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편에는 강원도 출신 형사가 나오는데...
그것 때문에 글 분량이라던지 주제라던지가 전부 망한 듯.
"수사관님, 그래서 어쩌실 겁니까?"
"제 고향인 퀘벡에는 이런 말이 있지요. Je me souviens(나는 기억한다)이라고요. 저와 제 인사기록이 이 사건을 기억하고 있는 한 최대한 뛰어봐야죠."
"...수사관님께선 궁상맞아 보인다는 말, 자주 듣고 계시지 않습니까?"
촌철살인(寸鐵殺人)적인 채민우의 독설에 에두아르드는 그저 쓴웃음을 흘리면서 사용한 유선 장비를 정리했다. 그리고 그런 에두아르드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채민우는 일이 많다는 이유로 그 자리를 떴다.
"자고로 윗사람이 바빠야 아랫사람들이 편한 법인데 말이지요."
지금은 떠나고 없는 채민우의 푸념에 에두아르드는 왠지 모를 동질감을 느꼈다.
그것은 서로 무언가 꼬인 일에 얽혀, 과중한 노동을 하고 있다는 점 때문일까.
아니면, 그냥 월급쟁이들만이 알 수 있는 비애라는 것인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무심코 담배를 찾아 양복 주머니를 뒤지고 있던 에두아르드는 주머니 속에 담배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한숨을 내쉬었다.
- 담배를 끊는다, 끊는다고 해도 결국은 피우게 되는구만. 거 기분 나쁘네.
결국 에두아르드는 근처에서 가판을 펼치고 장사하는 매점에서 싸구려 담배 한 갑과 라이터를 사서 피웠다.
싸구려 담배 특유의 독한 맛이 에두아르드의 폐부를 찔렀다. 자줏빛 담배 연기가 허공에서 흩어졌다.
-
"예, 팀장님. 탱고는 성공적으로 일을 해냈습니다."
수많은 모니터 빛 외에는 한 줄기의 빛도 찾아 볼 수 없는 방 안에서
변조된 듯, 전자음이 많이 섞여 들어간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뭐, 탱고의 정신적인 트라우마를 몇 번 가볍게 건드리고, 그것을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표출하도록 유도했더니, 나머지 일은 일사천리로 돌아가더군요. 이거 탱고에게 감사인사라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뭐, 감사 인사를 해도 받을 수 있는 상황이겠느냐마는..."
"---"
찢어지는 듯한 음성이 모니터에 내장된 스피커에서 흘러나왔다.
하지만 변조된 목소리의 주인은 그에 개의치 않고 말을 이어나갔다.
"예, 그러면 다음 대상을 물색할까요? 아니면...?"
"---"
"알겠습니다. 그대로 실행하도록 하죠."
- for the development of science.
변조된 목소리는 으르렁대는 짐승의 것과 하등 다를 것이 없게 바뀌어 있었다.
그렇게 변조된 목소리의 주인이 말을 마치자마자 모니터의 빛은 툭-하고 꺼졌다. 방 안은 칠흑과도 같이 변했다.
-
에두아르드는 점심으로 먹을 서브웨이 센드위치 봉지를 끌어안고 공안청 본관의 옥상에 도착했다.
하늘정원이라 써 있는 도어 플레이트를 확인하고서 통유리문을 밀어서 열려고 했다. 하지만 문은 밖에서 당겨져 열렸고, 에두아르드는 껄렁해보이고 못미더워 보이는 회색 머리칼의 중년 남자와 마주치게 되었다.
"고저, 공안청 내에서는 내 못보던 사람인디... 아, 이기 신입잉가?"
그 남자의 말은 가랫기가 섞인 그릉그릉한 목소리와 거친 억양의 방언이 섞여, 에두아르드로서는 알아듣기 힘들었다. 그렇게 에두아르드가 한참 남자의 말을 해석하는 사이, 남자의 입은 다시 열렸다.
"에? 고저 외구긴이었나? 이기 새빠지게 되았구랴."
거친 방언이 섞인 말을 계속 듣던 에두아르드는 결국 입을 열었다.
"죄송하지만,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건지 못알아 듣겠습니다. 조금만 더 정확히 말씀해 주실 수 있으십니까? 부탁드립니다."
"아, 그런 거였나? 내 참, 어풀 좀 말하지 그랬어?"
그제서야 그 남자는 방언이 섞이긴 하였지마는 표준어를 구사했다. 남자의 표준어를 들은 에두아르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것 때문에 글 분량이라던지 주제라던지가 전부 망한 듯.
10 - Le Chant des Partisans?
"수사관님, 그래서 어쩌실 겁니까?"
"제 고향인 퀘벡에는 이런 말이 있지요. Je me souviens(나는 기억한다)이라고요. 저와 제 인사기록이 이 사건을 기억하고 있는 한 최대한 뛰어봐야죠."
"...수사관님께선 궁상맞아 보인다는 말, 자주 듣고 계시지 않습니까?"
촌철살인(寸鐵殺人)적인 채민우의 독설에 에두아르드는 그저 쓴웃음을 흘리면서 사용한 유선 장비를 정리했다. 그리고 그런 에두아르드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채민우는 일이 많다는 이유로 그 자리를 떴다.
"자고로 윗사람이 바빠야 아랫사람들이 편한 법인데 말이지요."
지금은 떠나고 없는 채민우의 푸념에 에두아르드는 왠지 모를 동질감을 느꼈다.
그것은 서로 무언가 꼬인 일에 얽혀, 과중한 노동을 하고 있다는 점 때문일까.
아니면, 그냥 월급쟁이들만이 알 수 있는 비애라는 것인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무심코 담배를 찾아 양복 주머니를 뒤지고 있던 에두아르드는 주머니 속에 담배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한숨을 내쉬었다.
- 담배를 끊는다, 끊는다고 해도 결국은 피우게 되는구만. 거 기분 나쁘네.
결국 에두아르드는 근처에서 가판을 펼치고 장사하는 매점에서 싸구려 담배 한 갑과 라이터를 사서 피웠다.
싸구려 담배 특유의 독한 맛이 에두아르드의 폐부를 찔렀다. 자줏빛 담배 연기가 허공에서 흩어졌다.
-
"예, 팀장님. 탱고는 성공적으로 일을 해냈습니다."
수많은 모니터 빛 외에는 한 줄기의 빛도 찾아 볼 수 없는 방 안에서
변조된 듯, 전자음이 많이 섞여 들어간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뭐, 탱고의 정신적인 트라우마를 몇 번 가볍게 건드리고, 그것을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표출하도록 유도했더니, 나머지 일은 일사천리로 돌아가더군요. 이거 탱고에게 감사인사라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뭐, 감사 인사를 해도 받을 수 있는 상황이겠느냐마는..."
"---"
찢어지는 듯한 음성이 모니터에 내장된 스피커에서 흘러나왔다.
하지만 변조된 목소리의 주인은 그에 개의치 않고 말을 이어나갔다.
"예, 그러면 다음 대상을 물색할까요? 아니면...?"
"---"
"알겠습니다. 그대로 실행하도록 하죠."
- for the development of science.
변조된 목소리는 으르렁대는 짐승의 것과 하등 다를 것이 없게 바뀌어 있었다.
그렇게 변조된 목소리의 주인이 말을 마치자마자 모니터의 빛은 툭-하고 꺼졌다. 방 안은 칠흑과도 같이 변했다.
-
에두아르드는 점심으로 먹을 서브웨이 센드위치 봉지를 끌어안고 공안청 본관의 옥상에 도착했다.
하늘정원이라 써 있는 도어 플레이트를 확인하고서 통유리문을 밀어서 열려고 했다. 하지만 문은 밖에서 당겨져 열렸고, 에두아르드는 껄렁해보이고 못미더워 보이는 회색 머리칼의 중년 남자와 마주치게 되었다.
"고저, 공안청 내에서는 내 못보던 사람인디... 아, 이기 신입잉가?"
그 남자의 말은 가랫기가 섞인 그릉그릉한 목소리와 거친 억양의 방언이 섞여, 에두아르드로서는 알아듣기 힘들었다. 그렇게 에두아르드가 한참 남자의 말을 해석하는 사이, 남자의 입은 다시 열렸다.
"에? 고저 외구긴이었나? 이기 새빠지게 되았구랴."
거친 방언이 섞인 말을 계속 듣던 에두아르드는 결국 입을 열었다.
"죄송하지만,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건지 못알아 듣겠습니다. 조금만 더 정확히 말씀해 주실 수 있으십니까? 부탁드립니다."
"아, 그런 거였나? 내 참, 어풀 좀 말하지 그랬어?"
그제서야 그 남자는 방언이 섞이긴 하였지마는 표준어를 구사했다. 남자의 표준어를 들은 에두아르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