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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님의 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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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메이지 시대부터 존재하는 유서깊은 사립 리리안 여 학원. 이곳의 학생들은 언제나 마리아님이 지켜 줌으로써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상 아가씨들을 지켜주고 있는 것은 새하얀 날개를 잘 감추고 있는 신의 사자인 천사인 유미였다. 그녀는 겉으로 보기에는 다른 아가씨들과 구분이 안될정도로 닮았지만, 때때로 보이는 그 미소는 세상과 단절 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이 이야기는 그런 유미가 인간을 사랑하게 되면서 시작된다. 

 

마리아님의 천사 [ 1 ]



                   천사가 반한 미소


" 평안하세요, 유미양. 오늘도 고론타 밥 주는거야? "
" 아! 평안하세요, 츠타코양 "

츠타코는 카메라의 파인더 너머로 유미를 보다가 고론타를 쓰다듬으며 미소 짓고 있는 모습에 얼굴을 붉히며 그 모습을 놓칠세라 재빨리 셔터를 눌러 사진기 안에 담았다. 셔터 소리에 살짝 당황한 듯한 유미가 츠타코를 향해 ' 정말~! ' 라고 웃으며 말했다.

" 미안, 너무 예뻐서 나도 모르게. "
" 이상한 사진만 아니면 괜찮아. "
" 하, 하하.., 그런데 얼른 안 가면 조례 늦어 "
" 그러는 츠타코양도 여기 있잖아? "
" 그렇네. 후후후 "
" 후후 "

은행나무 아래에 있는 정원 벤치에서 나른하게 낮잠을 자고 있는 고론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즐거운 듯 웃는 유미와 그런 유미를 보며 자꾸만 열이 오르는 츠타코는 조례시간이 다 끝나가도록 그곳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렇게 얼마간 웃고 있던 츠타코는 무엇인가 중요한 볼일이 생겼다며 사진부로 향했고, 유미 역시 그만 교실로 돌아가려고 자리를 털고 일어나면서 무의식 적으로 고개를 옆으로 돌렸는데, 500미터 저도 떨어진 벚나무 밑에어 누군가 자신을 보고 있는 것이다.
유미는 자신을 보고 있던 사람이 누구인지 알고 있었고, 아무렇지 않다는 듯 그녀를 향해 진짜 미소를 지어 주었다. 그러자 벚나무 아래에서 유미를 바라보고 있던 사람은 당황한 듯 재빨리 그 장소를 벗어났다. 
그녀가 간 것을 확인한 유미는 작은 한숨을 쉬며 다음 수업 시간에 늦지 않도록 종종걸음으로 교실에 도착했다.


" 로사 기간티아! 듣고 있는거야? "

여기는 장미의 관 회의실.
부통들의 부제로 오늘의 회의는 무산되어, 요코는 주말에 놀러가자는 이야기를 꺼냈던 것이다. 그것은 요 몇일 사이 예전처럼 말이 없어진데다, 자주 멍하니 창밖만을 바라보는 세이가 걱정이 된 요코가 그녀를 위해 한 말이지만, 세이는 그런 요코의 말이 하나도 들리지 않았다.

몇 일 전에 우연히 성당에서 보았던 누군지도 모르는 여자아이의 미소에 반해 매일같이 그 아이를 찾아 다니며 바라보고 있었고, 지금은 문득 정신을 차리면 내 시선의 끝에는 항상 그 아이가 있었다.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지, 혹은 무슨 말을 해야하는지 조차 알 수가 없어서 그저 그 아이의 주변만을 맴돌뿐이다. 

" 정말, 세이! "
" 아.. 응? "

갑자기 큰 소리로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정신이 든 세이는 무슨 일이냐는 듯한 시선으로 요코를 보았다.

" 이 번 주말에 셋이서 영화 보러 가자고, 요즘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거야? 요즘에 세이, 너 1년 전으로 돌아 간 것 같아. 안 그래? 로사 페티다 "

에리코는 자인에게 동의를 구하는 요코를 잠시 바라보다 이내 세이에게로 시선을 옮겨 관심 없는 듯 무심하게, 그러나 걱정이 담긴 목소리로 천천히 말을 이어 나갔다.

" 확실히, 시오리가 있던 때하고 조금 닮았을지도? "
" ......! "

그렇다. 세이는 유미에게 반한 그 날 그 늦은 저녁시간 부터 온통 유미의 생각으로 가득차 있었다. 그것은 자신이 시오리를 사랑했던 때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잘 알게 해주었고, 그 사건 이후로 전혀 변하지 않은 자신이 한심하기도 한 세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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