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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출천사 육성계약


투고 | V노블





프롤로그
1. 사냥터의 소년 
2. 끝에서 시작되는 이야기 
3. 사지로 가는 하이에나의 왕 
4. 아름다운 시간은 계속된다 
5. 격화하여 일어나라, 그대 
6. 태양의 대천사 미카엘라 
7. 우리에게 허락된 새로운 땅 
에필로그 
외전―메타트론의 탄생

2. 끝에서 시작되는 이야기 (1)


10년 뒤.


세월이 참 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죠? 혁이 형.
모든 게 참 허무하네요. 형이 이렇게 갈 줄은 진짜 몰랐어요.
혁이 형의 기일을 맞아 납골당을 방문했다.
사방은 서늘하고 조용하다. 대리석 바닥을 울리는 구두굽 소리만 간간이 들려왔다.

“형, 저랑 같이 하얀 거인 잡으러 가기로 했잖아요.”

혁이 형은 내 아버지가 정체불명의 하얀 거인에게 눌려 죽은 걸 잘 알고 있다. 그래서 10년 전 단을 만든 후부터 함께 그 거인을 잡으러 가자고 떠들곤 했다.
하지만 그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목표였다.
나는 이미 아버지의 복수를 포기했다.
하얀 거인은 그날 이후로 나타나지 않았다. 그리고 설령 나타난다고 해도 싸워서 쓰러뜨릴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나는 좀 특이한 힘을 갖고 있긴 했지만, 일반인이었으니까.
복수도 능력이 있어야 하는 법이다.
그날의 악몽을 아직도 이어지고 있지만, 지난 세월의 지혜가 내게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걸 구분할 현실적 감각 정도는 줬다.
나는 어른이 된 것이다.
그 하얀 거인에 대해 알려진 바는 거의 없다.
일종의 자연재해로 봐도 좋을 것이다. 인간이 어찌 자연재해와 맞서겠는가. 자연재해는커녕 하급 몬스터도 무섭기 짝이 없었다.
혁이 형도 8등급의 하급 몬스터에게 죽었다.
나는 혁이 형의 잘린 팔 하나만 가지고 도망쳤다. 화장할 때 팔 하나밖에 없단 사실이 황망했다.

“그래도 형은 팔 하나라도 가져올 수 있었죠. 사냥터에 두고 온 동료들이 참 많다고요….”

예전보다 더 많은 일반인이 사냥터로 향했다.
몬스터 사체를 수거하는 일이 과거처럼 불법인 건 아니다. 면허만 있으면 각종 총기나 폭발물, 기타 군용 물품도 취급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 일은 일반인이 가질 수 있는 가장 위험한 직종으로 악명 높았다.
그럼에도 많은 일반인이 하이에나 일에 뛰어든다.
큰돈을 만질 수 있으니까.
몬스터 사태 이후 대한민국 경제는 파탄이 났다.
13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많이 어렵다.
그래서 사람들은 인생 역전을 위해 목숨 걸고 사냥터로 나서는 거다.
정부에서도 이를 막지 않았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대한민국의 유일한 탈출구가 몬스터 사업이었으니까.

“형, 너무 쓸쓸해하지 마세요. 저도 곧 따라갈 테니까…….”

이건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었다. 이제는 담담히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가 됐지만, 내 목숨도 얼마 남지 않았다.

“사실 진작 죽었어야 정상인데… 여태 살았으니 오히려 운이 좋은 편이죠.”

현재 나는 시한부 판정을 받은 상황이다.
이유는 무리한 재생 능력의 발현으로 신체가 완전히 무너졌다나. 내 재생능력은 붉은 벽돌집 앞에서 헌터와 싸울 때 처음 나타났다. 그리고 하이에나로 10년을 사는 동안 수없이 날 도왔다.
하지만 무엇이든 한계는 있는 법.
능력자도 아니고 일반인이 이런 힘을 가졌으니 신체에 무리가 가지 않을 리 없다.
결국 더는 견딜 수 없게 된 거다.
물론 그렇다고 이 힘을 준 그 회색 머리칼의 천사를 원망하는 건 아니다. 그녀는 내 생명을 구한 은인인 데다가, 그 후의 수많은 위기도 결국 그녀가 준 힘 때문에 넘길 수 있었다.
그래도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이 있다.
그녀가 준 힘 때문에 10년 세월동안 노력해도 헌터가 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당신은 헌터가 될 놀라운 재능을 가졌어요. 하지만 제 힘을 받아들일 수 없답니다.

천사들마다 말하는 건 약간씩 달랐지만 이유는 같았다. 이미 몸 안에 어떤 힘이 있기 때문에 자신이 능력을 줘도 소용이 없다는 것.
그들에게서 내 몸 안에 있는 힘의 정체도 들을 수 있었다.
대천사 서열 1위 메타트론의 힘이란 거다.
그렇다.
나를 두 번이나 구해준 이가 바로 그 메타트론이었다.
그녀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었다.
천사의 수좌이며 동시에 가출 천사라는 멸칭(蔑稱)으로 비아냥거려지는 존재.
대천사면서도 신성지를 갖지 않고 홀로 떠도는 존재.
여섯 장의 검은 날개 때문에 타천사라 불리는, 불타오르는 검을 가진 존재.
그 외에도 대체로 소문이 좋지 않고 냉혹하단 평이 많았다.
하지만 나는 그걸 믿지 않는다.
실제로 본 모습은 차가워 보이긴 했으나 행동은 상냥했다.
적어도, 내게 보여준 면만큼은.

“그래도 이제 다 내려놓으니까 편하네요, 형.”

시한부 판정을 받자 남은 미련도 모두 버렸다.
몇 달 남지 않은 삶을 친누나 곁에서 보내려고 한다.
지아 누나가 그간 나 때문에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하나뿐인 가족이 늘 사지로 다니는데 속으로 얼마나 걱정을 했을까.
그래서 이제는 은퇴하고 누나 곁에서 있으려는 거다.
남은 시간은 조용하고 평화로웠으면 좋겠다.

“형, 올 수 있으면 한 번 더 올게요.”

꾸벅 인사를 하고 납골당 밖으로 나섰다.


***


“축하합니다!”
“축하합니다! 단장님!”

하이에나단의 단원 모두가 몰려와 내게 축하를 해댄다. 나는 그런 단원들에게 심드렁하게 물었다.

“뭐야? 은퇴식도 제대로 안 해주고 이걸로 퉁치려고?”
“에이! 설마!”
“저희를 뭐로 보고! 제대로 할 거니 걱정 마세요!”

호들갑을 떠는 단원들의 모습에 절로 미소가 나왔다.

“아주 성대하게 열어.”
“물론이죠. 하이에나의 왕이 은퇴하는데!”
“야, 그 별명으로 부르지 말랬지!”

내 말에 단의 막내인 상식이가 너스레를 떤다.

“왕을 왕이라 하지 뭐라고 합니까? 하이에나 왕도 왕은 왕 아닙니까, 전하.”

주변에서 왁자지껄 웃음이 터진다.
몬스터 부산물 수거업자 가운데 내 명성은 단연 최고다. 애초에 하이에나란 관용어가 우리 단 때문에 탄생했을 정도니, 그간 우리 단이 몬스터 부산물 수거업자들에게 영향력을 끼쳤는지 말할 필요도 없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다들 나를 하이에나의 왕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그나저나 정말 은퇴하신다고 할 줄은 몰랐습니다.”
“저도요! 단장님은 죽을 때까지 하이에나 일을 할 줄 알았는데.”

듣던 나는 발끈했다.

“뭐! 이 새끼들아! 이게 뭐 좋은 일이라고 계속해! 아주 저주를 해라!”

내가 은퇴를 한다고 하자 다들 아쉬워하면서도 진심으로 축하해줬다. 그도 그럴 게, 이 바닥에서 성공적인 은퇴를 하는 경우가 무척 적으니 말이다.
거의 몬스터 뱃속으로 들어가 삶을 마친다. 처음에야 필요한 만큼 번 뒤에 그만두자고 생각하지만 그게 생각보다 쉽지가 않다.
나처럼 돈도 벌고 축하 속에서 은퇴하는 건 열에 하나도 안 되는 게 현실이다. 사실 그런 나도 시한부 판정을 받고 은퇴하는 것이지만.
내 목숨이 얼마 안 남았다는 건 주변에 아무도 모른다. 10년을 같이 해온 부단장 역시 모르고 있다.

“잘됐네요. 사고뭉치가 사라지니 우리 단도 이제 좀 평화로워지겠죠.”

속 시원하다는 듯한 부단장의 말에 나는 빙그레 웃었다.

“이제 네가 단장이야. 잘 부탁할게.”

그런데 부단장은 어째서인지 못마땅한 표정이었다.
원윤아, 그녀는 10년 세월 동안 내게 좋은 친구이자 전우였다.

“그리고 좀 꾸미고 다니지그래, 부단장. 예쁜 얼굴인데 만날 머리는 짧게 깎고.”
“단장님이 상관할 바 아니거든요?”

그러고 보니 10년 동안 부단장에게 좀 여자답게 하고 다니라고 구박했던 거 같다. 하이에나 일에는 필요 없지만, 미인이라 아깝단 말이지.
내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떠들썩하던 모두가 입을 다문다. 나는 단원 모두에게 힘차게 말했다.

“10년 동안 뺑이 쳤으니까 은퇴식을 아주 성대하게 해야겠어. 이번 일 금방 끝내고 올 테니까 준비 잘하고 있으라고!”

내겐 이제 마지막 일이 남아 있었다.
은퇴 경기랑 비슷한 거라고 할까.
주변에서 어차피 은퇴할 거 몸 사리라고 했으나, 이번 일은 쉬운 편이라 크게 말리진 않았다. 회수할 사체의 위치도 특정되어 있고, 침투로도 위험이 덜한 지역이다. 게다가 난 10년 경력. 베테랑 중의 베테랑 아닌가.
그래서 단원들도 별 일 없을 거란 분위기였다.
나 역시 가벼운 마음으로 다녀올 생각이었고.
이번이 마지막이다.
이번에 다녀오면, 더는 사냥터로 갈 일은 없겠지.
뭐라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싱숭생숭한 기분이었다.


***


12명의 단원, 도축업자, 그리고 부단장을 대동하고 내 은퇴 경기에 나섰다. 마지막 경기에서 패배하면 그것만큼 최악인 것도 없다. 나는 무전으로 모두에게 주의를 줬다.

―모두 기도비닉을 철저히.
―단장님, 아까부터 너무 조이시는 거 아닙니까?

잔소리가 심했나 보다. 단의 고참 하나가 말대꾸를 한다.

―시끄러워. 몬스터에게 물려갈 놈 같으니라고.

주변에서 소리 죽인 웃음이 터진다. 그래도 모두 프로 중의 프로답게, 신중한 전술적 이동에는 흠잡을 구석이 없었다.
경계도 완벽했고, 대형도 완벽했다.
그래 이래야지.
아무리 우리가 경험이 많아도 일반인으로 몬스터가 사는 사냥터에 들어왔단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몬스터 몇 마리만 잘못 만나도 전멸로 이어진다. 혁이 형도 그렇게 갔던 거고.
세상은 늘 위험 속에 사는 우리를 미치광이로 여긴다. 하지만 리더가 잘한다면 어지간한 헌터보다 생환 확률이 높다. 헌터는 몬스터와 맞서지만 우리는 피해 다닌다.
그렇게 몸을 사리며 몬스터의 사체에서 부산물을 수확하는 것이다. 헌터가 미처 수습하지 못한 몬스터의 사체, 자기들끼리 싸우다 죽은 몬스터의 사체, 자연사한 몬스터의 사체 등을 노린다.
그래서인지 똥파리라고도 자주 불린다. 우리 중에 그런 비아냥거림을 신경쓰는 이는 거의 없었지만 말이다.
서울은 넓은 사냥터였고, 부지런한 하이에나가 얻을 것은 충분했다. 사체를 얻기 위해 별의별 더러운 짓을 다 한다.
썩은 시체를 뒤적이며 온몸에 오물을 뒤집어쓰는 건 약과다. 때때로 거대한 똥덩어리를 삽으로 퍼 안의 내용물을 찾기도 한다. 돈이 되는 일이라면 가장 더러운 곳도 기꺼이 간다. 차라리 사바나의 진짜 하이에나가 우리보다 훨씬 청결할 거다.
몇 주 전엔 건물 안에 있던 시체를 찾으러 간 적이 있었다. 방문을 열자마자 시커먼 무언가가 얼굴로 확 덮쳤다. 알고 보니 수만 마리의 파리 떼였다. 시체 위에선 아직 성체가 되지 못한 구더기가 해일처럼 쏟아져 내렸다.

그럼에도 돈이 간절한 우리는 포기하지 않았다.
썩은 몬스터의 사체에서 구더기를 손으로 치우고 원하는 걸 기어코 찾아냈다.
이런 게 내가 여태껏 해온 일이었다.

―단장, 나돈의 흔적입니다.

그때 선두에 선 정찰 요원이 무전을 해왔다. 나돈은 표범 정도 크기의 몬스터로 턱 힘이 굉장하다.

―발자국이야?
―네. 진흙 위에 찍힌 발자국이 별로 안 굳었네요. 가까이 있는 듯합니다.
―큰일이군. 모두 롱테일의 소변을 몸에 뿌리도록.

그러자 여기저기서 짜증 섞인 신음이 흘러나온다. 롱테일은 거대 잠자리 같은 괴물인데, 돌아다니다 나돈 같은 괴물을 낚아채서 잡아먹는다. 그 때문에 나돈은 롱테일의 소변 냄새라면 겁에 질려 도망간다.
문제는 이 소변 냄새가 무척 구역질 난다는 점이다.

―비싼 거니까 군말 말고 발라.

나는 단호하게 한 명도 열외가 없다고 못 박았다. 그래도 투덜거림이 나오는 걸 막지 못했다.

―단장님, 이러니까 사람들이 똥파리라 부르는 거 아닙니까.

평소처럼 투덜거리는 것뿐이란 걸 알기에 무시했다.
결국, 모두 소변을 몸에 뿌렸고 이것으로 며칠 동안은 나돈을 걱정하지 않아도 좋게 됐다.
그렇게 나돈의 위험을 피한 우리는 사당을 지나 이수까지 올라갔다. 위험천만한 길이지만 하이에나는 숨어 다닐 줄 안다. 때론 건물의 그림자에 웅크렸고 어떤 때는 하수도로 이동했다.
더럽고, 냄새나고, 축축한 하수도야말로 하이에나에게 잘 어울리는 길이었다. 우리는 이 땅 밑에서 안정을 느꼈다. 쥐가 하수도로만 다니는 이유를 나는 10년의 세월 동안 뼈저리게 이해하고 있었다.
물론 하수도라고 안전하지만은 않았다.
타다다다다당!
시커먼 하수도의 어둠 속에서 빛이 번쩍인다. 후위에서 철갑탄을 연신 갈겨대고 있기 때문이었다.

―천천히, 천천히.

나는 침착하게 지휘했다.
하수도에 사는 불쾌한 몬스터들이 달라붙었다. 다행히 방어막을 가진 6등급 이상의 존재가 아니다. 방어막을 가진 몬스터는 헌터가 아니면 상대할 수 없다.
지금 우리를 습격한 몬스터는 최하위인 9등급이다. 화기로 상대할 수 있는 등급이지만, 능력자가 아닌 우리에겐 방심할 수 없는 상대다.

“이보시오, 단장! 이리 위험할 줄은!”

옆에서 이번에 같이 따라온 몬스터 도축업자가 앓는 소리를 한다. 기가 막힌 녀석.
서울은 사냥터다. 서울에 왔다는 건 죽을 각오를 해야 한다는 소리다. 소풍이라도 온 줄 아시나.
나는 대답 대신 도축업자에게 총구를 돌렸다.

“흐아악!”

놀란 도축업자가 기겁하는 순간 방아쇠를 주저 없이 당겼다.
타다당!
막 도축업자를 물어뜯으려는 몬스터가 뒤로 쓰러진다. 녀석이 썩은 물 안으로 잠기자 더러운 물을 사방에 튀겼다.
칠성장어를 닮은 이 무리는 한 번 물면 인간의 피를 탐욕스럽게 빨아낸다. 시궁쥐처럼 하수도로 숨어든 하이에나에겐 가장 반갑지 않은 부류 가운데 하나다.

“바짝 붙어, 죽기 싫으면.”

나는 아직도 꿈틀거리는 몬스터를 밟고는 총을 마저 갈겼다.
타다다당!
하수도 안이라 그런지 소리가 유난히 울린다.

“허어억!”

옆에 있는 몬스터 도축업자는 얼이 빠진 모양이었다. 나는 그의 뺨을 때렸다.
짝!

“이봐, 한탕 하고 싶다고 따라온 건 당신이야. 하여간 도시에서 얌전히 도축하는 새끼는 데려오지 않으려 했는데 말이야.”

들으라는 듯 불평을 하고 있는데 부단장이 대꾸한다.

“너무 뭐라고 하지 마십쇼, 단장님. 안산에서 솜씨 하나는 알아주는 도축업자랍니다.”
“그런 사람이 우리 같은 하이에나는 왜 따라와.”
“하해방에서 돈을 빌렸다는 모양입니다.”

하해방은 안산 광역자치시에서 알아주는 중국계 조직이다.
수도 서울의 참변으로 안산은 초거대 도시로 자라났다. 중국이 경제적으로 몰락한 후, 한족 자본의 유입과 남하한 서울 인구가 정착해 지금은 인구 1,500만의 거대 도시가 됐다.
헌법상의 수도는 세종특별자치시지만 실질적인 대한민국의 중심은 안산이다. 하해방은 중국 자본의 유입과 함께 들어온 흑사회 계파 중의 하나였다.
그들은 몬스터의 부산물을 이용해 마약을 만들었다. 최악의 마약으로 불렸던 헤로인조차, 몬스터로 만든 마약에 비하면 애들 장난 정도에 불과했다.
타다다다다당!
요란한 총소리가 오케스트라의 클라이맥스처럼 몰아쳤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조용해졌다.

“휴우…….”

누군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살아났다, 위기를 넘겼다는 의미가 담긴 저 한숨을 돌아갈 때까지 몇 번이고 반복해야 할까?

“바로 이동한다.”

이 냄새 나는 하수도에서 더 주저하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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