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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sing You
마리아님이 보고 계셔 SS
카시와기 스구루 x 후쿠자와 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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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때와 같은 아침, 평소 아끼던 핑크색 리본을 매고 마리아 님 앞에서 기도를 드리던 중이었다.
"안녕하세요. 로사 키넨시스."
주변의 학생들의 인사에 답하고 걸어가던 도중, 낯익은 목소리가 뒤에서 나를 불렀다.
"언니, 안녕하세요."
뒤를 보니, 익숙한 롤 머리의 트윈 테일을 한 토코와 익숙한 인상의 한 여학생이 있었다.
가슴께까지 올 긴 검은 생머리와, 단정한 이목구비를 가진 예쁜 여자아이. 마치 리틀 – 사치코 님이라고 해야 할까.
"안녕하세요. 로사 키넨시스. 카시와기 미유입니다."
분명 오가사와라 집안하고는 상관없는, 카시와기 집안의 아이일 텐데 왠지 모를 느낌이 닮은 건 긴 생머리 때문일까.
아니, 사치코 쪽 보다는 오히려 이름 그대로 카시와기 상을 더 닮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안녕, 미유 양. 로사 키넨시스이자 토코의 언니인 후쿠자와 유미에요."
"네. 토코 님과 스구루 오라버니에게 말씀 많이 들었어요."
발그레한 얼굴로 나온 소개에, 웬일인지 카시와기 상의 이름이 나오자 뜨끔해버렸다.
어제 유키가 괜한 소리를 한 것 때문일까. 순간 주변을 둘러싼 학생들의 소리와,
리리안 신문부의 발 빠른 소리가 들려올 것 같아 일단 자리를 정리했다.
"자세한 건 오후에 다시 이야기하죠. 장미관에서 만나요. 토코. 미유양을 교실로 데려다 줘."
눈치가 빠른 토코는 단번에 상황을 정리하곤 자리를 피했다.
리리안 신문에 대서특필되는 게 그다지 유쾌한 경험이 아닌 건 요 몇 년간의 경험으로 알고 있으니까.
거기다 산백합회 관련 뉴스는 1급 스쿠프로 분류되는 터라 더더욱 소란은 일으키고 싶지 않았다.
뭐랄까, 화려한 걸 좋아하는 토코가 선택할 만한 아이였다. 예쁜 아이.
분명 사치코님도 만나면 귀여워할만한 아이.
졸업을 하고, 나이를 먹으면 과연 우리 관계는 어떻게 되는 걸까.
후쿠자와 미키- 결혼 전 이름은 호리베 미키였던 나와 유키의 어머니
역시 장미님을 동경하는 리리안의 여학생이었다.
하지만, 어머니에게 리리안 당시 친구 분들과의 교류 이야기는 거의 들을 수 없었다.
나이를 먹으면 우리의 관계도 계속 변해갈 텐데,
지금처럼 계속 함께 할 수 없을 거라는 불안함이 속삭였다.
토코 쨩이나 카시와기 상, 사치코 언니. 그리고 이번에 만난 미유-란 아이까지.
마치 요시노 양과 레이 님의 관계처럼 혈연이라는 테두리 안에,
내가 들어갈 자리는 없다는 사실이 괴로워졌다.
어쩌면 언니와 보낸 2년간이 평범한 내 인생에서 가장 기적 같은 순간은 아니었을까.
함께 있어도, 이런 우울한 마음이 들 때면 차마 말하지 못한 씁쓸함이 속에 아려왔다.
언제까지 이 관계가 지속될 수 있을까.
막연한 불안감은 오늘도 등 뒤에서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유미 양, 괜찮아?"
어제와 같은 질문이 오늘은 백장미 자매에게 그대로 되돌아왔다.
시마코 양의 걱정스러운 얼굴에는, 어제처럼 간단히 넘어가기는 힘들 것 같았다.
"응. 그냥 요즘 부쩍 날 상이 더워져서 그러려나."
"살이 좀 빠지신 것 같아요."
홍차와, 달콤한 쿠키를 곁들여 주는 노리코 양까지.
친절한 두 사람은 언제나 사이 좋은 자매였다.
이 두 사람이라면 분명 취미생활을 함께하며 관계를 이어나가겠지.
"그러지 말고, 누구한테 맛있는 거라고 사달라고 해. 요즘 한창 바빴지만 이젠 조금 한가한 시기니까."
요시노 양이 쿠키의 포장지를 뜯으며 말했다.
산백합회는 늘 바쁘지만, 그래도 조금은 한 숨 돌릴 시기가 왔으니
한 일주일 정도는 시간이 넉넉하지만,
생각해보면 세미나 같은 게 있을 수 있어 대학 일정은 겹치지 않을 것 같았다.
언니에게 먼저 연락을 하는 건 아직 조금, 무서우니까.
"언니. 저희 왔어요."
노크와 함께 들어온 토코와, 화려한 외모의 미유 양을 보고 요시노 양은 처음 내가 했던 생각을 그대로 반복해줬다.
"아, 리틀 사치코 님 같아."
"그러게요."
"가끔 어른들이 그렇게 말씀하시곤 해요."
벌써 언니와 만났던 걸까. 다 같이 담소를 나누는 분위기 속에 혼자 멍하니 고개를 끄덕였다.
알 수 없는 마음의 무거움이 생겼다.
예쁘고 똑똑해 보여서, 분명 산백합회의 일도 잘 해낼 수 있을 테니
토코의 눈썰미를 칭찬해야겠지만, 한 편으로는 조금은 서운한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백장미 쪽은 아직 좋은 소식 없을까?"
잠시 화제를 바꾸기 위해 노리코 양에게 물었다.
"아직은 고민 중이에요."
시마코 양과는 굉장히 드라마틱하게 맺어진 자매이니만큼, 쉽게 찾을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작년과 달리, 1학년이 벌써 둘이나 있어 준다면 곧 이어질 여러 행사들 준비는 훨씬 수월해질 터.
"두 사람의 마음은 이미 정해진 거지?"
토코와 미유는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언제 이렇게 마음이 잘 맞는 관계가 된 걸까.
"벌써 할머니가 될 거라고 생각하진 못했지만 말이야."
실없는 우스갯소리에 모두가 함께 웃었다.
그렇게 모두의 축복 속에, 홍장미 패밀리는 또 한 명의 가족을 맞았다.
일단 미유는 오늘이 대면식이었으니 일찍 돌려보내고,
이 달의 예산 관련 안을 몇 가지 살펴본 후 하나 둘씩 장미관을 나섰다.
오늘의 뒷정리는 토코와 내 몫이었다.
가방을 들고 방을 나서자, 문을 잠그고 뒤따르던 토코가 나를 불렀다.
"언니."
"응? 토코."
"유키 상에게 어제, 전화로 들었어요. 요즘 힘들어하시는 이유."
"아.."
새해에 둘이 메일 주소를 교환한 건 알고 있었지만,
유키와 토코가 이렇게까지 가까워진 건 몰랐는데.
조금은 당황스러웠다. 어쩌면 사치코 님을 닮은 미유를 보면
사치코 님을 그리는 향수병이 조금은 나아진다고 생각했던 걸까.
걱정해서 그런 거라는 걸 아니까,
화가 나기보다는 동생들의 걱정에 조금은 부끄러움과 미안함이 앞섰다.
"부끄러운 걸."
"아니에요. 뭐랄까. "아니에요. 뭐랄까. 언니에게 힘이 되지 못한 것 같아 죄송해요."
"아냐. 나도 어른스럽지 못한 건 아니까."
어느새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교문을 향해 걸어가면서, 토코의 옆모습을 바라봤다.
작년의 일 이후로도, 분명 힘들었을 여러 사건들을 견디고 일어선 토코는
벌써 모두에게 인정받는 홍장미 봉오리의 역할을 잘 해내고 있었다.
그렇게 피어난 아이가, 지금은 내 곁에서 나를 지탱해주려고 하고 있었다.
"그래도 토코가 있어줘서 다행이야."
"하지만, 역시 저로는 역부족인 것 같아서요."
토코는 웬일로 답지 않게 머뭇거리다가 교문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구원병을 불렀어요. 유키 상도 이편이 좋을 거라고 해서요."
교문 앞에는 어느새 익숙해진 빨간색 스포츠카가 서 있었다.
곧 문을 열고 내린 건, 오늘 만났던 미유 쨩과 무척이나 닮은 느낌의 왕자님. 카시와기 스구루 상 였다.
"오랜만이네, 유미 쨩."
"토코, 이건 대체.."
평소와는 달리 정장차림이라 놀라는 것도 잠시, 토코에게 상황을 물으려고 보니
어느새 손을 흔들며 버스 정류장을 향해 달려가 버렸다.
그렇게 나는 당황한 얼굴로 카시와기 상을 마주하고 서게 되고 말았다.
Missing You
마리아님이 보고 계셔 SS
카시와기 스구루 x 후쿠자와 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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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때와 같은 아침, 평소 아끼던 핑크색 리본을 매고 마리아 님 앞에서 기도를 드리던 중이었다.
"안녕하세요. 로사 키넨시스."
주변의 학생들의 인사에 답하고 걸어가던 도중, 낯익은 목소리가 뒤에서 나를 불렀다.
"언니, 안녕하세요."
뒤를 보니, 익숙한 롤 머리의 트윈 테일을 한 토코와 익숙한 인상의 한 여학생이 있었다.
가슴께까지 올 긴 검은 생머리와, 단정한 이목구비를 가진 예쁜 여자아이. 마치 리틀 – 사치코 님이라고 해야 할까.
"안녕하세요. 로사 키넨시스. 카시와기 미유입니다."
분명 오가사와라 집안하고는 상관없는, 카시와기 집안의 아이일 텐데 왠지 모를 느낌이 닮은 건 긴 생머리 때문일까.
아니, 사치코 쪽 보다는 오히려 이름 그대로 카시와기 상을 더 닮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안녕, 미유 양. 로사 키넨시스이자 토코의 언니인 후쿠자와 유미에요."
"네. 토코 님과 스구루 오라버니에게 말씀 많이 들었어요."
발그레한 얼굴로 나온 소개에, 웬일인지 카시와기 상의 이름이 나오자 뜨끔해버렸다.
어제 유키가 괜한 소리를 한 것 때문일까. 순간 주변을 둘러싼 학생들의 소리와,
리리안 신문부의 발 빠른 소리가 들려올 것 같아 일단 자리를 정리했다.
"자세한 건 오후에 다시 이야기하죠. 장미관에서 만나요. 토코. 미유양을 교실로 데려다 줘."
눈치가 빠른 토코는 단번에 상황을 정리하곤 자리를 피했다.
리리안 신문에 대서특필되는 게 그다지 유쾌한 경험이 아닌 건 요 몇 년간의 경험으로 알고 있으니까.
거기다 산백합회 관련 뉴스는 1급 스쿠프로 분류되는 터라 더더욱 소란은 일으키고 싶지 않았다.
뭐랄까, 화려한 걸 좋아하는 토코가 선택할 만한 아이였다. 예쁜 아이.
분명 사치코님도 만나면 귀여워할만한 아이.
졸업을 하고, 나이를 먹으면 과연 우리 관계는 어떻게 되는 걸까.
후쿠자와 미키- 결혼 전 이름은 호리베 미키였던 나와 유키의 어머니
역시 장미님을 동경하는 리리안의 여학생이었다.
하지만, 어머니에게 리리안 당시 친구 분들과의 교류 이야기는 거의 들을 수 없었다.
나이를 먹으면 우리의 관계도 계속 변해갈 텐데,
지금처럼 계속 함께 할 수 없을 거라는 불안함이 속삭였다.
토코 쨩이나 카시와기 상, 사치코 언니. 그리고 이번에 만난 미유-란 아이까지.
마치 요시노 양과 레이 님의 관계처럼 혈연이라는 테두리 안에,
내가 들어갈 자리는 없다는 사실이 괴로워졌다.
어쩌면 언니와 보낸 2년간이 평범한 내 인생에서 가장 기적 같은 순간은 아니었을까.
함께 있어도, 이런 우울한 마음이 들 때면 차마 말하지 못한 씁쓸함이 속에 아려왔다.
언제까지 이 관계가 지속될 수 있을까.
막연한 불안감은 오늘도 등 뒤에서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유미 양, 괜찮아?"
어제와 같은 질문이 오늘은 백장미 자매에게 그대로 되돌아왔다.
시마코 양의 걱정스러운 얼굴에는, 어제처럼 간단히 넘어가기는 힘들 것 같았다.
"응. 그냥 요즘 부쩍 날 상이 더워져서 그러려나."
"살이 좀 빠지신 것 같아요."
홍차와, 달콤한 쿠키를 곁들여 주는 노리코 양까지.
친절한 두 사람은 언제나 사이 좋은 자매였다.
이 두 사람이라면 분명 취미생활을 함께하며 관계를 이어나가겠지.
"그러지 말고, 누구한테 맛있는 거라고 사달라고 해. 요즘 한창 바빴지만 이젠 조금 한가한 시기니까."
요시노 양이 쿠키의 포장지를 뜯으며 말했다.
산백합회는 늘 바쁘지만, 그래도 조금은 한 숨 돌릴 시기가 왔으니
한 일주일 정도는 시간이 넉넉하지만,
생각해보면 세미나 같은 게 있을 수 있어 대학 일정은 겹치지 않을 것 같았다.
언니에게 먼저 연락을 하는 건 아직 조금, 무서우니까.
"언니. 저희 왔어요."
노크와 함께 들어온 토코와, 화려한 외모의 미유 양을 보고 요시노 양은 처음 내가 했던 생각을 그대로 반복해줬다.
"아, 리틀 사치코 님 같아."
"그러게요."
"가끔 어른들이 그렇게 말씀하시곤 해요."
벌써 언니와 만났던 걸까. 다 같이 담소를 나누는 분위기 속에 혼자 멍하니 고개를 끄덕였다.
알 수 없는 마음의 무거움이 생겼다.
예쁘고 똑똑해 보여서, 분명 산백합회의 일도 잘 해낼 수 있을 테니
토코의 눈썰미를 칭찬해야겠지만, 한 편으로는 조금은 서운한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백장미 쪽은 아직 좋은 소식 없을까?"
잠시 화제를 바꾸기 위해 노리코 양에게 물었다.
"아직은 고민 중이에요."
시마코 양과는 굉장히 드라마틱하게 맺어진 자매이니만큼, 쉽게 찾을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작년과 달리, 1학년이 벌써 둘이나 있어 준다면 곧 이어질 여러 행사들 준비는 훨씬 수월해질 터.
"두 사람의 마음은 이미 정해진 거지?"
토코와 미유는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언제 이렇게 마음이 잘 맞는 관계가 된 걸까.
"벌써 할머니가 될 거라고 생각하진 못했지만 말이야."
실없는 우스갯소리에 모두가 함께 웃었다.
그렇게 모두의 축복 속에, 홍장미 패밀리는 또 한 명의 가족을 맞았다.
일단 미유는 오늘이 대면식이었으니 일찍 돌려보내고,
이 달의 예산 관련 안을 몇 가지 살펴본 후 하나 둘씩 장미관을 나섰다.
오늘의 뒷정리는 토코와 내 몫이었다.
가방을 들고 방을 나서자, 문을 잠그고 뒤따르던 토코가 나를 불렀다.
"언니."
"응? 토코."
"유키 상에게 어제, 전화로 들었어요. 요즘 힘들어하시는 이유."
"아.."
새해에 둘이 메일 주소를 교환한 건 알고 있었지만,
유키와 토코가 이렇게까지 가까워진 건 몰랐는데.
조금은 당황스러웠다. 어쩌면 사치코 님을 닮은 미유를 보면
사치코 님을 그리는 향수병이 조금은 나아진다고 생각했던 걸까.
걱정해서 그런 거라는 걸 아니까,
화가 나기보다는 동생들의 걱정에 조금은 부끄러움과 미안함이 앞섰다.
"부끄러운 걸."
"아니에요. 뭐랄까. "아니에요. 뭐랄까. 언니에게 힘이 되지 못한 것 같아 죄송해요."
"아냐. 나도 어른스럽지 못한 건 아니까."
어느새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교문을 향해 걸어가면서, 토코의 옆모습을 바라봤다.
작년의 일 이후로도, 분명 힘들었을 여러 사건들을 견디고 일어선 토코는
벌써 모두에게 인정받는 홍장미 봉오리의 역할을 잘 해내고 있었다.
그렇게 피어난 아이가, 지금은 내 곁에서 나를 지탱해주려고 하고 있었다.
"그래도 토코가 있어줘서 다행이야."
"하지만, 역시 저로는 역부족인 것 같아서요."
토코는 웬일로 답지 않게 머뭇거리다가 교문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구원병을 불렀어요. 유키 상도 이편이 좋을 거라고 해서요."
교문 앞에는 어느새 익숙해진 빨간색 스포츠카가 서 있었다.
곧 문을 열고 내린 건, 오늘 만났던 미유 쨩과 무척이나 닮은 느낌의 왕자님. 카시와기 스구루 상 였다.
"오랜만이네, 유미 쨩."
"토코, 이건 대체.."
평소와는 달리 정장차림이라 놀라는 것도 잠시, 토코에게 상황을 물으려고 보니
어느새 손을 흔들며 버스 정류장을 향해 달려가 버렸다.
그렇게 나는 당황한 얼굴로 카시와기 상을 마주하고 서게 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