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및 문화 콘텐츠 사이트 삼천세계

유키 시리즈 츠타코편

マリみて 祐麒シリーズ


Original |

Translator | 淸風

렌즈를 통해서 후편


 전철에 타서 이동하길 약 1시간. 드디어 도착한 곳은, 나름대로 유명한 동물원. 특히 최근엔 홋카이도의 동물원을 모델로, 동물들의 자연스런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여러모로 궁리한 모양이다.
 그렇다, 오늘은 동물을 찍는 것도 메인 과제.
 거기에, 여기라면 동급생들과 만날 걱정도 일단 없겠지. 촬영하러 왔다곤 해도, 남자애와 함께 있는 걸 아는 애들에게 보이기라도 했다간 귀찮고. 요즘 세상에 동물원에 놀러 오는 여고생 같은 건, 작년에 졸업하신 토리이 에리코 님 정도일 테니까.
 입장한 뒤, 순서대로 동물들을 보며 돌아다닌다.
 사슴.
 원숭이산.
 코끼리.
 사자.
 낙타.
 이렇게 찍어 보자, 동물들도 갖가지 표정을 보여줘서 재미있다. 인간과 다르게 정말 변덕스러운 데다가 어떻게 움직일지 예상할 수 없으니, 마음을 놓을 수도 없다.
 몇 장쯤은 만족할 수 있을법한 사진도 찍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다른 한 가지 과제 쪽은.
“츠타코 양, 미안. 만족스런 사진을 못 찍은 모양이어서.”
“아, 으으응. 딱히 네 탓이 아닌걸. 내 솜씨가 미숙한 거야.”
 안되겠네, 약간 표정에 나왔었나.
 확실히 만족할 수 있을 것 같은 사진은 찍지 못했지만, 그걸 표정에 드러내서 모델이 알아차리게 해선 안 된다. 모델에게 더더욱 중압감이 걸려 버린다.
 거기에 실제로, 잘 안 되는 건 츠타코 자신 탓이기도 했다. 아무리 해도 찍을 때 평소와 다르게 쓸데없는 힘이 들어가 버린다고 할까, 이상하게 의식 해 버린다고 할까.
 늦은 점심을 먹고 한동안 지나도, 그 경향은 변하지 않는다.
 역시, 단둘만의 촬영회 같은 시추에이션도 문제였던 걸지도 모른다. 상대도 아무래도 츠타코를 의식하는 듯했다.
 이런저런 일로 필름을 몇 통인가 쓰곤, 기린이 있는 목책 앞에서 잠시 쉬고 있자.
“저기, 죄송합니다.”
“예?”
 20대 전반정도의 커플이 말을 걸어왔다. 대학생일까.
“사진 찍어주실 수 있나요?”
“아아, 예, 괜찮아요.”
 이런 곳에 오면 자주 있는 일이다. 실력에 자신이 있는 츠타코는, 흔쾌히 받아들였다. 남성은 선탠한 피부가 잘 어울리는 시원스런 느낌이었고, 여성은 갈색으로 물들인 세미 롱 헤어가 아름다운 호리호리한 사람이었다.
 젊은데도 이런 복고적인 곳에서 데이트라니, 라고 생각했지만 입으론 내지 않는다.
 그녀에게서 카메라를 건네 받고, 두 사람이 기린을 풍경으로 나란히 서는 걸 기다린다.
“자, 찍을게요―.”
 판에 박은 대사를 말하고, 셔터를 누른다. 일단 만일을 위해, 포즈를 약간 바꿔서 다시 한 장.
“정말 고마웠습니다.”
 그녀가 인사를 하며 카메라를 받아든다.
 아무것도 아닌, 단지 그것뿐인 일이었을 텐데.
“괜찮다면, 이번은 너희들을 찍어 줄까?”
 그녀가 꺼낸 그 부담 없는 한 마디가 상황을 바꾼다.
“……에?”
“자, 사양하지 말고.”
 싱글벙글하며, 분명 속셈도 뭣도 없는 자그만 선의로. 그녀는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밀었다.
 당신들이라는 건, 틀림없이 츠타코와 유키 두 사람이겠지.
“에에, 그래도, 그.”
 츠타코가 어떻게 거절할지 말을 머뭇거리고 있자.
“괜찮잖아, 츠타코 양. 모처럼이니까 찍어 달라고 하자.”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추가적인 증원이 나타났다.
“자, 그도 그렇게 말하고 있고.”
 으, 곤란해.
 츠타코가 사진을 찍히는 걸 꺼린다는 건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러니, 별 뜻 없는 말이었던 거겠지만.
“……예, 예…….”
 사실은 거절하고 싶었지만, 그런 짓을 했다간 유키 군에게 굉장히 실례라는 건 알고 있으니까.
 츠타코는 마지못해 카메라를 그녀에게 건넸다.
“그럼, 찍을테니 나란히 서 줘.”
 그녀가 카메라를 잡고 이쪽을 바라본다.
 빨리 찍어 주지 않을까 같은 이쪽의 생각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는 왠지 주문을 꺼내 온다.
“잠깐, 둘 다 어째서 그렇게나 떨어져 있는 거니? 부자연스러워. 좀 더 다가가 줘.”
 확실히, 둘 사이가 50센티쯤 부자연스럽게 벌어져 있었다.
 슬쩍 눈길을 향하자, 그도 곤란한 듯한 표정으로 츠타코를 보고 있다. 왜 그런지 모르게, 둘이 서로 눈길을 피하고 미묘하게 사이를 메우듯이 약간 옆으로 움직이자.
 딱, 하고 두 사람의 손등이 닿았다.
“아…….”
 단지 그것뿐인데, 묘하게 부끄러워지고, 그래도 그걸로 당황해서 손을 떼는 것도 실례인 것 같아서.
“자, 찍을게요, 이쪽 보고―――자, 치즈.”
 들려온 경쾌한 셔터음과 함께, 두 사람의 사진이 찍혔다.
“가, 감사했습니다!”
 허둥지둥 떨어져서 그녀에게서 카메라를 돌려받는다.
 그러자, 그녀는 쿡쿡 웃곤.
“너희들, 혹시나 첫 데이트?”
“에?”
“그게, 굉장히 앳돼 보이는걸. 보고 있는 이쪽이 멋쩍어질 정도로.”
 같은 소리를 하면서, 카메라를 돌려줬다.
 어쩌다 오해를 당한 것 같지만, 사진을 찍기 위해 왔다곤 보통은 생각하지 않겠지.
 그래도 그녀는 그런 건 개의치 않고, 츠타코의 귀에 입을 대고 작은 소리로 말을 꺼냈다.
“괜찮아, 너는 굉장히 귀엽고, 양복도 잘 어울려. 본 느낌으론, 그이는 분명 너한테 푹 빠졌으니까.”
“하아…….”
“그럼, 정말 고마웠어.”
“아, 아뇨, 저희야 말로 감사했습니다.”
 그녀는 남성의 팔을 끼고 떠나갔다.
 그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자.
“무슨 일이야, 츠타코 양. 뭔가 이상한 소리라도 들었어?”
“엣?”
“왠지 츠타코 양, 복잡한 표정 짓고 있었어.”
“아―, 아무것도 아니야. 자, 우리도 갈까?”
 그렇게 복잡한 표정을 짓고 있었던 걸까.
 츠타코는 고개를 가볍게 갸웃거리면서도, 아무것도 없었던 것처럼 걸어나가고 있었다.


 유키는 결국 그 뒤에도 츠타코 양은 만족스런 사진을 찍지 못했던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아무튼, 모델 자신이 그렇게 느끼고 있으니, 카메라맨이 만족할 수 있었다곤 생각하지 않는다. 츠타코 양의 촬영기술을 향상시키는게 목적이었지만, 모델이 모델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으니 그 이전의 문제겠지. 츠타코 양에게는 미안한 짓을 해 버렸을지도 모르겠다.
 동물원의 마감시간은 빠르다.
 곧 문을 닫을 시간이라고 원내 방송도 흐르고 있다.
 츠타코 양은 이미 사진을 찍으려고는 하지 않는다. 오늘은 분명 체념한 거겠지.
 유키가 걷고 있는 인도 구석에 있는, 화단의 테두리 위를 솜씨 좋게 걷고 있다. 높이는 무릎 정도의 높이지만, 츠타코 양이 발을 옮길 때마다 짧은 치맛자락이 팔랑팔랑 움직여, 거기에서 엿보이는 잘 빠진 허벅지가 눈에 들어오는 게 신경 쓰여서 어쩔 수 없다.
 유키는 자신의 그런 약간 사이한 생각을 옆으로 치워버리듯 입을 열었다.
“오늘은 미안, 좀 도움이 못되어서.”
“에? 으으응, 전혀 그렇지 않아. 내 실력이 미숙한 걸 잘 알게 되었어. 이쪽이야말로, 왠지 무리한 부탁을 해서 미안해.”
 이쪽으로 고개를 향해, 츠타코 양은 쓴웃음 지으며 사과해 왔다. 츠타코 양의 움직임에 맞춰서 허리의 큰 리본이 흔들린다.
“아무래도 모델이라는 사실이나 카메라 같은 걸 의식해 버려서.”
“하하하, 그렇지. 확실히 좀 너무 의식했을 지도.”
 사양없이 웃음지었다.
 하지만 그 미소가.
 유키의 가슴을 찔렀다.
 안경 렌즈 너머로 보이는 그 눈동자가, 살랑살랑 흔들리는 머리카락이, 시원시원한 말과 목소리가, 그녀의 모두가 마음을 흔들었다.
 아아, 그런가.
 오늘, 약속 장소에서 만났을 때부터 유키의 마음은 사로잡혀 있었다는 걸 이해했다.
“아―, 그 표정!”
“에?”
 갑자기 큰 소리를 낸 츠타코 양. 무슨 일인가 고민하고 있으니.
“지금 표정, 굉장히 좋았는데. 그런 표정을 꺼내주고 있었다면 딱 좋았을 텐데.”
 같은 소리를 말하며 화단 테두리에서 가볍게 뛰어내린 뒤, 유키 쪽으로 다가왔다.
“저기, 지금, 어떤 걸 생각하고 있었니?”
 그런 소리, 말할 수 있을 리가 없다.
 그래서 유키는.
 애매하게 미소지으며, 그녀와 나란히 걸어갈 뿐이었다.


 다음 날.
“츠타코 양―. 유키랑 한 데이트, 즐거웠어?”
 등교하자마자, 유미 양이 엉겁결에 그런 소리를 꺼내와서, 츠타코는 당황스레 유미 양의 입을 막으며 사람이 적은 곳으로 이동했다.
“무슨 일이니, 츠타코 양.”
“무슨 일이니가 아니야. 그런 걸 큰 소리로 말하지 말아 줘.”
 알고 있는 사람이 들었다간, 특히 신문부의 마미 양 같은 사람이 듣거나 했다간,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상상도 안간다.
“아, 미안 미안. 그래도 츠타코 양도 즐거웠던 모양이네. 다행이다.”
“뭐……?”
 무심코 말이 막힌다. 왜 유미 양은 그런 소리를 하는 걸까.
“그치만 츠타코 양, 얼굴이 새빨개져 있어.”
“다, 다들 있는 곳에서 그런 소리를 들으면 부끄러운 게 당연하잖아?”
“음―, 그래도 츠타코 양, 왠지 평소보다 귀여운 느낌.”
 으으, 곤란해 곤란해. 뭐야, 이 상황은. 어째서 유미 양에게 이런 놀리는 듯한 말을 듣고 있는 걸까. 그보다, 왜 이렇게 당황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걸까.
“유키도 말야, 어제 일을 물었더니 부끄러워하면서 가르쳐 주지 않았는데, 얼굴을 보면 알 수 있어. 즐거웠구나 하고.”
“저, 저기, 유미 양.”
“사진이 나오면, 괜찮다면 나한테도 보여줘. 유키, 어떤 표정으로 찍혀있으려나.”
 눈 앞에서 유미 양은 꾸밈없이 웃고 있다.
 츠타코는 왠지 아무 말도 대답할 수 없었던 거였다.

 그래도 방과 후, 츠타코는 잽싸게 어제의 사진을 현상했다. 그 질은 반쯤 예상했던 대로였고, 동물들에 대해선 뭐어 나름대로. 그중에는 제법 나이스 숏, 굿 타이밍이라고 자찬할 수 있는 사진도 있었다.
 하지만 인물 촬영이 되면.
 결코 나쁘진 않다. 나쁘지는 않지만, 모델 쪽이 아무래도 카메라를 의식하고 있는 건지, 표정이 좀 부자연스럽다.
“아아, 이런 거려나.”
 말을 뱉으며, 한장한장 확인해 가다가 어느 사진에서 손이 멈췄다.
“으아, 이건…….”
 보는 것도 부끄러운, 두 사람의 투 숏 사진.
 둘 다 똑바로 서 있지만, 어딘가 부자연스럽고. 츠타코 자신의 표정도 역시나 이상해서, 츠타코는 하늘을 올려다봤다.
 찍어달라고 하는 게 아니었다는 것 같은 걸 생각해도 이미 늦다.
 아무리 그래도 버릴 수도 없으니, 이 현상된 한 장을 슬쩍 그에게 건네고 끝내는 걸로 해 버리자.
 그렇게 멋대로 정하고, 그 한 장을 빼서 옆으로 옮기자.
“어라? 어째서 다시 한 장?”
 같은 사진이 또 한장 나타났다.
 아니, 다르다. 같진 않았다.
“우왓…….”
 츠타코는 입을 막았다.
 그건 두 사람의 손등이 약간 닿은 순간.
 츠타코는 유키 군 쪽을 부끄러운 듯 올려다보고, 그도 역시 약간 부끄러운 듯이 츠타코를 바라보고. 서로가 마주보는 듯한 형태가 되어 있다.
 부끄러워서 숨기고 싶어져 버릴 법한, 그런 찰나의 사진.
 하지만 지금까지의 어떤 사진보다도 질이 좋아서. 그건 정말, 문화제의 전시에서 특대 패널로 하고 싶어질 것 같은, 그런 마음이 드는 순간을 오려내고 있었다.
 물론, 그런 건 할 수 없다.
 자신이 찍은 사진도 아니고, 더군다나 자기 자신이 피사체가 되어 있고.
 그런 자신이, 마치 다른 사람인 것 같은 표정을 보이고 있고.
 츠타코는 뺨을 괴고, 그 사진을 잡아 지긋이 바라봤다. 언제까지나 바라볼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작품.
“……이건 유키 군에겐 줄 수 없으려나.”
 그래서, 츠타코는 눈매를 좁히고 그런 말을 꺼낸다.
 슬쩍 사진을 책상 위에 두었다.
 해가 가려진 사진부의 부실 안에, 한 사람의 인영과, 사진 안에서 마주보는 소년과 소녀만이 조용히 머물러 있었다.


 
~추신~
 이번 회는 어느 쪽이냐 하면, 유키가 격침?이었을까요.
 일단 쓰고 싶었던 미나코, 마미, 츠타코 세 사람을 다 썼기에, 일단락 지은 셈입니다. 어느샌가 호평 때문에 유키 시리즈가 되어 있었습니다만.
 정말 이렇게나 호평받을 거라곤 생각지도 못했지만, 호평이 따르면 또 써나가자는 마음이 듭니다. 요망이 있다면 ​S​S​투​표​(​2​0​0​5​년​ 7월 현재), 혹은 BBS, WEB박수 같은 곳에 부탁드립니다. 누구를 쓸지는 아직 미정이지만요.

역자의 말:
 안녕하세요, 淸風입니다.

 많은 분들을 기다리게 한 츠타코 편, “렌즈를 통해서”도 마무리.
 앞으로는 광상곡 등의 번역에도 슬슬 다시 힘을 넣을 생각입니다.

 그럼, 다음 마리미테 SS에서 뵙겠습니다.

이 책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좋아하시는 다른 책

댓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