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및 문화 콘텐츠 사이트 삼천세계

0과 1과 2


Original |

Translator | 아이시스

본 팬픽은 @ボンボン님의 허가를 받고 번역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ボンボン님에게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2(together) is TOUCH ME?




 『에잇! 노 코멘트다, 노 코멘트!』

 

 

보기에도 머리 굳어 보이는 아저씨가 보도진들에게 고함을 치더니, 그 녹화 중계는 끝났다.

――그럴 때였다. 목욕을 마친 내가, 텔레비전 화면에 비쳐 보이는 것은.

그러고 보니 최근 연금 낭비든지 정부 대응이 어떻다든지, 그런 수상한 것들이 화제가 되는 것 같다. 그렇게 흥미가 없으니, 자세한 것은 모르지만.

 

 「노 코멘트네」

 

침대에 앉은 나는, 젖은 머리카락을 타올로 말리며, 그 말의 의미를 생각했다.

별로 꺼림칙한 일이 아니면 제대로 아니라고 말한다면 좋을 텐데. 그렇지 않으면 무언가 꺼림칙한 것이 있어서, 부정할 수 없는 걸까.

그렇지만 그것을 솔직하게 말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거짓말을 해도 후에 문제가 되니까, 노 코멘트라는 코멘트로 돌려줄 수 밖에 없는 거라면... 말하자면, 사실상 예스라고 들리는 건 나뿐일까?

 

그렇다고 할까, 나치고는 조금 드물게 성가신 생각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더니만, 어느 새 것에 관한 아나운서의 해설도 끝나 있었다.

그리고 뉴스는 마지막으로  내일의 일기 예보. 아, 안 되지 안 되지. 이렇게 멍하니 있으니까, 소나기에 대해서도 놓치는 거다, 반드시.

그렇다는 것으로 이번에는 우리 고장 날씨를 확인을 반드시 하자. 우선 드라이어를 끄고 화면에 주목하자,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두 여성이 서 있었다.

 

 『…네! 그러니까, 이번 주말부터 다음주에 걸쳐 전국적으로 푸른 하늘이고, 매우 따뜻해질 겁니다! 아니, 약간은 더울 지도 몰라요! 』

 『반드시 벚꽃도 기뻐할 거에요』

 『그렇죠! 확실히 꽃놀이 하기 최적의 날씨입니다! 』

 『여러분, 꼭 만개의 봄을 즐겨 주세요』

 『그럼 우리들도 꽃놀이 가요! 스코… 코카지 프로!』

 『엣?』

 『그럼 여러분 좋은 주말을 보내세요! 』

 『엣?』

 『해설은, 매번 익숙한 통통하지 않은 후쿠요 코코와! 』

 『거, 건강하지 않은 코카지 스코야가 보냈스니다…… 아니야 코코짱 지금은 밤…』

 『그럼 밤에 피는 벚꽃 보자! 』

 『아… 응』

 

일기 예보가 끝났다. ​…​아​―​…​…​…​그​러​니​까​.​ 그, 요점은 맑다는 거네.

 

 「그럼, 오랜만에 날개라도 펴볼까나…」

 

천천히 일어선 나는 얇은 커텐을 펼치고 멀리서 작게 보이는 벚꽃을 보며 중얼거린다. 그렇다. 어차피 갈 거면, 누군가와 같이 가는 것이 좋다.그렇다면, 같이 있을 때 좋은 사람이 좋다. 그리고, 봄바람이 어울리는 사람이 좋다.

그렇게 생각하고, 살짝 생각하고 나서 휴대폰 주소록을 열었다. 좋은 건 재빨리 라고 생각하며 전화를 걸었다.

띠리리리리…… 좀처럼 그치지 않는 호출음이 희미한 살짝 긴장하게 할 때쯤, 툭, 소리가 끊겼다.

 

 『여, 여보세요…? 』

 

대신 들리는 것은, 어쩐지 믿음직스럽지 못한 가냘픈 대답. 지금쯤 휴대폰을 필사적으로 잡고 있을 거라 생각하면, 저절로 미소가 흘러 넘쳤다.

 

 『에, 저, 저기…? 』

 「아, 있잖아」

 

그렇다면, 전파 저 편에서 완전히 초긴장하고 있을 "그녀"를 안심시키기 위해, 우선 할 말을 할까---.

 

 

*

 

 

약속한 일요일, 당일.

예보 대로 화창한 이 날, 나는 들뜬 기분으로 약속 장소로 향하고 있었다.

역을 몇 개 정도 지나야 가까스로 도착할 수 있는, "카제코시 지구"의 대공원. 거기에 펼쳐져 있는 벚꽃길이, 이곳을 처음으로 방문하는 내가 찾기 쉬운 곳이자, 그녀가 추천하는 절경 포인트이기도 하다.

 

 (아, 저기네! )

 

전철 창문을 통해 보이기 시작한 수많은 핑크. 저것이라면 기대감이 커진다..

얼마나 많은 걸까, 벚꽃. 여기에서 봐도 많아 보이는데, 근처에 가면 훨씬 압권일 거라 생각한다.

덜컹…덜컹. 기분 좋게 몸이 흔들린다.

따뜻한 햇살은 실은 이 전철도, 올해 한 해의 절경을 즐기는 것 같다.

 

그 후, 공원에서 가장 가까운 역에 도착했다. 만일을 위해, 역에 있는 지도를 확인하고 나서 그 핑크빛 아치를 목표로 걷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어떻더라? 동쪽 출입구에서 왼쪽으로 나와,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오른쪽인가. OK. 흠, 도보로 5분인가.

지금은 11시 42분이니까… 뭐, 조금 헤매어도 약속 시간은 12시이고 늦지는 않을 거다. 응, 괜찮아 괜찮아!

 

 (그러고 보니 이 도보 몇 분이라는 것은, 확실히 힐을 신은 여성이 걸었을 때가 기준이었지)

 

절대로, 그것보다 그게 기준이 아닐 거야 라고 생각하고 있ㄴ는데.

…,  나로서도 신빙성이 낮은 잡학에 머리를 갸웃거리고 있는데, 왼쪽 주머니가 떨리고 있었다.

곧바로 휴대폰을 꺼내자, 거기에는 지금부터 만날 예정인 상대의 이름이. 뭘까? 의아해 하면서 전화를 받았다.

 

 「네네~?」

 『아, 여보세요 히사? 』

 「응, 무슨 일이야? 미호코」

 

──미호코. 그렇다, 후쿠지 미호코.

갑작스런 권유였는데도 그에 상관없이, 쾌히 OK해 준 나의 매우 귀여운 친구.

쾌히 승낙이라고 할까, 실제로는 꽤나 잡아 먹을 기세였던 것 같은데, 그 때 미호코는 아무래도 제대로 표현을 못한 것 같지만 서도, 그만큼이나 기뻐해 준다면, 나로서도 기쁜 일이다

참고로, 양 붙이지 않게 된 것은 제법 최근이다. 몇 번이나, 「나는 너의 선배도 상사도 아니니까」라고 말해도, 그녀는 어째서인지 모르지만,나를 한동안 그대로 「히사양」으로 부르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도 나로서도 별로 그렇게까지 강요할 생각은 없었다. 그렇기에, 「뭐, 바로 하라는 말은 안 하겠지만, 언젠가는 부탁해」 라고 웃으며 말하자, 안심했는지 그녀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고 해도, 언제였는지 몰라도. 어쩐지 내가 참을 수 없게 되어서, 내가 먼저 다시 이야기를 꺼냈다.

경칭 생략과 양을 붙이면서 생기는 그 거리감을, 그녀는, 너는, 미호코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을까?

과감하게, 「혹시, 나를 신 같은 걸로 생각하는 건 아니지?」 라고 물어 보았다. 물론 농담인 척

그러자, 의외로 그 아이는 놀란 듯이 두 눈을 뜨더니, 어째서인지. 약간 침묵.

 

아무런 특색도 없는 오솔길, 차 한 대가 옆을 지난다.

그리고.

멍하니 있는 자신을 알아차린 그녀는, 얼굴을 붉히고 나서, 「아니요, 설마 그런」 한 손을 가볍게 흔들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만.

 

――아아, 그렇지 만도 않았구나.

나는 그 표정을 보고 눈치챘다. 옛날부터 이런 감은 잘 맞았다. 가벼운 농담을 가장해, 상대의 적중을 찌르는 것이 나의 특기다.

 

 (난처해…)

 

그렇다, 어째서인지는 모르지만 미호코가 나를, 살짝 신성화하고 있다.

이유는… 뭐 모르는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도, 무슨 교과서에 실린 인물 마냥 취급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 처음 만난 3년 전의 그 날부터 오늘까지, 그녀 마음 속에서 타케이 히사양은 대체 어떤 이미지인 걸까?

그게 신경이 쓰이긴 하지만, 그런 식으로 보여지고 있는 것 자체는… 사실 대로 말하자면 그렇게까지 싫은 건 아니다. 오히려 기쁘다. 왜냐하면,단순하게 좋아해 주고 있다는 것이니까.

그렇기에, 억지로 이 문제에 대해 말을 꺼내면, 단지…… 그것만으로, 단지, 살짝이라도.

손을 뻗기 어렵다라고 생각할 정도.

 

예를 들어 그녀가 무언가에 실패했다고 하자.

그러면 조금 앞에서 걷고 있던 나는 망설임 없이 뒤를 돌아 보고, 손을 내밀고, 「잡아」라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그 아이는 반드시 주저할 것이다. 그 손을 지주로 삼는 것을, "인간이 신에게 접하는 것"을 당황하는 기분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상당히 과장이지만, 만약 이것이 아주 틀린 것이 아니라면, 그것은 꽤 귀찮은 문제다.

 

―신도, 자기가 사이 좋게 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존재를 세상에 만들 리가 없는데.

 

요컨대, 나는 좀 더 미호코와 거리를 줄이고 싶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최소한 겉보기라도, 한 두 걸음 정도 전진. 그리고 단계적으로 ​전​진​하​다​,​최​종​적​으​로​ 경칭 생략에 위화감을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곤란하다.

 

……――곤란해?

어째서? 나, 초조한 걸까?

 

 『…――어--? 히사, 무슨 일이야? 』

 「아… 아, 미안해, 조금 생각할 것이 있어서..」

 『생각할 것? 』

 「아니, 생각할 것이라고 할까 그, 단지 자전거를 피했을 뿐이야. 그보다, 무슨 일이야?」

 『에… 그, 히사라면 괜찮다고는 생각하지만… 그, 공원으로 가는 거, 히사는 처음이니까 어떨까 생각해서…』

 「아아, 그건 괜찮아. 제대로 역에 잇는 지도 확인했으니까」

 『그래. 그럼 다행이야』

 「걱정해 주어서 고마워」

 『엣,  ㄴ…네…』

 

보라고, 방심하면 거리가 벌어진다.

나로서는 좀 더 프랭크한 교제를 원하는데, 뭐, 지금은 괜찮겠지.

이런 식으로 대화하는 도중에도, 나는 그 벚꽃길에 순조롭게 다가가고 있다. 점점 엇갈리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으니, 아마 앞으로 2분 정도면 도착하지 않을까 생각할만한 거리가 되었을 때, 문득 내 시야에 사람 그림자가 비친다.

공원 입구 부근에 있는 한층 더 예쁜 벚나무 아래에서, 휴대폰을 귀에 대면서 주위를 두리번 두리번 하고 있는 저 아이는--- 응, 틀림없다, 미호코다.

무엇을 그렇게 가져온 것인지는 모르지만, 큰 가방을 어깨에 매고 있다. 여기서는 아직 뒷모습 밖에 보이지 않지만, 이 내가 그 아이를 잘 못 볼 리가 없다. 사복도 이미 익숙하니까.

그럼 말이라도 걸어 볼까나. 일단 전화를 끊을까 했지만, 그와 동시에 재미있을 것 같은 장난이 생각났기에, 그걸 우선시하기로 했다.

 

 「어라―? 그렇지만 어쩌면 이 길 아닐지도」

 『엣!?』

 「확실히 동쪽 출입구에서 오른쪽으로 나와서, 왼쪽 아니었나?」

 『으, 응, 동쪽 출입구에서……,  응? 기다려줘… 오른쪽 , 왼쪽……아, 아니야! 히사, 반대 방향이야! 』

 「엣, 그런? 싫다--!」

 『진정해. 괜찮아, 이 근처는 알아 보기 쉬운 게 많으니까, 길 안내 할 수 있을 거야』

 「정말―?」

 『마, 맡겨줘!』

 

시선 끝에, 작게 주먹을 꽉 쥐고 있는 미호코가 보인다. 하하, 귀여워.

그렇다고 할까, 역방향 같은 게 아니라, 나는 이 횡단보도를 건너면 너를 만날 수 있는데. 솔직히 말해, 그녀가 뒤를 돌면 들킬 테니 내심 두근두근거린다.

 

 「미안, 미호코, 먼저 사과할게」

 『 그, 그런 … 그럼, 지금 말인데 히사 주변에 무엇이 보여?』

 「으응, 그렇네…」

 

주변을 바라 보는 척하다가, 그리고 조용히, 전화를 끊었다.

 

 「뭐든지 좋아--……어라? 에, 히사? 여, 여보세요?」

 

갑자기 전화가 끊기자, 멍하고 있는 그녀의 등 뒤로 조용히 다가가. 그 양 어깨를, 꼬옥 잡아주었다.

 

 

 「미호코가, 보이네♪」

 「히야……!?」

 

 

어깨를 떨며 성대하게 놀라는 미호코. 나를 보고, 두 눈을 크게 뜨면서 입을 뻐끔뻐금 거리고 있다. 어라, 어째서? 라고도 말하고 싶어 하는 듯한 표정이다. 장난은 대성공이었고, 나는 계속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앗하하! 미안! 그렇게 놀랐어? 후후」

 「…? …!?」

 「아- 그러니까, 길 잘 못 들었다는 거 거짓말이야. 약간의 깜짝쇼. 후후」

 「뭐…… 뭐야, 정말, 히사도 참. 걱정했는데」

 「미안. 반성하고 있어!」

 「말하는 것과 표정이 전혀 같지 않은데… 그래도, 다행이야」

 「에, 어째서?」

 「히사가 곤란해 하지 않아서」

 「아…… 응」

 「침착하게 생각해 보면, 그럴 리가 없는데」

 

라고 미호코가 웃었다. 이런 곳에서 당신이 헤맬 리가 없는데. 약간 자조를 포함한 그 미소에, 조금 어안이 벙벙해진 나.

거짓말을 한 것은 나인데, 그런데도 「다행이다」 라고 긍정적으로 단언해 버린 그녀. 이 정도면, 어쩐지 더 미안해진다. 갑자기 답답해져, 미호코의 머리를 살짝 두드려 주었다.

 

 「히, 히사?」

 「정말 미안―」

 「괘, 괜찮아? 나, 화나지, 않았으니까…」

 「응」

 

얼굴을 붉히며 조금씩 고개를 숙이는 미호코에게 상관하지 않고, 머리카락을 계속 쓰다듬는 나. …아아 다행이다, 생각했던 대로 기뻐 보인다.

그녀가 화내지 않을 거라는 것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지만, 이것은 나 나름의 결말이라고 할까, 뭐라고 할까, 뭐 그런 비슷한 것이었다. 어쨌든,사죄의 말만으로는 내가 개운하지 않다.

 

 (…그래도, 이런 것으로 괜찮은 걸까, 나)

 

순간. 가슴이 아팠다.

그렇다, 이것은, 이렇게 하면 기뻐해 줄 것이라고 확신하면서 한, 나로서도 비겁한, 매우 심한 벌충.

무엇이,  「다행이다, 기뻐 보인다」인 걸까. 솔직히 말해, 이런 선택을 한 내가 싫다. 왜냐하면, 이것으로는 단지 그녀의 마음을 희롱하고 있을 뿐이다. 자신의 죄악감을 해소하기 위해 상대를 이용하다니 그야말로 마치 자기 멋대로인 신 같지 않은가.

 

 (그렇다면 차라리 정말로 신인 것이 좋았을 텐데… 하아? )

 

하아, 그런 바보 같은…...

갑자기 나올 것 같은 심한 욕을 어떻게든 삼키고, 한번 더 미호코와 시선을 맞추었다. 응. 어쨌든 앞으로, 이 아이에게 반장난 치는 건, 그만두자.

 

 

마음 속으로 그렇게 다짐하고 나서, 미호코의 머리카락에서 손을 떼어 놓았다. 순간 아쉬웠지만, 그렇지 않은 척 했다.

 

 「그렇다고는 해도 대단하네…」

 

한번 더, 하늘을 올려다 보며 말했다.

비록 아무리 바쁘더라도, 무심코 멈춰 서서 보지 않을까 생각할 만큼 화려한 이 광경은, 반드시 몇 번을 봐도 질리지 않을 것이다.

핑크와 조금 옅은 핑크와 조금 진한 핑크색, 그리고 조금 더 진한 핑크. 그것들은 결코 계산되어서 심어진 것이 아닐 텐데도, 어째서 그렇게나 선명한 그라데이션일까.

바람이 빠져 나갈 때마다, 나무들이 웃으며, 놀아요, 라고 말하는 것처럼 춤추듯 떨어지는 벚꽃 잎. 그림 같은 푸른 하늘과 하얀 구름과 같이, 마치 한 폭의 예술품 같았다.

미호코는, 천천히 내 옆에 나란히 서서, 말했다.

 

 「그렇지? 쭉, 보여주고 싶었어」

 「그렇구나」

 

서로 눈을 맞추지도 않고, 위를 올려 보며 하는 대화.

 

――두근거렸다.

동시에, 언제부터? 라고 생각했다.

 

일 년에 한 번, 그것도 몇 주 밖에 되지 않을 짧은 기간에만 피는 벚꽃에, 「쭉」이라는 표현. 저기, 그건 무슨 말이야?  언제부터 생각하고 있었어? 저기…!

그렇지만 대답이 무서워서, 반드시 맞을 예상이 맞는 것이 무서워서, 나는 물을 수 없었다. 그리고 동시에 느낀 데자뷰. …어쩐지 이 전에도 이런 적이 있었던 것 같다. 어라, 언제였지?

 

 「그럼!」

 

답답한 마음을 튕기듯이 손뼉을 쳤다. 나 나름의 전환 겸, 그녀에게 제안했다.

 

 「나 배고픈데, 미호코는 어때?」

 「아… 그」

 「! 그렇다면 어디론가 먹으러 가자!」

 「에…」

 「헤?  무슨 일이야?」

 

순간, 미호코가 안색을 바꾸었다.

 

 「……아…실은…」

 

오른쪽 어깨에 있던 가방을 잡는 손에 힘을 주었다고 생각했더니만, 이번에는 흠칫흠칫 시선을 돌리고 있다.

주저하는 기색. 감고 있는 한쪽 눈. 갑자기 무슨 일일까? 사정은 잘 모르지만, 만약 무엇인가 있다면 주저하지 않고 말했으면 하는데.

 

 「응―?」

 

안심시켜주기 위해, 우선 미소를 지어 보았다.

―――그런 내 눈이 놀라움으로 넘치게 된 것은, 불과 몇 분 후.

 

 

 「굉……!」

 

…장해서 말이 안 나온다.

공원에 있는 벤치에 앉, 어떤 이유로 어쨌든 감동만 하게 된 나. 그 시선 끝에 있는 것은, 가장 먼저 포동포동한 계란 말이! 그리고, 노르스름하게 구워진 아스파라거스 베이컨 말이!

그리고 햄과 양배추 미니 샐러드와 쁘띠 토마토! 토란을 구운 것과 토끼 모양으로 자른 귀여운 사과! 그리고 방금 만든 거 같은 김말이 초밥까지… 많아!

 

 「미, 미안해… 그러고 보니 오늘 뭘 할지 히사에게 예정도 안 묻고… 내 멋대로」

 

아뇨 아뇨 아뇨 아뇨, 무엇입니까 이 더 스페셜 도시락. 너무 완벽하다. 초호화. 거짓말이지? 나는 달걀말이 만들려고 할 때마다 항상 스크램블 에그가 되는데?

 

 「저기, 너무 의욕에 넘쳐 버려서 ……아, 하지만 그래도 만든 지 얼마 안 되었으니까 괜찮을 거야! 보냉재, 넣었으니까」

 

에, 잠깐 기다려 그 가방에 아직 또 있어? 물통? 설마 초등학생 소풍 갈 때 그 물통? 그거 제법 무거워… 혹시, 그것도 내 것까지 준비한 거야?

진짜? 그렇다는 것은 도시락도 그렇다는 것이고, 그래서 짐이 많아진 거구나, 혹시……

 

 「그리고……히사는 토마토 괜찮아? 넣을까 말까 하다가, 결국 넣었는데 괜찮았을까…」

 「……」

 「혹, 혹시 싫었어?」

 「…미호코」

 「에?」

 「…오늘, 몇 시에 일어났어」

 「……?」

 「하, 하지만 이런, 보기에도 만들기 힘들 거 같은 것을… 시간 많이 걸렸지?」

 「아, 그렇지 않아…어젯밤부터 준비 했었으니까」

 「어젯밤부터!?」

 

잇달아 밝혀지는 충격의 진실에 다만 말문이 막힐 뿐.

자기 입이 벌려져 있다는 것도 눈치채지 못하고, 나는 감격만 할 뿐이었다. …정 대단하다. 여자력 의 차이가, 위험하다.

 

 (나도 나 나름대로는 여자 답다고 생각했는데…! )

 

상대가 이 아이라면 과연 나라도 이길 수 없… 겠지?

 

 

 「우와… 고마워 미호코! 이렇게 멋진 도시락, 태어나고 처음 봤어!」

 「그, 그런…」

 「그런걸! 정말 맛있을 것 같아. 빨리 먹어도 돼?」

 「아, 으, 응. …. 히사, 조금 전 내 이야기 들었어?  괜찮은 거야, 점심을 이것으로…?」

 「에? 좋든 뭐든, 이것을 먹는 거 말고 다른 선택지는 없잖아! 만약 타임머신이 있다면 『어딘가로 먹으로 가자』 라고 말한 조금 전의 나를 때릴 거야」

 「……. 저, 정말 히사도 참…」

 「후후후」

 

물론, 맛은 말할 필요도 없다. 전부 맛있어서, 먹는 것이 아까울 정도였다.

그렇다. 신경이 쓰이는 것이라면, 내가 쁘띠 토마토를 먹었을 때 미호코가 무엇인가 말하고 싶었던 것 같았는데, 「뭐야?」라고 물어도 ​「​아​니​,​괜​찮​아​」​라​고​ 쿡쿡 웃고 있을 뿐이고, 그렇다면 괜찮지만

 「잘 먹었습니다!」

 

물론, 완식

다시 한 번 감사의 기분을 마음껏 담아 손을 마주 댄 후, 미호코에게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물어 보았다. 그러자, 「히사에게 맡길게」…라는 것.

 

 「그럼, 이 근처를 안내 받을 까 하는데, 산책 겸」

 「산책?」

 「응, 그러고 싶어서. 괜찮아?」

 「물론. 나라도 좋다면」

 

살며시, 미호코가 미소를 지었다.

어젯밤까지는, 근처 쇼핑 몰이나 찻집 등에서 지낼 생각이었는데, 그녀와 있으면, 어쩐지 마음이 누그러진다.

두 사람이 떠들며 노는 것도 반드시 즐겁겠지만, 그녀와 만날 때, 아니 만날 때마다 그런 생각이 커지고, 최종적으로는 어느 새 차분한 시간을 보낼 때가 많았다.

 

 (어째서일까)

 

영화를 보는 것도 좋을 테고, 어울리는 옷을 찾는 것도 좋을 텐데. 그렇지만 그런 것들 보다 어쩐지, 조금이라도 몇 마디 말이라도 주고 받고 싶어진다.

그에 대한 대답은, 그 아이에게, 너에게, 미호코에게 있을 것이다. 결론을 서두르지는 않지만, 가슴의 고동이 어쩐지 조금씩 빨라지고 있다.

 

 

*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천천히 걷기를 몇 분. 우리들은 마지막으로, 그 카제코시 여고 앞에 있었다.

 

 「쉬는 날에 여기에 온 것은 문화제 이후 처음이야. 아, 물론 부활 말고」

 

학교를 바라 보고 있는 미호코에게, 아아, 그렇구나, 맞장구를 친다. 이렇게 바라 보는 사이 감회가 깊어져, 나는 살짝, 교문에 새겨져 있는 휘장을 바라 보았다. ―――여기가, 또 하나의.

자기가 나아갈 길 하나였을까 생각하면, 어쩐지 울컥거린다.

 

 「히사는」

 「응?」

 「히사는, 처음부터, 키요스미로 갈 생각이었어?」

 「……그것은, 」

 

순간, 내 눈이 흐려진 것을 감지한 미호코가, 당황해서 입을 손으로 가렸다. 무슨 질문을 해 버린 걸까 그런 표정이다..

나도, 스스로 아차 싶었다. 그렇지만 정신 차렸을 땐, 미호코가 「죄송합니다」라며 무신경한 것을 물어서 죄송하다고, 사과를 했기에.

 

 「별로 사과할 필요 없어!」

 

나도 조금 당황하면서, 그녀의 어깨에 손을 실었다. 잘 웃었는지 미묘했지만, 이것은 진심이다.

그런데도 미호코는 울 것 같았다.

 

 「…그렇지만」

 「아, 알았다 알았어. 용서할게! 이걸로 됐지?」

 「히, 히사…」

 「왜?」

 「……그게, 말로는 당할 수 없으니까」

 「후훗, 그래」

 

칭찬인지 뭔지, 그런 건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미호코는 침착해 졌는지, 천천히 말하기 시작했다.

 

 「…나, 꿈이었어」

 「꿈?」

 「히사와…이렇게, 함께 학교에 오는 거」

 「……」

 「그리고, 집으로 가는 것도, 할 수 있다면 하고 싶었어」

 「3년 전, 부터?」

 「응」

 「공원에 있는 벚꽃에 대해서도…」

 「…응」

 

몸에 전류가 흐른다기 보다, 머리를 무언가로 맞은 것은. 무거운 쇼크가, 천천히 온 몸을 감싼다

 

 「아…!  그, 그게…」

 「괜찮아」

 「아……」

 「알아. 부탁해, 그리고?」

 

진지한 표정, 을 짓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말하는 것도 그렇지만, 이것만은 끝까지 듣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의무가 있다고, 어쩐지 알 것 같으니까.

 

 

 「있잖아, 히사. 나, 지금, 정말 기뻐」

 

 

라고 미호코는 웃었다.

 

――나쁜 대기, 라는 것은.

그것을 경험한 사람 밖에 모르는, 성공했을 때 성취감이 있다. 참는 시간과 그 후의 기쁨은 비례하고, 그런 것은 스스로도 알고 있다.

그러나 어중간한 각오로는 도중에 포기하고, 심할 때는, 왜 자신은 기다려야 하는 걸까, 무엇을 더 기다려야 하는 걸까, 그 원래의 이유 마저 잃어 버린다.

나는 참아 왔다. 참고, 기다리고, 마지막에는 익숙해졌다. 그것이 보통이 되었다.

자신은 앞으로도 반드시 이렇게, 참을성 있게 기다리면서, 살아갈 거라 생각했다.

그러다가, 너를 만났다. 아니, 재회했다. 그런 그녀는 눈동자에 물기를 띠며 이렇게 말했다.

 

 「쭉 만나고 싶었어. 만나서, 지금 같이 이야기 하고 싶었어」

 

그렇게 알게 된 진실.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기다려야 했던 것은, 나 만이 아니었다.

 

 「……그래」

 

――나쁜 대기, 라는 것이.

얼마나 쓸쓸한 것인지 알고 있는 만큼, 그녀의 미소가 안타깝다. 그렇지만 이 아이는, 지금 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절대로 생각하지 않고 있을 것이다.

그야말로 확실히, 마치 꿈 같은 이야기.

 

 「응. 그러니까, 고마워」

 「…천만해…?」

 「응!」

 「으, 응…. 그렇다고 할까 아까부터 생각했지만 너무 부끄러운 말만 하는 거 아니야? 너 말이지」

 「에? 그래?」

 「그래! 뭣하면 생각할 시간이라도 줄게」

 「괜찮아… 그, 그런데 갑자기 무슨 일이야 히사? 어쩐지 얼굴이 빨--」

 「누구 탓인데!」

 「엣 미안해, 화, 화냈어…?」

 「화나지 않았어! 그보다 미호코!」

 「히야이이!」

 「너 설마 이걸로 만족하는 건 아니지!?」

 「……에??」

 ​「​아​아​∼​~​~​…​그​러​니​까​!​」​

 

――나쁜 대기, 라는 것을.

내가 누군가에게 시킨 것은 이것이 처음이다. 문득, 지금까지 느낀 적이 없었던 충동. 괴롭지는 않다, 괴로운 것도 아니다. 오히려 뜨거워서 견딜 수 없다. 이 감정은, 무엇일까.

 

 「앞으로 좀 더 좋은 일이 있을 거야!」

 「하, 하지만 나는 지금 이대로도 충분히…」

 「물러!」

 「물러!?」

 

놀라고 있는 미호코의 손을 잡고, 「그런 건 안 돼…」라고. 나로서도 이상한 행동이었다. 서서히 얼굴을 붉히는 미호코를 보며, 자신이 어느 새 손가락을 걸고 있었던 것을 깨달았다.

 

 「미안해」

 「무, 무엇이…?」

 「솔직히 말해 지금까지는, "미호코가 해주었으면 하는 것 같아서" 그런 것이 대부분이었어」

 「……」

 「그렇지만 앞으로는, "내가 하고 싶으니까" 할게, 내 개인적인 이기심으로 어리광을 부릴게」

 「…? 저기, 조금 전부터 무슨 말인지 잘…」

 

혼란스러워 하고 있는 미호코를 한번 더 바라 보고, 나는 만나기 전에 했던 생각을 떠올렸다. …만약 그녀가 쓰러지면, 바로 뒤를 돌아 봐 손을 뻗는다고?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바보)

 

――그렇지 않?

그런 게 아니라, 돌아 볼 필요가 없을 정도로 곁에서 나란히 걸으면 된다. 넘어지지 않도록, 옆에서 지켜 보면 된다. 이런 간단한 것도 깨닫지 못했다니, 나답지 않다고 생각한다.

 

 「괜찮아 괜찮아, 세세한 것은 신경 쓰지 않아도」

 「나는 그렇지 않은데…」

 「아핫! 미안, 나 지금, 마음이 이상해 진 거 같아서」

 「그…, ……! 그, 그것은…!」

 「…글쎄?」

 

내가 시치미를 떼자, 미호코는 더욱 초조해 졌는지, 마침내 그 사파이어 오른쪽 눈을 떴다. 서로 잡고 있는 손바닥에 힘을 담아서.

겨우 보여 주었구나, 라고 얼버무려도, 눈을 떴을 때 미호코는 뒷걸음질치는 것을 모른다. 무서울 정도로 똑바로, 이대로는 간파 당하지 않을까 할 정도로 강하게, 바라 보았다.

그렇지만, 나는 쿡쿡 웃고 있는 그대로. 이제 차라리 전부 간파해도 좋은데~ 그런 생각까지 했다. 미호코가 동요하면서도 천천히 입을 연다.

 

 「하지만 난, 당신이……」

 「응, 그래」

 「…그렇다는 것은……역시, 히사도…」

 「알고 싶어?」

 「그것은…! 아……, 알고……알고, 싶습니다」

 「그래? 하지만, 지금 그것은 아직이야」

 「그것?」

 「노 코멘트」

 

웃고 있는 나를 보며,  「……하?」, 과연 이것에는 미호코의 눈도 둥글어진다.

계속 쳐다 보는 걸 보면, 납득이 되지 않은 걸까 (뭐, 그럴 사람은 없겠지만) 그녀의 표정이 흐려졌다.

뭐라고 하면 좋을까, 조금 화난 느낌? 그런데도 변함 없이 손을 떼어 놓지 않는 것이, 나는 어쩐지 재미있어서

 

 「히---」

 「랄까♪」

 

순간 허를 찔러, 다른 한쪽만 푼 내 손을 재빨리 그녀의 이마에--, 그녀의 양 손은 누른 채로, 앞머리를 쓸어 올리며, 입술을 가까이, 그리고---.

은은하고, 부드러운 꽃들의 향기.

 

 

 「………」

 

 

이 장소가 사람들이 지나가는 곳이든, 차 한 대가 지나가든, 그런 것은 이제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단지, 순식간에 이대로는 끓어 버리는 것이 아닐까 생각되어질 만큼 새빨갛게 된 그녀 밖에,이 아이 밖에, 미호코 밖에.  …지금 나에게는.

 

 

 「지금 걸로, 알았지?」

 

 

귀까지 물든 "봄"과 그것을 바라보는 나를, '잘됐네요' 라고 벚꽃잎들이 축복 해주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화창한 날씨였다.

 

 

 

노 코멘트 ――― 그것은, 나 나름의 예스.

 

 

 

~FIN~

이 책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좋아하시는 다른 책

댓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