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는 한달선생
(프롤로그) 한달선생
전봇대에 기대어 있었다. 나는 왜 울던거지? 아니 그보다그사람이 보였다니, 나도 이제 죽을때가 되었나봐. 코웃음을 치며 눈물을 닦아내던 차에 누군가가 나를 불렀다.‘저기요 혹시 술 드셨어요?’
아아 편의점 알바다.
무슨 상관이냐는듯이 한소리 해주고 싶었지만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내가 뭔가 평소의 내가 아닌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얼른 마음을 바꾸었다.
“아무일도 아닙니다 당신이야말로 가게를 보는게 좋을 것 같은데요..?”
그랬더니 그 알바가 하는말이
’아 그렇군요! 제가 무례했습니다.조심해서 가세요!’
어라? 내가 예상한 반응과 달랐다. 내 생각엔 요즘 학생들은 보통 시비거는거라고 생각하고 막막 인상이 구겨진다고 생각했는데 아닌가보다. 무슨 상관이냐고 말하지 않는대신 돌려서 말한건데,다시보니 그 알바는 학생이 아닌것 같기도,맞는것 같기도 했다. 어른스럽달까? 이런생각하는것도 실례겠네.
아아 교생이 되어서 이게 무슨 추태야.. 나는 중얼거리며 작은 빌라로 향했다.그러고보니 아까 그 알바가 학생이라면 이 근처 학교일텐데..?
’알아본다면 나는 망했네..’술마시고 울다가 시비거는 한심한 교생이 들어왔다고 소문내면 나의 교직인생은 이미 끝난거다.아직 진짜교사도 아니고,
교생이 출근하기 전날부터 술마시고 추태부렸다고 하면, 어떤 교장님이 좋아라 하시겠어? 아아 뭐야 당신은 마침 그때 나타나서 날 이렇게 만드냐구.. 뭐 이제 오지못하는 사람을 본건 좋았지만..내 기억 그대로의 모습인 당신은 변하지 않았네 나는 이렇게나 컷는데 말이야
빌라 안으로 들어가니 미처 다 풀지 못한 짐들이 문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우와..지인도 없는 불쌍한 사람은 이사를 해도 짐을 나를수가 없겠는걸?’ 열심히 밀고 당겨보아도 꿈쩍을 않는 박스 하나가 있었다. 뭐냐 너는. 이불이라도 되는거야? 내가 이 상자에 뭘 넣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