로부터 2년 1개월 7일
생존 플레이어 3121명

“뭔가 신경쓰이는 거라도 있어?”

“이 임무는 뭔가 이상해, 아스나,” 키리토가 그의 무기고에서 개인 수납공간으로 미채형 레이저 소총에 사용할 탄창을 옮기면서 말했다. “근거가 없으니 그냥 감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지만, 왠지 느낌이 안 좋아.”

이런 종류의 대화는 둘 사이에선 거의 의식에 비견될 정도로 일상화되어 있었다. 키리토는 아스나 지휘 하의 요원들 중 최고였고, 스카이레인저에 탑승해 임무에 나가기 전에 항상 그의 의견을 물어보았다. 아스나가 지휘관으로서는 최고 수준이었고, 시논에는 못 미치지만 저격수로서도 상당한 실력을 지니고 있었지만, 키리토는 전투 스타일의 차이로 인해 아스나가 겪어보지 못한 최전선에서의 근접 전투의 경험이 풍부했다.

그녀가 보기엔 키리토가 2년 간에 걸쳐서 얻은 특별한 관점과 직관은 거의 그의 실전 능력만큼이나 귀중했다. 그게 아스나가 자주 키리토와 임무 전에 상담하는 이유이기도 했다. 아스나의 지휘관으로서의 의무와 스나이퍼로서의 능력은 그녀에게 전장의 조감도를 부여했고, 그 관점과 실제 전선에서 적의 눈동자의 흰자가 보일 정도로 접근해서 싸우는 사람의 관점 사이에 균형을 맞추는 것은 중요한 일이었다.

만약 키리토가 나쁜 예감이 든다고 말하면, 대개의 경우엔 그게 맞아떨어진다.

“우린 사전에 정찰을 끝냈잖아. 정확하게는, 네가 정찰을 했잖아.” 그래도 아스나는 좀 더 정보를 종합해 보기 위해 계속해서 선의의 ​비​판​자​(​D​e​v​i​l​’​s​ ​a​d​v​o​c​a​t​e​)​의​ 역할을 계속했다. 이미 마음 속에서는 키리토의 의견에 동의하고 있었고, 기지 소속 S.H.I.V 부대를 재편성하는 데에 실패한 사실에 자기 자신에게 화가 나 있는 상태였지만, 논의를 계속하기 위해 아스나는 키리토를 밀어붙였다. “아르고도 알 수 있는 건 전부 알아냈다고 확신하고 있어. 너 자신도 그걸 알잖아.”

“나도 알아, 그래도 꺼림직한 건 어쩔 수 없어.” 키리토가 미채복으로 갈아입으면서 중얼거렸다. 메뉴에서 얼굴을 돌려 아스나를 바라보며 키리토는 팔짱을 꼈다. “이 임무는 뭔가 냄새가 나, 아스나. 이런 종류의 미션에 예상되는 난이도 치고는 너무 간단해.”

“너무 쉽다는 거지?” 아스나가 정리했다.

“옥상으로 돌입하는 경우 마주칠 저항을 제외하고, 이 EXALT 기지는 너무 취약해. 지금까지 이 게임에서 우리가 공략해 온 특수임무들은 뭔가 복잡하거나 꼬인 부분이 존재했는데, 내가 정찰한 결과 이번 임무에서는 그런 요소가 하나도 없단 말이야.”

그녀도 키리토의 걱정이 근거 있는 것이라는 걸 알아챘다. 최초의 특수임무에서 플레이어들은 처음으로 사이오닉 능력을 지닌 적을 상대해야만 했다. 그 때부터, 적의 종류와 관계 없이, 이 게임은 플레이어들이 결코 마음을 놓거나 익숙해지지 않도록 항상 무언가 난제를 제시해 왔다.

이번 임무는 EXALT 관련 줄거리의 후반부에 위치하는 특수 임무였다. 임무의 설정 자료를 읽어보면 이번 임무의 목표인 남자…그러니까 NPC는 적 조직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인물이라는 걸 알 수 있다. 모든 걸 고려해 봤을 때, 이번 임무에도 뭔가 달성을 어렵고 위험하게 만들 숨겨진 요소가 있다고 보는 게 타당했다.

하지만 실제로 확인해 본 결과, 이번 임무는 놀라울 정도로 단순했다. 헬리패드 주변이 완전히 노출되어 있다는 점과 주변 건물에서 일방적으로 저격받을 위험이 존재한다는 걸 제외하면, 이번 임무는 굉장히 직관적이었다. 스텔스 팀을 위한 두 번째 침투 지점이 존재한다는 것도 굉장한 이점이었다. 아스나의 예상대로라면, 모든 게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그녀의 부하들은 30분 내에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

생각을 더해갈수록, 아스나는 점점 임무에 투입되는 요원들이 심하게 걱정되기 시작했다.

현실 세계의 군사 작전었다면 이런 고민은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어쨌든 간에, 그들은 아르고의 경우 자면서도 세부사항을 정확하게 외울 수 있을 정도로까지 정보를 철저하게 분석했다. 모든 미확인 요소는 제거되었고,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경우에 대비가 되어있는 상태였다.

가끔, 이 쪽이 우위에 서는 경우도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건 게임이었다. 사람이 죽을 수도 있는 게임이었지만 게임인 건 변함이 없다. 위험도 만큼은 현실의 전장과 별로 차이가 없는 것이었지만, 차이점은 키리토와 공략조가 목숨을 걸고 공략하는 미션은 어떤 미치광이가 프로그램하고 설계한 것이라는 점이다. 현실과는 다르게, 그들이 겪게 되는 전투는 우연의 산물이라기보다는 사전에 계획된 것일 가능성이 굉장히 높았다.

임무가 전혀 복잡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은 현실이었다면 운이 좋다고 넘어갈 수 있는 것이었지만, 엑스컴 온라인에서는 일단 의심해봐야 할 종류의 것이었다. 위기를 겪지 않는다면 스토리로서는 뭔가 부족할 테니까.

함정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 자체가 뭔가가 숨겨져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무슨 말 하려는지 알겠어,” 아스나가 동의했다 “이야기의 관점에서 봤을 때, 뭔가가 잘못될 거라고 예상해야 한다는 거지?”

“응, 맞아, 뭔가 짐작가는 거라도 있어?”

“전혀,” 아스나가 불만에 가득차서 대답했다. 아르고의 임무 분석은 확실했다. 공략조는 목표 대상과 적 병력을 포함해서 전장에 대한 모든 정보를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상황을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었다…도대체 뭘 놓친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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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여명의 EXALT 경비병에서 쏟아지는 광선의 비는 이미 공략조에서 예측하고 있던 범위 내의 것이었다. 스카이레인저의 램프가 내려가자마자, 요루코와 케인즈는 수송선에서 뛰쳐나와, 대형 진압 방패를 손에 든 채로 포화 안으로 돌진해 들어갔다. 게임 후반부에 등장하는 뮤톤의 플라즈마 병기에도 버틸 수 있도록 만들어진 방패 앞에서, EXALT의 레이저 병기는 방패의 페인트를 좀 상하게 만드는 것이 전부였다.

그렇다고는 해도, 방패는 내구도가 존재했으며 계속 버티는 건 불가능했다.

“움직여, 움직여, 움직여!” 두 명의 바로 뒤에서, 나머지 옥상 돌입조가 스카이레인저에서 뛰쳐나와 방패가 버티는 동안 엄폐물에 도달하기 위해 달려나갔다. 그들은 현재 엄폐물이 없는 상황에서 높은 위치에 진을 친 적의 화망 한가운데에 뛰어들었다.

일방적인 학살이 벌어졌어야 정상이다.

만약 임무에 참가한 게 다른 사람들이었다면 아마 그렇게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엑스컴 Online의 최정예 공략조였다. 다른 팀이었으면 순식간에 전멸해버릴 상황도 그들에게 있어서는 크게 위태로운 상황도 아니었다. 게다가, 그들 중 한 명은 거의 열 명 몪을 해내는 플레이어였다.

시논은 엄폐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근섬유 밀집 유전자 조작을 통해 강화된 그녀의 근육은 한번의 도약을 통해 헬리패드에서 인접한 옥상까지 도달했다. 높은 곳에서 헬리패드를 노리고 있던 다섯 명의 EXALT 사수들은 그런 공격적인 행동을 예상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녀가 움직임을 멈추지도 않은 채로 사격을 개시할 거라고는 더더욱.

몇 초도 지나지 않아서, 시논은 EXALT 병사들을 제압하고 동쪽 옥상을 확보했다.

나머지 공략조들은 측면이 안전해진 것을 깨닫고, 잔존 EXALT 병력들이, 마치 쓰러진 동료들의 복수를 하려는 것처럼, 시논에게 사격을 집중하는 사이 건물 내부로 진입했다. 큰 실수였다. 그들의 시야에서는 시논을 완전히 파악할 수 없었고, 그건 시논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엄폐도 못한 취약한 상태의 플레이어 12명을 처리할 기회를 날려버린 셈이었다.

아스나는 FOB 시타델의 사령실에서, 가슴 아래에서 팔짱을 낀 채로, 깊은 생각에 잠긴 표정으로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아무래도 옥상 침투는 예상 외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 같네.”

“뭐, 현실 세계엔 3층 높이를 한달음에 뛰어오르는 사람이라던지 대전차포 만큼이나 강력한 레이져를 막아내는 방패 같은 건 없으니까.” 아르고가 근처에 있는 의자에 비스듬히 기댄 체로 농담을 했다.

“글쎄, 현실 세계에선 고정된 리스폰 지점을 걱정해야 할 필요도 없잖아.” 아스나가 지적했다. 그건 사실이었다. 헬리패드의 삼면은 건물로 둘러싸여 있었다. 만약 공략조 이외의 요원들이 임무에 투입되었다면 아마 지금쯤 희생자가 나왔을 것이다. “만약 내게 선택권이 있었다면, 한 가운데 대신에 동쪽 옥상에 투입했을 거야. 저건 완전히 사지잖아.”

“어쩔 수 없지, 어쨌든 이건 게임이니까. 우리한텐 별로 선택권이 없다고.”

아스나는 다른 화면으로 주의를 돌렸다. 신중하게 뒤쪽으로 돌아가는 중인 잠입 침투 팀을 비추는 화면이었다.

키리토와 클라인, 다른 팀원들은 그녀의 기대 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그들은 깔끔하고 효과적인 데다 신속하게 목표로 진행하고 있었다. 2년간의 훈련과 경험이 이뤄낸 성과였다. 황금 사과가 화망에서 벗어나서 엄폐물을 찾는 데에 성공한 지금, EXALT의 주의가 대부분 최상층의 싸움으로 쏠려 있었고 그 사이에 잠입 팀은 VIP를 찾았다.

디남과 잇신, 데일이 비상구를 봉쇄하는 동안, 남은 4명은 두 패로 나뉘어 건물 하층의 방을 수색하기 시작했다. 그들과 조우한 경비병들은 머리에 총탄을 한 발씩 선물로 받았다. 반드시 그렇게 할 필요가 없을 때도 있었다. 키리토를 제외하고 풍림화산 길드원 대부분은 은폐 기능이 있는 슈트를 착용하거나 모방 피부 유전자 조작을 받은 상태였으니까.

이상적인 상황일 경우조차 EXALT가 그들을 찾아내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풍림화산 2-2, 클라인과 해리 원, 보고한다.” 클라인의 길드 동료의 목소리가 사령실에 울려퍼졌다. “목표를 발견, 확보를 마쳤다. 현재 지하실의 철수지점까지 동행하는 중이다.”

“뭐야 친구, 벌써 끝났어?” 케인즈의 웃음소리는 배경에서 들려오는 폭발소리와 섞여서 들렸다. “너희 때문에 우리가 마치 아마추어처럼 보이잖아.”

“우리가 잘난 건 사실이니까 어쩔 수 없잖아!” 클라인이 기쁜 목소리로 대답했다. “우리가 건물 안에 있는 것 조차 몰랐던 것 같아, 해리가 마취총으로 걔네들 보스한테 한 방 먹인 것도 모를 걸.”

“사적인 대화는 나중으로 미뤄 주세요,” 아스나가 날카롭게 주의를 주었다. “황금 사과, 스카이레인저까지 퇴각하세요. 풍림화산은 VIP를 지하실 출입구까지 모실 것.”

“알겠습니다.”

“명령대로 하겠습니다, 사령관님.”

“여기는 키리토, 황금 사과와 함께 헬리페드로 철수할 수 있도록 허가 바람.”

이 이상한 요구에 아스나와 아르고는 서로를 걱정스럽게 쳐다보았다. “아스나에서 키리토에게, 확인 바란다. 헬리패드를 통해 철수하길 원하나?”

“그렇다, 황금 사과와 같이 철수하고 싶다.”

“행동의 이유를 말해줄 수 있나?”

“일종의 보험이다.”

아스나는 임무 직전에 키리토와 나눈, 임무가 너무 쉽고 기습적인 요소가 없어 걱정된다는 대화를 떠올렸다. 그런 운 좋은 일은 엑스컴 온라인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분명히 어딘가에 뭔가가 남아 있었고, 키리토는 거기에 대비하려는 중이었다.

잠입 임무는 완벽하게 이루어졌다. 게임 내의 EXALT는 옥상으로 진입한 팀 외에 다른 엑스컴 요원들이 건물 내에 있다는 것을 모른다. 즉, 그건 만약 뭔가 숨겨진 위험이 남아 있다면 그것이 황금 사과에게 닥쳐올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었다.

아스나도 키리토의 의견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뭔가 일어날 경우에 대비해 보험을 들어 두어야 했다.

“아스나에서 키리토에게, 황금 사과와 함께 철수하는 것을 허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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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여, 움직여, 움직여!"

스카이레인저로 퇴각하는 중인 나머지 팀원들은 케인즈의 목소리에서 긴박감을 느낄 수 있었다. 임무가 성공한 지금 남은 건 철수하는 것 뿐이었다.

전투 초반, EXALT 측은 위치를 선점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위에 서 있었다. 그 우위가 대부분 소실된 지금, 적들과 교전하며 퇴각하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쉬웠다. 특별히 엄폐물을 찾지 않고도 그냥 개활지를 달려 헬리패드까지 도달하는 게 가능할 정도였다.

키리토는 할 수 있는 한 빠르게 헬리패드를 내려다보는 옥상을 가로질러 가면서, 레이저 소총으로 계산된 사격을 가했다. 클라인이 목표를 확보한 곳에서 옥상으로 나오는 데는 시간이 좀 걸렸고, 키리토는 자신 때문에 출발이 지연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앞에서는 시논이 스나이퍼 라이플로 퇴각을 엄호하고 있었다. 키리토가 다가오는 걸 알아채자, 시논은 갈 때가 되었다는 것을 깨닫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 때문에 크게 늦어진 건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키리토가 시논의 옆으로 빠르게 접근하며 말했다. 그녀는 이제 스나이퍼 라이플을 등에 걸고 대신 권총을 꺼내든 상태였다.

"별로. 이제 갈까?" 그녀가 대답했다.

"그래, 승리 축하 파티에 늦으면 안 되니까," 키리토가 씨익 웃었다. "이제 가자고!"

대화를 마친 두 요원은 옥상에서 헬리패드로 뛰어내렸다. 착지의 충격으로 콘크리트 지면이 갈라졌다. 앞쪽에는 스카이레인저의 램프에서 플레이어 한 명이 경기관총을 들고 둘을 엄호하는 중이었다.

"거기 두명, 서둘러! 이제 집에 가자고!"

말하지 않아도 키리토와 시논도 그럴 작정이었다. 둘은 착지점에서 스카이레인저까지 수 초 만에 주파했다. 그 두 명이 마지막으로 올라타자, 램프가 닫히고 스카이레인저가 이륙할 때의 특유의 감각이 느껴졌다.

그들은 해냈다, 임무는 성공리에 완수되었다.

“얏호! 모두 잘 했어!” 홀리데이라는 이름의 플레이어가 옆에 앉은 사람과 하이 파이브를 하며 환호했다. “15분 만에 임무 끝! 이게 바로 스킬이란 거지.”

“주목, 주목!” 다른 사람이 소리쳤다. 십수 명의 황금 사과 멤버들이 임무의 성공과 각자의 활약을 축하하기 시작하는 동안, 시논과 키리토는 스카이레인저의 좌석에 나란히 않았다.

실제 이동 시간과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스카이레인저가 기지에서 임무 지역 사이를 이동하는 동안의 몇 분 간 플레이어는 스카이레인져 내부에서 기다려야 한다.

키리토는 실제 게임에서는 이 옵션을 끌 수 있다고 들었지만, 지금은 시타델의 격납고에 도착할때 까지 5분을 기다려야 했다. 몇몇은 기다리는 걸 싫어했지만, 키리토는 격렬한 전투 뒤에 잠깐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이동 시간이 개인적으로 고맙게 느껴졌다.

“멋진 사격이었어, 시논” 건너편에 앉은 요루코가 말했다. “게임 내에서 최고의 저격수라는 말이 틀리지 않던데.”

“별 거 아니야.” 시논이 커스텀 제작된 헤카테 III 스나이퍼 라이플 – 게임 내에 단 하나만 존재하는 - 을 어깨에 받친 채로 소심하게 대답했다. “나보다 명중 수치가 높은 저격수들도 있어.”

키리토가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 겸손해 할 거 없어. 엑스컴 온라인에서 능력치는 플레이어가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는 거고, 그 점에서 넌 능력을 최대한으로 살리고 있어.”

키리토는 단지 시논을 격려하기 위해서 말한 것은 아니었다. 엑스컴 온라인의 능력치와 전투 시스템에서는 능력치, 장비와 강화는 방정식의 한 쪽에 불과했다. 진짜로 중요한 것은 플레이어가 그것들을 어떻게 사용하는가 하는 것이다.

그리고 키리토와 시논은 그 능력들을 극한까지 끌어내는 재능이 있었다.

“그래, 시논,” 홀리데이가 기쁜 표정으로 수긍했다. “그러니까, 내 말은, 넌 혼자서 우리가 빌딩에 진입하기도 전에 그 옥상을 혼자서 처리한 데다가 지금 그 ‘검은 사신(the Black ​D​e​a​t​h​)​’​한​테​도​ 인정받고 있잖아. 솔직히 어떨 때 보면 거의 움직이는 사격 기계라니까!”

“그렇게 생각한다면야…” 칭찬받은 시논의 얼굴이 부끄러워움으로 붉게 변했다.

“’검은 사신’ 하니까 생각난 건데, 같이 와 줘서 고마워, 키리토,” 카인즈가 끼어들었다. 그림록 사건 이후로 황금 사과의 리더를 맡게 된 플레이어는 몸을 앞으로 숙여서 키리토를 궁금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왜 평소에 같이 다니던 사람들 말고 우리랑 같이 오기로 한 거야.?”

“아스나랑 상의해서 조심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고 결정했어, 그게 다야.”키리토가 정직하게 대답한 다음, 왜 걱정했는지 그 이유를 모두에게 설명했다.

만약 뭔가가 일어났다면 아마 지금 쯤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싸우고 있을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뭔가를 숨길 필요는 전혀 없었다. 또, 이게 그냥 자신의 편집증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키리토는 설명할 때 최대한 사실만을 전하려고 했다. 이제 안전하게 귀환하는 도중이기도 했고, 만약 자신이 괜히 걱정한 거라면 괜히 사람들을 불안하게 할 필요는 없었다.

스카이레인저에 탄 플레이어들은 키리토의 말을 경청했다. 공략조 중 가장 존경받는 플레이어의 한 명이었기에, 키리토가 말할 때 주의를 안 기울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이 쪽 사람들이 헬리패드로 퇴각하는 중에 EXALT가 뭔가 기습을 걸거나 하진 않을까 예상했지만, 지금 와서 보면 그냥 내가 너무 걱정이 많았던 것 같아.”키리토가 마쳤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냥 아무것도 아니었는데 말야.”

“뭐, 그렇게 말하지 말고,” 케인즈가 안도의 웃음을 흘렸다. “아무 일도 없이 너랑 같이 철수하는 게게 네가 클라인이랑 같이 철수하는 사이에 우리가 EXALT의 거대 비밀병기에 습격당하는 것 보다야 훨씬 낫잖아.”
“그거 엄청 끔찍하네”
“잘 생각해 보면, 어쩌면 그걸 처리한 다음 다른 병기처럼 역공학에 성공했을 지도 모르지!” 어느 새 사람들은 거대한 엑스컴 로봇이 섹토이드를 화염방사기로 불태우고 뮤톤을 주먹으로 박살내는 등의 즐거운 아이디어를 교환하기 시작했다. 그런 게 있으면 인생이 좀 더 편리해질 텐데.
“잠깐, 스카이레인저 수송 시간 치고는 좀 길지 않아?” 요루코가 갑자기 긴장된 목소리로 지적했다. “거의 7분이 다 되어가잖아. 지금쯤이면 이미 도착했어야 했는데.”

키리토는 등골이 오싹해지는 걸 느꼈다. 수송 시간은 언제나 정확하게 5분이었다. 1분 1초도 더 늦거나 빠른 적은 없었다. “잠깐, 내 생각에-“

키리토의 말은 거대한 폭발이 스카이레인저를 뒤흔들면서 끊겼다. 갑자기 객실 이곳저곳에서 불빛이 반짝이기 시작하며 자유 낙하하는 것 같은 아찔한 감각이 느껴졌다. 상황이 별로 좋지 않았다.

“메이데이! 메이데이! 피격당했다! EXALT의 ​대​공​미​사​일​이​-​“​스​카​이​레​인​저​의​ NPC 파일럿의 공포에 찬 비명이 객실 내에 울려퍼졌다. “추락한다, 꽉 잡아! 전원 충격에 대비하라!”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사건으로 인해 다른 플레이어들로부터 공포에 찬 외침이 들려왔지만 키리토는 이를 악물고 안전벨트를 꽉 붙잡고 앉은 채로 피할 수 없는 추락에 대비했다.

추락 때문에 죽지는 않을 것이다.

키리토는 그걸 확신할 정도로는 엑스컴에 대해 알고 있었다. 상황에 따라 난이도가 끔찍할 정도로 상승하긴 하지만, 이 게임은 어디까지나 공평했다. 만약 죽게 된다면, 그건 어디까지나 자신의 실수와 선택으로 인한 것이거나 혹은 적이 전투에서 승리했기 때문이지 운이나 우연 때문이 아니다. 엑스컴 온라인을 지배하는 법칙을 생각하면 게임이 플레이어들이 아무 것도 선택할 수 없는 이런 상황에서 그들을 죽이지는 않을 것이다.

추락 그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키리토가 걱정하는 건 따로 있었다. 추락한 뒤 도대체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

1) 무인 전투 플랫폼.

2) 고전 X-COM 시리즈에 등장했던 외계인

이걸로 그쪽에 올렸던 분량은 따라잡았습니다.
그 쪽에서 The Black Death고 하면 흑사병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지만 그러면 너무 어감이 이상해서 그냥 '검은 사신'로 번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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