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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이 한가득

おもいでが、いっぱい


Original |

Translator | 淸風

~ 추억이 한가득 ~ 여섯 번째


 그런일이 있고 며칠 뒤, 장미관에서는 평소처럼 산백합회의 업무가 진행되고 있었다.
“아아, 사무직은 왜 이렇게나 지루한 걸까.”
 뺨을 괴면서 요시노는 중얼거렸다. 눈앞에 서류의 다발이 있지만, 까놓고 말해서 할 기분이 전혀 들지 않는다. 틀에 박힌 서류작업은 편하다고 하면 편안하지만, 그 양이 늘어나면 질리고 따분해져온다.
“어쩔 수 없잖아. 안 하면 늘어날 뿐이야.”
 시원스런 표정을 지은 채로 시마코 양은 일을 계속하고 있다. 남아 있는 서류 다발은 요시노의 절반에 가깝게 줄어 있다. 얼마나 요시노의 손이 움직이지 않았는지 알 수 있다.
“시마코 양, 약간 내 몫을 할 생각은 안 들어?”
“안돼, 요시노 양. 처음부터 제대로 나눴잖아?”
“시마코 양에게는 노리코 쨩이 있으니까, 조금쯤은 괜찮잖아.”
 덧붙여서, 그 노리코 쨩은 오늘은 반 당번인가 뭔가로 늦게 온다는 모양. 사치코 님과 레이 쨩은 뭔가 다른 일로 장미관에서 나갔다. 유미 양은 청소 당번이어서 역시나 늦게 올 테고.
“저기, 안돼? 시마코 양.”
 고개를 갸웃거리며 귀엽게 말해보지만.
“안돼, 요시노 양. 제대로 해야지.”
“그치만ー, 지루한걸. 오늘은 땡땡이쳐 버릴까.”
 동급생밖에 없기에 이런 소리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시마코 양은
“그런 소리 하고 있으면 이 사진, 레이 님이나 노리코에게 보여줄거야.”
“읏.”
 시마코 양이 꺼내 든 건 요시노와 시마코 양이 키스하고 있는 사진. 그때 그런 상황임에도 츠타코 양은 결정적인 순간을 사진에 남는 걸 잊지 않았던 모양이다.
 게다가 좋은 사진이었다면서, 정중하게 두 사람에게 건네준 거다.
“하핫ー, 죄송했습니다 시마코님. 부디 용서해 주세요.”
 그 사진은, 요시노가 시마코 양의 머리에 양손을 두르고 안아 붙어 있어서, 아무리 봐도 요시노 쪽에서 열렬한 키스를 하는 걸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런 사진을 레이 쨩이나 노리코 쨩에게 보인다고 생각하면……으읏,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두렵다고 할까. 이렇게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지 않은가.
 하지만 시마코 양, 그때는 시마코 양도 받아들여 준 주제에. 이런 사진을 노리코 쨩에게 보였다간 곤란해지는 건 시마코 양도 마찬가지일 텐데, 어째서 이렇게나 다른 걸까.
“시마코 양은 의외로 머리가 딱딱하네.”
“그러려나? 요시노 양 쪽이야말로 좀 더 제대로 하는 편이 좋지 않을까?”
 어머, 왠지 시마코 양의 말투인지 어조인지가 평소랑 다른데?
 그렇게 생각하고 있자 시마코 양은 약간 미소 지으며
“나 말이야, 좀 더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걸 제대로 말로 표현해 보자고 생각했어. 저번에 요시노 양에게 들은 거고.”
“그, 그랬……던가?”
“거기에, 요시노 양에게는 말해도 괜찮지 않을까 해서. 저번에 그만큼이나 싸웠으니까.”
“하아…….”
 어라라라, 시마코 양은, 그런 캐릭터였나? 아니, 확실히 무심코 저번에 큰 싸움을 한 참이지만, 그것과 어떤 관계가 있는 걸까.
“나 말이야, 그런 식으로 큰 소리로 소리친 거 처음이었어. 으으응, 싸움 같은 걸 한 것 자체가 태어나서 처음이었을지도.”
“그, 그러니까, 그건 미안했다고…….”
“아, 그런 걸 말하고 싶은게 아니야. 요시노 양하고는 그런 것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 거야.”
“그런 거라니?”
“싸움 친구.”
 그건 어찌 이리도 시마코 양에게 어울리지 않는 단어인 걸까. 그런데 시마코 양은 어째선지 기쁜 듯 웃고 있다.
“……그렇구나. 그런 것도 괜찮을지도.”
 그래서 요시노도 싱글벙글 웃어 보였다.
 그래도 이건 거짓 웃음은 아니다. 어째선지 정말로 즐거워서 그만 미소를 띄워 버린 거다.
“……그래도 요시노 양. 일은 제대로 해야지.”
 혼잡에 섞여서 슬쩍 자신의 서류를 시마코 양의 서류 다발에 쌓으려 했었지만, 들켜 버렸다.
“쳇, 정말로 융통성이 없네.”
“융통성하고는 다르잖아? 정했으면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해야지.”
“내가 해도 시마코 양이 해도 끝나면 마찬가지잖아. 딱히 전부를 부탁하는 것도 아니고, 이 뒤에는 노리코 쨩도 올 거고, 조금쯤은 맡아줘도 괜찮잖아.”
“그런 것치고는 슬쩍 올리려고 하지 않았던가?”
“나중에 설명하려고 했었어..”
“제대로 처음에 정한 만큼을 하자. 둘이서 정한 거니까, 요시노 양도 좀 더 책임감을 가지는 게 어떨까.”
“뭐, 뭐야 뭐야, 이 정도의 일로 그런 말투는 하지 않아도 괜찮잖아.”
“이 정도가 아니야. 굉장히 중요한 일이야.”
 어느샌가 둘 다 큰 소리를 내며 의자에서 일어났다. 책상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는 두 사람.
“차암, 그러니까 시마코 양은 너무 진지하다는 거야. 좀 더 매사를 유연하게 생각할 수 없는 거니?!”
“요시노 양이 말하고 있는 건 유연이 아니라, 마음 편한 생각이야.”
“시, 시마코 양도 대단한 말로 돌려주잖아.”
“똑똑히 말하는 게 좋다고 해준 건 요시노 양이잖아.”
 아가씨의 화원에 어울리지 않은 듯한 큰 소리를 지르며, 요시노와 시마코 양은 대치하고 있다.
“시마코 선배, 어떻게 된 거야?!”
 난폭하게 문을 열고 들어온 건 노리코 쨩. 안에서 큰 소리가 들려와서, 게다가 그게 시마코 양의 소리였으니 당황해 들어온 거겠지. 그 뒤를 따라 유미 양이 들어온다.
 처음은 놀라고 있었던 모양이지만, 요시나와 시마코 양의 표정을 보고 유미 양은 쓴웃음 지었다. 그리고 시마코 양에게 다가가려고 하는 요시노 쨩의 소매를 끌어당긴다.
“노리코 쨩, 가만히 둬도 돼.”
“그, 그래도 유미 님.”
“괜찮아. 둘 다 즐거워 보이는걸.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라는 거야.”
“에, 부, 부부?! 에에, 시, 시마코 선배?!”
 어이구야 하는 느낌의 유미 양과, 허둥지둥거리는 노리코 쨩을 제쳐놓고, 요시노와 시마코 양은 계속 말을 잇는다.
 그래도 유미 양이 말한대로 괜찮다.
 시마코 양의 표정을 보면 아니까.
“에에이, 이대로는 승부가 나지 않겠네. 밖으로 나와, 시마코 양. 자, 승부야!!”
“우후후, 좋아. 바라던 바야.”
 시마코 양과 크게 싸운 것도, 입맞춤해 버린 것도, 그리고 분명 오늘 일도 멋진 추억으로써 요시노의 앨범에 장식될 테니까.
“시, 시마코 선배~!”
 보기 드물게 노리코 쨩의 한심해 보이는 소리가 울려 퍼지는 중에.

 요시노와 시마코 양의 말이 끝나지 않고 이어지고 있었다.




 
~추신~
 요시노 양과 시마코 양, 실제로 싸웠을지 어땠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역시나 충돌한 적은 있지 않을까요. 뭐어, 시마코 양이 화낸다고 하는 게 아무래도 상상이 가지 않긴 하지만요.
 시마코 양 시점이 너무 적어서 죄송하지만, 역시나 쓰고 싶었던 건 요시노 양에 대해서였기에.
 선명히 칠해져 가는 마음의 앨범을 소중히 해 주길 원합니다.

 할 수 있다면 다음에도 새로이, 이 두 사람의 관계를 능숙히 써나가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역자의 말:
 되다말다 한 정도의 소프트 백합이네요. 개인적으로 소프트한 정도라면 어느 장르든 취향 범위 내에 있는데다가, 추억이 한가득은 서로 감정이 오가는 선도 좋고 해서 상당히 마음에 듭니다.
 아쉽게도 삼천세계 사용자분들은 남성분이 많은 것 같아서(저도 남성입니다만 ^^) 이런 쪽 취향은 공유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네요.

 혹시 추억이 한가득을 즐겨주신 분이 계시다면, 그것만으로도 기쁘게 생각합니다.

 그럼, 다음 번역 작품으로 뵙겠습니다.
淸風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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