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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게 피는 소리(시 모음)


'신' 연작 세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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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을 찾아나선 지 수십 년,

새빨간 태양 속

빛나는 궁전을 꿈꾸며

난 한 번도 고개를 숙이지 않았지

내 더러운 신 아래로

무수한 신을 짓밟으며

핏물 흥건한 길을 걷다

마침내 신의 목소리를 들었지

나는 무력하고 또 무력하니,

배고픈 자는 와서 내 살을 뜯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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