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암흑기사는 마음을 겹친다
「스레, 끝나 버렸네요」
옆에서 들려오는 작은 목소리에, 암흑기사는 키보드에서 손을 땐다.
그리고 그는 어색한 움직임으로, 옆에 앉아있는 연인을 바라본다.
처음 만났을 때보다 약간 어려보이는 모습의 연인에게 관심을 돌리며, 암흑기사는 새삼스럽게 좁은 시야에 짜증을 냈다.
「왜 그러세요?」
까닥, 하고 고개를 기울이는 연인에게 잠시 기다려 달라며 손짓을 한 뒤, 암흑기사는 떨리는 손으로 투구를 벗는다.
「얼굴, 봐도 좋나요?」
연인의 질문에, 암흑기사는 작게 끄덕인다.
부끄러워하기만 해선 안 된다고, 친구들에게 들은 것을 그는 떠올린 것이다.
그래서 그는, 언제나 내리 깔고만 있는 눈동자를 무리하게 앞으로 향했다.
하지만 용기를 내서 시선을 올리니, 마주보는 연인의 얼굴은 얼마 안 되는 걱정을 보이고 있었다
「그런데 정말로, 정말로 저로 괜찮은 건가요?」
불안섞인 말과 표정에, 암흑기사는 당황해서 키보드를 당겨 와서는, 연인을 안심시키기 위해 사랑의 고백을 늘어놓았다.
그렇게 겹겹이 쌓여가는 무수한 마음. 그것이 화면을 가득 채우기 직전, 암흑기사의 연인은 그의 손을 멈추게 했다.
「조금 전의 고백보다, 20개 정도 「좋아해 」가 많아요」
연인의 쓴웃음에 간신히 가슴을 쓸어내리며, 그리고 암흑기사는 고백을 한번 더 반복했다.
이번은 글이 아니라, 말로.