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팬픽은 ムジ・モジ(무지모지)님의 허가를 받고 번역한 것임을 알립니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을 드립니다.
어느 날, 쥰이치의 방으로 들어간 리나는, 낡고 더러워진 사진 한 장을 발견했다.
그 사진에는, 초등학생이었던 무렵의 쥰이치와 리나를 꼭 닮은 얼굴을 한 여자아이가 찍혀 있었다.
리나 「이거, 내 사진··?」
쥰이치 「어이, 리나? 또 아빠 방에서 장난 치는 거야?」
리나 「저기, 아버지? 이거, 나지?」
리나가 낡은 사진을 가리킨다.
그 손가락 끝에는, 초등학생 무렵의 리호코가 있었다.
쥰이치 「아·· 그것은··!」
리나 「그래도 이상한걸? 나, 이런 옷 입은 적 없는걸!」
쥰이치 「이것은, 아버지가 어렸을 때 찍은 사진이야」
리나 「그럼, 이 사람은 누구? 나하고 꼭 닮았는데?」
쥰이치 「그것은···」
쥰이치는 대답을 할 수 없었다. 리나에는 리호코에 대해서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쥰이치 「어쨌든, 아빠는 바쁘니까, 방에서 나가줘」
방에서 쫓겨난 뒤에도, 리나는 신경이 쓰여 어쩔 수 없었다.
자신을 꼭 닮은 그 사람은 누구일까?
리나는 그것을 자기가 직접 밝히고 싶어졌다..
그리고 며칠 후, 리나는 혼자 집 보는 시간을 이용해 쥰이치의 방에 잠입했다.
아빠 앨범을 닥치는 대로 열며, 자기를 꼭 닮은 그 사람의 사진을 찾았다.
책장 가장 안쪽에 보관되어 있던 앨범을 꺼내 열어보니, 그 사람이 있었다.
어렸을 적 아빠 곁에서, 그 사람이 웃고 있었다. 그 미소는 거울을 보고 있다고 생각될 정도로 리나를 꼭 닮았다.
사진 옆에는, 아빠 글자로, 「리호코와 함께 유치원에서」라고 쓰여져 있었다.
리나 「리호코···?」
리나 「이 사람·· 리호코라고 하는 거야?」
리나는 생각을 해봤다.
들었던 적이 있다. 「리호코」라는 이름을.
리나 「아빠와 엄마가 가끔 이야기를 하고 있는 이름이지···?」
리나는 앨범을 한 장 한 장 넘겼다.
거기에는 자기와 비슷한 나이의 리호코가 있었다. 사진에는 쥰이치의 글자로 「초등학교 운동회. 리호코와 미야와 함께」라고 쓰여져 있었다.
쥰이치와 리호코와 한 사람 더 머리가 짧은 여자 아이.
리나 「아, 이거, 미야 고모다! 미야 고모 어렸을 때야!」
리나 「그렇다는 건, 미야 고모도 아는 사람인 거야··?」
또 페이지를 넘기자, 거기에는 리나보다 언니가 된 리호코가 있었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리호코는 점점 나이를 먹고, 어느 어른이 되었다.
곁에 찍혀 있던 아빠도 조금씩 지금 모습이 되어 갔다.
그리고, 그 사진에 도달했다.
그 사진에는 하얀 웨딩 드레스를 입은 리호코가 있었다.
그리고 그 곁에 있는 신랑은, 틀림없이 아빠였다.
리나 「이것은·· 결혼식이지?」
리나는 어렸지만, 이 사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알 수 있었다.
리나 (아버지는·· 여기 있는 사람하고 결혼한 거야?)
리나는 뭔가 알아선 안 된다는 것을 알아챈 기분이었다.
다리가 부들부들 떨렸다.
혹시···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
리나 「리호코는 누구···?」
쇼핑을 마치고 돌아온 카나에가, 쥰이치의 방에 숨어 드어간 리나를 발견했다.
카나에 「리나? 아빠 방에서 뭐 하는 거니?」
리나 「엄마·· 리호코는 누구야··?」
카나에는 리나가 펼친 앨범 페이를 확인했다. 그 페이지에 있는 것은 쥰이치와 리호코의 행복한 결혼 사진
카나에 「너·· 그 사진을 본 거니?」
리나 「리호코와 아빠가 결혼한 거지?」
리나에게 사실을 말해야 할 때가 왔다고, 카나에는 그렇게 깨달았다.
카나에 「리나. 지금부터 매우 중요한 이야기를 할게」
리나 「?」
카나에 「리호코는, 너의 진짜 엄마 이름이야」
리나의 얼굴이 불안으로 일그러진다.
듣고 싶지 않은 말. 믿고 싶지 않은 사실.
리나 「내·· 진짜 엄마?」
카나에 「있지, 리나. 나는 말이야, 리나의 진짜 엄마가 아니야. 너의 진짜 엄마는 리호코야」
리나가 귀를 막고, 들리지 않는 척 했다.
리나 「아니야! 엄마는 내 진짜 엄마야!」
리나는 카나에의 다리에 꼬옥 하고 매달렸다.
리나 「리호코 따위 몰라! 내 엄마는 엄마 뿐이야!」
카나에 「리나, 그런 말 하면 안 돼. 네 엄마는 정말로 힘들게 너를 낳았으니까··!」
리나 「그런 거 몰라! 리호코는 내 엄마가 아니야!」
카나에 「리나!」
무심코 소리를 질러 버렸다. 리나가 놀라서 카나에에게서 멀어졌다
리나 「엄마 거짓말쟁이!」
그렇게 말하고는, 리나는 자기 방에 틀어 박혀 훌쩍 훌쩍 울었다.
울다 지쳐, 침대 위에 놓여져 있던 낡고 더러워진 악어 봉제인형을 안고는, 말을 걸었다.
리나 「저기, 슈나이더―?엄마는 나를 싫어하는 거야?」
엄마가 어렸을 때 소중히 간직하고 있었다는 악어 봉제인형, 「슈나이더―」는 리나의 소중한 친구다.
리나는 부모에게도 말할 수 없는 비밀을, 이 봉제인형에게 이야기하곤 했다.
리나 「엄마는·· 진짜 내 엄마지?」
슈나이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마치 속마음을 간파한 듯이, 리나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리나는 어느 새 울다 지쳐 잠에 떨어졌다.
리나는 이상한 꿈을 꾸었다.
꿈 속에서는, 봉제인형인 슈나이더가 마치 진짜 악어처럼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리나 「우와? 슈나이더는 진짜 악어야?」
슈나이더가 그리 크지 않은 입을 벌린 채, 느릿느릿 걷기 시작했다.
리나 「어디 가는 거야? 슈나이더?」
슈나이더가 고개를 리나에게로 돌리더니, 「따라와」 라고 말을 하듯이 고개를 돌렸다.
리나 「슈나이더?」
그렇게 슈나이더를 뒤쫓아 가자, 슈나이더는 어두운 터널 같은 곳으로 들어갔다.
리나도 그 터널 안으로 들어가, 슈나이더 뒤를 쫓았다.
꿈 속의 터널은 정말 길어서, 전혀 출구가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터널은 안으로 들어갈수록 넓어져, 어른이 서서 걸을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슈나이더의 걷는 속도는 점점 빨라져, 리나의 다리로는 따라잡을 수 없게 되었다.
리나 「기다려줘, 슈나이더!」
슈나이더의 모습이 점차 어둠 속으로 사라지고, 단지 울음 소리만이 울렸다.
어두운 터널 속에서 혼자가 되어 버린 리나는 쓸쓸해져서 울기 시작했다.
리나 「우앙~, 어둡고 무서워∼. 슈나이더! 엄마!」
리나가 훌쩍 훌쩍 울고 있는데, 터널 안에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여성 「슈나이더? 무슨 일이야? 이런 곳에 오면 안 돼?」
어쩐지 그립고, 나긋나긋한 어조였다.
여성 「무슨 일이야? 다른 사람이 있는 거야?」
터널 안쪽에서, 여자의 목소리가 다가 온다.
목소리의 주인인 여성은, 슈나이더를 꼭 껴안으면서, 리나의 곁으로 다가 왔다.
여성 「어머··· 당신은」
여성은 리나의 얼굴을 보고는, 후훗, 하고 웃었다.
여성 「안녕, 리나짱」
얼굴은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았지만, 상냥한 목소리였다.
리나 「후에? 흑」
리나는 눈물을 닦으면서, 여성을 다시 바라 보았다.
리나 「아줌마는··· 누구? 어째서 내 이름을 알고 있는 거야?」
여성 「에헤헤, 알고 있어. 쭈욱~ 옛날부터, 너가 아기였을 때 만났어」
리나 「그래···?」
여성 「응. 너는 기억 못할 거라 생각하지만」
여성은 리나에 다가가 머리를 쓰다듬기 시작했다
여성 「어째서 울고 있는 거야? 카나에짜···엄마와 싸웠어?」
리나 「아니야··· 싸우지 않았는걸···」
리나는 비교적 낯을 가리는 아이라, 처음 만난 어른 앞에서는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지만, 이 여성에게는 어째서인지 마음을 열 수 있을 것 같았다.
여성 「그럼, 어째서 울고 있어?」
리나 「····」
리나는 입을 다물었다.
여성 「····」
여성도 입을 다물었다. 두 사람 사이에 잠시 동안 침묵이 흘렀다.
먼저 말을 한 것은 리나였다.
리나 「아줌마는 엄마 잘 알아? 조금 전 엄마 이름을 불렀지?」
여성이 갑자기 미소를 지었다. 얼굴은 잘 안 보이지만, 웃고 있는 것은 알 수 있었다.
여성 「응, 잘 알아. 엄마에게는, 옛날부터 신세를 많이 졌는걸」
리나 「엄마하고 친구야?」
여성 「응. 이제 만나지 못하지만」
리나는 잠깐 생각했다. 자신이 신경 쓰고 있는 것을, 이 사람에게라면 상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리나 「저기, 아줌마?」
여성 「응?」
리나 「내 진짜 엄마는··· 누구야?」
여성 「···에?」
놀란 듯한 목소리가 울렸다.
리나 「엄마가···, 나는 엄마 아이가 아니라! 내 진짜 엄마는 리호코 라는 사람이래···!」
여성 「···」
리나 「나는 리호코 같은 사람 모르는걸!내 엄마는 엄마 뿐이야!」
여성은 입을 다물었다.
리나 「엄마는··· 나를 싫어하는 거야? 싫어서 그런 말 하는 거야···?」
리나는 어느 새 울고 있었다.
흐느껴 우는 리나를 여성은 살며시 꼬옥 껴안아 주었다.
그리운 냄새가 났다. 그리고 따뜻했다.
이 여성에게 껴안기면, 어째서인지 마음이 편안해졌다.
리나 (이 사람은 누굴까···? 옛날부터 있었던 거 같은데? )
여성 「리나짱」
여성이 리나의 머리를 상냥하게 쓰다듬어 주었다.
여성 「리나짱이 말하는 대로야. 카나에짱, 너의 엄마는, 리나짱의 진짜 엄마야」
리나 「맞아!」
여성 「응」
리나 「그럼 어째서···」
리나의 얼굴이 또 어두워졌다.
리나 「그럼, 어째서··· 엄마는 그런 말을 한 걸까?」
여성은 주저앉아, 리나에게 말을 걸었다.
여성 「저기, 리나짱? 옛날 이야기를 해줄게」
리나 「후에?」
여성 「옛날, 옛날에, 두 여자아이가 있었어. 두 여자아이는 정말로 사이가 좋아서, 언제나 함께 놀았어」
리나 「···?」
여성 「그렇지만, 두 여자아이는 같은 남자를 좋아하게 되었어. 이럴 때, 리나짱이라면 어떻게 할 거야?」
리나 「에? 우우?」
리나가 대답을 망설였다.
리나 「남자를 좋아하는 거지? 그렇지만, 친구도 소중하고···」
여성 「응. 그래서, 정말 상냥한 한 여자아이는, 다른 여자아이에게, 그 남자를 양보해 주었어. 그 사람을 좋아하지만, 친구가 소중하다고」
리나 「좋은 사람이네」
여성 「응, 정말 좋은 사람이야」
여성은 이야기를 계속했다.
여성 「양보를 받은 여자아이는, 그 남자와 결혼을 해서 아기까지 낳았지만, 병으로 죽어 버렸어」
리나 「후에에!?」
여성 「남자는 정말로 슬퍼서, 혼자서 아기를 기를 수가 없게 되어 버렸어. 만약 리나짱이 양보를 해준 그 여자아이라면, 어떻게 할 거야?」
리나는 곰곰이 생각했다.
리나 「그 여자아이도 그 남자를 좋아하는 거지?」
여성 「응. 거기에, 아기에게는 엄마가 필요해. 피가 이어지지 않아도, 엄마가 필요해」
리나 「아기에게는 엄마가···」
리나는 떠올렸다. 정말 좋아하는 여자를 잃어 버린 남자가 슬퍼하는 것을. 엄마가 없어져 버린 아기의 쓸쓸함을.
리나 「나라면··· 아기의 엄마가 되어 줄 거야! 그러면 남자도 외롭지 않고, 아기도 외롭지 않지?」
여성 「그래? 자기 아기가 아닌걸? 친구의 아기야? 그런데도 리나짱은, 그 아기를 자기 아기라고 생각하고 키울 거야?」
리나 「그런 거 관계없어! 아기가 불쌍해! 거기에, 죽어 버린 여자아이도, 친구가 아기의 엄마가 되어 주면 기쁘게 생각하지 않을까?」
여성 「그래?」
리나 「응! 반드시 죽어 버린 여자아이도, 아기를 걱정할 거야!」
여성 「응, 맞아. 리나짱의 말하는 대로야」
리나 「그게, 그렇게 하지 않으면 반드시 남자도 아기도 외로워서 죽어버리는걸∼!」
여성 「응··· 맞아」
여성은 어딘가 먼 곳을 바라보다가, 리나의 머리에 손을 올렸다.
여성 「리나짱은 착한아이네. 모두를 생각하는 상냥한 아이야」
리나 「···?」
여성 「그 여자아이도, 리나짱하고 같은 것을 해주었어」
리나는 여자의 이야기를 듣다가, 어렴풋이 깨달았다.
옛날 이야기, 「죽어 버린 여자아이」가 리호코 이고, 「아기의 엄마가 되어 준 여자아이」가 카나에이고, 「남자」가 쥰이치이고, 「아기」가 자기라는 것을.
여성 「너의 엄마는 말이야, 그렇게 상냥한 사람이야. 그러니까, 리나짱을 싫어할 리가 없는걸. 절대로」
리나 「···」
여성 「아, 이제 슬슬 시간이네. 이제 떠나야 해」
리나 「아줌마, 벌써 가는 거야?」
여성 「응」
리나 「또···만날 수 있어?」
여성 「응, 반드시」
그렇게 말하면서, 여성은 품에 있던 슈나이더를 리나에게 주었다.
여성 「슈나이더, 리나짱하고 잘 지내」
슈나이더는 「알았다」 라는 듯한 얼굴로, 2, 3번 소리를 질렀다.
여성 「저기, 리나짱? 작별하기 전에 한 번만, 안아도 돼?」
리나 「응,··· 좋아」
여성은 리나를 안아 올리고는, 살며시 웃었다.
여성 「에헤헤·· 많이 컸네, 리나」
그렇게 말한 여성의 모습이 조금씩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그리운 냄새와 그리운 따스함만을 남기고.
끝까지 얼굴은 제대로 안 보였지만, 리나는 어쩐지 알 것 같았다.
이 사람이, 리호코라고.
이 사람의 배 안에서, 이 사람의 목소리를 들으며 자란 태아일 때의 기억이, 리나의 뇌리에 떠올랐다.
여성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졌을 때, 리나가 말했다.
리나 「바이바이, 리호코 엄마. 에헤헤·· 나를 낳아 주어서, 고마워」
멀리서, 리나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다.
카나에가 리나를 부르는 소리였다.
리나 (엄마가 나를 찾고 있어·· 가야해! )
리나는, 카나에의 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갔다.
리나 「어라? 꿈·· 을 꾼 거야?」
리나는 슈나이더를 꼭 껴안으면서 눈을 떴다.
카나에 「리나? 들어가도 괜찮아?」
카나에가 리나의 방 문을 노크 한다.
리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문을 열고는, 카나에에게 달려들어 안겼다.
리나 「엄마~!」
카나에 「리나?」
리나 「엄마·· 엄마··!」
카나에 「리나? 조금 전에는 미안해? 리나에게 소리를 질러서···」
리나 「있잖아, 엄마? 조금 전 나, 리호코 엄마를 만났어」
생각하지도 못한 리나의 말에 카나에의 안색이 바뀌었다.
카나에 「에? 무슨?」
리나 「응. 꿈에서, 리호코 엄마가 나왔어. 굉장히 그리운 냄새가 났어! 그리고, 상냥한 사람이었어!」
카나에 「꿈에서··· 만났어?」
리나 「응! 그래서 말이야, 엄마는 리호코 엄마가 병으로 죽어 버려서, 나를 위해 엄마가 되어 준 거지?」
카나에 「···!」
리나 「에헤헤, 고마워, 엄마.나··· 엄마가 내 엄마가 되어 주어서 ,···정말 좋았어」
카나에 「리나···!」
그렇게 말하며, 카나에는 리나를 꼭 껴안았다.
리나는 카나에의 품에 안기면서, 엄마는 역시 진짜 엄마라고 생각했다.
피가 이어지지 않은, 순수하게 애정만으로 이어진 어머니.
낳아준 엄마는 이제 이 세상에 없으니, 키워 준 엄마를 소중히 하고 싶었다.
그리고 얼마 후, 카나에가 임신한 것을 알게 되었다.
주변 사람들은 모두 축복해 주었다, 그러나 카나에만은 심각한 표정이었다.
카나에 「저기, 당신?」
쥰이치 「왜 그래?」
카나에 「···, 이 아이 낳아도 괜찮을까?」
쥰이치 「어째서 안 돼?」
카나에 「하지만 나는,···사쿠라이 대신이니까···리나의 엄마가 된 다는 약속으로, 그 아이에게서 당신을 빼앗은 건데··· 그런데」
쥰이치 「카나에?」
카나에 「사실은 당신 곁에 있는 것은 내가 아니라, 사쿠라이였는데···」
쥰이치 「카나에!」
쥰이치는 카나에를 꼭 껴안았다.
카나에 「내가 당신의 자식을 낳아 버리면, 사쿠라이에게 미안해···. 그 아이는, 자기 아이도 제대로 보지 못했는데···」
쥰이치 「···」
쥰이치는 후회했다. 카나에가 그 리호코를 생각하고 있을 줄은 전혀 몰랐다.
쥰이치 「미안, 카나에. 나쁜 것은 나야」
카나에 「에?」
쥰이치 「칠칠치 못한 내가 나쁜 거야. 리호코에게도, 리나에게도, 너에게도, 폐만 되었어. 나쁜 건 나야」
카나에 「그런··· 당신은!」
쥰이치 「카나에, 너는 리호코의 대역 같은 것이 아니야. 리호코는 리호코이고, 너는 너야」
카나에 「그렇지만··· 나는···」
쥰이치 「너에게는 폐만 끼쳤어. 이제 괜찮아. 충분히 잘 해주었어. 리나가 그렇게 착한 아이로 자란 것은, 전부 니 덕분이야. 그러니까 이제···리호코의 대역으로 살지 않아도 괜찮아?」
카나에 「하지만··· 그런···, 그러면, 사쿠라이가 불쌍해!」
쥰이치 「응, 리호코에게는 정말 미안해. 그렇지만 그것은 내 탓이야, 너의 잘못이 아니야. 너는 좀더, 자신의 인생을 살아도 괜찮아」
카나에 「···」
쥰이치 「사랑해, 카나에. 지금까지 고마워」
지금까지 카나에는, 쥰이치에 여자로서 사랑 받는 것을 계속 거부해 왔었다.
자신은 어디까지나 리호코의 대역이니까, 여자로서 사랑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었다.
그래도 이제 참지 않아도 괜찮은 걸까? 사랑을 받아도 괜찮은 걸까?
남편에게 사랑 받고 아이에게 사랑 받는 행복한 생활을, 리호코가 누릴 수 없었던 행복한 생활을, 카나에가 누려도 괜찮을까?
카나에 「안 돼··· 사쿠라이에게 미안해···」
쥰이치 「네가 행복해지는 것을, 반드시 리호코도 바라고 있었을 거야」
카나에 「···」
쥰이치는 카나에를 꼭 껴안고는, 키스했다.
카나에의 눈에서 눈물이 넘쳐 흐른다.
리호코를 생각해서, 눌러 두었던 쥰이치에 대한 마음을, 카나에는 간신히 풀 수 있었다.
내가 행복해져도 괜찮은 걸까, 카나에는 생각했다.
카나에 (사쿠라이, 미안··· 나는 이 사람과 행복해지고 싶어···!)
쥰이치와 한 키스의 맛을, 카나에는 가슴 속 깊이 음미하고 있었다.
리나 「쇼핑∼!쇼핑∼!낙엽이 데려고 온∼♪ 바람∼♪」
쇼핑을 하는 와중에,,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는 것 같은 콧노래를 리나가 흥얼거리고 있다.
카나에가 계산을 마치고 물건을 쇼핑백에 담자, 리나가 그 쇼핑백을 껴안았다.
리나 「엄마, 내가 들어 줄게∼!」
카나에 「리나, 무거우니까 그러지 않아도 괜찮아」
리나 「아니야, 엄마는 임신했으니까, 무거운 것을 들면 안돼! 내가 들 거야∼!」
리나는 어느 새 배가 부른 엄마의 건강을 신경 쓸 수 있을 정도로 큰 것 같다.
카나에 「그런가 ,···그것도 그렇네. 그럼, 부탁할까?」
리나 「응!」
리나가 한 손으로 경례 포즈를 했다. 그 포즈가 죽은 사람을 떠올리게 한다.
리나 「저기, 리나 착한 아이지?」
카나에 「응, 그래. 착한아야」
카나에가 리나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어 주었다.
리나 「에헤헤! 리나도 이제 곧 언니가 되는걸~」
카나에와 리나는 쇼핑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간다. 해는 벌써 서쪽 산에 걸려 있고, 하늘에는 별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리나 「엄마~! 별님 예뻐∼!」
카나에 「그렇네」
리나 「저 중에 리호코 엄마도 있을까∼?」
카나에 「···에?」
리나 「그게, 사람은 죽으면 별님이 된다고 하잖아?」
카나에 「!」
카나에는 깜짝 놀랐다. 분명히 그럴 거라고 생각했다.
카나에 (그래··· 사쿠라이는 별이 되어서, 우리들을 지켜봐 주는 걸까···?)
리나 「리호코 엄마는 어느 별님일까∼?」
카나에 「저 별이 아닐까? 봐, 저기 저 큰 별」
카나에가 밤하늘에서 가장 빛나는 큰 별을 가리켰다.
리나 「그럴까∼?」
리나는 무엇인가 납득하지 않은 것 같다
리나 「반드시 저 별님일 거야∼!」
리나가 다른 별을 가리켰다. 조금 전 별보다 작지만, 상냥한 빛을 발하는 별. 그 상냥한 빛이, 어딘지 모르게 리호코의 이미지와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나에 「그래∼, 그 별일지도∼?」
리나 「응! 절대로 맞아∼! 왜냐하면, 있잖아!」
리나가 또 그 별을 가리켰다.
리나 「그 별님 옆에 작은 별님도 함께 있는걸? 그러니까, 큰 별님이 엄마고, 작은 별님이 어린애야∼!」
카나에 「아하하, 그렇네」
카나에는 유산했다는 리호코의 첫 아이를 떠올렸다.
카나에 (그렇네··· 반드시 사쿠라, 유산한 리나의 오빠와 함께, 천국에서 살고 있을 거야···)
리나 「그렇지? 저것이 엄마야∼♪」
카나에 「응, 맞아」
카나에는 무심코, 리호코의 별로 향해 손을 맞대었다.
카나에 (사쿠라이는, 쭉 우리들을 지켜봐 준 거지? 고마워)
리나 「엄마? 뭐해?」
카나에 「리호코 엄마에게 인사하는 거야. 저기, 리나? 함께 엄마에게 인사 할까?」
리나 「응!」
리나도 웃는 얼굴로 손을 맞대었다.
리나 「리호코 엄마, 안녕!」
큰 소리로 밤하늘 위에 있는 별에 말을 거는 자기 아이의 모습을 보고 카나에는 흐뭇했다.
리나 「있잖아, 리호코 엄마? 이번에 말이야, 엄마에게 아기가 태어나! 리나는 언가 될 거야. 언니가 되면, 아기에게 그림책도 읽어 주고, 함께 산책도 해줄 거야∼!에헤헤!」
카나에는 무심코 눈물을 떨어뜨릴 것 같았다.
카나에 (사쿠라이·· 너가 이 세상에 남겨준 이 아이는, 이렇게 착한 아이로 자랐어)
카나에는 한번 더 리호코의 별을 보며 손을 맞대었다.
카나에 (고마워, 사쿠라이. 이 아이를 남겨 주어서··)
카나에 (저기, 사쿠라이? 나는 이 아이의·· ·진짜 엄마가 된 걸까? )
에필로그
「초등학생 작문 콩쿠르 입선 『내 엄마』 키비토 초등학교 1학년 3반 타치바나 리나」
나에게는 엄마가 두 명 있습니다. 나를 낳아 준 엄마와 나를 키워준 엄마.
나를 낳아 준 엄마는, 내가 갓난 아기일 때에, 병으로 죽어 버렸습니다. 그렇지만 나를, 정말 좋아했다고 합니다. 내가 아직 갓난 아기였을 때, 「키워주지 못해서 미안해」라고 사과했다고 합니다.
나를 키워준 엄마는, 나를 낳아 준 엄마를 정말 좋아하고, 아빠도 정말 좋아해서, 엄마가 없는 나를 위해, 엄마가 되어 주었습니다.
엄마는 내가 갓난 아기일 때, 열이 자주 나서, 정말 걱정을 하면서, 몇 번이나 병원에 데리고 가 주었습니다. 엄마는 언제라도 나를 생각해 주고,나를 위해서 맛있는 밥을 매일 만들어 줍니다. 나는 그런 엄마를 정말 좋아해서, 어른이 되면 은혜를 갚고 싶습니다
나를 낳아 준 엄마와 나를 길러준 엄마.
둘 다 진짜 엄마이고, 둘 다 나의 소중한 사람입니다
나에게는 엄마가 두 명이나 있으니까, 나는 다른 아이들보다 행복합니다
엄마, 나를 낳아 주어서 고마워. 엄마, 내 엄마가 되어 주어서 고마워. 두 사람 모두 정말 좋아해
사랑은 별과 같이 (후편)
어느 날, 쥰이치의 방으로 들어간 리나는, 낡고 더러워진 사진 한 장을 발견했다.
그 사진에는, 초등학생이었던 무렵의 쥰이치와 리나를 꼭 닮은 얼굴을 한 여자아이가 찍혀 있었다.
리나 「이거, 내 사진··?」
쥰이치 「어이, 리나? 또 아빠 방에서 장난 치는 거야?」
리나 「저기, 아버지? 이거, 나지?」
리나가 낡은 사진을 가리킨다.
그 손가락 끝에는, 초등학생 무렵의 리호코가 있었다.
쥰이치 「아·· 그것은··!」
리나 「그래도 이상한걸? 나, 이런 옷 입은 적 없는걸!」
쥰이치 「이것은, 아버지가 어렸을 때 찍은 사진이야」
리나 「그럼, 이 사람은 누구? 나하고 꼭 닮았는데?」
쥰이치 「그것은···」
쥰이치는 대답을 할 수 없었다. 리나에는 리호코에 대해서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쥰이치 「어쨌든, 아빠는 바쁘니까, 방에서 나가줘」
방에서 쫓겨난 뒤에도, 리나는 신경이 쓰여 어쩔 수 없었다.
자신을 꼭 닮은 그 사람은 누구일까?
리나는 그것을 자기가 직접 밝히고 싶어졌다..
그리고 며칠 후, 리나는 혼자 집 보는 시간을 이용해 쥰이치의 방에 잠입했다.
아빠 앨범을 닥치는 대로 열며, 자기를 꼭 닮은 그 사람의 사진을 찾았다.
책장 가장 안쪽에 보관되어 있던 앨범을 꺼내 열어보니, 그 사람이 있었다.
어렸을 적 아빠 곁에서, 그 사람이 웃고 있었다. 그 미소는 거울을 보고 있다고 생각될 정도로 리나를 꼭 닮았다.
사진 옆에는, 아빠 글자로, 「리호코와 함께 유치원에서」라고 쓰여져 있었다.
리나 「리호코···?」
리나 「이 사람·· 리호코라고 하는 거야?」
리나는 생각을 해봤다.
들었던 적이 있다. 「리호코」라는 이름을.
리나 「아빠와 엄마가 가끔 이야기를 하고 있는 이름이지···?」
리나는 앨범을 한 장 한 장 넘겼다.
거기에는 자기와 비슷한 나이의 리호코가 있었다. 사진에는 쥰이치의 글자로 「초등학교 운동회. 리호코와 미야와 함께」라고 쓰여져 있었다.
쥰이치와 리호코와 한 사람 더 머리가 짧은 여자 아이.
리나 「아, 이거, 미야 고모다! 미야 고모 어렸을 때야!」
리나 「그렇다는 건, 미야 고모도 아는 사람인 거야··?」
또 페이지를 넘기자, 거기에는 리나보다 언니가 된 리호코가 있었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리호코는 점점 나이를 먹고, 어느 어른이 되었다.
곁에 찍혀 있던 아빠도 조금씩 지금 모습이 되어 갔다.
그리고, 그 사진에 도달했다.
그 사진에는 하얀 웨딩 드레스를 입은 리호코가 있었다.
그리고 그 곁에 있는 신랑은, 틀림없이 아빠였다.
리나 「이것은·· 결혼식이지?」
리나는 어렸지만, 이 사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알 수 있었다.
리나 (아버지는·· 여기 있는 사람하고 결혼한 거야?)
리나는 뭔가 알아선 안 된다는 것을 알아챈 기분이었다.
다리가 부들부들 떨렸다.
혹시···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
리나 「리호코는 누구···?」
쇼핑을 마치고 돌아온 카나에가, 쥰이치의 방에 숨어 드어간 리나를 발견했다.
카나에 「리나? 아빠 방에서 뭐 하는 거니?」
리나 「엄마·· 리호코는 누구야··?」
카나에는 리나가 펼친 앨범 페이를 확인했다. 그 페이지에 있는 것은 쥰이치와 리호코의 행복한 결혼 사진
카나에 「너·· 그 사진을 본 거니?」
리나 「리호코와 아빠가 결혼한 거지?」
리나에게 사실을 말해야 할 때가 왔다고, 카나에는 그렇게 깨달았다.
카나에 「리나. 지금부터 매우 중요한 이야기를 할게」
리나 「?」
카나에 「리호코는, 너의 진짜 엄마 이름이야」
리나의 얼굴이 불안으로 일그러진다.
듣고 싶지 않은 말. 믿고 싶지 않은 사실.
리나 「내·· 진짜 엄마?」
카나에 「있지, 리나. 나는 말이야, 리나의 진짜 엄마가 아니야. 너의 진짜 엄마는 리호코야」
리나가 귀를 막고, 들리지 않는 척 했다.
리나 「아니야! 엄마는 내 진짜 엄마야!」
리나는 카나에의 다리에 꼬옥 하고 매달렸다.
리나 「리호코 따위 몰라! 내 엄마는 엄마 뿐이야!」
카나에 「리나, 그런 말 하면 안 돼. 네 엄마는 정말로 힘들게 너를 낳았으니까··!」
리나 「그런 거 몰라! 리호코는 내 엄마가 아니야!」
카나에 「리나!」
무심코 소리를 질러 버렸다. 리나가 놀라서 카나에에게서 멀어졌다
리나 「엄마 거짓말쟁이!」
그렇게 말하고는, 리나는 자기 방에 틀어 박혀 훌쩍 훌쩍 울었다.
울다 지쳐, 침대 위에 놓여져 있던 낡고 더러워진 악어 봉제인형을 안고는, 말을 걸었다.
리나 「저기, 슈나이더―?엄마는 나를 싫어하는 거야?」
엄마가 어렸을 때 소중히 간직하고 있었다는 악어 봉제인형, 「슈나이더―」는 리나의 소중한 친구다.
리나는 부모에게도 말할 수 없는 비밀을, 이 봉제인형에게 이야기하곤 했다.
리나 「엄마는·· 진짜 내 엄마지?」
슈나이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마치 속마음을 간파한 듯이, 리나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리나는 어느 새 울다 지쳐 잠에 떨어졌다.
리나는 이상한 꿈을 꾸었다.
꿈 속에서는, 봉제인형인 슈나이더가 마치 진짜 악어처럼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리나 「우와? 슈나이더는 진짜 악어야?」
슈나이더가 그리 크지 않은 입을 벌린 채, 느릿느릿 걷기 시작했다.
리나 「어디 가는 거야? 슈나이더?」
슈나이더가 고개를 리나에게로 돌리더니, 「따라와」 라고 말을 하듯이 고개를 돌렸다.
리나 「슈나이더?」
그렇게 슈나이더를 뒤쫓아 가자, 슈나이더는 어두운 터널 같은 곳으로 들어갔다.
리나도 그 터널 안으로 들어가, 슈나이더 뒤를 쫓았다.
꿈 속의 터널은 정말 길어서, 전혀 출구가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터널은 안으로 들어갈수록 넓어져, 어른이 서서 걸을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슈나이더의 걷는 속도는 점점 빨라져, 리나의 다리로는 따라잡을 수 없게 되었다.
리나 「기다려줘, 슈나이더!」
슈나이더의 모습이 점차 어둠 속으로 사라지고, 단지 울음 소리만이 울렸다.
어두운 터널 속에서 혼자가 되어 버린 리나는 쓸쓸해져서 울기 시작했다.
리나 「우앙~, 어둡고 무서워∼. 슈나이더! 엄마!」
리나가 훌쩍 훌쩍 울고 있는데, 터널 안에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여성 「슈나이더? 무슨 일이야? 이런 곳에 오면 안 돼?」
어쩐지 그립고, 나긋나긋한 어조였다.
여성 「무슨 일이야? 다른 사람이 있는 거야?」
터널 안쪽에서, 여자의 목소리가 다가 온다.
목소리의 주인인 여성은, 슈나이더를 꼭 껴안으면서, 리나의 곁으로 다가 왔다.
여성 「어머··· 당신은」
여성은 리나의 얼굴을 보고는, 후훗, 하고 웃었다.
여성 「안녕, 리나짱」
얼굴은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았지만, 상냥한 목소리였다.
리나 「후에? 흑」
리나는 눈물을 닦으면서, 여성을 다시 바라 보았다.
리나 「아줌마는··· 누구? 어째서 내 이름을 알고 있는 거야?」
여성 「에헤헤, 알고 있어. 쭈욱~ 옛날부터, 너가 아기였을 때 만났어」
리나 「그래···?」
여성 「응. 너는 기억 못할 거라 생각하지만」
여성은 리나에 다가가 머리를 쓰다듬기 시작했다
여성 「어째서 울고 있는 거야? 카나에짜···엄마와 싸웠어?」
리나 「아니야··· 싸우지 않았는걸···」
리나는 비교적 낯을 가리는 아이라, 처음 만난 어른 앞에서는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지만, 이 여성에게는 어째서인지 마음을 열 수 있을 것 같았다.
여성 「그럼, 어째서 울고 있어?」
리나 「····」
리나는 입을 다물었다.
여성 「····」
여성도 입을 다물었다. 두 사람 사이에 잠시 동안 침묵이 흘렀다.
먼저 말을 한 것은 리나였다.
리나 「아줌마는 엄마 잘 알아? 조금 전 엄마 이름을 불렀지?」
여성이 갑자기 미소를 지었다. 얼굴은 잘 안 보이지만, 웃고 있는 것은 알 수 있었다.
여성 「응, 잘 알아. 엄마에게는, 옛날부터 신세를 많이 졌는걸」
리나 「엄마하고 친구야?」
여성 「응. 이제 만나지 못하지만」
리나는 잠깐 생각했다. 자신이 신경 쓰고 있는 것을, 이 사람에게라면 상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리나 「저기, 아줌마?」
여성 「응?」
리나 「내 진짜 엄마는··· 누구야?」
여성 「···에?」
놀란 듯한 목소리가 울렸다.
리나 「엄마가···, 나는 엄마 아이가 아니라! 내 진짜 엄마는 리호코 라는 사람이래···!」
여성 「···」
리나 「나는 리호코 같은 사람 모르는걸!내 엄마는 엄마 뿐이야!」
여성은 입을 다물었다.
리나 「엄마는··· 나를 싫어하는 거야? 싫어서 그런 말 하는 거야···?」
리나는 어느 새 울고 있었다.
흐느껴 우는 리나를 여성은 살며시 꼬옥 껴안아 주었다.
그리운 냄새가 났다. 그리고 따뜻했다.
이 여성에게 껴안기면, 어째서인지 마음이 편안해졌다.
리나 (이 사람은 누굴까···? 옛날부터 있었던 거 같은데? )
여성 「리나짱」
여성이 리나의 머리를 상냥하게 쓰다듬어 주었다.
여성 「리나짱이 말하는 대로야. 카나에짱, 너의 엄마는, 리나짱의 진짜 엄마야」
리나 「맞아!」
여성 「응」
리나 「그럼 어째서···」
리나의 얼굴이 또 어두워졌다.
리나 「그럼, 어째서··· 엄마는 그런 말을 한 걸까?」
여성은 주저앉아, 리나에게 말을 걸었다.
여성 「저기, 리나짱? 옛날 이야기를 해줄게」
리나 「후에?」
여성 「옛날, 옛날에, 두 여자아이가 있었어. 두 여자아이는 정말로 사이가 좋아서, 언제나 함께 놀았어」
리나 「···?」
여성 「그렇지만, 두 여자아이는 같은 남자를 좋아하게 되었어. 이럴 때, 리나짱이라면 어떻게 할 거야?」
리나 「에? 우우?」
리나가 대답을 망설였다.
리나 「남자를 좋아하는 거지? 그렇지만, 친구도 소중하고···」
여성 「응. 그래서, 정말 상냥한 한 여자아이는, 다른 여자아이에게, 그 남자를 양보해 주었어. 그 사람을 좋아하지만, 친구가 소중하다고」
리나 「좋은 사람이네」
여성 「응, 정말 좋은 사람이야」
여성은 이야기를 계속했다.
여성 「양보를 받은 여자아이는, 그 남자와 결혼을 해서 아기까지 낳았지만, 병으로 죽어 버렸어」
리나 「후에에!?」
여성 「남자는 정말로 슬퍼서, 혼자서 아기를 기를 수가 없게 되어 버렸어. 만약 리나짱이 양보를 해준 그 여자아이라면, 어떻게 할 거야?」
리나는 곰곰이 생각했다.
리나 「그 여자아이도 그 남자를 좋아하는 거지?」
여성 「응. 거기에, 아기에게는 엄마가 필요해. 피가 이어지지 않아도, 엄마가 필요해」
리나 「아기에게는 엄마가···」
리나는 떠올렸다. 정말 좋아하는 여자를 잃어 버린 남자가 슬퍼하는 것을. 엄마가 없어져 버린 아기의 쓸쓸함을.
리나 「나라면··· 아기의 엄마가 되어 줄 거야! 그러면 남자도 외롭지 않고, 아기도 외롭지 않지?」
여성 「그래? 자기 아기가 아닌걸? 친구의 아기야? 그런데도 리나짱은, 그 아기를 자기 아기라고 생각하고 키울 거야?」
리나 「그런 거 관계없어! 아기가 불쌍해! 거기에, 죽어 버린 여자아이도, 친구가 아기의 엄마가 되어 주면 기쁘게 생각하지 않을까?」
여성 「그래?」
리나 「응! 반드시 죽어 버린 여자아이도, 아기를 걱정할 거야!」
여성 「응, 맞아. 리나짱의 말하는 대로야」
리나 「그게, 그렇게 하지 않으면 반드시 남자도 아기도 외로워서 죽어버리는걸∼!」
여성 「응··· 맞아」
여성은 어딘가 먼 곳을 바라보다가, 리나의 머리에 손을 올렸다.
여성 「리나짱은 착한아이네. 모두를 생각하는 상냥한 아이야」
리나 「···?」
여성 「그 여자아이도, 리나짱하고 같은 것을 해주었어」
리나는 여자의 이야기를 듣다가, 어렴풋이 깨달았다.
옛날 이야기, 「죽어 버린 여자아이」가 리호코 이고, 「아기의 엄마가 되어 준 여자아이」가 카나에이고, 「남자」가 쥰이치이고, 「아기」가 자기라는 것을.
여성 「너의 엄마는 말이야, 그렇게 상냥한 사람이야. 그러니까, 리나짱을 싫어할 리가 없는걸. 절대로」
리나 「···」
여성 「아, 이제 슬슬 시간이네. 이제 떠나야 해」
리나 「아줌마, 벌써 가는 거야?」
여성 「응」
리나 「또···만날 수 있어?」
여성 「응, 반드시」
그렇게 말하면서, 여성은 품에 있던 슈나이더를 리나에게 주었다.
여성 「슈나이더, 리나짱하고 잘 지내」
슈나이더는 「알았다」 라는 듯한 얼굴로, 2, 3번 소리를 질렀다.
여성 「저기, 리나짱? 작별하기 전에 한 번만, 안아도 돼?」
리나 「응,··· 좋아」
여성은 리나를 안아 올리고는, 살며시 웃었다.
여성 「에헤헤·· 많이 컸네, 리나」
그렇게 말한 여성의 모습이 조금씩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그리운 냄새와 그리운 따스함만을 남기고.
끝까지 얼굴은 제대로 안 보였지만, 리나는 어쩐지 알 것 같았다.
이 사람이, 리호코라고.
이 사람의 배 안에서, 이 사람의 목소리를 들으며 자란 태아일 때의 기억이, 리나의 뇌리에 떠올랐다.
여성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졌을 때, 리나가 말했다.
리나 「바이바이, 리호코 엄마. 에헤헤·· 나를 낳아 주어서, 고마워」
멀리서, 리나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다.
카나에가 리나를 부르는 소리였다.
리나 (엄마가 나를 찾고 있어·· 가야해! )
리나는, 카나에의 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갔다.
리나 「어라? 꿈·· 을 꾼 거야?」
리나는 슈나이더를 꼭 껴안으면서 눈을 떴다.
카나에 「리나? 들어가도 괜찮아?」
카나에가 리나의 방 문을 노크 한다.
리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문을 열고는, 카나에에게 달려들어 안겼다.
리나 「엄마~!」
카나에 「리나?」
리나 「엄마·· 엄마··!」
카나에 「리나? 조금 전에는 미안해? 리나에게 소리를 질러서···」
리나 「있잖아, 엄마? 조금 전 나, 리호코 엄마를 만났어」
생각하지도 못한 리나의 말에 카나에의 안색이 바뀌었다.
카나에 「에? 무슨?」
리나 「응. 꿈에서, 리호코 엄마가 나왔어. 굉장히 그리운 냄새가 났어! 그리고, 상냥한 사람이었어!」
카나에 「꿈에서··· 만났어?」
리나 「응! 그래서 말이야, 엄마는 리호코 엄마가 병으로 죽어 버려서, 나를 위해 엄마가 되어 준 거지?」
카나에 「···!」
리나 「에헤헤, 고마워, 엄마.나··· 엄마가 내 엄마가 되어 주어서 ,···정말 좋았어」
카나에 「리나···!」
그렇게 말하며, 카나에는 리나를 꼭 껴안았다.
리나는 카나에의 품에 안기면서, 엄마는 역시 진짜 엄마라고 생각했다.
피가 이어지지 않은, 순수하게 애정만으로 이어진 어머니.
낳아준 엄마는 이제 이 세상에 없으니, 키워 준 엄마를 소중히 하고 싶었다.
그리고 얼마 후, 카나에가 임신한 것을 알게 되었다.
주변 사람들은 모두 축복해 주었다, 그러나 카나에만은 심각한 표정이었다.
카나에 「저기, 당신?」
쥰이치 「왜 그래?」
카나에 「···, 이 아이 낳아도 괜찮을까?」
쥰이치 「어째서 안 돼?」
카나에 「하지만 나는,···사쿠라이 대신이니까···리나의 엄마가 된 다는 약속으로, 그 아이에게서 당신을 빼앗은 건데··· 그런데」
쥰이치 「카나에?」
카나에 「사실은 당신 곁에 있는 것은 내가 아니라, 사쿠라이였는데···」
쥰이치 「카나에!」
쥰이치는 카나에를 꼭 껴안았다.
카나에 「내가 당신의 자식을 낳아 버리면, 사쿠라이에게 미안해···. 그 아이는, 자기 아이도 제대로 보지 못했는데···」
쥰이치 「···」
쥰이치는 후회했다. 카나에가 그 리호코를 생각하고 있을 줄은 전혀 몰랐다.
쥰이치 「미안, 카나에. 나쁜 것은 나야」
카나에 「에?」
쥰이치 「칠칠치 못한 내가 나쁜 거야. 리호코에게도, 리나에게도, 너에게도, 폐만 되었어. 나쁜 건 나야」
카나에 「그런··· 당신은!」
쥰이치 「카나에, 너는 리호코의 대역 같은 것이 아니야. 리호코는 리호코이고, 너는 너야」
카나에 「그렇지만··· 나는···」
쥰이치 「너에게는 폐만 끼쳤어. 이제 괜찮아. 충분히 잘 해주었어. 리나가 그렇게 착한 아이로 자란 것은, 전부 니 덕분이야. 그러니까 이제···리호코의 대역으로 살지 않아도 괜찮아?」
카나에 「하지만··· 그런···, 그러면, 사쿠라이가 불쌍해!」
쥰이치 「응, 리호코에게는 정말 미안해. 그렇지만 그것은 내 탓이야, 너의 잘못이 아니야. 너는 좀더, 자신의 인생을 살아도 괜찮아」
카나에 「···」
쥰이치 「사랑해, 카나에. 지금까지 고마워」
지금까지 카나에는, 쥰이치에 여자로서 사랑 받는 것을 계속 거부해 왔었다.
자신은 어디까지나 리호코의 대역이니까, 여자로서 사랑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었다.
그래도 이제 참지 않아도 괜찮은 걸까? 사랑을 받아도 괜찮은 걸까?
남편에게 사랑 받고 아이에게 사랑 받는 행복한 생활을, 리호코가 누릴 수 없었던 행복한 생활을, 카나에가 누려도 괜찮을까?
카나에 「안 돼··· 사쿠라이에게 미안해···」
쥰이치 「네가 행복해지는 것을, 반드시 리호코도 바라고 있었을 거야」
카나에 「···」
쥰이치는 카나에를 꼭 껴안고는, 키스했다.
카나에의 눈에서 눈물이 넘쳐 흐른다.
리호코를 생각해서, 눌러 두었던 쥰이치에 대한 마음을, 카나에는 간신히 풀 수 있었다.
내가 행복해져도 괜찮은 걸까, 카나에는 생각했다.
카나에 (사쿠라이, 미안··· 나는 이 사람과 행복해지고 싶어···!)
쥰이치와 한 키스의 맛을, 카나에는 가슴 속 깊이 음미하고 있었다.
리나 「쇼핑∼!쇼핑∼!낙엽이 데려고 온∼♪ 바람∼♪」
쇼핑을 하는 와중에,,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는 것 같은 콧노래를 리나가 흥얼거리고 있다.
카나에가 계산을 마치고 물건을 쇼핑백에 담자, 리나가 그 쇼핑백을 껴안았다.
리나 「엄마, 내가 들어 줄게∼!」
카나에 「리나, 무거우니까 그러지 않아도 괜찮아」
리나 「아니야, 엄마는 임신했으니까, 무거운 것을 들면 안돼! 내가 들 거야∼!」
리나는 어느 새 배가 부른 엄마의 건강을 신경 쓸 수 있을 정도로 큰 것 같다.
카나에 「그런가 ,···그것도 그렇네. 그럼, 부탁할까?」
리나 「응!」
리나가 한 손으로 경례 포즈를 했다. 그 포즈가 죽은 사람을 떠올리게 한다.
리나 「저기, 리나 착한 아이지?」
카나에 「응, 그래. 착한아야」
카나에가 리나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어 주었다.
리나 「에헤헤! 리나도 이제 곧 언니가 되는걸~」
카나에와 리나는 쇼핑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간다. 해는 벌써 서쪽 산에 걸려 있고, 하늘에는 별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리나 「엄마~! 별님 예뻐∼!」
카나에 「그렇네」
리나 「저 중에 리호코 엄마도 있을까∼?」
카나에 「···에?」
리나 「그게, 사람은 죽으면 별님이 된다고 하잖아?」
카나에 「!」
카나에는 깜짝 놀랐다. 분명히 그럴 거라고 생각했다.
카나에 (그래··· 사쿠라이는 별이 되어서, 우리들을 지켜봐 주는 걸까···?)
리나 「리호코 엄마는 어느 별님일까∼?」
카나에 「저 별이 아닐까? 봐, 저기 저 큰 별」
카나에가 밤하늘에서 가장 빛나는 큰 별을 가리켰다.
리나 「그럴까∼?」
리나는 무엇인가 납득하지 않은 것 같다
리나 「반드시 저 별님일 거야∼!」
리나가 다른 별을 가리켰다. 조금 전 별보다 작지만, 상냥한 빛을 발하는 별. 그 상냥한 빛이, 어딘지 모르게 리호코의 이미지와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나에 「그래∼, 그 별일지도∼?」
리나 「응! 절대로 맞아∼! 왜냐하면, 있잖아!」
리나가 또 그 별을 가리켰다.
리나 「그 별님 옆에 작은 별님도 함께 있는걸? 그러니까, 큰 별님이 엄마고, 작은 별님이 어린애야∼!」
카나에 「아하하, 그렇네」
카나에는 유산했다는 리호코의 첫 아이를 떠올렸다.
카나에 (그렇네··· 반드시 사쿠라, 유산한 리나의 오빠와 함께, 천국에서 살고 있을 거야···)
리나 「그렇지? 저것이 엄마야∼♪」
카나에 「응, 맞아」
카나에는 무심코, 리호코의 별로 향해 손을 맞대었다.
카나에 (사쿠라이는, 쭉 우리들을 지켜봐 준 거지? 고마워)
리나 「엄마? 뭐해?」
카나에 「리호코 엄마에게 인사하는 거야. 저기, 리나? 함께 엄마에게 인사 할까?」
리나 「응!」
리나도 웃는 얼굴로 손을 맞대었다.
리나 「리호코 엄마, 안녕!」
큰 소리로 밤하늘 위에 있는 별에 말을 거는 자기 아이의 모습을 보고 카나에는 흐뭇했다.
리나 「있잖아, 리호코 엄마? 이번에 말이야, 엄마에게 아기가 태어나! 리나는 언가 될 거야. 언니가 되면, 아기에게 그림책도 읽어 주고, 함께 산책도 해줄 거야∼!에헤헤!」
카나에는 무심코 눈물을 떨어뜨릴 것 같았다.
카나에 (사쿠라이·· 너가 이 세상에 남겨준 이 아이는, 이렇게 착한 아이로 자랐어)
카나에는 한번 더 리호코의 별을 보며 손을 맞대었다.
카나에 (고마워, 사쿠라이. 이 아이를 남겨 주어서··)
카나에 (저기, 사쿠라이? 나는 이 아이의·· ·진짜 엄마가 된 걸까? )
에필로그
「초등학생 작문 콩쿠르 입선 『내 엄마』 키비토 초등학교 1학년 3반 타치바나 리나」
나에게는 엄마가 두 명 있습니다. 나를 낳아 준 엄마와 나를 키워준 엄마.
나를 낳아 준 엄마는, 내가 갓난 아기일 때에, 병으로 죽어 버렸습니다. 그렇지만 나를, 정말 좋아했다고 합니다. 내가 아직 갓난 아기였을 때, 「키워주지 못해서 미안해」라고 사과했다고 합니다.
나를 키워준 엄마는, 나를 낳아 준 엄마를 정말 좋아하고, 아빠도 정말 좋아해서, 엄마가 없는 나를 위해, 엄마가 되어 주었습니다.
엄마는 내가 갓난 아기일 때, 열이 자주 나서, 정말 걱정을 하면서, 몇 번이나 병원에 데리고 가 주었습니다. 엄마는 언제라도 나를 생각해 주고,나를 위해서 맛있는 밥을 매일 만들어 줍니다. 나는 그런 엄마를 정말 좋아해서, 어른이 되면 은혜를 갚고 싶습니다
나를 낳아 준 엄마와 나를 길러준 엄마.
둘 다 진짜 엄마이고, 둘 다 나의 소중한 사람입니다
나에게는 엄마가 두 명이나 있으니까, 나는 다른 아이들보다 행복합니다
엄마, 나를 낳아 주어서 고마워. 엄마, 내 엄마가 되어 주어서 고마워. 두 사람 모두 정말 좋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