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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 언바운드 윙 외전 Angel B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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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외전만 자꾸 쓰고 있네요;; 논플롯으로 의식 가는대로 쓰다 보니, 집필 속도가 더 빠른 것 같습니다. 본편도 차곡차곡 준비하고 있으니 걱정 마시기 바랍니다.

언바운드 윙 외전 Angel Bound - 6화


 스승이 먼저 물러난 이상, 따지고 들 이유가 이제 없어졌다. 성녀 문제는 일단 뒷전으로 미루고 치맛자락을 잡은 채 스승이 몸을 돌리기만을 기다렸다. 스승의 시선이 완전히 나를 향한 순간 옷을 봐달라는 느낌으로 포즈를 살짝 취해보였다.




 “어, 어때? 말하는 거에 따라선 용서해줄 수도 있어.”




 좋은 평을 예상한다고 은근슬쩍 압박을 넣는 것도 잊지 않았다. 좀 전까지 스승에게 화를 냈지만 그건 그거고, 좋은 옷을 입었다면 누구에게라도 평가를 받고 싶은 법이다.




 스승의 갈색 눈을 마주보게 되자 왠지 모르게 부끄러워져서 시선을 살짝 피했다.




 “음…… 나쁘지 않아. 오히려 괜찮네. 네 취향을 성공적으로 꿰뚫었다고 생각해.”




 “……그게 다야?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해줄 수 없어?”




 한순간 일어났던 수줍은 소녀의 마음이 뒤틀리는 것을 느끼며, 나는 새로운 감상을 스승에게 요구했다. 정확히는 겉치레라도 듣기 좋은 무언가가 나오길 원했다. 이런 나의 요구를 읽어낸 스승은 곧바로 다른 표현을 생각해내기 시작했다.




 “뭐, 네가 입을 걸 상상하면서 시장에서 직접 고른 옷이지만…….”




 시작은 좀 이상하지만 나쁘지 않다. 나는 최대한으로 산뜻한 미소를 지으며 치맛자락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




 그리고 긴장된 마음으로, 뒤에 이어질 말을 기다리고 있는데ㅡ









『쿵───』









 ㅡ출처를 알 수 없는 파공음이 여관방 창문을 뒤흔들었다. 스승도 나도 하던 일을 멈추고 거의 동시에 창밖을 바라보았다.




 몇 초 뒤, 저 멀리 있는 어딘가에서 빛과 함께 연기가 피어올랐다.









『쿠웅─────』









 두 번째 파공음이 따라붙은 건 바로 그 때였다. 이번엔 창문이 더욱 격렬하게 요동쳤다. 이변을 알아챈 사람들이 하나둘씩 거리로 나오는 게 보였다. 검은 연기가 도심에서, 그것도 두 개나 일어난 광경이 나만의 환각은 아닌 모양이다.




 바로 뒤까지 다가온 스승이 어째서인지 심각한 목소리로 말했다.




 “폭발…… 이네, 저거.”




 “폭발? 뜬금없이 무슨 폭ㅡ”




 말하는 중간에 핸드폰이 울렸다. 다가가서 켜보니 유이의 이름과 번호가 화면에 떠 있었다. 약속 시간까지 아직 여유가 있을 텐데, 갑자기 무슨 일로 전화했을까.




 유이도 스승이 말한 그 ‘폭발’을 본 건가? 그게 아니라면, 설마…….




「마리엘?! 전화 받은 사람 너 맞지? 계속 여관에 있었어?」




 유이는 굉장히 급하고 격앙된 목소리로 추궁하듯이 내 소재를 물었다. 당황한 나는 그렇다고 우선 대답하며 말을 이었다.




 “무슨 일 있어? 왜 그래?”




「문제가 생겼어. 저 사람들, 갑자기 우릴 쫓아오더니 폭탄까지 막 터뜨리고 있어. 이대로 가면 잡힐 것 같아. 도와줘.」




 “응? ‘그 사람들’이 누군데?”




 누군가에게 쫓기고 있다고? 거기에 폭탄까지 터졌어? 한 시간 전까지 옆 지구에서 파스카 에그 돌리고 있지 않았나?




「설명할 시간이 없어! 성녀님과 함께 있으니까 이쪽으로 빨리 와줘. 부탁이야, 마리엘. 당장 부를 수 있는 사람이 너밖에 없어.」




 대화를 길게 끌지 말라는 듯 유이는 언성을 높였다. 얘가 좀 짓궂은 면이 있어도 이렇게 화를 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무슨 일일까, 어떻게 해야 될까 싶어 혼란스러웠는데 스승이 핸드폰을 가져갔다. 그리고는 스피커를 켠 뒤 거침없이 유이에게 말을 걸었다.




 “음, 정황상 자기소개는 생략할게. 저 폭발과 관련이 있는 거지? 누구한테 쫓기고 있어?”




「아, 네. 잘 모르겠어요. 추격자는 세 명이에요.」




 “그래. 시간을 지체해서 미안해. 사정은 나중에 들을 테니, 지금 마리엘과 같이 그쪽으로 갈게.”




「감사합니다. 최대한 빨리 와주세요.」




 “현재 위치는?”




「방금 카이저린플라츠에 도착했어요. 이제 막 교회로 들어가려는 참…….」






 ───뚝.






 갑작스럽게도 통화는 거기에서 끊겼다. 하지만 유이가 처한 상황은 충분히 머리에 들어왔다. 추격자, 폭탄, 폭발─세 단어를 곱씹자, 배 밑에서 묘한 불안감이 기어 올라왔다.




 그런 나에게 스승은 ‘헤어진 남자친구’를 건넸다.




 “일단 가자.”




 “괘, 괜찮은 거겠지? 유이…….”




 “서두른다면 말이지. 먼저 나가 있어. 검을 가지고 합류할게.”




 알았다고 대답한 직후 나는 무기와 함께 갑주를 챙겼다. 광장이 위치한 방향을 주시하며 최대한 빨리 무장을 끝냈다.




 문고리를 잡을 때까지, 나는 스승의 말대로 서두르기만 하면 유이가 살 줄 알았다.




 그런데─









​『​─​─​─​─​─​콰​아​앙​!​』​









 ─가까이에서 들려온 폭발음이, 순식간에 귀를 먹먹하게 했다. 직후 찾아온 엄청난 진동에 휘말려 시야가 반으로 뒤집혔다. 스승이 내 이름을 외치며 내 몸을 자기 품에 안았다. 정신 차리라는 듯 어깨를 탁탁 두드리면서 나를 일으키려 한다.




 “마리엘, 괜찮아?”




 어느 순간 정신이 번쩍 들자, 나는 즉시 창가로 향했다. 거기서 있는 대로 창문을 열어젖힌 뒤 세 번째 폭발의 위치를 눈에 담으려 했다.




 광장을 내려다본 나는 한순간 뭘 하면 좋을지 알 수 없었다.

























 ……교회 건물이 불에 휩싸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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