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하고 새콤한 선물
상점가의 메인 스트리트에서 흐르고 있는 건 크리스마스 송이다. 이래저래 장식된 개성적인 트리가 각 가게들 앞에 늘어서 있고, 마스코트 캐릭터는 산타 모습이나 순록 모습 등을 하며 분위기를 즐겁게 띄우고 있다. 특별제품들이 가게 앞에 진열되어 있는데, 어느 가게든 물건을 팔고 있다.
크리스마스 이브 전날, 이 주말이 마지막 한탕때라는 것처럼 기합이 가득 들어가 있는 것 같았다.
야마구치 마미는 목에 감은 머플러에 얼굴을 거의 묻은 상태로 활기에 가득찬 거리를 걷고 있었다.
2학기도 끝난 지금, 크리스마스에 대한 기사를 모아봐야 뭣도 안 된다. 다음에 신문을 내는 건 신년을 맞이한 뒤니까. 그렇다고 해서 미리 기삿거리를 찾으려 해봐야 재밌을만한 것들이 흘러넘치는 것도 아니고, 설령 뭔가를 찾았다고 해도 크리스마스 이브나 크리스마스 당일이 되지 않으면 실제로 일이 일어나는 것도 아니기에 크리스마스에 대한 기사를 릴리안 학보에 싣는 건 무리인 거다.
그렇다 보니, 오늘은 정말 얌전히 쇼핑 때문에 온 것뿐이다.
예약했던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받으러 온 거다.
1년에 한 번 오는 즐거움. 최근엔 잡지에 실리기도 하는 정도의 가게지만, 전혀 유명하지 않았을 즈음부터 야마구치 집안은 그 가게를 다니고 있었고, 특제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주문하는 것도 매년 있는 일이며, 마미는 가게 아저씨랑 맘편하게 말을 나눌 정도의 사이였다.
원래라면 이브날에 가지러 와야 하겠지만, 올해는 아빠가 이브날에 일이 있다고 해서 전날에 가족끼리 먹자는 이야기가 된 거다.
작년에는 딸기가 빼곡한 스트로베리 타르트를 만끽했지만, 올해는 확 바꿔서 자허토르테. 옛날부터 알던 사이라서 특별히 해 주는 데코레이션이 기대된다. 덕분에 매년마다 여는 순간을 즐기고 있다.
자연스럽게 가벼운 발걸음으로 가게를 향한다.
도착해 보면, 가게에 사람이 꽤 북적이고 있었다. 크리스마스 이브 직전이니까 그것도 당연하겠지만, 그걸 감안해도 꽤 혼잡해 보인다. 갸냘픈 마미는 인파에 거스르기 힘들어, 가게에 들어가려고 하다가 거꾸로 밀려나 버렸다.
가게 밖에서 한숨을 좀 돌리고 있자, 역시 마찬가지로 인파에서 튕겨나온 한 사람이 보였다.
“앗.”
저도 모르게 소리를 내 버렸다.
마미의 소리를 듣고, 그 사람이 마미 쪽을 돌아봐서 눈이 마주친다.
“어라? 에에, 야마구치 마미 양.”
“아, 예. 오, 오랜만이에요, 유키 군.”
인파에 파묻혔었던 건지, 조금 숨을 헐떡이면서 달아오른 얼굴로 마미를 보고 있는 건 틀림없이 유키 군이었다.
그 여름날, 자그만 실수에서 생각지도 못한 데이트로 이어진 뒤, 정말 오랜만이라고 할까. 아니, 실제론 학원 축제 준비나 리포트 등으로 만날 기회가 조금은 있었지만, 그 때는 ‘업무’라는 느낌이었고.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한다.
여름이 끝난 뒤, 계속 잊고 있었었는데.
마음속 깊숙히 사라져 버린 거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만나버리면, 스스로도 놀랄 정도의 속도로 그 여름날에 있었던 일이 몸속에서 흘러넘쳐와서 마미를 집어 삼킨다.
“이거 완전 항복이야. 케이크를 사러 왔는데, 튕겨나가 버려서. 이렇게나 굉장하리라곤 생각지도 못했으니까……마미 양도 케이크를?”
“아, 예. 저는 예약했던 걸 받으러 온 것 뿐인데……왠지 여느 때보다 사람이 많아서 혼잡한 것처럼 보여요.”
혼잡하다기보단, 무질서하다는 표현이 더 나으려나.
미쳐 날뛰고 있는 가게 안을 둘이 서서 멍하니 바라보고 있으니, 낯익은 목소리가 귀에 들려왔다.
그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가게 주인아저씨의 모습이 보였기에, 사람을 가르며 다가간다.
“아저씨, 안녕하세요. 뭔가 상황이 어마어마하네요.”
“마미 쨩, 안녕. 케이크를 가지러 온 거구나. 하지만 미안하게도 지금, 상황이 좀 이래서.”
평소의 사람 좋은 미소에도, 오늘은 조금 곤란한 느낌이 섞여 있었다.
“그래도, 마미 쨩이 와 준건 정말 하늘의 도움이야. 미안한데, 마미 쨩. 조금 가게를 도와주지 않을래?”
“엣?”
밖은 추운데, 아저씨는 뺨에서 빛나는 땀을 닦고 나서 얼굴 앞에 손을 맞대곤 부탁해 왔다.
“크리스마스 기간엔 임시 아르바이트를 고용했는데, 독감이 걸려서 오늘은 없어. 알바비는 줄 테니까, 부탁해.”
“에, 그런 건 곤란해요. 아르바이트는 교칙으로 금지되어 있고.”
“학교 쪽에는 아저씨가 제대로 이유를 설명할 테니까, 사람 살리는거라고 생각하고 부탁해. 아아, 그쪽은 마미 쨩의 남자친구냐? 데이트 중에 미안하지만, 너도 어때?”
“에, 저, 저희는 그런 관계가.”
흐름상 마미의 뒤를 따라온 유키 군을 보고 오해하는 아저씨. 손을 저으며 부정하지만, 아저씨는 그걸 알아차리지 못한다.
이러는 동안에도 가게 안의 혼잡은 수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오히려 심해져가고만 있어서, 마미한테 낯이 익은 점원도 쩔쩔매고 있었다.
결국, 아저씨에게 떠밀린 꼴로 둘이서 임시 아르바이트를 받게 되어 버렸다.
탈의실에 안내받아, 교복을 건네받는다.
아르바이트 같은 건 처음인데, 접객업 같은 걸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걸 생각하면서 옷을 갈아입기 시작한다.
‘…………에, 잠깐, 이건……?!’
일단 옷을 갈아입긴 했지만, 나가야 할지 어떨지 망설여진다. 탈의실 문을 약간 연 상태로 주위를 둘러봤다.
“아, 마미 쨩. 다 갈아입었니?”
거기서 마침, 가게 아주머니가 지나갔다.
“아, 아주머니. 저, 저, 역시 무리예요~.”
문 뒤에 몸을 숨기고 고개만을 빼꼼 내밀며 말한다. 마미는 아무래도 이건 무리일 것 같아 원래 옷으로 갈아입으려고 문을 닫으려 했지만, 아주머니에게 떠밀려 버렸다.
“이제와서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자, 남자친구도 기다리고 있어.”
“아뇨, 그러니까 그건!”
당황해서 부정하려고 저으려던 손을 붙잡혀, 끌려가고 말았다.
“어머, 귀엽잖아. 괜찮으니까, 자, 자.”
뭐라 말하기도 전에 가게 앞까지 끌려가 버렸다. 거기선 이미 유키 군이 일의 설명을 듣고 있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유키 군이 순록 인형옷으로 진지하게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올 것만 같다.
그때 마미의 웃음소리가 들렸는지 어떤진 모르겠지만, 유키 군이 순록차림으로 뒤를 돌아봤다.
“아.”
입을 떡하니 벌린 채로 유키 군의 눈길이 마미의 몸에 못박힌게 느껴졌다.
“마, 마미 양, 에에, 그거.”
“저저저저기, 아니, 이건!”
가슴 앞에서 팔을 교차시켜서 몸을 숨기려고 하지만, 그걸로 뭐가 어찌 될 리가 없다.
그래. 마미가 지금 입고 있는 옷은, 산타클로스 차림이었다. 이 시기가 되면 흔히 보이는, 이른바 산타 걸이라는 거려나.
눈부신 빨강과, 가에 포인트를 준 흰색의 조합.
상하가 분리된 타입이고 볼륨감있는 모피를 쓰고 있어서, 하얀 부츠와 어우러져 정말로 사랑스럽지만, 치마 길이가 조금 짧다. 입고 있는 본인 입장에선 어딘가로 숨어버리고 싶은 기분이었다.
소재 덕도 있어 그리 춥지는 않지만, 부끄러움 탓에 오히려 몸이 뜨거워진다.
“……그러니까, 둘에게는 가게 앞에서의 판매를 부탁할게. 가게 앞에서 팔 상품은 많지 않으니까 그렇게 어렵지는 않을 거고. 그럼, 잘 부탁해.”
어느샌가 일에 대한 설명도 끝났다. 아저씨는 후다닥 가게 안으로 돌아간다. 카운터에선 여전히 종업원 오빠가 바쁜 듯이 접객하고 있다.
마미도, 계속 멈춰 서 있을 순 없었다.
“저, 저기……꺅!”
이윽고 말을 걸려고 한 순간, 머리 위의 산타 모자가 떨어져서 눈 앞을 덮어 버렸다.
“왓, 와앗??”
갑자기 일어난 일에 허둥대고 있다보니, 이번엔 갑자기 눈앞이 밝아지며 유키 군의 얼굴이 눈앞에 튀어나왔다.
“괜찮아? 그렇게 긴장 안 해도 괜찮으니까, 침착해.”
아무래도 유키 군이 모자를 고쳐준 모양이라는 걸 깨닫고, 부끄러움이 더더욱 부풀어 올랐다. 긴장하고 있는 건 일 때문만이 아닌데.
“모자가 떨어졌던 것 뿐이니까, 그, 이런 느낌이면 괜찮을까? 이상하면 직접 고쳐줘.”
“아.”
그런 말을 듣는대도, 마미는 손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미안해요, 원래 알바생 분이 꽤 컸던 것 같아서, 그, 아, 제가 작기도 하지만요.”
“괜찮아, 그, 정말……귀여우니까.”
“에에에, 그, 그, 그.”
옷에 지지 않을 정도로 새빨개진다.
마미는 평소 듣지 못하던 그런 말을 정면에서 듣곤 한계에 이르렀지만,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구원의 손길이 내려왔다.
“순록 씨, 산타 언니, 케이크 주세요!”
사랑스런 목소리는 조금 낮은 쪽에서 들려왔다.
눈을 향하자, 초등학교 1학년 정도로 보이는 여자애가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옆에서 손을 잡아주고 있는 건 어머니려나.
“―――아, 응. 공주님, 어서와. 어느 케이크를 먹고 싶니?”
먼저 반응한 건 유키 군이었다.
“에에, 초콜릿 든 거!”
“아아, 저거구나. 산타씨~, 초콜릿 케이크 하나야.”
“엣……아, 예, 예!”
주문받은 케이크를 아이스박스에서 허둥지둥 꺼내고 지정 박스에 넣는다. 유키 군은 어머니에게서 돈을 받고 계산하고 있다. 여자애는 기대에 가득 찬 얼굴로 마미를 바라보고 있다. 자연스럽게 얼굴이 풀어진다.
보냉제와 함께 비닐봉지에 넣은 뒤, 여자애에게 건네준다.
“……자, 여기. 안 떨어뜨리게 조심해서 가렴.”
“응! 산타 언니 고마워요!”
여자애는 기쁜 듯이 케이크를 받는다.
여자애가 미소와 인삿말이 마미의 마음에 스며들었다. 하지만 이게 접객업의 묘민가 하면서 여운에 젖어있을 수 있는 시간은 길지 않았다.
차례차례 손님들의 주문이 들어온데다 일이 익지 않기도 해서, 그 뒤는 허둥지둥 난리였다.
중간에 할아버지에게 케이크를 잘못 건네준 탓에 유키 군이 순록 차림 그대로 상점가를 달리거나, 그 사이에 찾아온 대학생 정도의 남자들이 마미를 헌팅하거나, 돌아온 유키 군이 그 사람들을 쫓아내 주거나.
순식간에 시간은 흘러갔다.
그리고 정신을 차려 보니, 가게 앞에서 파는 케이크는 어느샌가 다 팔려 있었다.
“―――다 팔았어요!”
“끝났다―――!”
마미와 유키는 저도 모르게 서로를 마주보고 웃고 있었다.
함께 일하면서 같은 마음을 공유했다고 할 수 있으려나. 시원한 달성감과 만족감이 둘을 휩싸고 있다.
그리고 동시에, 서로 꾸벅 고개를 숙인다.
“수고하셨어요.”
“아뇨아뇨, 저야 말로요.”
고개를 들고, 다시 웃는다.
순록과 산타 차림이지만, 위화감도 이미 없어졌다.
“좀 급작스러운 일이었는데, 즐거웠네.”
“예, 저, 아르바이트는 처음이라서 이래저래 큰일이었는데, 굉장히 즐거웠어요.”
“이런 인형을 입을 기회도 별로 없을 거고.”
“저도, 처음에는 조금 부끄러웠지만, 기념이라고 생각하면――.”
산타 옷이 큰 탓에 손도 옷소매에 가려져 버렸지만, 오래 입으면 그것도 익숙해진다.
바쁜데다가 첫 일이었기에 해프닝도 여럿 있었지만, 달성감도 느껴졌다.
눈 앞을 보자, 유키 군이 오른손을 들고 마미 쪽을 향해 와서,
마미도 바로 손을 들고 하이터치를 나눈다.
“……와으?”
서로의 손이 부딪친 순간에 산타 모자가 떨어져서, 마미의 눈을 가려 버렸다.
이거 참, 마지막까지 정신 없었다.
“둘 다 고마워. 살았어. 이거, 오늘치 아르바이트 비랑 덤이야.”
아저씨는 그렇게 말하며 알바비가 들어간 봉투랑, 케이크가 들어간 박스를 건네줬다. 물론, 예전부터 주문해 뒀던 특제 케이스마스 크리크도 받았다.
옷을 다시 갈아입고 가게 밖으로 나가보니, 유키 군이 기다려 주고 있었다.
케이크가 잘 팔렸던 덕인지 생각보다도 빨리 끝났지만, 하늘은 이미 컴컴했다. 대신에 크리스마스용 조명이 여기저기서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미, 미안해요. 기다려 주신 건가요?”
종종걸음으로 다가간다.
하얀 김이 오른다.
“아아, 괜찮아. 오래 안 기다렸으니까.”
자연스레 나란히 걸음을 옮긴다.
인파 속에서 왠지 둘 다 입을 열진 못했지만, 결코 거북한 느낌은 아니었다. 별것 아닌 일이었긴 해도, 마미는 일 하나를 해냈다는 달성감 같은 기분을 맛보고 있었다. 분명 옆에서 걷고 있는 유키 군도 마찬가지일 테니까, 대화는 적어도 괜찮다고 느꼈다.
눈길을 슬쩍 향하며 유키 군의 모습을 살핀다.
추위 탓인지 조금 콧등이 붉다.
상냥해 보이는 눈은, 앞을 똑바로 바라보고 있다.
이대로 계속 걸으면 얼마 뒤에 역에 도착한다. 그렇게 되면, 분명 아무 일도 없이 헤어져서 돌아가게 되겠지.
평소의 자신이라면 분명 머릿속으론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도 마지막에는 순순히 작별했겠지. 하지만 지금은 조금 이르긴 하지만 크리스마스.
단 한 조각이라도 좋으니, 용기를 내게 선물해줘.
가슴 고동을 느끼면서, 마미는 약간의 용기를 짜낸다.
“저, 저기, 유키 군!”
유키 군은 그 소리를 듣곤 걸음을 멈추고 마미를 향한다.
세 걸음 정도 떨어진 거리서, 둘이 서로를 마주 향했다. 하지만 마미는 상대의 얼굴을 보지 못하고 고개를 숙인 채.
큰길 좌우의 나무들에 장식된 일루미네이션, 길을 지나가는 자동차의 헤드라이트, 거리를 밝히는 네온사인. 그것들이 여러 각도에서 둘을 비춘다.
오가는 사람들의 소리도.
스트리트 뮤지션이 연주하는 멜로디도.
온 세상의 소리가 사라지고.
별 하늘이 지켜본다.
“……이, 이거, 덤으로 받은 케이크가 둘 있는데, 괜찮으면 같이 안 먹을래요?”
케이크가 들어간 상자를 입 앞까지 들곤, 상자 위에 눈만 내밀곤 유키 군을 바라본다.
“에에, 어디서?”
“아.”
그 말을 듣곤, 거기까진 전혀 생각지 못했다는 걸 깨달았다.
근처 가게에 들어가서 반입한 케이크를 먹을 수도 없을 거고, 그렇다고 해서 둘 중 한 사람의 집에 간다는 건 논외겠지.
먹고 싶어도 먹을 수 있는 곳이 없다.
“뭐, 괜찮으려나. 그럼, 같이 먹을까?”
“에?”
“저쪽 광장, 마침 큰 트리가 장식돼 있고. 조금 춥겠지만 괜찮을까?”
“에, 에.”
“커피가 면 되려나. 홍차 쪽을 더 좋아해?”
“에, 에, 에?”
유키 군이 시원스럽게 자판기에서 따뜻한 홍차를 사서 건네줬지만, 마미는 정신을 못 차리고 멍하니 있었다. 그런 마미의 모습을 보고, 유키 군이 조금 당황한다.
“아, 미안. 아무래도 좀 그랬으려나? 이런 밖인데다, 춥고.”
“아, 아뇨, 괜찮아요!”
그 광장에는 테이블과 의자가 여러 세트 놓여있어서 가까운 가게에서 사 온 것들을 자유롭게 먹을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추운 시기다 보니 아무래도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테이블 몇 개는 차 있었다.
광장 가운데는 나무로 된 어중간하게 큰 모뉴먼트가 있고, 거기엔 뭘 어떻게 봐줬으면 싶은건지 알 수 없는 장식이 되어 있었다. 둘은 가까운 테이블에 앉아, 모뉴먼트가 지켜보는 듯한 상태서 케이크 상자를 연다.
친절하게도 플라스틱 포크가 들어 있다.
케이크는 심플한 딸기 쇼트 케이크.
“그럼……먹을까?”
“예, 예!”
말없이 둘이서 쇼트 케이크를 조금씩 먹는다.
광장이라곤 해도 큰길에 붙어 있는 것도 아니니까, 사람이 그리 많은 것도 아니고 통행인도 둘을 특히 더 바라보지도 않았다.
조금 춥고, 홍차는 자판기에서 산 거고, 케이크는 남은 걸 받은 거지만, 지금까지 먹어온 어떤 크리스마스 케이크와도 다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맛있네요.”
“응.”
그 뿐이었지만, 그 뿐만이 아니다.
분명 일생 잊을 리 없는 크리스마스.
쇼트 케이크의 위에 톡 놓여있는 딸기는 조금 새콤했지만, 왠지 정말로 달콤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